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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얀 리본 Das weiße Band The White Ribbon 2009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by librovely 2010.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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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지 한참 지났다
20일은 지난 것 같다
씨네큐브에서 봤는데 거의 시작하기 2-3분 전에 도착했는데 매표소에서 일하는 사람이 버벅대서 앞부분 5분을
고스란히 날려버렸다  화가 치밀었다  신기한 건 직원은 별로 미안해 하지 않았다는 것  그런 여유로운 마음가짐
사는데 참 좋지....좋은 성향이야...ㅡㅡ;



내가 고른 영화라서 좀 걱정이 되었다 게다가 흑백이라는 것도 알았고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고 하니
더욱 걱정이 되었다  보기 시작하면서 피곤했는지 옆에서 약간 조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서 미안해지기 시작
이런 영화는 앞으로는 혼자 보러오자는 다짐을 했지만 과연...



개인적으로 이런 분위기의 영화 참 좋아한다
영화인데 영화라기 보다는 책을 읽은 느낌이 들었다 흑백이라서 그랬을까 아니면 독백 위주로 진행되어서 그런
걸까  흑백이라서 지루하겠다고 생각했는데 흑백이라서 알록달록한 맛은 없었지만 이야기 자체에 더욱 집중이
되는 것 같았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어보자면....
아니 이건 정확하다 1913년 독일의 작은 마을이 배경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평화로운 마을 아니 평화로운 것을 넘어서서 적막한 느낌 수도원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자들의 목까지 조여놓은 듯한 옷도 그렇고 사람들의 무뚝뚝한 표정도 그렇고



앞부분을 놓쳐서 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누군가가 줄을 걸어놔서 거기에 의사가 걸려서 다치게 된다
그리고 나서 어떤 나이든 여자 노동자가 사고로 또 죽고 불이 나기도 하고 마을의 부자집 아이에게도 일이 생기고
이 일로 그 부자 가족은 잠시 마을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몇 가족이 등장하는데
일단 의사 가족 처음에는 여자아이가 의사 부인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딸이다 낙마사고로 입원한 아버지를
그리며 어린 남동생은 훌쩍거리고 13살이던가 하여튼 누나가 아이를 다독여준다 엄마는 없다 알고보니 죽은
것이고 말하다가 얼떨결에 엄마가 죽었음을 남동생에게 밝히게 되었고 그 장면에서 4-5살로 보이는 남동생이
식탁위의 그릇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는데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감정이입이 되고 그랬다...
그 아이가 이런 말을 했기에...나도 죽어? 다 죽어? 뭐 이런 뉘앙스의 말....



그리고 등장하는 목사가족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잘 모르겠고 하여튼 많은데 그 중 몇 명이 문제를 일으켰고 아버지는 벌을 내린다
그리고 하얀 리본을 아이에게 묶는다 그 리본을 통해 깨끗해지라는 의미일까
목사라는 신분도 그렇게 만들었겠지만 전체적인 마을 분위기가 아이들에게 엄격한 도덕성을 강요하며
거룩한 분위기를 풍긴다 



사실 거룩함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우 알고보면 난잡한 실상을 드러내는 일이 많은 것 같다....
실상이 난잡하기에 반대로 자꾸 거룩함을 지나치게 강요하게 되는 게 아닐까



리본만 묶는 게 아니라 심한 경우 아이를 침대에 묶기도 한다...아이의 양 손을 침대에 묶은 채 잠들게 한다
그랬나보다 불과 100여년 전에만 해도 아이들을 그렇게 키웠나보다  때리기도 하는 한국에서 자란 내가 놀랄만한
일은 아닌 것도 같지만...



가장 타락한 가족은 의사가족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의사 부인은 의사가 바람을 펴서 자살했나...아닌가 아파서 죽은 건가 모르겠고 하여튼
부인은 죽었고 일을 돕는 장애를 가진 아이의 엄마인 여자는 오랫동안 의사와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 상태고
그 여자는 아마 과부...그러다가 나중에는 그녀에게 늙고 못생겼다고 모욕을 주기도 하고 급기야 자신의 친딸의
몸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또 아주 가난한 노동자 가족도 등장하는데
그 가족의 나이든 엄마가 일하다가 죽었나 하여튼 그랬다...그 일로 아들이 화가 났고 그래서 지주의 양배추 농사
를 망쳐놓고 그 일을 이유로 딸이 지주의 집안일을 돕던 일자리를 뺏기고 그 시기에 누군가가 방화를 저지르고
여러가지 안 좋은 일의 범인으로 의심받자 아버지는 자살을 하고 뭐 복잡하다....



