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제인에어 Jane Eyre 2011 영국

by librovely 2011. 5. 16.

제인에어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난 책을 좋아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좋아하려고 노력했다
중2 정도 까지는 명작이라고 불리는 책을 읽어보려고 애를 썼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도 읽었었고(그 책은 읽기만 했고 이해는 전혀 못함) 제인에어와 폭풍의 언덕은 특히 재미
있게 읽었었다......하지만 내용이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제인에어...
어렸을 때 친척집에 살면서 몰래 책을 읽었고 구박을 심하게 받다가 어느 집에 가정교사로 가게 되고 뭔가 괴팍한
집주인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라는 정도로만 기억이 났다...



내용보다도 이 영화는 영상이 아름다울 것이라는 생각으로 보려고 했었다...
역시 영상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이 영화를 비롯한 영국 배경의 고전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영국 시골에 대한
로망이 샘솟는다...보통 도시에 대한 로망이 솟구치는데 영국만은...푸른 초원과 그 뒤로 보이는 저택...
이런 곳에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워낙 소설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아서 흥미롭게 봤는데 다른 사람들은 지루해 하는 분위기도 살짝...
난 좋았는데...이야기 진행이 빠르거나 대단한 굴곡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물론 주된 이야기의 흐름은 상당히 독특
어쨌든 알 수 없는 여인이 비(?)를 뚫고 들어와 쉬며 자신의 과거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제인에어가 그린 그림...
이 그림의 독특함에 로체스터는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말을 걸고...
영화를 본 지 워낙 오래되어서 어떤 대사였는지는 기억이 나지도 않고...다시 보고 싶다...
뭔가 권위적이지만 속에는 슬픔이 있을 것만 같은 로맨스 속의 전형적인 남자 성격 로체스터...그러나 어쩌겠는가..
멋진 것을...



뭔가 제멋대로고 속을 알 수 없는 로체스터에게 제인에어는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런 그녀에게 로체스터는 결혼을 하자는 뉘앙스를 풍기다가도 어떤 돈 많은 젊고 예쁜 여자에게 애정행각을
보이기도 하고 도통 뭐하는 시츄에이션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아마 제인에어가 없을 때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사귀어둔 킵~해둔 여자가 아니었을까..그러다가 제인에어를 만났고 제인에어가 수락만 하면 바로 그 여자는
내칠 수 있는? 어쨌든 로체스터는 혼자서는 설 수 없는 그런 존재인듯...겉으로는 강하나...



그런 그에게 제인에어는 수동적인 태도로만 곁에 머물다가 화를 내고 결국 로체스터는 제인에어와 결혼으로
행복한 삶이 펼쳐지나 했더니 그럴리가...그에게는 이미 결혼했었던 과거가 있고 그 상대인 여자는 미쳐있는
상태로 저택의 어느 방에 갇혀 지내고 있었다...로체스터의 말에 의하면 젊을 때 돈을 보고 그냥 결혼상대로
정해졌던 여자였고 그녀는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을 놓았고...자신이 평생 짊어져야 할 짐이라며
슬퍼한다...



그러나 그는 제인에어가 없으면 살 수 없다고 말하고...그래도 충격받은 제인에어는 도망치고...
그 장면이 바로 영화의 시작부분....



그렇게 도망친 곳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그리고 그의 여자 형제들은 따뜻하게 대해주고 선생 자리도 하나 내주고 소박한 집도 준다...
그러다가 그 남자는 청혼을 하기에 이른다...같이 선교를 떠나자고...하지만 제인에어는 선교를 같이 떠날
수는 있지만 결혼은 못하겠다고 한다...그러면서 오빠~라고 부른다...오빠 동생사이로 지내자...이런 비극이..


왜 이 남자는 입양했지만 하여튼 딸도 있고 부인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구 마구 끌리고....




왜 이 남자는 결혼한 경험도 없고 그렇게 따뜻하게 대해주는데도 남자로 보이지 않는걸까....



