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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 - 마이클 해리스

by librovely 2019. 8. 12.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                                 마이클 해리스         2018           어크로스

 

읽기 시작한지 2달은 된 책...ㅋㅋㅋㅋ 재대출 재대출.....

읽다가 딴 책 읽다가 또 다시 읽고 뭐 이런 식이라서 오늘 읽은 부분 말고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앞부분도 와 이 책 좋다...이렇게 좋을 걸 기대 안하고 빌렸는데...하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하루종일 휴대폰을 붙잡고 있기에 혼자 있음에도 혼자 있을 수 없는 요즘 사람들에게 의미있을 책

나 또한 그렇다 특별히 연락도 안 오는데 습관처럼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누구에게든 도움이 될 책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이 책에도 종종 언급되긴 하는데....그 책의 요즘 버전이라고 하면 과장이긴 하지만

하여튼 요즘 시대에 맞는 홀로 있음에 대한 책이다

혼자 있지 못해서 아픈 시대에 혼자 있음을 회복해서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책

혼자 사는 사람들보다는 오히려 가족이나 친구나 연인이나 하여튼 지나치게 밀접한 하루 종일 붙어지내는

누군가가 있는 경우 더 의미있을 책

(난 이미 잘 하고 있는 거 같아요 ㅋㅋㅋㅋ 강제 혼자있기 실력만 늘어가고 있음...혼자있기  부심이 하늘을 찌름 껄껄껄)

 

 

 

유투브 같은 플랫폼 회사는 그저 공장만 지어 놓고 노동은 당신 같은 사용자들을 불러들여 시킨다

수익은 플랫폼 회사가 차지한다 설비가 많이 필요하지도 않다

인스타그램이 2012년 봄에 페이스북에 10억달러에 팔렸을 때 회사 직원은 13명이었다

최상위 30대 기업 중 13개 정도가 플랫폼 회사다

 

플랫폼 도시의 전망은 유토피아적인 동시에 오웰적이다

 

홀로 있음은 정말로 금기가 되었다

하지만 금기란 깨어지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거의 매 시간 홀로 있음을 연습할 기회를 얻는다 드라이브를 가라

잔디밭에 앉으라 스마트폰을 서랍에 집어 넣어라 한번 전화기를 보기 시작하면 홀로 있음은 계속

미뤄진다 홀로 있음은 하나의 자원이다

 

우리가 외로움이라 부르는 실패한 홀로 있음과 대비되는 진정한 홀로 있음은 비옥한 영토지만

거기에 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힘들게 노력해야 한다

 

의미심장하게도 오리건 겅간과학 대학의 한 연구팀이 1만1000명의 성인을 추적한 결과

전화통화를 하는 것이 우울증 위험도를 거의 낮춰주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인은 역사상 가장 많이 관계를 맺는 인간이 되었지만 고립을 막아주는 어떤 대비책도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외로움의 통상적 치료법은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는 것이지만 홀로 있음을 연습하는 것도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영국 정신분석가 도널드 위니코트는 정상적인 사람은 어린 시절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았던

기억을 무의식적으로 떠올림으로써 외로움과 불안을 해소한다고 지적했다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의 토대는 패러독스다

어머니가 바로 곁에 있지 않더라도 금방 데려올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된다

이 체험이 충분하지 못하면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은 발달하지 못한다

홀로 있으면서도 행복한 사람은 타인의 사랑에 대한 믿음도 확고하다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주기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을 힘들어하지 않는다

 

우리가 멍하니 있다고 생각할 때 즉 뇌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

실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작동하여 기억 저장이나 창의력 개인적 의미 구축 같은 분주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쪽 전전두엽 바깥쪽 측두엽 두정엽이 이 같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영역에 속한다

 

프란츠 카프카가 홀로 몽상에 잠겨야 할 필요를 매우 솔직하게 털어놓았던 것을 기억한다

글쓰기는 철저한 고립이고 나만의 차가운 심연 속으로 침잠하는 것이다

 

작가 세바스티안 드 그라치아

아마 어떤 나라의 내적 건강을 판단하는 척도는 그곳 주민들이 어느 정도까지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좋은지에 달려 있을 것이다

 

기계 구역에 들어간 인간은 기계 앞에 홀로 있지만 그 상태는 홀로 있음이 아니다

기계 구역에 들어간 인간은 관계를 완전히 포기한 사람들이다

캔디 크러시 같은 게임의 최고 특기는 홀로 있음의 파괴다

 

정신적 고립을 선택하는 것은 파괴적 행동이며 루딕 루프 기술자들과 미디어 재벌들에 대한

진정한 사보타주다 고립을 선택하는 것은 아주 멋있는 낭비다

 

그들도 살아야지 내가 볼 때는 이것이 개별적 스타일을 가져야 할 가장 확실한 이유다

 

독립성을 쟁취하려면 우리는 타인의 비위를 맞추려는 욕심 호감을 사거나 공유되거나 팔로워를

얻고 싶은 욕망을 떨쳐내야 한다

 