지주 집안은 또 무슨 문제가 있더라
남편은 지나치게 가부장적이고 부인은 바람을 피고 이혼을 요구하고 한 번은 아들이 납치되기도 하고
겉으로는 교양있는 척 하는 집안인데 알고보면 여기도 볼만하다....



가장 마지막 사건은 의사 일을 돕던 여자의 장애가 있는 아들의 눈이 도려내지는 일
뭘까 누가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계속 궁금하지만 영화는 끝이 날 때 까지 누가 왜 그랬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냥 아무런 결론을 제시하지 않고 끝이 난다
그래서 그런지 그냥 내가 사는 마을에서 벌어진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범인을 모른 채 끝이 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설정이 아닌지...



이야기는 이 마을에서 교사로 일하는 남자의 목소리를 통해 전개되는데 아이들을 의심한 교사가 나중에는
그럴듯한 이유를 들며 목사에게 찾아가 이야기를 하는데 목사는 자신이 느끼기에도 아이들이 의심이 되지만
어떻게든 덮던가 피하려고만 한다  목사도 별 수 없는 아버지이고 인간일 뿐이다 그 문제의 중심에 만약 내
아들과 딸이 연관되어 있다면 진리고 정의고 다 필요 없는 것...?



인간의 어두운 본성에 대한 영화라는데....
어떤 의미에서...?? 인지 난 무식해서 잘 모르겠다 정확히는...
그래도 영화를 보는 내내 도대체 누가 범인일지 모르겠다는 점에서 그러니까 다 범인이 아닌 것 같아의 경우가
아니라 누구도 범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에서...정말 다 범인처럼 느껴졌다...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는 조용조용 전개되어가나 머리 속은 난리가 나 있었다...저 사람인가? 아니 저 사람들인가? 아니.....
사실 범인이 누구냐가 중요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영화 장르가 전쟁, 드라마로 나와 있는데 그것도 맞고 내가 느끼기에는 스릴러 같기도...
이 감독이 누군지 모르지만 거장 어쩌고 하던데 맞는 것 같다....제대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느낌...
그래서 솔직히 난 이 영화가 지루하지 않았다....오히려 흥미진진...위대한 침묵처럼 지루한 그런 영화가 아니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기분이 개운하지는 않았다
범인이 누군지 모른다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것 말고도..
모르겠다  감독이 말하고자 했다던  인간의 어두운 본성
그러니까 나의 어두운 본성 외면하고 싶은 본성을 좀 엿본 것 같아서 그랬을까
사람의 마음에도 층이 있다면 저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는 마음  마음의 바닥에 숨어있는 그 마음은 무엇일까
알고 싶지도 않고 안다면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할지도 근데 지금도 내 삶은 비정상적인데...



영화에서 인상적인 것은 아이들의 표정
아이들은 자주 울고 표정은 어둡고 4-5살의 꼬마들까지 그렇다
반면 어른들은 어찌보면 평범하다 
평범한 것이란 가부장적이고 거룩한 척하고 뭐 그런 것이지 그게 평범한 것이라니 좀 씁쓸..
그 아이들도 자라면 그렇게 평범한 척 살 수 있을지도...




어쨌든 영화는 재미있게 봤고 참 잘 만들어진 영화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보고 나서 마음도 복잡해졌지만
정확한 건 내가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마 감독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고 어쩌면 주제 조차도....(그게 그거네...의도나 주제나...)
재밌게 봤으나 이해는 안 된 영화였다



자 이제는 전문가의 평과 뉴스를 검색해 볼 시간.....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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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검색해서 읽어대니 좀 알 것 같아졌다

http://idiosynkrasie.tistory.com/101

도그빌...맞다...나도 그 영화가 떠올랐었다...




http://bbs.movie.daum.net/gaia/do/movie/detail/read?articleId=195675&bbsId=review1&viewKey=detail&searchValue=1%3A51332&searchKey=meta&pageIndex=1&t__nil_TotalReview_total=text


이런 의미의 영화였구나...영화도 뭔가 역사 기타 등등의 사전 지식이 좀 있어야 이해가 가능...
그런 게 없으니 나에게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나 장소가 아무런 작용(?)을 하지 못하고
그래서 제대로 볼 수도 없었을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