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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예술이란 무엇인가 - 톨스토이

by librovely 2009.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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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무엇인가                                                                             톨스토이         1897         범우사



범우사의 책
홍대 와우북 페스티벌에서 50% 할인가에 집어든 책...맞나?
그 날 노려보며 손을 가져가던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어떤 젊은놈 젊은이가 냉큼 집어가는 통에
허~해진 마음에 대강 제목이 유사한 이 책을 집어들었던 것 같다...사실 톨스토이가 이런 책을 썼다는 걸
처음 알았다...



톨스토이는 꽤 괜찮은 집안의 사람이었다고 한다
뭐가 괜찮냐?  뭐겠어...돈..? 일단 돈이 있었겠고 그래서 다들 교육을 잘 받으셨겠지...
하여튼 러시아의 부유한 가문 출신이고 상류층의 생활을 누리며 살 수 있었던 톨스토이였지만 그는 그런 삶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듯 하다...그는 사회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변화를 주기 위해 열심히 글을
썼던 모양이다...도스토예프스키와 더불어 러시아의 대표적 지식인? 작가? 인데 당연히 똑똑하시겠지....
일단 머리가 똑똑하고 거기에 정상적인 양심을 지니고 계시다면 이럴 수밖에 없는것이 아닐지...



뭘 어떨 수밖에 없는가?
가만히 있을 수 없는거다...
이상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지고 그걸 바꾸고 싶어지는 것...
톨스토이의 연표를 보니 그의 삶은 끊임없이 이상한 것들을 바꾸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이어진 모양이다...



대학을 다니다가 중퇴하고 고향으로 가서 농장을 경영하기도 하고 교육문제에 관심을 갖고 학교를 세우기도
하며 초등교사가 되기 위해 원서를 냈다가 거부당하기도 하고 참회록을 발표했으나 러시아에서 발행 금지를
당하기도 하고 그래도 계속 글을 쓰고 모스크바 시세조사에 참여하여 빈민생활을 보고 괴로워도 하고 어릴 때
부터 즐기던 사냥을 그만두고 육식을 끊기도 하며 음주반대동맹운동을 일으키기도 하고 담배도 끊고 ㅎㅎ
아시아에 기근이 들자 농민구제를 위해 활약하기도 했으며 무슨 이유인지 글로는 파악이 안되지만 그리스 정교
에서 파문되기도 하고 헨리 조지의 토지국유론을 읽고 감명을 받아 모든 사유재산을 부정하다가 아내와 대립하고
모든 저작권을 아내에게 양도해버리고 사형 문제에 대해 논하는 글을 쓰기도 하고 국민의 폭동에 정부의 탄압이
가해지자 어느 쪽 편도 들지 않고 몹시 고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여튼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그의 고민은 이것 저것으로 옮겨가며 그의 삶을 지배한 모양이다
농업 교육 육식 음주 흡연 사형 사유재산 빈민 세계기근 종교...
흔히 생각하는 작가의 이미지와 참 다르다는 생각이...
원래 작가 하면 그냥 세상과 좀 거리를 두고 글만 쓰는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어쩌면 작가는 톨스토이처럼 글 뿐만 아니라 삶 자체도 글과 같은 방향으로 가야 맞는 게 아닐지...



파리블루라는 책의 작가가 갑자기 떠오른다
그녀는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때 유유히 음악을 연주하던 자들은 언급하며 세상이 혼란스러워도 자신은 미술
분야 종사자이기에 자기 일에 몰두하는 것이 세상을 위한 일로 충분하다며 지극히 자기위안적인 내용을 책에
실었었는데...그걸 읽고는 흠...자기합리화 치고는 세련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너무 유치하잖아...ㅍㅎ  사실 내가 누구에게 이런 이야기 할 처지는 아니지만...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
음악 미술 연극 영화 무용 ?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예술이란 무엇인가는 예술에 무엇이 속하는가 뭐 이런걸 규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라면 마땅히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미에서의 예술이란 무엇인가 이다...



첫부분이 아주 웃기다...
읽으며 웃겨서 픽픽 거렸는데 남들 보기에 이상하게 보였을 것 같다....
웃음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난 웃음을 잘 못참고 또 웃길것도 없는 것에 웃음이 터진다...
아직도....아직도...운동하다가 특정 젊은이가 거울에 간혹 자기 어깨와 팔근육을 비춰보며 자세를 바꾸는 걸
보면 웃음이 흘러나와 난감하다...그 젊은이에게 무슨 흑심이 있는건 절대 아니고 자신에게 도취된 모습을
공공장소에서 보이고 있는 그 모습 자체가 황당하고 우습다....하여튼 이러다가 오해를 사서 귀가길에 못생긴
여자가 자길 보고 웃어댄다고 재수없다고 그 멋진? 근육으로 때릴지 모를 일이니 슬슬 이 병을 어떻게든 치료
해야 할텐데...



