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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휴먼 스테인 The Human Stain 2003 미국

by librovely 2008.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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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스테인
인간의 오점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곰플레이어의 목록을 클릭했다.
별로 인기없어 보이는 영화... 그런데 오히려 인기가 없다는 것이 어느정도 질을 보장해주는 느낌이...
사람들은 생각없이 보는 영화를 더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인기가 없다는 것은 생각할게 많은 영화일 확률이 높다?



예전에는 나도 평론가들이 좋다고 한 영화는 거꾸로 볼 목록에서 삭제하고는 했다.
왜?
잘난척하는 니들이 재밌다고 작품성있다고 인정한 영화는 재미없고 지루하고 골치아플거라는 편견이 있었다.
사실 평론가들의 의견을 신경써서 찾아본 일도 별로 없다...이는 각종 영화제 상을 탄 영화에도 그대로 적용
영화제 수상작은 일단 열외시키기....ㅡㅡ;;



그러다가 작년 여름에 있었던 디워....
디워는 여러모로 나에게는 의미있는 영화다...
영화 자체는 재미없고 다소 당황스럽긴 했으나...
이 영화를 통해 진중권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고 또 평론가들의 말이 헛소리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평론가들의 말이 맞구나...그렇다...난 나이 서른이 되서야 이런 당연한 것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 때 그나마 헛소리를 하지 않는 집단은 평론가 집단....이었기에...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의견이 갈릴만한 영화라고 볼 수 있는가...좀 언급하기조차 부끄러운 일이다...



하여튼 그 이후로 영화를 고를 때 평론가 점수를 유심히 보곤 했다.
그들이 손가락을 올려준 영화는 최소한 재미는 없을지라도 남는 건 분명 있었기에....
소위 작품성 있는 영화가 별로라는 말은 그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사실 지금도 내용조차 잘 파악이 안되기도 한다...주제 파악이 잘 안되는 경우도 많고...
그리고 뭐 작품성있는 영화를 그리 많이 골라보는 것도 아니고...




안소니 홉킨스...
양들의 침묵만 생각난다....사람고기를 드시던 할아버지~
그와 전혀 어울릴 상대가 아닌 니콜 키드만이 주연이다. 음 도통 스토리 예상이 안된다.
영화 시작은 우중충하다.



우울한 분위기의 겨울 도로
음산하다가 더 맞는 표현?
할아버지 안소니 홉킨스와 그에게 반쯤 안긴 채 눈을 감고 있는 니콜 키드만
그들은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데 맞은 편에서 갑자기 차가 등장하여 역주행
그걸 피하다가 안소니와 니콜의 차는 도로변으로 뒹굴어 겨울 강에 거꾸로 내리 꽂힌다.



공포영화인가?
우중충하고 영 볼 마음이 안 생기지만 그래도 보자...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다음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1998년 빌클린턴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스캔들에 대해 교수들이 대학 캠퍼스를 가로 지르며 흥미롭게 대화를
나눈다.  안소니 홉킨스는 그 대학의 학장...잘나가고 계신다. 그는 학장이 된 후로 교육과정을 뜯어고쳐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시켰고 강의도 열심히 하는데....스캔들에 휩슬린다....



그의 강의시간에 항상 결석하는 흑인 2명? 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들은 스푸크인가?


         spook
  •   (구어) 유령, 도깨비(ghost)
  •   (속어) 기인(奇人), 괴짜
  •   (속어) 대필자(代筆者)
  •   (미·속어) 스파이, (CIA의) 비밀 공작원
  •   (속어·경멸) 흑인, 검둥이(negro)


