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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청담동 여자들 - 심우찬

by librovely 2008.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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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여자들                              심우찬                        2008'             시공사



심우찬
이 남자 얼굴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아마 온스타일같은 여성용? 케이블에서 봤을거다.
이 책을 읽다보니 그가 로레알 코리아에서 일을 한 것 같은데 그러니 아마 로레알 화장품 홍보멘트를 날리기
위해 TV에 등장했던 모양이다.


그때 기억으로는
그는 어떤 화장품의 기능에 대해 홍보를 하고 있었는데 대놓고 광고는 아니고 케이블에서 자주 써먹는 그 방법
화장품 아니 꼭 영어로들 말하지...코스메틱 정보를 주겠다면서 은근슬쩍 광고를 하고 있던 그 상황...
분명 얼굴은 남자인데 눈꺼풀에 힘을 주고 도도하게 시선을 내리꽂으며 턱은 살짝 치켜올린 피부가 유난히
부드러워 보이며 어디 하나 관리를 안 한 곳이 없을 퍼펙트한 분위기를 풍기면 질 좋아 보이는 검정 정장 차림의
그리고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그의 말투...섬세하면서도 여성스런 분위기를 보이던 교양이 넘치다 못해 살짝
거부감을 일으키던 그 말투...


로레알 말고 무슨 명품(저자는 이 명품이라는 말이 너무 웃기는 말이라고 책에서 언급한다) 브랜드 화장품의
홍보 멘트도 기억이 나는 것 같다...샤넬인가? 디올인가? 몰라...하여튼 가끔 TV에서 본 심우찬...
남자인데 화장품 홍보를 하느라 컨셉상 저렇게 꾸미고 다니시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의 개인적 취향도
그쪽이 잘 맞으니 저런 일을 하시겠지 라고도 생각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그가 썼다는 파리여자 서울여자라는 책 이름을 알게 되었고 검색해보니 그의 최신작인
청담동 여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청담동 여자들...제목이 참 뻔뻔하다? 들고다니기 뭣하다....
청담동 여자들이랑 나랑 무슨 관계가 있기라도 한가?
관계가 전혀 없다 혹은 극과 극이다라는 것이 관계라고 보자면 관계구나.



청담동 여자들이란 무엇일까?
청담동에 사는 여자?
청담동에 누가 사는데?
청담동에는 부자가 살지.
어떻게 부자가 된건데?
자기가 벌어서 청담동 살기는 힘들지 아마.
그럼?
그럼 뭐긴 부모가 부자인거지.
여기서 부자라는 것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의미겠지?
흠...
그럼 청담동 여자들이란 부자 부모를 만나서 청담동에 거주하며 청담동에 출몰하는 여자들?
혹은 청담동 남자를 만나 청담동 여자가 된 경우도 있겠구나.
그리고 극히 드물거 같긴 하지만 스스로 전문직이라 고소득을 올려 청담동에 입성한 여자도 있긴 하겠지?



어떤 경우든 음...좀 짜증난다. 많이 부러우니까...
뭐가 부러운가?
딴건 그렇다 치고 여유로운 돈은 일단 경제적 속박에서 자유를 주니까...
뭘 하려고 해도 돈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던가?
물론 숱한 책에서 심리학자들이 나같은 빈민층에게 용기를 주시려 열심히 주장했듯이 일정 수준의 경제적
수위에 오르면 그 다음부터는 경제적인 것과 행복이 아무 상관관계가 없어진다고 하긴 했지만
그게 맞는 말인건 알겠는데 날이 갈수록 그 더이상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될 경제적 수준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게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럭셔리 브랜드 가방을 하나 든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없는 거 보다는 있는게 낫지 않느냐...
좋은 레스토랑에 가는 것 보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지만
좋은 레스토랑에서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은 불가능 하겠느냐...
이런 말을 한다고 내가 돈에 연연하는 사람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어쨌든 나는 그런 편은 아니라고 아니
그런 편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는게...


결혼한 친구들이 진담 반 농담 반 해대던 그 말...
남자 볼 때 돈만 봐...돈이 사랑이고 돈이 있으면 싸울 일도 없어..
그렇다고 그 친구들이 돈을 보고 결혼한 것도 전혀 아니며 그리 여유없게 보이지도 않지만 하여튼 그들의
말이 대강 무슨 의미인지 알 것도 같다.  근데 정말 돈만 본다면 결혼하기 참 쉬웠을텐데...아닌가?
갑자기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는구나....


하여튼 난 궁금했다는 것이다.
나와 너무 동떨어진 청담동 여자들이 어떤 인생을 살고 계신건지...
내가 돈이 궁해 궁상을 떨 때 그녀들은 얼마나 여유로운 삶을 영위하고 계신건지 자세히 들여다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을 빌려 읽었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읽었는데 재밌고 생각거리도 은근히 많았다.