첫부분이 왜 웃겼느냐...
나도 간혹 그런 생각을 하고 살아왔기에...
(악기 연주나 발레 동작을 연습하는 것에 인생을 걸 필요가 있느냐..어느 정도야 필요하지만 하여튼....)
그런데 그 생각들을 아주 제대로 조목조목 담백하면서도 웃기게 좔좔 풀어놓아서 너무 웃겼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를테면 피아니스트는 지독하게 피아노 연습에 삶의 대부분을 투자한다...
나무건반 누르는 그 일에 인생을 건다....그리고 외국물을 먹으면 더 증세가 심한 지휘자들은 조금만 맘에 안들면
벼락같이 화를 내며 같은 부분을 심하게 반복하곤 한다...연기를 하는 자들은 한 부분의 대사를 하루 종일 반복하
고 또 반복한다...그리고 그들의 이런 쓸데없어 보이는 일을 하며 먹고 사는 것을 위해 노동자들은 심한 노동을
강요받으면서 정작 그들은 이런 예술을 전혀 누리지 못한다...



톨스토이는 예술은 누구나 누려야 한다고 말하며 노동 또한 일부에게만 강도높게 강요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읽은지가 오래되어서 이런 기억들이 정확한지 아니면 미루어 짐작한건지 구분이 모호...)
누구나 적당하게 신성한 노동을 하고 누구나 취미처럼 예술에 참여하고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고....
이런 것을 꿈꾸었던 것 같다.  예술이란 그렇게 미친듯이 골방에 틀어박혀 하루의 대부분을 쏟아부어서
이룰 성격의 것이 아니라 그냥 즐거움을 느낄 정도로 자연스럽게 연습하면 그만이라는 것...그리고 어떤 이유가
있어서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서...노동 후 남는 시간에 뭔가 예술적인 일을 안하면 참지 못할 것 같은
이유에서 해야지 어떤 업적을 만들거나 돈을 위한 직업처럼 할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톨스토이는 예술의 내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요즘의 예술은 괜히 어려운 느낌이 든다는 것...이상한 것들만 지들(상류층) 맘대로 골라놓고는 일반 노동자들이
이해를 못하면 니들은 무식해서 그래~ 라는 소리나 늘어놓는 다는 것... 그러면서 톨스토이는 누구나 감상하지
못할 성격의 것이 대체 무슨 예술작품이냐고 반문한다...예술의 본질상 남들이 그걸 보고 뭔가를 느끼는 것이
필수인데 그게 극히 일부만 가능하다면 그건 감상자의 무식함이 원인이 아니라 작가의 예술품이 사실 예술품이라
말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톨스토이는 미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도 상당히 부정적이다...
괜히 이러쿵 저러쿵 어려운 용어나 만들어서 붙이고는 예술을 위한 예술 따위에 심취하고는 한다고...
본래 근거도 없는 학문 분야인데 그걸 비움가르텐이라는 사람이 이상하게 만든 사이비적인 학문이라고
말한다...음...이건 내가 미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워낙 문외한이기에 넘어가자...
진중권이 미학자인데..그래서 살짝 이 부분은 못마땅...ㅡㅡ;;



톨스토이는 살짝 종교에 대해 언급한다
예술 이야기를 하는데 종교에 대해 말했던 이유는 그는 예술과 종교를 아주 밀접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종교...
종교는 평등과 사랑 이런 것을 가르친다...
그러나 특히 평등이라는 사상은 지배계층에게는 독이 되는 생각이다....
평등하다니....있을 수 없는 일이지..그들은 너희들과 우리는 다르다는 것을 주입해야 하지 평등사상 따위는
머리 속에서는 당연히 옳다고 생각할 지언정 사회에 퍼질 경우 전혀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들은 가짜를 만들어 낸다....
평등 따위는 언급하지 않고 양심의 가책 혹은 복종하라 혹은 사후세계만이 의미있다 기타 등등에 핵심을 두고
피지배계층을 종교를 대단한 사회적 억압책?으로 둔갑시켜 자신들 손바닥 위에 있게 하려고 한다...
이 부분을 읽고 지금도 뭐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교회에 아주 열심히 다니는 친구를 만나서 대화를 나눴는데...
그 친구에게 나는 교회에서 설교시간에 하는 말들이 어쩌면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했다
교회에서는 정말 복종을 강요하는 말을 많이 하고...그러니까 신에게 순종하라...뭐 이런 내용이지만 은연중에
목사에게 순종하라도 나오고...그게 여기저기 적용되면 뭐...사실 직장에 기독교 모임이 있다...근데 1년동안
오라고 계속적인 꼬심?이 있었지만 가야지...말만 하면서 안가게 되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유는...
난 유난히 남에게 관심이 많다?
하여튼 남을 잘 관찰하는 편이다...저 사람은 저럴 때 저랬고 이럴 때 이러는 사람이고 이런 일이 있다면 이럴
사람이야...뭐 이런 식으로 혼자 속으로 따지고 계시는 것이 일종의 취미라 할 수 있을 만큼 증세가 심한데...
직장에서 무조건 순종...내가 보기에 잘못되었다고 여겨지거나 혹은 이건 누가봐도 아니다싶다 하는 것에도
무조건 순종 모드이신 분의 상당수 대부분이 그 기독교 모임에 계셨기에...