그는 분명 유령이라는 의미로 던진 농담이었다. 그런데 그 결석생들은 흑인이었고 흑인 비하발언을 했다며
발끈한다.  교수 회의에서 안소니는 정말 자신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고 하며 그 자리에서 사전을 찾아보고는
몰랐다고 이야기하나 교수들은 등을 돌린다. 그는 학장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평생을 공부하며 그 자리까지
올라간 그에게 이 일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닥으로 내던진 일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집으로 돌아간 그는 할머니인 그의 부인에게 말하고 그녀는 억울함에 몸서리친다.
당신이 임용시켜준 흑인 교수들은 도와주지 않았느냐고 말하지만 안소니는 그들이 미안하다고만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이들 부부의 대화를 들으니 나도 처음에는 살짝 의심을 했는데 안소니가 정말 몰라서 실수를 했던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부인은 갑자기 호흡곤란 증상을 일으키고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배우자의 사망이란다...일과 부인을 동시에 잃은 안소니 홉킨스...
말 실수 하나가 만들어낸 결과로 보기에는 너무 가혹하다....이 시점에서 첫 장면에 등장한 클린턴과 르윈스키의
스캔들이 생각난다. 그게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서 공식 성명을 할만한 일인가? 물론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어느 책에서 봤었나? 프랑스같은 경우 대통령의 사생활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당연이 공식적인 행보에야 시선집중이 되지만 말이다. 이게 맞는거지...



난 잘 몰랐는데...
책을 통해서 아주 조금 알게 되니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습게 보이기 시작했다...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는 프랑스나 독일 혹은 영국에 어울리는 말 같고 미국은 뭐랄까 무식한 졸부 느낌이...
그런 생각이 들게 한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경우이다...위의 경우....
근데 오바마가 대통령에 뽑히니 살짝..어쭈~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것도 아직은 섣불리 어쭈~
할만한 것도 아니라는 것....그가 어떻게 일을 벌여 나가는가를 봐야 한다고 하더라....



오늘 어떤 교수님의 말씀을 2시간 정도 경청하였는데...
그 분의 말씀은 이랬다. 신문에서 보신 내용이라고 하셨는데....
오바마가 선거 운동을 할 때는 중저가 수트 5벌 정도를 돌려서 입었다는데 당선되자마자 최고급 이태리제?
수트를 입고 등장하셨다는 것...물론 지위에 맞게 입으려고 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잘 지켜볼 문제라는 것



그 교수님은 이러면서 미국의 여자면서 흑인인 국무부장관 콘돌리자 라이스에 대해 말씀하셨다.
어느 곳에 가든 차별을 받게 되는 3 조건이 있다고 한다.
여자
흑인(유색인...즉 백인이 아닌 인간)
나이
그녀는 흑인이며 여자이니 상당히 차별을 받음직한 조건을 갖추고 계시지만 그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렇다면 그녀는 흑인이나 여자를 위한 무슨 일을 했느냐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라고 하셨다.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그녀는 전혀 행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콘돌리자 라이스는 외모만 흑인이고 여자일뿐 내면은 백인이고 남자라는 것....
흑인의 정서로 자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종차별이 심한 지역에서 태어나 그녀의 부모는 그걸 두려워하여
홈스쿨링을 시켰고 학년 넘어갈 시기만 학교에 잠시 보냈다는 것...검정고시 출신이면 나쁠 것 같아서...
철저히 가진자의 마인드로 성장했다는...부유한 가정에서 지극한 관심을 받으며...




하여튼
르윈스키와의 치정사건 하나로 클린턴이 위기에 처했다는 것 자체가 황당했던 모양이다.
이 영화의 각본을 쓰신 분은 말이다.
그 일이나 스푸크라는 단어 하나로 파면당한 안소니 홉킨스나 다를 게 없구나...
난 이 일을 보면서 오바스러움~을 느꼈다...왜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것이지...
지들이 인종차별적 생각에 찌들어 있으니까 사소한 말실수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못한 것이 아닐까?
명색이 지식인들이 모여있다는 대학에서 단어 하나를 잡고 늘어지며 인종차별 운운하다니 그의 과거 행보를
살펴봐야지 단편적인 인간들 같으니....



어쩌면 지들이 다분히 인종차별적인 사상에 찌들어 있기에 나는 이렇게 깨끗해~를 드러내고 싶어서
안소니 홉킨스를 몰아 세운걸지도 모른다...안소니 홉킨스를 하루이틀 본 그들이 아니지 않은가?
뭐라고 하더라? 투사라고 하던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남에게서 발견하면 다른 것들보다 더 견디기
힘들어 하고 심하게 오바하여 비난한다는 것...난 ~~한 사람 진짜 싫어~ 한다면 그 점이 자신이 지니고 있는
단점인 경우가 많다는? 물론 무조건 적용될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으으음이다.



