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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스타일 - 백영옥

by librovely 2008.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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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                                          백영옥                    2008'                   예담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이 추천했다가 말 많이 들었다는 그 책...

잡지사 에디터가 주인공...

 

 

 

이 정도가 이 책에 대한 나의 사전 지식?

사실 큰 기대가 된 책은 아니다.

왜?

 

 

 

왜냐면 책 표지 그림이 너무 가벼울거라는 편견을 심어주었다.

책 디자인이 깔끔하고 보기 좋으면 책 내용에도 기대감이

생기곤 했지만 너무 이쁘거나 여성스러우면 뭔가 내용이 부실할

거라는 여성성에 대해 비하??를 하곤 하는 나의 몹쓸 습관...

 

 

 

그러면서도 동시에 가볍지만 재미는 있을거라는 기대감이 생기기도

하였다... 즉,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와 비슷하게 흥미로우면서

뭔가 내용은 그에 못 미칠거 같다는 정도의 기대감으로 읽기 시작...

(실제로도 그랬다...정이현에는 못 미친다....ㅎㅎ)

 

 

 

이 책은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대출 예약까지 하는 공을 들였다.

책을 딱 펼쳐서 읽기 시작하니까....

음....

술술 넘어간다. 문체가 상큼 깔끔...딱 요즘 젊은 여자들의 문체...

패션 잡지사가 배경이니 등장하는 인물이나 장소나 물건이나...

모두 트랜디할 수밖에 없는듯...아니 그걸 의도하고 주인공의

직장을 그렇게 정한 것이겠지?

 

 

 

재밌게 읽어나갔지만....

사실 뭔가 심오한 깨달음 같은 건 기대하면 안된다....

그런 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남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그랬다.

그렇다고 나쁜건 아니고...재미는 있다...모종의 대리 만족도 있고...

 

 

 

나름 저자는 요즘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갖고 이 책을 쓴 것 같다.

다이어트 약에 대한 자잘한 설명이나 55사이즈가 44가 되려는 몸부림...

166인가? 167? 하여튼 그 키에 몸무게 56인 것이 비만처럼 취급받는

시대적 비극도 다루고...지독한 스키니진으로 유명한 크리스찬 디올의

스키니 진의 디자이너가 분유 다이어트를 하여 성공하였다는 이야기도

있고... 어쨌든 이렇게 마른 몸을 강요하는 현대의 상업성에 대해 건드린다.

 

 

 

그리고 뭣도 모르고 써대는 잡지의 레스토랑 기사나 쓸데없이 콧대높은

안하무인의 여자 연예인 이야기...어디에나 있는 요상성격을 지닌 동성의

직장 상사...거기에 성수대교가 무너졌다는 설정까지....

뭐 하여튼 이것저것 나름대로 꼬집고자 노력을 했다.

 

 

 

그러나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그게 나쁘냐고?  그렇다....나쁘다고까지 할 건 없겠지만 좋지는 않다.

왜....?

 

 

 

내가 책을 읽으며 기대하는 것은 당연히 재미도 하나가 될 수 있지만

또 기대하는 것은 안 보이던 것을 보게 만들어 주거나....

아니면 이미 보고 있던 것을 더 잘 보게 만들어 주는 그런 시각? 안목?

 

 

저자가 작가의 말에서 밝힌 두 가지 욕망 사이의 화해....

그리고 다른 스타일과의 화해?   자신과의 화해... 과거와의  화해..

사실 음...화해를 의도하였다는 작가의 말은 좀...ㅎㅎㅎ

 

 

 

이 책은 이런 면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재미는 있다. 시니컬하면서도 능력있고 매력 넘치는 남자가 주인공

앞에 떡하니 등장하고 또 주인공을 좋아하기까지 한다는 설정이 주는

대리만족이야 나의 말초적인 욕구를 대리만족시켜주긴 했지만....

 

 

 

재미 빼고는 뭐 ....

백영옥이 꼬집고자 한 그것들은 이미 여기저기에서 너무나 많이

꼬집어대어서 이제는....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를 떠오르게만드는 그런 것들...

같은 곳을 꼬집어도 뭔가 색다른 방법으로 꼬집으면 또 나름의

의미가 있었겠으나....전혀~~ 새롭지 못하다....으으음...

 

 

 

사실 스토리의 전개도 마찬가지다...

까놓고 말하자면 아주 진부하기 짝이 없다...

뭐 이것 저것 섞어놓은 이 느낌....도 들고 또 아주 전형적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정이현의 단편 삼풍백화점

영화 작업의 정석

이런 것?들이 읽는 도중 끊임없이 연상되었다....

 

 

이 책은 어찌보면 문학이라는 장르보다는 하이틴 로맨스라는 세부 장르에

넣어야 적절하지 않을지...읽으면서 드는 생각 중 하나가....

읽어본 일은 없지만 인터넷 소설이라는 그 장르가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아니 이건 좀 심하고....뭐랄까....

인터넷 소설(귀여니를 위시한)과 순수 문학의 중간 어디쯤이라는 생각?

 

 

 

다시 말하는데 그렇다고 이 책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난 재밌게 잘 읽었고 읽은 시간을 후회하지 않는다.

백영옥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기도 하다.

다만 이 책이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솔직히 의아한 부분...

문학상을 받기에는 너무 통속적이고 깊이감이 없는 느낌이...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심해지는데...