다시...돌아가서...
하여튼 그 친구에게 설교 내용은 너무 순응을 강조하고 지금은 고통스러워도 참고 지나가면 천국이 있다를
이야기해서 지금 억압받고 뭔가 이상하게 살고 있어도 이건 별거 아니야 의미 없는 기간일 뿐이야 하면서
가만히 있게 만든다고...하나님 그러니까 내가 믿는 신이란 공의로운 신인데 뭔가 안맞지 않느냐고....
그러자 친구 말이 그렇지 않다고 교회 다니는 사람들도 나라를 위해 기도도 많이 하고 그런다고...
그래서 공부 잘하게 해달라고 기도만 하면 공부 잘 하냐고 기도도 하면서 실제 노력도 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자
다 각자의 할 일이 있는거라고... 기독교인은 기도로 사회를 바꾸는 것이고 시위하는 사람들은 그런 행동을 통해
사회를 바꾸는 것이라는 대답을... 으으음.....막판에 그 친구는 이런 말도 했다...대통령이 누가 뽑혔든간에....
그가 어떤 잘못을 저지르던 간에 일단 그를 세운 분은 하나님이시니 우리가 거기에 대해 뭐라고 하면 그건
하나님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소리를...(그 친구가 이 블로그에 올 일이 전혀 없기에 쓰는건데 좀 불안...ㅡㅡ;)
음....대통령의 신성화....갑자기 우리나라의 각종 건국신화들이 둥둥 떠오른다...ㅡㅡ;;
(사실 이런 말 할 처지는 아니다..나도 뭐 대단히 순종적이고 불의 앞에 침묵하는 성격인지라....
원래 자기 약점을 남에게서 찾으면 불같이 분노하는 심리가 누구에게나 있다고 하지 않은가...흠)





다시 톨스토이로 돌아가서...
하여튼 그는 상류층은 지들도 믿지 않을 교리를 강조하고 피지배계층이 상류층을 위해 삶을 허비하도록
교묘히 조종한다...그리고 예술이란 본래 종교적인 가르침을 담고 있어야 하며 그것의 이해 또한 쉽고 명확해야
하는데 상류층은 쾌 혹은 미 자체에만 의미를 부여하고 이상 야릇한 어려운 용어나 들먹이며 일반 대중과
예술간의 괴리를 넓히려고 한다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책을 몇 권 읽어보았다...
단편집들 3권 정도 읽었는데...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었다....
왜?
너무 뻔하고 너무 쉽고(단순?) 너무 가르침 위주라서 거부감이 들었고 지루하고 그랬다...별다른 매력이 없었다...
초딩용 우화를 읽는 느낌?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톨스토이가 나같은 무식쟁이이자 하층민도 이해를 시키려
의도적으로 그런 소설을 쓴 것이니 어찌 나쁘다고 하겠는가...하지만 재미없다는 생각은 어쩔 도리가 없다..ㅡㅡ;;



톨스토이는 어느정도 반발심이 원인이었던 것도 같다...
그 시대 예술가들이 너무 아는척 어려운척 해대는 통에 예술로부터 괴리되어 가는 피지배계층이 너무 안타까워
너무 강하게 교훈적이고 쉽고 단순한 글만 썼던 것이 아닌지... 사실 지금 내가 바보같은 소리를 하는지도 모른다
왜?
난 그의 작품 중 극히 일부분인 3권 그것도 단편소설만 읽었을 뿐이니...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참회록   부활   뭐 이런 굵직한 작품은 전혀 읽어보지 않았으니....
어쩌면 저런 책은 읽고도 이해 못할지도 모른다...ㅡㅡ;;



하여튼 그건 그렇고 그가 너무 미에 대해 혹은 쾌락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이 좀 아쉬웠다...
물론 그런 점에 너무 당시 예술이 빠져든 면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 못되지만 그래도...미 자체를 너무 부정한
것은 좀...평론가에 대해서 그리고 미학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대놓고 무조건 존재 의미가 없다고 하는데...
그것도 너무 극단적인 생각이 아닌지...평론가 그들은 그래도 일반인보다 더 예술을 잘 이해하고 그래서
그들의 안목 덕을 보는 것이 필요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톨스토이는 하여튼 반발심이 원인이었는지
너무 극단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서 살짝 아쉬웠다...



