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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출장, 감정노동

by librovely 2010.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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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출장을 갈 일이 있긴한데...갈까 말까 며칠을 생각하다가 그냥 어제 가기로 정했다
안 가도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안갈까 하다가 그냥 갔는데 가보니 안 갔으면 큰일날 뻔 했다...
생각보다 내가 하나도 모르고 있었던 것...난 대강 다 알고 있는 걸로 착각하고 있었다



안양까지 가야 했는데...지도 검색을 해보니...길이 복잡...
가기 싫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게다가 날씨까지 이상하고....
역시 가면서 멍청한 짓을 하나 해대서 살짝 지각을 하였다...



공교롭게도 가보니 남자가 대부분....어색하고 참 좋다...
이런 환경에서 일한다면 야근도 즐거울텐데...
역시 또 그 증세가 시작되었다...
괜히 질문하기....증세...



평소 궁금하던 것과 하나도 안 궁금한 것과 궁금해할 필요가 없는 것들을 열심히 생각해내는 내가 기특했다...
그렇게 질문을 해대고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질문한 경우에는 설명을 하려고 말을 꺼내면 조금 듣다가
아..이렇게 저렇게 하면 되는거죠? 라고 댕강 끊어먹었다...뭐하는 짓인지...



돌아오는 길은 더 추웠고...
생소한 곳에 가서 그런지 기분이 우중충했다...
원래 평일의 대낮에 돌아다니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오늘은 날씨가 영 아니었다...





지난 주 출장은 날씨도 참 화창하고 따뜻했다~
평일의 낮이고 따뜻한 햇살도 있었고....
그리고 직장 어르신도 있었고...직장 어르신도 있었고 직장 어르신도 있었고 직장 어르신도 있었다  ㅡㅡ;;



그래도 단 둘이서 가는 출장이 아니라 나 외에도 3명이나 더 있어서 마음을 놓았었는데...
어른이 동행하는 경우 그 분에게 보조를 맞추어 대화를 해야만 하는데 내가 안해도 다른 사람이 할테니까...
물론 둘이서 간다고 해도 아마 난 입을 다물고 있었을 것이다...난 무뚝뚝하니까....
요새...한 주 동안 남이 나에 대해 무뚝뚝하다고 했다는 소리를 두 번이나 전해 들었다...



하여튼 그렇게 마음을 놓고 갔고 가는 동안 역시 나를 제외한 세 사람은 참 열심히 어른과 함께 대화를....
나는 입은 열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듣는 척을 했다...재미 하나도 없는 대화를 살짝 미소지으며 듣는
그 극한 체험이란...가는 길과 오는 길은 생각보다 길었다...왕복 2시간을 꼬박 그렇게 있었다...



직장에 도착한 시각은 그다지 늦지 않았었다...5시 15분...분까지 기억나다니...지루한 대화 해방 기념시각...
집으로 혼자 돌아가게되니 꿈만 같았다...아 살 것 같다...집으로 가는 20 여분 동안 난 내가 지을 수 있는
가장 뚱~한 표정을 마음껏 지었다...



그 날 사실 피곤할 게 전혀 없었다... 출장 가서도 그냥 앉아서 설명을 들었을 뿐이고...
하지만...정말 오랜만에...퇴근 후 식사도 안 하고 뻗어버렸다....기운이 없어서 누웠는데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12시간을 내리 정신없이 잤던 것...



생각했던 것 보다...재미없는 대화를 들으면서 재미있는 척하고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이 사람을 아주 피곤하게
만드는 모양이었다...신기했다...얼마 전 교보문고에서 이 책 저 책 이 남자 저 남자 구경하다가 본 책의 제목이....
감정 노동이었다...갑자기 그 책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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