흔히 패션 분야에서 일하면 나만의 편견일지 모르지만 뭔가 머리가 빈 사람들처럼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는 일단 패션이라는 것이 겉모습...껍데기에 집중하는 일이니까...물론 겉은 속과
연결되는 것이기 마련이지만...왜 그렇지 않은가? 그의 외모를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좀 보이지 않는가?
여기서 외모란 타고난 그것이 아닌 옷이나 헤어 스타일 따위... 또 무덤 파는 이 느낌...
하여튼 그랬는데 음...편견이 맞는 모양이다.


심우찬은 머리는 비고 허영으로 가득찬 그런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
똑똑하고 나름 예리하다.
세상을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꽤나 괜찮다.
그의 글을 읽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된 느낌이...



앞부분에는 말 그대로 청담동 여자들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스타벅스와 커피빈 상륙 이전에 이미 그녀들은 하루에에서 고급 원두커피를 즐겼으며 차 없이는 절대
돌아다니지 않는...압구정 거리를 걷는 여자들은 청담동 여자가 아니라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뉴욕에 사교계가 있듯이 청담동에도 각종 파티?와 그들의 루트 안에서 피어나는 각종 루머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참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후반부에 가서는 청담동 여자들 이야기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여자에 대해 이야기 한다.
심우찬은 파리와 한국에 수시로 오가며 외국 생활을 아주 많이 해왔다고 한다. 역시 한국에만 머물러서는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예민해지기 힘들 것이다. 외국에 체류한 경험을 통해 그는 한국 사회에 대해
그리고 그 안의 여성에 대해 예리한 눈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거 이거 이상하거든...이런 식으로...
남자지만 여자를 잘 이해하며 여자의 입장에서...


근데 심우찬은 책 내용 중 자기가 커밍아웃을 했다는 말을 하는데...그는 게이인가? 음...잘 모르겠다...
그렇건 아니건 하여튼 심우찬은 참 멋진 사람이다.  허영의 바다에서 일하는 저자이지만 그는 그런 곳에서도
자신의 올곧은 생각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나라면 아마 심우찬 같은 일을 하고 수시로 파리~를 왔다
갔다 했다면 제대로 허영의 바다에서 허우적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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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그 사람 어쩌면 그럴 수 있어요?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심우찬과의 대화는 대부분 우리 사회에서 물의를 빚고 있는 불온 세력에 대한 비판이나 대중은 잘 모르지만
잘못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사는 이들에 대한 분노에 관한 내용들이다.

보통 사람들은 20대 무렵에는 정의감에 넘쳐 사회적 이슈에 대해 공분하다가 나이가 들면 그런 날카로운
시각과 비판의식이 사라지고 재테크나 건강 타인들에 대한 뒷담화에 몰두하게 된다.
심기하게도 심우찬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지 세월이 흐를수록 정의로워지고 주변에 대해 관대해진다.

기자처럼 날카로운 관찰자의 입장에서 살핀 것이 아니라 한 발은 청담동에 한 발은 외국에 걸친 사람만이
가능한 애정 어린 비판서

-유인경 (경향신문 기자)





된장녀
이 단어 깊이 감추어진 지독한 여성 비하
역삼동의 스타타워나 삼성 빌딩에서 나오는 아르마니나 돌체 앤 가바나의 말끔한 슈트를 입고 루이비통이나
프라다의 브리프 케이스를 든 슈퍼루키들을 향해 된장남이라는 레벨을 붙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청담동 여자들은 아무리 전문 직업을 가지고 당당히 자기 일을 한다 해도 이름만으로도 던적스러운
된장녀라는 호칭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스타벅스나 커피빈이 한국에 상륙하기도 전에 고급 원두커피 문화와 와인 샴페인이 전파된 곳도 바로 이곳
청담동에서 유행에 뒤떨어진다는 것은 자신의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문화 인류학자 윌리엄 로이드 워너는 그의 저서 <미국의 사회 계층>에서 계급이란 그 사회의 구성원들에
의한 상호 평가와 지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담동에 살거나 다른 곳에 살아도 그녀들의 생활 사이클은 청담동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그녀들은 대부분 도곡동의 바로 거기(타워팰리스겠지?)에 살거나 압구정동의 아파트나 삼성동의 초고층
아파트에 산다.


서로를 사모님이라 부르며 친분을 맺는 인적 네트워킹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이 네트워킹은 집안 출신학교 남편직장 아이들학교 등의 여러 루트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지 그저 부자이기
때문에 청담동 사모님으로 편입되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를 내세우는 패션을 지극히 혐오해 심지어 그녀들 중에는 옷을 사자마자 레벨을 뜯어내는 극성파도 있다
그녀들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브랜드의 옷을 입었느냐가 아니라 자신의 매력이 그 옷을 입음으로 얼마나
더 부각이 되었는가이기 때문이다.