이리하여 혼자가 된 실직 할아버지 안소니는 갑자기 어떤 작가를 찾아간다.
그 작가는 CSI 시리즈에 등장하신 게리 시니즈.  난 그 시리즈를 본 일은 없지만 채널 돌리면서 간혹 이 사람의
얼굴을 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뭔가 익숙한 느낌이... 안소니는 게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소설을
써달라고 말한다. 그는 거부한다. 자신은 픽션만 다룬다고 하면서...이 작가는 숲에 은둔하는 중이다.



그들은 앉아서 대화를 나눈다. 나이차이는 많이 나지만 둘은 뭔가 닮은 구석이 있어 보인다.
대뜸 안소니는 게리에게 이혼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고 게리는 몇 번째 이혼 이야기를 말하냐며 농담을
던진다. 안소니는 게리가 소설 쓰기를 거부하자 자신이 스스로 쓰기 시작한다. 그들은 우정을 나눈다.
함께 대화도 나누고 밥도 먹고 음악도 듣고 운동도 하고 게임도 하고 급기야 부둥켜 안고 춤도 춘다.



춤이란 뭘까?
춤...
브이포벤데타에서도 브이는 춤에 집착하였다?
파 프롬 헤븐에서도 둘은 춤을 춘다. 춤을 추고 싶어한다.
이 영화에서도 춤이 자주 등장한다. 나를 위해 춤을 춰줘...안소니는 춤추기를 좋아하고 구경하기도 좋아한다.
물론 그녀들이 추는 춤은 춤이라기 보다는 스트*쇼 같아 보이긴 하지만 뭐 어쨌든 아름답다...



이 두 우중충한 남자의 우정이 어찌나 보기 좋던지....
진짜 우정...진짜 인간관계가 느껴진다. 이거다....
그들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영상과 함께 흐르는 재즈 음악도 행복감을 상승시킨다...
게리는 말한다. 대학 학장으로 대학을 살아나게 했듯이 안소니는 지금 자신을 살아나게 한다고...
무슨 남자사이에서 뇌까리는 독백이 사랑에 빠진 사람의 주절거림 같구나...



게리는 왜 숲에 숨어 살게 되었는가...
그는 잘나가는 작가였던 모양이다. 결혼은 두 번 실패하고...
그러다가 그는 병에 걸렸고 병은 나았지만 시끄러운 세상과 거리가 두고 싶어져서 은둔하기 시작했다는 것...
병에 걸려보니...죽음이 눈앞에 다가오니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 모양이다...음....
인간의 삶은 너무나 짧다....어제는 잠들기 직전에 갑자기 누워서 일정 시간이 흐르면 내 몸은 사라지겠지...
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잠시 기분이 이상했는데...  나는 왜 살고 죽어서는 어떻게 될까에 대해 제대로 결론을
내리지도 못한 시점에서 죽음은 이미 다가와 있을 것 같은데...



게리는 안소니로 인해 다시 자기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둘은 우정을 쌓고 단조롭지만 풍요로운 일상을 누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안소니는 비아그라가 어쩌고
하면서 게리에게 자신은 34살의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다.



그녀가 바로 니콜 키드만....
이상한 여자같다...옷도 막 입었고 여성스럽지도 않고 까칠함을 넘어선 뭐랄까 대단히 퉁명스럽고 말도 별로
없다. 둘은 우연히 그녀가 일하는 가게에서 만나고 사심없이 안소니는 그녀를 집까지 태워다 준다.
그녀의 차가 고장이 나서 서 있는 것을 지나가다 봤기에...근데 집 앞에서 그녀는 들어가자고 말한다.
이 말에 안소니는 뭐라고 했더라...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녀는 혼자 들어가고 안소니는 쉽사리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들어간다.  차 안에서 나눈 대화에 의하면 그녀는 레즈비언 커플이 운영하는 목장에서
일을 돕고 방을 얻어 살며 대학교 청소부 일도 하고 그 가게 일도 한다. 한 마디로 지위가 낮은 여자다...
하여튼 안소니는 그녀에게 끌리고 그녀도 안소니에게 끌린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뭘까?



