피에타...
김기덕의 영화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상도 탔고...
김기덕이 예전에 잘 안하던 행동 그러니까 예능 프로그램 따위에 나오는 그런 행동을 하기에 약간 느낌이 왔다
좀 대중적인 영화를 찍은 게 아닐까 하는...그런데 칸 영화제에서 상을 타길래...마냥 대중적이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모르겠다..뭐가 대중적인 것일까? 그건 그 대중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우리나라에서만
상 탄 영화는 어렵고 지루해라는 평을 받는건지 아님 외국 그러니까 잘난 유럽에서도 그런건지 궁금하다
볼 사람 없으면 혼자가야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아리랑도 그랬고 최근의 멜랑꼴리아...도 그랬고...
보면서 혼자 보러 올 걸 그랬다는 후회...같이 보는 게 싫은 게 아니라 재미없어할 상대방에 신경이 쓰이는 게
싫다는 의미...어쨌거나 이건 보겠다고 자발적으로 원하기에 같이 보기로... 거의 한 달이나 지났구나...
사실 이젠 그 때의 기분이나 생각이 잘 떠오르지도 않는다...바로 써야 하는데...
여의도 CGV의 쿨 터지는 인테리어....
압구정 cgv 비슷한 그런 인테리어를 해 놓고는 가격도 무조건 다른 곳보다 1000원 비쌈...
여기 조조도 8000원 일반은 9000원 주말에는 10000원...음...고작 1000원 차이지만 그 차이가 작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청담 cgv와 함께 약간 비싼 여의도 cgv....
이 날 여의도 cgv에 가기 위해 IFC몰에 들어서는데 앞서 들어간 정석대로 입은 두 남자가 하는 말을 들었다
정석대로 입었다 함은...면셔츠에 면바지..그 면바지는 살짝 롤업해서 발목이 드러나고 신발은 로퍼라고 하나?
하여튼 그런 차림...이건 너무 정석이다....처음에는 깔끔하네 했는데 언제부턴가 너무 비슷한 옷차림이 많아서
재미없고 좀 우스워보이기도 하는... 어디 하나 개성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매뉴얼대로 따라 입은 느낌...
물론 그런 옷차림도 아주 깔끔한 남자들이나 가능하고 또 군살 없이 운동으로 만들어 놓은 슬림한 몸에만 가능한거고
그들이 날 보면...넌 그런 차림으로 어딜 다니냐...라고 하겠지만...나의 뒷담화는 항상 나를 열외시켜놓고 하는 것...
나를 염두에 두고 말하자면 아무도 10을 수 없어.... 내 유일한 취미생활인 마우스파이터를 그만 둘 수도 없고...
어쨌거나 그 남자 둘이서 하는 말을 들었는데 이랬다...
타임스퀘어에는 어중이 떠중이 다 오는데 여긴 안그래서 좋다...어쩌고
그 말을 듣고는 저기요~ 지금 저 부르셨어요? 할 뻔 했네...어중이 떠중이...여기 있습니다....흠
가격을 조금이라도 차별화시킨 이유는 물론 땅값도 만만치 않겠지만 그보다도 어중이 떠중이를 1000원 차이로 떨구고
쿨 터지는 잘난이들만 불러들이려고 한 건 아닌가 하는 의심도....
그러나 어중이 떠중이도 1000원 더 지불할 능력은 있는거였다...
어중이 떠중이 싫으면 3000원 정도 더 비싸야 가능해~ 최소한 나는 그래~~ ㅎㅎ
억울해서라도 난 아이에푸쒸~에 진짜 열심히 가겠어~
영화 이야기 안하고 헛소리만 하는데...사실 기억도 잘 안난다...그래도 짧게...
영화는 항상 그렇듯 흥미 진진하다...김기덕 영화는 최소한 식상하지는 않다...그리고 스토리가 정확하다....
그래서 작품성이고 뭐고 집어 치우더라도 일단 재밌다...이 영화 역시 그랬다...도대체 저 여자는 뭐지...했다...
이정진의 행동에서 난 뭐랄까 알 수 없는 위안을 느꼈는데...그건...철저히 혼자인 그를 보니까 나도 가끔 철저히 혼자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이정진의 행동은 카뮈의 이방인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이건 동행인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그가 첫장면 즈음에 *정을 하는데 그게 난 청소년기 어릴 때 딱 한 번 가능한 걸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오래 두면 저절로 하게 되는 것이라는...그러니까 그는 가족도 없고 그 어떤 여자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보통 저런 어찌보면 막 to the 장의 인생을 사는 사람은 여자를 돈 주고 사는 법인데...그것마저도
거부...이런 뉘앙스는 사채를 갚지 않는다며 협박하러 간 곳에서 빚을 진 이의 부인이 자신을 갖고 한 번만 눈감아 달라고
하는데 그때도 그는 거부하고 그녀를 때리기만 한다...하여튼 그 어떤 인간관계도 거부하는 극단적인 모습이 인상적...
이건 이방인 버전보다 한 수 위.... 그런 이정진의 모습이 불쌍하기도 하면서 어쩌면 우리가 각자 착각 속에 살아서 그렇지
실상은 저 상황에 놓여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불쌍한 인간이라는 존재...아무리 누군가와 엮이려 발버둥
쳐봐도 결국 우리는 혼자 죽어가기 마련 아니겠는가... 하여튼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나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주고 미안해
하는 조민수...가 난 정말 어머니고 영화가 하려는 말이 결국 애정결핍이 인간 말종을 낳는다는 이야기인가 했는데...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김기덕 영화의 그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긴 한다...
