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술

이사하는 날 - 양진석

by librovely 2012. 3. 14.


이사하는 날                                                                           양진석                        2010           소모



초식남
심지어 책날개의 자기 소개 사진까지 풀들에 파묻혀 찍은...
어감은 이상한지 몰라도 내가 느끼기에 초식남이라는 말은 전적으로 좋은 의미의 말인 것 같다
남자임에도 여자보다 더한 감성의 소유자며 아름다움에 민감하고 섬세하고 뭐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에
꽂혀 있는가는 다르겠지만 어쨌든 요리나 인테리어 영화 기타 등등에 감각이 있다는 것이니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남자면서도 여자가 가질 수 있는 좋은 점을 함께 갖고 있다는 거니까...
그럼 여자면서도 남자의 좋은 점을 가진 여자는 뭐라고 불리는 것일까? 육식녀일까? 그건 아니고...


남자의 장점이 뭐지? 이성적인 것? 외모에 대해 그다지 큰 신경 안 쓰는 것?(이게 장점인가?)
전자의 경우 까칠하다고 할 것이고 후자인 경우 건어물녀라는 뭔가 부정적인 뉘앙스의 말이 떠오르기도 하고?
남자가 여성스러우면 좋고 여자가 남성스러우면 끔찍한 것인가...라는 생각도 좀 들고...모르겠다
남성스럽다 여성스럽다가 다 편견이지...라고 하고 싶지만...뭐 아예 어떤 특징적인 면이 없다고는 못하겠고


하여튼 이 책의 저자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했고 평창동으로 이사가면서 한 인테리어 과정을 보여준다
그런 책이다
사진도 예쁘고 글도 오밀조밀 잘 썼는데 사실 읽은 지 너무 오래 되어서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읽으면서 즐거웠다
소소한 글과 인테리어 팁 약간 그리고 예쁜 집으로 눈이 즐거워질 수 있는 책
저자가 집을 꾸미며 느꼈을 즐거움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구경하기에도 즐겁다...


평창동 부암동....
이런 동네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은데 아무나 살 수 없는 지역...
내가 살고 싶은 동네도 마음대로 고를 수 없고 돈에 따라 사는 지역이 정해져야 한다는 게 참 끔찍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돈이 많다면 어디든 내 동네가 될 수 있는 거겠지...뭐 뉴욕같은 경우 건물에 들어올 사람을 아무나 못 들어오게
하고 회의를 통해서 들어오게 할지 말지 정한다던데 거기보다야 낫긴 하지만...음...


민주주의고 뭐고 떠들어대지만 이름만 다를 뿐 사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구별하기는 끝없이 이어질듯...
그리고 난 지금 확실히 구별되어서 구석에 처박힘...ㅡㅡ;;
뉴스에서 강남지역 수능 상위권 비율이 작년보다 3% 정도 줄었다던데...그걸 보고 미소가...
사교육 따위로 수능 성적이 결정되지 않도록 수능 시험 좀 잘 내시지...진짜 사고력을 잴 수 있는...
근데 그렇게 된 원인을 진단한 한 교사의 발언이 너무 쇼킹~했다...
사교육이 강남 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퍼졌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ㅜㅜ
갑자기 이상한 곳으로 빠지고 있다...그만두고 발췌나...










자기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공간인 집은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곳이다
다른 사람 눈치 볼 일 없이 내가 해보고 싶은대로 다 꾸며볼 수 있는 곳인 집


새로운 자극 없이 매일 반복되는 비슷한 일상에 묻혀 인생에 대한 감각마저 사라져 버릴 것 같아
난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친구의 권유로 파리에서도 가장 예술적인 정취를 쉽게 느낄 수 있다는 마레 지구에 위치한 작은 아파트를 빌려
2주간 여행의 거점으로 삼기로 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암스테르담은 혼자서 무얼 해도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는 묘한 매력을 지닌 도시였다
나같이 혼자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집에 있기는 싫어하는 사람들이 겪는 답답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친절한 도시였다


지금의 시대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이 중시되는 사회이지만 좋은 디자인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며
유행도 잘 타지 않는다


단골가게
모벨랩
이태원 창고
국제 갤러리 가구 전시회


언젠가는 그를 사랑하지 않을 날이 올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지 우린 또다시 고독해지고 모른 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1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지
- 프랑수아즈 사강 <신기한 구름>


인생을 살면서 벽을 쌓아가는 법을 배우는 듯 하다
사는 동안 좋은 경험도 하지만 상처도 받고 아픔도 있음을 알게 되면서 그 벽은 더욱 높아지고 더욱 견고해진다
삻의 아픈 경험들은 우리들을 더욱 조심스러운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며 두터운 벽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 믿게
만든다 그 벽에 기대고 그 벽의 보호 안에서 안전할 것이라 믿으며 행복한 얼굴도 하고 무감각 사람인 척하며 사는
어느 날 특별한 사람이 다가온다
그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와 그 동안 두껍게 쌓아논 벽에 손을 대는 작은 행동으로 그 벽을 허문다
그렇게 또 언젠가는 다시 벽을 쌓지 않아도 될 누군가를 찾기 위해 어떻게 온 지도 모른 인연에 기대를 걸어보는
것이다


1492년 콜럼버스가 카리브해의 섬 나라인 쿠바를 보았을 때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이라고 극찬했다 한다 국가 인구의 반 정도가 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