톨스토이가 말하는 예술이 담아야 할 내용이란...
인간은 모두 형제이고 우리는 모두 서로 사랑해야 한다...뭐 이 정도?




260여 페이지의 그리 굵지 않은 책이지만 내용은 명쾌하고 아주 흥미롭다...
(근 10여년에 걸쳐 쓴 책이라고 하던데...)
읽는 동안도 즐겁고 읽고 나서 남는 것도 많은 상당히 멋진 책이다.
번역을 잘한건지 원서의 문체가 멋진건지 문장도 다 논리적이고 글 읽는 일 자체가 머리를 즐겁게 해준다
무조건 읽어봐도 후회는 없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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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서문

쾌락만 좇는 상류사회와 틀에박힌 대학 시험과 수업의 틈바구니에 끼여 그는
이래도 좋은가?
라고 몇 번이나 자문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톨스토이는 보통 청년들이 별 저항 없이 받아들이던 상류사회와
대학에 등을 돌리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주위 생활을 타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의 이성과 의지에 따라 살아가려는 결의....


질식할 것 같은 상태에 빠져 있었지만 원점으로 돌아가 생활하며 사색의 길을 택했다


인간 본래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발전 붕괴 재생을 추구하려는 창작 활동


톨스토이적 사상이란 인간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귀족 대신 소박한 민중을 인간 본래의 모습으로 보아
그것이 자연과 융합한다고 생각하고 그 자연의 저편에 신을 설정하는 것이었다


사회적 진보가 개인의 행복을 가져온다는 당시의 사조와는 달리 톨스토이는 개인적 인간성의 충실이 전체적
조화에 이르는 길이라고 생각


인간성이란 사랑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관계의 조화


선을 촉진하는 것만이 참된 예술이다

어쩐지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데도 내게는 보이는 것이 있다
(그걸 표현한 것이 예술이라는 의미?)


예술의 사명이란 인류의 안녕과 행복이 그들의 융합일치에 있다는 진리를 차디찬 이성의 범위에서 따뜻한
감정의 밭으로 옮기며 신의 나라 사랑의 왕국을 건설하는 것


순수 예술을 부정하고 지상적이며 인간적인 것이 되어야 할 예술은 간결 단순 성실의 세 표준을 지켜야 한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발췌 ------------------------------------------------------------------------





1장

수십만의 노동자가 예술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 가혹한 노동에 시달린다


수십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전생애를  다 바쳐 재빨리 발을 옮기는 것이나 건반이나 현을 다루는
법을 배워 그 음률을 익히든지 물감이나 도구를 이용해 눈에 띄는 것을 닥치는 대로 묘사하는 법을 습득하든지..
바보가 되는 특수한 일에 종사하면서 점점 편벽해지고 생활상의 모든 정상적인 일에 둔감해지며 아울러 일면적인
사람이 된다


장딴지와 허벅지를 잔뜩 졸라맨 옷차림의 사내들과 항상 그렇듯이 드러낼 수 있는 데까지 몸뚱이를 그러낸
여성들이 수십 명 혹은 수백 명이 둥그렇게 모여 서성거리기도 하고 돌아다니기도 한다


호른이 아리아의 가락에 맞지 않는다  그러면 악장은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 처럼 몸을 부르르 떨며 지휘봉으로
악보대를 후려친다 모든 것이 중단되고 악장은 호른 주자에게 듣기 민망한 욕을 입에 담으며 꾸짖는다
연주자들은 가엾게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이미 불구의 몸이 된 채 욕지거리를 들으며 묵묵히 명령에 따르고
있다 "나는 새색시를 데리고서..."라는 같은 구절을 스무 번이나 반복해서 노래하고 또 창을 어깨에 메고 노란
구두를 신고 앞으로 나오는 것을 반복한다
악장들은 이들이 이젠 아주 병신이 다 되어 악기를 다루거나 노란 구두를 신고 창을 멘 채 걷는 일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횡포를 부린다  더욱이 그는 파리나 빈에서 다른 지휘자
들이 하는 것을 보고 와서는 그런 버릇이 더 심해진다


이것은 대체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일까?







2장-20장은 나중에 차차....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