플랫폼 테크놀로지에서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문화의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잭슨 폴록의 화폭 앞에  서 있을 때 느끼게 되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혼돈, 버지니아 울프의

읽을 때 엿보게 되는 비참한 완벽성 같은 것은 몸소 얻은 다음에 빛을 발할 수 있다

 

매슈 크로포드는 <당신 머리 너머의 세계>라는 책에서 성숙한 취향을 가지는 과정은 사실 오락의

반대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려면 공부와 교육이 필요하다

 

구글지도

마셜 매클루언이 말한 것처럼 이런 도구가 인간의 인식을 마비시키는 힘을 가졌음을

인정해야 한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되었지만 흐릿한 렌즈를 통해서만 본다

안전해졌고 계속 존재는 하지만 빈곤해졌다

 

구글지도를 쓰면 길 찾기 달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실은 그것 때문에 우리의 길 찾기

능력이 퇴화한다는 것 그런데 길 찾기는 인간이 원천적으로 갖추고 있던 능력이다

 

개인적 경험은 절대 지도로 제작될 수 없다

미리 준비되고 군중의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선택지를 버리고 자신의 단독적이고 정신적인

지도를 그리기로 할 때만 우리는 자신을 열어 과거 세대의 여행자들이 당연시했던 순전히

끔찍하고 경이로운 낯섦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최고의 홀로 있음을 물려받는다

 

자가 측정의 한 세기가 등장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예쁘게 장식된 카푸치노 거품 사진에서 훈련 일정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온라인 코멘트를 활용하여 예전에는 혼자 있던 순간들에 금박을 입히고 싶어한다

 

우리는 연결된 상태로 태어난다 홀로 있음은 성숙한 인간이라야 가능하다

 

마크 트웨인

가끔 느긋해지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좋을 때가 있다

진정한 성장 진정한 성년에는 그런 느긋함 경계의 이완이 필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간단하게 말하면 우리는 실종되기 전에는 발견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

 

우리가 인생의 어느 부분 동안 사라지고 추적되지 않을 권리를 고집하는 한

전면적인 디스토피아는 오지 않을 것이다

 

풀이 무성한 목초지와 교통량이 많은 시내 도로를 걷게 한 전후에 뇌 영상을 찍었다

시내에서 걸은 참가자들은 반추의 빈도가 훨씬 잦았는데 이는 우울증 초기 증상으로 생각에

잠기고 자기 비판에 빠지기 쉽다 그리고 반추와 관련된 뇌 영역이 시내 산책에서는 불이

켜지는 반면 자연 산책에서는 차분해졌다

자연의 사진은 인간의 애정과 장난스러움의 감각을 증대시킨다

산림욕이라 알려진 숲으로 잠시 다녀오는 것은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면역체계를 증진시킨다

 

몇몇 의사들은 천식 ADHD 비만 당뇨 불안등에 대해 야외에서 시간 보내기를 처방하기 시작했다

 

프루스트

독서를 홀로 있으면서 이루어지는 소통의 유익한 기적이라고 규정

 

오틀리

독서

내가 나 자신을 침묵시키고 다른 때에는 열이 오른 자아를 침착하게 만들어야만 주어질 수 있다

이 과정 홀로 마음을 넘겨주는 일은 독자들이 오랫동안 스스로 훈련시킨 결과물이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그것을 할 능력을 계발하며 그런 다음 우리에게 훨씬 더 많이 필요한 어떤 것

즉 공감을 길러내기 시작한다 항상 책을 읽는 사람은 타인의 의견과 관념을 수용하는 법을 배운다

새로운 생각을 발견하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삶을 살아보고 흡수하고 좋아하는 데 익숙해진다

 

심리학자 레이먼드 마

소설을 읽을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은 일상생활에서 타인을 이해하는 데 관여하는 뇌 영역보다

유달리 더 크다 글을 읽을 때 우리의 뇌는 그 주인공이 경험하는 것을 자신도 경험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새로운 것에 관한 한 고전적인 것과 미래의 것들이 동일합니다

(두 가지 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이니까)

 

문자 전송은 편지 쓰기의 속도 빠른 버전만이 아니다 우리가 폐기해버린 편지는 그것과 질적으로 달랐다

편지는 더 느리고 더 사려 깊은 작업을 요한다

편지를 쓸 때와 받을 때 사이의 침묵에 싸인 막간으로 인해 고백이 유보됨으로써 그것은 더욱 귀중해진다

또 편지는 사람들의 개인 역사를 본인이 소지할 수 있게 한다

 

젊은 친구들은 혼자 있기를 더 힘들어했고 열두 시간 이상 사회와 완전히 차단되어 있던 시간을

기억하지 못했다(그리고 잠든 시간이 여덟 시간이라는 점도 기억하라)

내 경우 스물네 시간이 최대치였다 심리적 비만이다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다른 사람과 함께 한 시간을 보낸다면 그에 비례하여 혼자서 X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일종의

규칙 같은 것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