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2004 마음산책
마음산책 책은 김형경의 사람풍경인가 그게 떠오른다 그 책이 워낙 좋았기에 근데 이 책도 마음산책
마음산책 돈 좀 벌었겠다 이 책 많이 팔리지 않았나? 하고 쓰다가 왠지 맘이...ㅋㅋㅋ 빌려본 주제에..ㅋㅋ
아니 내가 빌려봤으니까 누군가는 좀 사서 봐야하지 않나 해서 걱정하는 것임...따뜻한 마음으로...ㅡㅡ;;
김연수의 책 소설가의 일을 아주 재밌게 읽었다 이 사람은 좀 유머러스한 사람이다 이 책 말고도 예전에
그 때는 김연수가 미혼일 때 무슨 여행을 주제로 쓴 짤막한 글을 읽었었나 그런 글을 모아놓은 책이었는
데 김연수가 쓴 부분이 너무 웃겼다...하여튼 김연수는 재밌는 사람임...그래서...
이 책은 그런 웃긴 김연수가 더 어릴 때 썼으니까 아주 톡톡 튀게 재밌겠다 생각했다 근데 이 책도 중간에
김연수가 결혼하는 부분이...결혼을 빨리한건가? 난 정말 이건 편견이라고 할 수 있는건데 하여간 기혼
남자가 쓴 책 별로 안 좋아한다....그 사람이 결혼 안했으면 너랑 결혼이라도 해줄까봐 그러냐? 라고 한다면
아이고 내가 무슨 바보도 아니고...그런 게 아니라 뭐랄까 난 그 말을 믿는 편이라...모든 지식과 예술 생성의
근원적 에너지가 누군가를 꼬시기위함에서 나온다라나 뭐라나...하여튼 그 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그냥 웃자고 한 소리고 어쨌든 이 책은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해서 기대를 아주 많이 하고 펼쳤는데
앞부분은 아이고 재밌어 했고 중반부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하고 별반 재미가 안 느껴짐...ㅜㅜㅜㅜㅜ
일단 중간중간 한문이 섞인 시...한시인가 이게? ㅋㅋㅋ 하여튼 그런 게 내용과 어울려 등장하는데....
나는 기본적으로 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이며 게다가 한자...보기만해도 두드러기가..ㅋ.ㅋㅋㅋ
그리고 시를 가만히 음미하기엔 성격이 급해서...(머리가 나빠서라고는 도저히 쓰고 싶지 아늠)
하여간 그랬다....그리고 나이 차이도 살짝 있어서 그의 심정을 헤아리기엔 공유한 문화가 좀 다른
그런 점도 있었고...어쨌거나 나는 소설가의 일이라는 두 번 읽었으나 여기에 독후감은 쓰지 못한
그 책이 이 책보다는 더 좋았던 거 같다...그 책은 정말 정말 재밌었고 전혀 몰랐던 이야기를 들려줬기에
빵집 아들 김연수....천문학과에 가려다가 떨어져서 영문학과에 진학한 김연수....
작가 김연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개인적인 내용들이 들어있는
이 책이 참 재밌게 느껴질듯...그리고 김연수 또래의 남자들이 읽으면 공감을 많이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물론 읽어볼만한 책인 건 맞다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데미안과 파우스트와 설국을 읽었고 절에서 밤새 1080배를 했으며 매일 해질
무렵이면 열 바퀴씩 운동장을 돌았고 매순간 의미있게 살지 않는다면 즉시 자살한다는 내용의
조건부자살동의서라는 것을 작성해 책가방 속에 넣고 다녔다
시를 쓰는 여학생을 맹목적으로 좋아했고 초콜릿 맛이 나는 장미를 피웠으며...
어디서 왔는지 또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별들만이 가득한 바다 또 나는 어디서 와서 또 어디로 가는지
그게 너무나 궁금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내 마음 한가운데는 텅 비어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그 텅 빈
부분을 채우기 위해 살아왔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되면서 나는 내가 도넛과 같은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됐다
빵집 아들로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깨달음이었다 나는 도넛으로 태어났다 그 가운데가 채워지면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나마 삶이 마음에 드는 것은
첫째 모든 것은 어쨌든 지나간다는 것
둘째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것
하루키 얘기를 마저 하자면 상실의 시대에는 죽음은 삶의 대극으로서가 아니라 그 일부로서 존재해 있다
라는 이성교제 문제로 아버지에게 심하게 꾸중을 들은 여고생이 자살사이트 익명게시판에 적어놓을만한
문장이 나온다
방위 시절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컴퓨터에 하염없이 입력한 적도 있었다
내가 뭔가를 쓰게 됐자면 그와 비슷한 이유 때문이었다
반 다인
심각한 책은 의사가 읽지 못하게 하는 통에 병상에 누워 가볍게 읽을 만한 추리소설을 읽기 시작해
근 2천 권을 독파했다
아룬다티 로이
<작은 것들의 신>
영국 최고의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 전세계22개국에서 번역
인터뷰에서 자신만을 위해 쓴 소설이라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키친 테이블 노블
애잔한 까닭은 첫사랑을 닮았기 때문이다
나는 대체로 다른 사람에게 큰 관심이 없다 내가 꼭 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에도 흥미가 없다 내가 해야만 하는 일들만이 내 마음을 잡아끈다 조금만 지루하거나
힘들어도 왜 내가 이 일을 해야만 하는가 의문이 솟구치는 일 따위에는 애당초 몰두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완전히 소진되고 나서도 조금 더 소진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내가 누구인지 증명해주는 일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 견디면서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일
이안 와트 <소설의 발생>을 공부하면서 소설에 대한 견해를 비로소 가질 수 있었다
아마도 와트의 이 책이 아니었더라면 소설가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편지를 보내고 나면 혹은 전화를 끊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너무나 허전했다
그 공허감이란 결국 새로 맞닥뜨려야만 하는 세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도피해 들어가는
자폐의 세계였던 것이다 번데기가 허물을 벗듯이 새가 알을 깨듯이 우리는 자폐의 시간을 거쳐
새로운 세계 속으로 입문한다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면 결국 그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다
내게도 그처럼 푸르렀던 말이 있었다
예컨대 글을 잘 읽었다 라든가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네가 어떤 시를 쓸지 꼭 보고싶다 같은 말들
그런 말들이 있어 삶은 계속되는 듯하다
의문만 잔뜩 남겼을 뿐인 첫사랑도 마찬가지였다 보지 않으면 보고 싶었고 만나면 즐거웠다
이런 걸 사랑이라고 하는 것일까? 하지만 거기에는 대단히 중요한 뭔가가 결여돼 있는 듯 보였다
지금 생각하면 만나면 만날수록 괴로워지는 어떤 것 괴로우면 괴로울수록 감미로워지는 어떤 것
대일밴드 얇은 천에 피가 배어드는 것을 느끼면서도 스케이트를 탈 수 밖에 없는 어떤 마음
그런 마음이 없다면 사랑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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