대놓고 삼류 연애소설 분위기가....

사실 초반부도 좀 그렇긴 하다....뭐가 그랬느냐면...

일단 등장인물의 다방면의 퍼펙트한 조건이 그렇고....

박우진....전형적인 로맨스 소설 남자 주인공 아닌가....

게다가 시니컬한 성격까지...속은 아주 다정다감하고

게 다 가 요리까지 잘하고....의사로 머리도 좋으면서

또 '게 다 가' 마음은 여리여리하여 의료사고로 그 좋은

직업을 내던져 버리고 불면증에 시달리는...(모성자극) 

또...그가 알고보니 어릴 때 수영장에서 만났던 아이이고

주인공 여자를 오해하게 만들고 또 굳이 그 이유를 설명도 안해주고

혼자 그녀의 기사나 읽어가면서 지켜본다는 설정...

프로포즈도 까르띠에 반지로 하는 센스!!

게다가 회사의 멋진 남자 선배마저 주인공 여자를 좋아하고

완전히 공주병의 도가니탕~~ 그녀는 그다지 완벽하지도 않은데

남자들이 이런다는 것...닥터 레스토랑이라는 인물도 그렇지...

나름 반전이랍시고 드러내는 정체도 뭐 그다지....ㅎㅎ

 

 

 

그럼 여주인공이 보통의 외모이고 남자들이 흔히 그러듯이

이 여자에게 별 관심도 없다면 그럼 이야기가 재미있겠냐?

고 묻는다면...아니~라고 대답하겠다...그럼 어쩌라고?

나도 모르겠다.....

말도 안되긴 하지만 그래야 재미는 있구나...뭐람....

 

 

 

드라마보듯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딱 드라마와 비슷한 느낌이다.

트랜디한 드라마를 보는 느낌의 트랜디한 책이다.

읽어볼만하다. 여자라면 누구나 꿈꿀만한 스토리니까...

(나야 이미 많이 꼬여있어서 속만 좀 상한 측면도 있긴 하지만...

 왜 나는 이런 알흠다운 이야기를 보면 감정이입이 안되고

'염장'으로느껴지는 걸까.... 된장! )

 

 

 

 

 

 

디올 옴므 수석 디자이너인 그는 여자 옷은 만들지 않는다

이 말은 내가 남자들이나 입을 옷을 못 입을 만큼 뚱뚱하다는

뜻이다. 다이어트가 신흥 종교가 되어버린 세상에 이런 일로

비참해지지 않을 여자가 어디에 있겠는가.

 

 

3년동안 나는 55사이즈를 입었다.

사이즈가 66으로 늘어나면 조용히 욕실에 들어가 수건으로 목을

맬지도 모른다.

 

 

피트니스 클럽에서 온스타일 채널을 보며 자전거 바퀴를 돌리거나

스텝퍼 위에서 절대로 내려오지 않는 여자들, 특히 러닝머신 위에서

생수를 마시며 비지땀을 흘리는 여자들은 절대로 뚱뚱하지 않다.

그들은 비만 극복을 위해 피트니스 클럽에 오는 게 아니다.

그들의 목적은 하나다.

지금보다 조금 더 마르기.

한 마디로 말라비틀어지기이다.

47킬로그램의 여자는 45킬로그램의 여자보다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자신이 충분히 말랐다고 생각하는 여자는 없다.

 

 

 

그 남자는 내게 이별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내가 아는 남자들은 줄곧 그랬다.

(영화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도 이런 말이 나오는데...

남자들은 대체 왜들 그러는걸까? 이유를 알아야 정리가 되는데...)

 

 

 

내가 무섭다고?

뒤돌아선 그의 등에 대고 그렇게 무서운 여자와 어떻게 손잡고

키스하고 **할 수 있었느냐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고백컨대 그때부터 나는 남자에게 냉정해졌다.

남자들이 우스워서가 아니라 두려웠기 때문에 한껏 건방지고

시니컬한 척할 수 있었다.

 

 

남자들에 대한 내 자세란  제인구달같은 동물학자의 태도와

비슷했다. 나는 연구주제를 다루듯 객관적으로 그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리고 내 결론은 언제나 하나였다.

남자들이란 **에 미친 존재들이다.

결국 호르몬 하나  때문에 망할거다!

 

 

내가 원하는 건 대단한 조건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정상인의

상식을 가진 건강한 남자일 뿐이니까.

 

 

사는 게 문득, 지겹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여자들이 지구상에서 멸종한다면 그건 아름답고자 하는

욕망이 질투와 자기비하로 핵폭발하듯이 폭발했을 때일거다.

 

 

내게는 변화가 필요했다.

자기계발서들이 말하는 혁신이 아니라

내 안의 나를 그저 조용히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돌멩이를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처럼 음식은 인간관계에서도

마술을 부린다. 남자가 여자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직접 음식을

만들고 여자가 남자를 위해 도시락을 준비하는 일은 우리가 어릴 적

체득한 음식의 힘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에게서 어떤 광채를 보았다.

대책없는 사랑에 빠진 여자들이 한순간 보게 된다는 그것

 

 

 

 

 

발췌를 하며 다시 여기저기 읽어보니....

글이 참 잘 쓰여져 있긴 하다....

상받을만 하다....???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읽어는 보라고는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