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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저씨 The Man from Nowhere 2010 한국

by librovely 2010.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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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보고싶던 영화는 아니었다
원빈도 내 취향이 아니고 ㅋ
물론 이건 순전히 영화를 보기 전의 상황이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원빈은 완벽한 내 취향
역시 그는 티오피였다
최고




짐자무쉬의 리미츠오브어쩌고가 보고 싶었다
가까운 구로에서 하고 있었고 상영시간도 적절해 보였다
살짝 떡밥을 던져봤는데 전혀 물 생각이 없었고 그래서 아저씨를 보기로 했다
그래도 이 영화는 평이 괜찮았다 평론가 평점이 6점대였다
난 평론가 평점이 6점이 넘으면 그 영화는 봐도 괜찮을 영화로 판단하기에




한국영화
그것도 마약 어쩌고 하는 분위기라는 건 미리 알아서 뻔한 이야기겠지 생각했다
어쩌면 뻔한 이야기 맞다
아니야 뻔하지 않다
원빈의 외모는 결코 뻔하지 않다
그가 연기했으니 이 영화도 뻔하지 않다?



내용도 다분히 극단적이지만 그래도 뭐 그러니까 영화인거지 하며 밑도끝도 없이 너그러워진다
국가의 특수임무를 수행하던 원빈  그러다가 임신한 아내를 의도된 사고로 잃게 되고 그 충격으로 하던 일을
멈추고 어두컴컴한 전당포에서 어둡고 조용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중 같은 건물에 사는 옆집 꼬마 여자아이와
친구가 된다 그 아이도 무척 외로운 아이 엄마는 유흥업소 종사자이고 거의 아이를 방치하며 학교에서도 소외
당하고 무시당하는 그런 불쌍한 아이



같은 일을 당해도 그게 아이이거나 동물인 경우 몇 배로 마음이 아프다
아마 그 이유는 그들의 약함...혹은 상대적인 순수함 때문인 것 같다
일방적으로 당할수밖에 없는 입장에서 그것도 살면서 아직 별로 큰 죄를 짓지 않았을거라서...



그 소녀는 도벽도 있다
도둑질을 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꼬마들의 도둑질은 마음의 공허함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아마 이 아이도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를 도둑질로 달랜 것이 아닐까  물건을 품에 넣었을 때의 만족감
그리고 그러다가 어른에게 걸려도 최소한 그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  이미 어릴 때의 심리는 생각도
나지 않을 나이가 되어서 잘은 모르지만...어린이는 무조건 마음을 붙일 어른이 곁에 있어야 하는 것 같다
그게 부모면 가장 좋고 할머니나 고모 이모든 나를 끝까지 돌봐주리라 의심할 여지가 없는 그런 어른이 있어야...
그런 마음 붙일 대상이 없는 경우 아이는 삐뚤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대단한 정신력을 소유한 아이가 아니
라면...그래서 아마 이 영화 속 꼬마도 옆집 아저씨에게 의지하기 시작한 것 같다...




자신에게 마음을 주는 소녀를 위해 소시지 반찬을 만들어주는 원빈
소녀의 엄마가 찾아왔을 때 발로 꼬마의 밥을 밀어내고 아이가 그것을 받아내는 장면은 참 따뜻했다...ㅡㅡ;
문방구 할아버지도 인상적 꼬마가 도둑질을 하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척...
현실에 그런 할아버지가 존재할 가능성은 옆집 아저씨가 원빈같을 확률과 비슷할 정도로 희박해 보이긴 하지만..
하여튼 이 영화를 보면서 방치된 아이들에 대해 자꾸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교육비를 위해 맞벌이를 하고 그만큼 아이는 사교육은 많이 받으나 부모와 보낼 시간은 줄어들고
그래서 아이들 자신은 인식하지 못하나 마음은 병들어가고...학원가기 싫다거나 괜히 대드는 아이가 부모는
이해가 안되고...자신을 그렇게 희생해서 맘껏 뒷받침을 해주는데 아이가 안 따라준다고 생각을 할테니...
물론 이렇게 떠드는 나도 부모가 된다면 과연 사교육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부산이 배경이다
정말 마약 문제가 심각할까  내가 전혀 알 수 없는 세계이니 영화의 현실성 여부도 파악이 안된다
그리고 장기매매....이건 정말 뭐라고 표현이 안된다
예전에 시사 프로그램에서 생계를 위해 혹은 아픈 가족의 병원비를 위해 기타 등등의 이유로 자신의 장기를
스스로 판매하는 그런 내용을 봤는데 그야말로 가슴이 미어지는...영화 내용처럼 억지로 끌려가서 그런 일을
당하는 것도 정말 끔찍한데 스스로 막다른 골목에 처해져 자신의 장기를 내어놓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음...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하여튼 영화 소재가 참 끔찍하다....
마약과 장기매매 아니 인신매매 후 장기매매 후 살인? 으으윽
19금 영화답게 화면도 잔인하다 피도 뿌려지고 살을 베는 리얼한 소리하며...배에 박힌 총알을 뽑아내기도 하고
난 잔인한 장면을 잘 보는 편이긴 하지만...그래도 좀 보고 있기 힘든...



그래도 그런 장면을 빼고는 원빈 때문에 정말 안구정화
소지섭 이후로 이렇게 수트가 잘 어울리는 배우는 처음....
옷이 문제가 아니다...헤어 스타일이 문제가 아니다...
다 쓰러져가는 고물상의 의자에 앉아 거지같은 잠바를 입고 머리도 헝클어진 채 떠돌이 더러운 개들에게 개밥을
먹이는 원빈의 모습이 얼마나 멋있었는지....기가 막혔다...어쩌면 저런 모습도 멋진걸까....
영화를 보는 내내 원빈만 등장하면 입꼬리가 씨익 올라가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기분이 좋아~~



영화가 끝나갈 때 여자들은 가끔 눈물을 닦기도 하던데 난 눈물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뭉클~
꼬마가 원빈의 딸인 설정이었다면 감동이 약했을 것이다
자신의 피붙이라서 인간의 본성대로 구하려 든거라면...
그런데 이 영화 속 둘의 관계는 아무 관계도 아닌...그냥 옆집 아저씨...아저씨일 뿐인데....
아무 상관이 없는 타인에게 마음을 주는 것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다...ㅋㅎ
동행인은 이 영화를 보고 테이큰이 생각났다고 하는데 그 영화는 FBI의 딸을 납치한 그런 내용이라던데
딸 구하러 다니는 설정보다는 옆집 꼬마 구하러 다니는 설정이 훨씬 더 감동이긴 하지...역시 한 수 위....
이 영화의 포스터에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한 것 처럼 테이큰에서도 잘못 건드렸다는 말을 한다던데



영화 스토리는 뭐 오락영화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그래도...몇 마디 대사가 와 닿았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너는 미래를 보고 살지 나는 오늘만 살아 넌 그게 얼마나 무서운건지 모르지 였던가...
그리고 또 하나는...너무 아는 척 하고 싶으면 모른 척 하게 돼
참 멋진 대사~




재밌는 영화였다
살짝 레옹이 떠오르기도 했고 그 영화만큼 흥미진진하게 잘 봤다
대만족...
보는 동안 여자들이 대놓고 내놓는 감탄들이 다소 거슬렸지만 뭐 그럴만 했다....원빈 탓이지...ㅡㅡ;
내가 남자라면 여자친구와 이런 영화는 절대 안 보러 갈 듯....
절대로....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