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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낭만적 은둔의 역사 - 데이비드 빈센트

by librovely 2022. 8. 13.

낭만적 은둔의 역사                                          데이비드 빈센트                              2022                더퀘스트

 

케임브리지 출신의 대학교수가 쓴 책이라니 그리고 제목이나 표지가 재미있어 보였다

<걷기예찬>과 같은 훌륭한 에세이일 것을 상상하며 읽었는데...음... 나에게는 좀 지루...ㅋ 

 

그 옛날에도 뭔가 뽐내기 위해 욕보고 사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웃긴 부분이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산책을 완료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는 식으로... 그리고 옛날에는 혼자있기 위해

산책을 많이 했다는 것도 신기...하고 요새는 혼자 못 있어서 문제인데 예전에는 너무 삶이 고되고 

할 일이 많아서 혼자 있을 시간이 아예 없었다는 것도 신기...하긴 각종 가전이 있어도 집안일 제대로

하자면 정말 시간이 많이 필요하니....

 

못 읽을 정도는 아닌데 200여페이지 읽고 남은 100페이지는 안 읽기로 함 

읽은 부분만 발췌하려고 함

(발췌하다보니 재밌....지만 다 읽을 시간이 없....)

 

 

 

 

<노인 도공> 이라는 자서전에서 찰스 쇼는 도자기 공장의 아동 노동자 시절을 회상했다

14-15시간 노동한 뒤 지친 어린 동료와 몇 마일을 걸어 퇴근해야 했다 졸면서 걷다가 서로 부딪쳐 깨면 엉뚱한

곳에 와 있어서 놀라기 일쑤였다 

 

농업 노동자의 경우 도보로 출근하면 고용주의 지시에 따라 혼자서 하루를 보냈다 농부와 목동이 말들과 양 떼만

데리고 들판에 혼자 있는 풍경은 흔했고 아이는 종일 혼자 들녘에서 새 떼를 쫓거나 가축을 지켰다

 

아버지는 아홉 살때부터 방학 기간과 토요일 내내 키 작은 옥수수 밭에서 까마귀 떼를 쫓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나무 딱딱이가 있었지만 몇 시간 동안 사람을 못 보면 사람 목소리를 들으려고 고함을 질렀다

그 행위에는 다른 장점도 있었다 소리치는 동안은 울 수가 없었다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도보와 산책은 달랐다 매일 일하러 가거나 장보러 가는 일은 일상적인 평범한

활동이었다 고기를 사러 10-12킬로미터를 걷는 것은 별일도 아니었다 

 

걷기는 집이 비좁아서 가족들과 섞여 지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라이버시를 누릴 중요한 수단이었다

 

어느 시점에서 자연스런 도보가 명확한 산보로 변했다

화장한 날씨에 나는 자주 들판에 나가 산보했고 이 틈을 타 런던에서 반경 8-10킬로미터 내의 모든

도로 시골길 오솔길을 돌아다녔고 멀리 서리까지 가기도 했다 이런 나들이에는 거의 동반자가 없었다

보통은 2페니짜리 빵을 사서 도로나 시골길에 있는 선술집에서 1페니에 산 맥주 반 파인트를 곁들여

먹었다 이게 내 식사였다

 

윌리엄 해즐릿 <여행 떠나기에 대하여>

세상에서 가장 상쾌한 일 중 하나는 여행을 가는 것이지만 나는 혼자 가고 싶다 사교는 실내에서 즐길 수 있고

야외에서는 자연과 동행하면 충분하다 그러면 혼자 있는 것보다 덜 외롭다

여행은 영혼의 자유 원하는 대로 사고하고 느끼고 행하는 완벽한 자유다

 

옥스퍼드의 세인트메리에서 케임브리지의 세인트메리까지 약 130킬로미터를 24시간 내에 도보로 주파할 수

읶는 사람은 에드워드 보언(한밤중에 출발해 26시간 동안 걸은 것으로 유명하다) 및 극소수와 자리할 수 있었다

작가이자 버지니아 울프의 아버지 레스리 스티븐은 케임브리지에서 런던까지 24시간에 주파해내며 속도와 

안락함을 초월한 신체적 역량을 증명했다 

 

19세기에 도보는 고독을 경험하는 가장 평범한 수단이었다 자연에 심취한 작가 리처드 제프리스는 자서전에서

어딘가 가서 혼자 있어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매일 몇 분이라도내 마음이 다른 일들에서 벗어난 나름의

생활을 요구했다 

 

여성들이나 편지를 쓰는 이들은 대면 대화는 못하더라도 소통할 수 있었다 그들은 식구들에게서 벗어나

집에 오지 않거나 가정의례와 권위에 도전한 이들과 폭넓게 연계할 수 있었다 

진보적이고 창의적인 여성들은 혼자인 것과 정신질환을 동일시하는 시각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질병을 구실 삼아 식구들을 피하는 양상이 다양한 삶과 글에서 파헤쳐진다

 

작가 메리 휘트모어 존스

독신 여성들은 외로운 저녁 시간을 독서, 글쓰기, 작업으로 보내다가 머리가 멍하고 손가락이 얼얼해지면

책과 일감을 밀어두고 카드를 꺼내 페이션스 게임으로 자신을 위로하다 잠자리에 든다 

 

모여서 책을 낭독하는 데서 혼자 조용히 읽는 것으로 트렌드가 변해갔다

혼자 지내며 타인의 인생 드라마에 빠져 이제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지 않는 게 새로운 문젯거리였다

문맹 타파 늘어난 읽을거리 여가 시간의 증가 집의 안락함이 더해져 개별적인 독서가 가능해졌다

 

빅토리아 시대에 성장한 중산층 출신의 회고록에 독서가 소란한 가족을 피할 방도였다는 구절이 자주 나온다

 

강둑에 서면 낚시꾼들은 물리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혼자가 되려 했다

 

독방 감금은 수감자에게 가장 자비로우면서 가장 심한 징벌이 혼합된 조치였다

수감자는 사회에서 안정된 부유층만 누릴 수 있는 지속적인 사색의 기회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