안소니는 집을 나서기 전에 그녀에게 묻는다. 또 볼 수 있을까 라고
그녀는 말한다.  당신이 거부하지 않는다면 자주 볼 수 있다고....참 멋진 대화다. 솔직한 대화....




그렇게 둘은 자주 만나고 안소니는 그녀를 게리에게 소개시켜 준다.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그녀는 불같이 화를 내며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안소니와 자신의 세계는 너무 다르다고 생각한거지...
다름이 힘든게 아니고 자기가 어울리는 상대가 아님에 가슴이 아팠던 것 같다....화를 내는 그녀의 모습이
싫지 않다...이 일 말고도 수시로 그녀는 비정상적으로 화를 내고 소리친다. 이런 그녀를 안소니는 담담하게
지켜볼 뿐이다...그냥 그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 같다...둘의 러브스토리가 나이차 만으로도
역겨울 수 있을만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오히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련되거나 아름다운 대화
혹은 장면이 등장하는 것도 아닌데 낭만적이다...별 일이다....



그녀는 소지품이 없다.
안소니는 묻는다.
그녀는 말한다.  어릴 때 풍요로운 집에서 살았다고 그러다가 부모님이 이혼했고 엄마와 함께 계부 밑에서
자랐는데 계부가 성추행을 했고 14살에 가출했다고... 자신은 강하다고...생활력이...그 이후로 두 번 결혼을
했으나 남자들이 다 이상했고 마지막 남자는 자신을 때렸고 요즘에도 찾아와 괴롭힌다고...



니콜 키드만은 스스로를 창녀라고 부른다...게리를 소개해 주었을 때도 자신을 창녀라고 말하더냐며
혼자 소리친다.  안소니의 집에 가서도 니콜은 잠을 자고 가지 않으려고 한다. 잠시 머물 수는 있으나
잠을 자고 아침에 가는 건 규칙에 어긋난다고...그러다가 하루는 잠을 자고 만다. 아침에 일어나더니
그녀는 상태가 이상하다...화를 내고 이럴 줄 알았다고...괜히 잠을 잤다고...소리치고 던지고 그런다.
역시 이런 그녀를 안소니는 안스럽게 바라볼 뿐이다. 뭐라고 화내더라? 당신이 그 나이에 실직했다고
힘들다고 하냐고...자신은 계부에게 성추행 당하고 가출하고 남편에게 맞고 두 자녀는 불에 타 죽었다고...



나중에 니콜 키드만은 다시 안소니 집을 찾아온다.
청소를 한다.
안소니와 마주치자 농담을 던진다. 자기 직업 중 하나가 청소인거 말 했지 않냐면서...
당연히 안소니는 그녀를 변함없이 바라봐준다.



한 번은 니콜 키드만의 전남편인 에드 해리스가 등장한다.  이 남자도 할아버지다....
왜 니콜 키드만은 나이가 심하게 많은 사람들만 사랑하는 것일까?
어린 나이에 성추행한 계부의 영향일까?  오히려 나이 차가 심한 것을 거부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그녀는
계부 나이 쯤 되는 남자들에게만 끌리는 모양이다...왜 그렇지? 무슨 심리지?
어쩌면 계부로 인함이 아니라 부성부재로 인함이 아닐까? 원래의 아버지 친부를 잃어버려서 그런 끔찍한
일이 벌어진거고 그래서 아빠같은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안정되는 것일까? 모르겠다....