자유 쿨 게이친구 마놀로블라닉 지미추 셀렉트숍 발렌시아가 뉴비틀 하루에 베키아앤누보 온스타일



어설프게 주방과 서빙 스태프를 고용하면 문을 닫기 십상이다.
가장 대표적 성공 케이스 '미 피아체'
청담동 손님들은 단지 음식 맛 뿐만 아니라 서비스 분위기 심지어 인테리어 소품 하나까지 관심을 기울인다


신사동 가로수길 '모던밥상'


실상은 모두가 부에 집착하면서도 부자들에 대해 이렇게 악의적인 나라는 세계에서 예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상위 1%가 되고 싶으면서도 부자들을 손가락질 하는 것이다.
선진국 사람들은 부자를 그저 평범한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부류로 취급하는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 (난 이런 여유는 이미 체득한 듯...)  아니 여유라기 보다는 인정하기 싫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누굴 탓할 수 있을 것인가?
그만큼 우리 주변에는 진정한 부의 가치를 실현하는 버는 것도 쓰는 것도 귀감이 되는 부자가 드물기 때문이다.


스노비즘 SNOBBISM  의 목적은 자기과시이다
나는 이만큼 잘났고 똑똑하며 특별한 사람이라는 자의식
자신이 누구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줄 모르는 이기심이 바로 스노비즘


지적인 능력 교육 수준을 드러내는 어투 등은 보다 더 지능적이고 잔인한 스노비즘이다
물질적인 스노비즘이야 돈으로 얼마든지 살 수 있지만 지적인 스노비즘 즉 애티튜드는 시간과 내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내기 위해 타인을 무시하는 스노비즘의 속성은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만들며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는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부자는 물질적인 풍요로움은 물론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것이고
진정한 지식인은 타인의 무지마저도 포용할 수 있느 덕이 필요한 것이다.


명품이라 부르며 그 명품을 소유함으로써 자신도 선택받은 1%에 속한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집단적인 브랜드 중독증에 빠진 아시아 사람들만큼 프랑스인들에게 훌륭한 코미디 소재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명품이란 단지 돈만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닌 어떤 격조나 소비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명품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소지한 사람의 개성과 삶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어떤 소비 형태를 지칭하는 것이지요. 복식학자 플로랑스 뮐러는 말한다.


가장 이상적인 일은 성형수술을 하지 않고도 온갖 세상의 미의 가치 기준
이를테면 키는 168이 넘어야 한다든가 몸무게는 50 킬로그램 이하 S라인 같은 것들에
초연하게 맞서며 사는 것이다


우리 사회처럼 여자들에게 치명적인 유혹이 많은 곳도 드물 것이다
더욱이 예쁘고 똑똑한 여자라면 잠시 눈만 질끈 감으면 편한 인생을 살 수가 있다
하지만 자신의 삶의 가치라든가 목표 등을 내던지고 누군가의 인생에 얹혀가야 한다는 것만큼 치사한 일이
더 있을까?


사회적 신분 상승의 기회로 결혼을 이용하기도 한다
결혼 당사자 조차도 상대에 대한 계산을 조금만 해보면 뻔한 미래가 보이는 것이다
이 사람과 결혼을 하면 나는 어느 정도의 아파트에서 어떤 계층의 사람들과 섞여 살다가 몇 년 지난 후에는
아이들을 낳고 어떻게 교육을 시키며 살아갈 것이다 라는 뻔한 그림이 보인다
그래서 조금도 손해보고 싶지 않은 심정으로 완벽한 조건을 따지게 되는 것이고 결혼 자체가 증권 투자와
다를 바 없게 되었다 


프랑스는 잘 알려진 것처럼 전체 커플의 동거율이 30%가 넘는 나라이다.
혼외커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전체 출산 비율의 30%를 넘고 있다
가끔 이들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형태의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바로 완벽한 결혼에 이르기 위한 동거라는 안전장치 때문이다


아버지나 삼촌처럼 나이 차이가 나는 남자 앵커와 여자 아나운서
남자 앵커는 묵직한 정치 시사 문제를 다루는 반면 여자 앵커는 날씨나 문화 사회적인 면을 소개한다
남자라면 적어도 10년은 기자 생활을 거쳐야 뉴스 앵커를 넘볼 수 있는데 여자는 미모와 말솜씨 하나로
무임승차를 한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여자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프랑스 여성의 자신감


미녀들의 수다
저급한 글로벌 소개팅 프로그램의 누명을 벗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미녀들은 좀 더 소양과 지식을 지닐 필요가 있다 어느 나라 여성이든 교태와 커다란 가슴만으로 그 나라
여성을 대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국의 문화와 전통에 대한 지식 대한민국에 대한 이해와
열린 눈을 가지고 문화 차이를 설명하던 따루라든가 레슬리 허이령 같은 미녀가 아쉬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