그 차이를 만드는 건 대체 뭘까....
그냥 단순하게 외모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하여튼 그렇게 집을 뛰쳐나왔고 그 후로 제인에어는 친척의 어마어마한 재산을 물려받는데....
사실 그녀를 찾는 광고를 보고 그녀는 로체스터가 자신을 찾는다고 생각하고 기뻐한다....
그러나 그게 아님을 알고 돈의 액수에도 상관없이 실망에 잠긴다... 사랑의 힘은 대단하구나....
찾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나보다...감당이 안되어서 뛰쳐 나왔지만 로체스터와 헤어져 있는 건 더 감당이
안되는...



그녀는 깨닫는다....
그리고 로체스터를 스스로 찾아간다...
하지만 때는 늦었다...불이 나서 집은 다 탔고...로체스터의 부인은 자살했다고 한다...
로체스터의 행방에 대해 경악하고 있을 즈음 그녀 근처에 그가 나타난다....개 한마리와 함께....
그는 화재로 남을 구하다가 시력을 잃었다...물론 재산도 잃었고...가진 건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그런 건 이미 그녀에게는 중요하지 않음...그리고 이제는 그녀에게 재산이 있으니까...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난다...


빈털터리...의 로체스터
그래도 좋다면...그건 그냥 그 사람 자체가 좋은거고....이런 설정을 넣을 수 밖에 없는걸까...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설정이 극단적이고 그렇지만...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 속에서 소설 속에서라도 저런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것이 행복하게 느껴졌고
마지막에 개와 나타난 초라한 로체스터를 보고 제인에어가 행복해 하는 것을 보자 눈물이 주룩주룩...
영화 그것도 러브 스토리를 보고 우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울기보다는 놀고들 계십니다...에 가까운
반응이 나오는데...이 영화는 달랐다...뭘까? 무슨 차이가 똑같은 사랑 이야기도 유치 찬란해 보이게
만들거나 숭고해 보이게 만드는 걸까?


영화를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디선가 많이 들었던 그 표현...
나도 저런 사랑 한 번 해보았으면...
아니 영화를 통해서라도 구경했으니 그걸로도 충분히 만족....



소설로 다시 읽어보려고 도서관에 갔는데 책이 두껍고 2 권이나 되어서 일단은 포기...
언젠가는 꼭 시도를...



특이하게 느껴졌던 장면 하나...
제인에어가 엄청난 재산을 물려 받은 후 자신을 받아 준 그 집의 형제들에게 재산을 주고는
가족으로 받아들여달라는 의미로 바로 오빠~라고 부르던 장면...
그리고 재산을 상속받은 것보다도 자신을 그렇게 괴롭혔던 피붙이가 죽었음에 더 속상해하는 장면
어릴 때부터 가족 없이 외롭게 살아온 제인에어에게는 돈 보다도 그렇게 구박해대던 친척이 더 소중
하였던 모양이다...외로움을 유발하는 대상은 친구나 연인의 존재 뿐만이 아니라 가족과 친척도 있는
것이었구나....


 

 

 예쁜 장면이 끊임없이 나온다....
옷도 구경할만하고 집과 초원~~



게다가 음악도 좋았다...
지금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명대사 붙여 넣기로 마무리

난 당신을 보면 이상한 기분이 느껴지오 내 왼쪽 늑골 밑의 어딘가에 실이 한 오라기 달려 있어서 그게 작은 당신 몸의 같은 장소에 똑같이 달려 있는 실과 풀리지 않게끔 단단히 매여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 당신이 먼 곳으로 떠나버리면 거친 해협과 2백 마일의 육지로 동떨어져 있게 되면 이어진 실이 끊어져 버릴 것 같아서 그렇게 되면 내 체내에 출혈이 있을 것 같아 걱정이오

이 대사를 보니 책을 읽어보긴 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