그러나 김기덕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듯 잔인한 장면은 다른 영화들에 비해 훨씬 간접적으로 나온다... 그래서 잔인하다는
말에 난 공감 못함... 이 영화에서도 칼에 찔리는 장면 하나 빼고는 직접적인 장면이 별로 없다...그러나 잔인하게 느껴
지는 이유는 정황 묘사와 연기력 때문이겠지... 하여튼 조민수에게 뭔가를 먹이는데 난 그게 토끼 눈이나 다리라고 생각
했는데 나는 못 본 그 장면을 본 사람들에 의하면 이정진의 다리에 피가 흘렀다고...허벅지를 도려낸 것 같다고...
뭘 도려냈건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자기 살점을 먹어보라고 어머니면 먹어보라고 줬고 그걸 먹었다는 게 중요한거지...
근데 왜 먹이는 장면이?? 자 받아 먹어라 내 살이니라...이걸 먹지 않으면 너랑 나랑 상관이 없느니라...라는 뉘앙스의
성찬식도 좀 떠오르고....음...
하여튼 엄마 인증을 한 후 이정진은 무섭게 변한다...갑자기 착하게 살자 모드...라서 그 극단적인 변화가 다소 당황스럽긴
하였으나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그를 이상하게 만든 요소가 확 사라졌으니 극단적인 변화도 가능한거지...
사랑하는 엄마를 만난 이정진은 그래서 변했고 아들을 죽게 만든 원한에 휩싸인 조민수는 그래서 그를 더 괴롭힌다
엄마와 자식간의 사랑만큼 세상에서 끈끈한 관계가 있을까?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그 극단적인 관계의 얽힘에서 최고의 비극이 탄생...
나중에 자신이 속았음을 알면서도 이정진은 엄마 품을 놓지 못한다...
죽은 아들이 입고 있는 조민수의 뜨개질 옷을 벗겨서 본인이 입고는 그 사이에 끼어 누워있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한 폭의 그림이었다... 이정진이 너무 애잔했다...마지막 이정진의 피가 트럭과 함께 바닥에 선을 그리는 장면도
정말 그림같았다...끔찍한 그림...피...속죄의 아이콘(?)인가? 하여튼 그는 자신의 피로 자신을 정죄한다
조민수가 처음에 이정진을 따라다니며 그가 사채업자 밑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데...그 눈물의 이유가
자신이 버려서 아들이 저렇게 악독해졌음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자신의 아들도 비슷한 방법으로 괴롭혔을 것을
생각하고 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상당히 섬뜩했다... 완전히 다른 이유로 흘린 눈물이었구나....서늘....
조민수의 연기는 말 할 필요가 없다...이정진의 연기는 책 읽듯 이상한데 그게 더 좋았다...이상한 인간이니까 이상한
말투가 어색하지 않아요...다만 기타 치는 그 손가락을 자르려는 젊은 아비는 연기가 참 민망...하였으나 신인을 사랑
하는 김기덕의 따뜻한 마음 인증이라고 하고 대강 넘어가기...
마지막 부분에서 조민수가 죽을 줄은 몰랐다...
하긴 자신의 아들을 죽인 이정진을 가장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은 어미로 착각하는 자신을 죽이는 방법뿐...
이 때 그녀의 뒤를 따라 온 이정진에게 아들을 잃은 노인 한 명... 참 무섭도록 지독한 아들 사랑...
영화 제목은 피에타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말이 쓰여 있는데...영화 안에서는 그 어떤 용서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마지막 부분에서 자신을 스스로 죽이는 이정진의 모습... 복수와 자살이 가득한 이야기인데...왜 제목이 피에타...
이런 죄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는 의미일까...
이런 비극의 시작은 어디일까? 일단 이정진을 버린 어머니 거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애 초기 엄마와의 관계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간을 만드는 중요한 경험인데...거기부터 꼬인 스토리는
결국 사회 전체에까지 미치는데...또 어찌보면 그 아이를 낳고도 버리고 도망갈 수 밖에 없었던 게 미혼모가 아기를
혼자 키우기 어렵게 되어있는 사회의 문제 때문이었을수도..
김기덕은 이 영화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난 그냥 보는 내내 불쌍하다...인간이 다 불쌍하단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다른 영화에 비해 덜 김기덕스러운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다...힘들었나보다...아리랑에서도 느껴졌지만
자신이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함에 대한 외로움도 있었던 것 같고...잔인하고 재미없고 어렵다는 사람들의 이상한
평가도 신경이 쓰였던걸까? 대사를 아예 사용하지 않고도 영화를 잘 만들었던 그가 이 영화에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설명을 한다....뭔가 음미할려는 찰나 그것을 주절주절 대사로 읊어대고...이건 뭘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동행인도 죽기 직전에 조민수가 강도가 너무 불쌍해 하며 흐느끼는 장면이 거슬렸다고 했다...너무 설명한다고...
그냥 강도를 보여주고 죽기 전 묘한 표정으로 흐느끼는 장면을 보여만 줘도 보는 이들은 그게 강도를 향한 눈물이
섞인 이상한 감정임을 예상할텐데...어쨌든 좀 더 압축하고 절제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그리고 좀 외국에서 상 받을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든 느낌도...이 말에 누군가는 그런 것을 염두에 둔다고 해도
다 상을 받는 건 아니라는 대답을 들려줬지만 어쨌든 뭔가 그 전과는 다른 그런 것들이 느껴졌는데
어쨌든 난 김기덕이 좋다....
이젠 감상평을 읽어봐야지...
내가 못 본 것이 잔뜩 있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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