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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씨네큐브 운영을 접으며 . . .

by librovely 2009.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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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아트 홈페이지 공지글  http://www.cineart.co.kr/wp/support/news.view.php?nid=1145



씨네큐브 광화문의 운영권이 바뀌는 모양이다...
앞으로 씨네큐브가 사라지는건지 아니면 운영을 하는 회사만 교체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유는 흥국생명측에서 일방적으로 운영을 그만두고 나가달라고 했던 모양이다...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왜 그랬을까? 자신들이 직접 운영하려고 한걸까 아님 수익성이 큰 극장으로 변경해서 운영하려던 것일까
아니면 극장은 아예 없애고 레스토랑이나 뭐 다른 것으로 바꾸려고 했던 것일까?



뭐가 되든 안타깝다는 마음이 든다
씨네큐브는 다른 극장과는 다르기에...그들은 돈이 될 작품을 고른다기 보다는 뭔가 괜찮은 영화 위주로
고르는 느낌이 들었기에..물론 상업성을 아예 배제하고 선택했을리는 없지만 상업성이 영화 본래의 것을
침해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았다는 뭐 그런 느낌이..물만 반입이 가능한 것도 획기적...수익 내기 좋은
팝콘과 콜라를 포기한 아름다운 극장...게다가 영화보기 전 광고도 전혀 없고...영화가 끝나고도 불을
확 켜지 않고 음미?할 시간도 주고...극장 인테리어 조차도 매우 마음에 든다....ㅡㅡ;



씨네큐브라는 이름도 넘기고 나온다고 하던데...이 점도 참 안타깝다...이 사람들은 너무 순진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극장이름이라도 갖고 나온다면 좋았을 것 같은데...씨네큐브라는 극장명이 갖고 있는 그 중요한
느낌을 빼앗긴 기분이 든다... 나에게 씨네큐브라는 이름은 예술영화 전용극장 정도로 여겨지는데...
씨네큐브라는 이름보다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드는 극장명이 없다고까지 생각될 정도로 상징적인 느낌이...
그 상징적인 것이 쉽게 생긴 건 아닐텐데...운영하던 사람들의 수고가 쌓여서 만들어낸 것일텐데 왜 그걸
놓고 나오는건지...뭐 그걸 몰라서 그랬겠느냐만은...



사실 안타까워할 사람은 씨네큐브 골수팬들이겠지...나야 이런 극장에 가서 영화 보기 시작한 것이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으니까...그래도 이제 정들어서 자주 가야지 하고 있던 차에 이러니 나도 안타깝다...
씨네큐브에 갈 때마다 난 이 극장이 제일 좋다....라는 소리를 중얼거리곤 했는데...음...



난 사실 이 극장을 보면서 흥국생명이 운영을 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백두대간이라는 이름도 표에서 보긴
했지만 흥국생명의 한 부서 정도로 생각했고...ㅡㅡ;; 흥국생명이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 이런 예술 영화관을
운영한다고도 생각했고 흥국생명 높으신? 분이 이런 영화에 심오한 뜻을 갖고 계신 모양이다 라고도 생각했다
왜냐면 이 땅 값 비싼 광화문 한복판에 손님을 많이 끌 수 없는...개봉할 때마다 실험정신을 살려야 할 영화들을
상영한다는 게 어떤 특별한 후원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그런데 사실은 백두대간이 운영을 했고 흥국생명은 그냥 장소 제공 정도의 의미만...그것도 당연히 임대료 받고~
적자가 나면 백두대간이 모두 감당하고 이익이 나면 흥국생명과 반으로 나눠 가졌다던데...아닌가?
<백두대간은 극장 임대관리비와 매수표와 영사실 인건비를 제외한 영화수입/홍보마케팅 /극장기획 및 관리/인건경상비 등 모든 재정과 운영 책임을 떠맡고 독자적으로 씨네큐브를 운영해 왔 으며, 수익이 나는 경우에는 흥국생명과 반반씩 배분하고, 적자가 나는 경우 백두대간이 전액 부담하는 조건 하에서 씨네큐브를 지탱해 왔습니다. >
아닌가 보다...임대료는 안내고 운영만 한걸까? 모르겠네...나의 한글 독해력이 이 지경이었구나...ㅡㅡ;;



하여튼 흥국생명 이미지에 씨네큐브가 기여한 바가 아주 크다고 생각하는데...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로 이런
결정을 내린거라면 많이 아쉽다...모르지...백두대간의 운영방식이 맘에 안 들어서 다른 회사를 불러들여서
씨네큐브를 더 잘 운영하려는 좋은 의도인지도...그래도 그래도 참 잘 되는 극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영
아쉽다...어찌되었든 지금의 씨네큐브는 백두대간과 떼어서 생각할 장소는 아닌게 확실한데...
그게 아니더라도 어려워 보이는 일에 10여년을 몸담은 백두대간이라는 회사에게 이런 통보는 좀 아니다 싶다...



백두대간은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 운영에 힘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음....
씨네큐브와는 전적으로 다른 장소인 아트하우스 모모....
광화문이라는 위치는...삼청동도 가깝고 덕수궁도 가깝고 시청도 가깝고 청계천도 가깝고 시립미술관, 교보문고..
이대라는 위치는...여대생들이나 자주 갈 장소가 아닌지...극장 근처에는 죄다 옷가게 미용실...ㅡㅡ;;



음....
씨네큐브가 사라지는건지 아니면 운영권만 바뀌는건지 궁금하다...
바람은 당연히 지금 그대로 운영되는 것...
그러나 운영권이 바뀌어도 백두대간을 생각해서 이대로 영화보러 갈 사람은 많지 않을듯...장소가 그러하니 원...
하여튼 이건 좀 억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같이 고생해서 터를 닦아 놓으니 내가 주인이니까 너 그만해
라고 한 거 아닌가... 내가 언제부터 남의 사업 걱정을 다?  그게 아니라...좋은 극장들이 사라져서 내가 좋은
영화를 못보게 될까봐 걱정되서 그런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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