에드 해리스는 니콜이 딴 남자와 놀아날 때 아이들이 타 죽었다며 마구 비난을 퍼붓는다.
그랬구나...그래서 그녀는 남자와 잠을 자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 거구나...
아마 예전에 사고가 났을 때도 남편이 아닌 남자와 잠을 잔 모양이다. 여기서 잠을 잤다는 것은 아침까지...
즉 그 집에 장시간 혹은 밤동안 내내 머물렀다는 의미이다.  그 때 사고가 난 것이고...그녀는 절대 다른
남자와 아침에 눈을 떠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생긴 것이다. 그녀의 집에서 안소니가 자려고 할 때도
이젠 가라며 등을 떠밀었으니...그러면서 아침에 당신을 보면 소스라치게 놀랄 것이니 빨리 나가달라고
말한다.  자신을 스스로 창녀라고 부른 것도 그 일 때문인 모양이다. 창녀에게도 규칙은 있어 라는 말도...



니콜 키드만은 바쁘게 산다...그녀에게 바쁘게 산다고 안소니가 말하면 그녀는 이렇게 대답한다.
행동은 잡념을 없앤다.
이 대사가 자주 나오는데 얼마나 마음에 꽂히던지....
잡념에 시달리는 나라서 그런건지...
하여튼 그녀의 슬픔을 압축해주는 말이다.
행동은 잡념을 없앤다.
그렇게 바쁘게 몸을 혹사시키며 일하지 않으면 과거가 떠올라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그녀에게 그도 자신을 열어보인다.
단 한번도 열어보인 적 없는 자신의 진실을...부인마저도 모르는 그 사실...
그는 백인이 아니다. 흑인이다. 흑인인데 백인처럼 하얀 피부를 타고난 그는 자신을 유태인이라고 말한다.
대학에 가서도 교수를 하면서도 흑인임을 철저히 숨긴다. 


그의 첫사랑 여인은 백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집을 방문하고는 흑인임을 깨닫고 울며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고 말하고 떠나버린다. 그는 결혼한 부인에게는 부모가 다 죽었다고 말하며 끝까지 인종을
속인다. 물론 그의 가족들과 연락을 끊어버리고...이 결심을 먼저 어머니께 찾아가 밝히는데...
어머니는 너는 스스로의 감옥에 갇히게 된 것이라며 충고하나 그의 생각은 변치 않는다.
뭐가 중요한걸까? 지위 명예 그런게 그렇게 중요했던 것일까? 가족까지 버릴 정도로...


사실 처음에는 엄마가 그렇게 시켰던 것 같은데...그에게...
어디 가서 흑인이라고 하지 말라고...
그러자 그는 나는 나일 뿐인데 왜 흑인이냐 아니냐를 언급하냐면서 반항했던 것 같은데...
그러던 그가 세상을 알고 나니 알아서 더욱 백인으로 살아갔던 셈이다.


인종차별 참 대단한 모양이다....
지금도 있는 그것이 불과 수십년 전만해도 아주 심각했던 모양이다...
하여튼 그는 이 사실을 처음 털어놓는다고 말하며 니콜 키드만에게 이야기하고 그녀와 그는 이제 서로를
감싸주며 이전의 불필요한 갈등도 잦아드는 것처럼 보인다.


둘이 차를 타고 가는 그 장면...
첫 장면이 등장한다.
맞은 편 역주행 차는 니콜 키드만의 전남편의 차...
그는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한거고 결국 둘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죽었으나 그 둘은 일생의 극히 일부분의 시간이지만 그 시간은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했고 정말로
사랑이라는 걸 하고 죽은 것...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그것들을 다 잃어버린 시점에서 이상하게도 진정한
우정과 사랑과 삶이 찾아온 것... 그래서 그런지 죽음이 마냥 끔찍하게 다가오지만은 않았다....


안소니가 흑인이었음은 그의 장례식장에서 드러난다.
흑인 여동생의 등장으로...
그는 혐의 없음이 작가로 인해서 밝혀지나? 하여튼 흑인이 흑인 비하 발언을 했다는 터무니 없는 사건을
진실이 밝혀지며 종결되고 게리는 안소니가 원했듯이 이를 소재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데 정말 탄탄한 스토리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멋지고...
이렇게 좋은 영화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굿윌헌팅은 아주 유명한데 그 영화에 비해 떨어질 것이 전혀 없는 이런 영화는 숨어 있다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