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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미친년 - 이명희

by librovely 2007.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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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년                                                 이명희   2007'   열림원

 

-여자로 태어나미친년으로 진화하다

 

 

 

제목이 좀 심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ㅋㅋ

이 책을 서점에서 본 날의 나의 기분은 엉망이었다.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은 아니었고 그래서 더 심하게 화가 난 날...

남에게 휘둘리며 살지 말라는 자기계발서를 숱하게 읽었지만

뭐 그게 그리 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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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아주 거칠어진 마음을 좀 진정시키기 위해 무작정 근처

서점에 들어갔다. 가자마자 눈에 띄는 이 책...

왜 미친놈이 아닌 하필 미친년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을까?

( 욕...을 했네...ㅡㅡ; )

어쨌든 제목이 너무 강해서 안 볼수가 없었는데...

뭐 성공한 여자들의 이야기로 대충 파악하고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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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상하게 훑어봐도 책의 방향을 파악 못한다...대체 뭘 본거니.)

 

 

책 표지가 뭔가 살짝 지루하거나 고리타분한 느낌을 준다.

먹물로 휙휙 그은 제목...

제목만큼 글씨체도 거칠구나...

책을 펴보니 해맑은 저자의 웃는 얼굴이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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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관상(?)을 보니 딱 뭔가 운동권의 느낌이 드는게...

화장 안하고 머리를 질끈 묶은 멋을 전혀(?) 안 낸 모습이라서?

하여튼 그랬다. 돈은 없지만 그 누구보다도 상업성에 찌든 나이기에

이런 여성분을 보면 좀 뒷걸음질치게 된다...

뭐랄까...

나에게 "넌 왜 그런식으로 사냐..."고  캐물을 것 같은 기분?

왜 사회를 바꾸려 하지 않고 그렇게 못본척하냐고...

비판할 것 같은...나는 왜 이렇게 살까?

답은 뭐... 무식해서 그렇다..일단은..

그 다음은 소심하고 이기적이고... 대강 그런 이유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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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가 교실이데아에서 혼 낸 그런 종류의 인간이 바로 나이니까.

                        (왜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하여튼 관상은 제대로 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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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페미니즘에 대한 책이다....

운동... 뭔가 기존의 잘못된 것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운동이겠지?

그렇다면 이 책 여성 운동에 관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난 페미니즘에 대해서 아무 생각을 안하고 살아온 인간이다...

성차별이 있음은 태어나면서부터 몸으로 느껴왔지만...

그걸 크게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살지는 않았다...

일단 현재를 놓고 보면...

내가 처한 상황이 크게 여자라서 차별받는 상황이 아니기에...

다른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차별적인 상황이 아님을 은연중에

알고 있었고 그래서 '내 알바 아니다...' 라는 나만 생각하는 그런

마음으로 살아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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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 중 여자가 오히려 더 여자를 차별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내가 책을 읽기 전에 찍어둔 저 사진을 보니 참... 할 말이 없다...

그 많은 여성 입장의 글들 중 하필 저 문구를 찍어둔 이유는 뭘까...

나도 여자이지만 페미니즘 어쩌고 하고 나오는 사람을 보면 속으로

극성을 떠는구나...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진정 스스로가 추해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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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튼 나와 같은 여자들이 있기에 이런 책이 필요한 것 같다...

책의 앞부분의 저자의 글은...(작가 서문이라고 쓰여져 있는 부분)

예술이었다... 아 논리적이고 명쾌한 아름답기 그지 없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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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참 시원시원하다...예전에 읽었던 김훈의 글과 뭔가 좀 느낌이

비슷했다... 핵심을 잘 찍어낸 글이라고 하면 맞을까?

작가 서문만 스스로 쓴 것이고 나머지 부분에는  9명의 여성 명사들을

인터뷰한 내용이 쓰여있다. 9명의 각기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쓰여

있기에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었고 이 사람 뭐야...라며 불만가득한

마음으로 읽은 부분도 있었다... 마음에 안 든 사람은 일단 그 사람

의 인터뷰 내용에서 별반 통찰력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볼 수 없었

던 이유도 있었고 또 나의 기독교적인 사고방식에 영 맞지 않는

내용이 있기때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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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실리콘밸리 CEO김태연의 글이 상당히 좋았는데...

몇 년 전 TV에서 특별 다큐멘터리(?)로 김태연을 다룬 프로그램을

보았었다. 그때도 상당히 감동(?)적이었는데...

그리고 아프리카 여성들의 할례의 의미를 알려준이브 엔슬러

인터뷰 내용도 매우 좋았다.(저자도 이 두 명의 인터뷰가 가장

좋았다고 에필로그에서 밝혀서 참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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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인터뷰는 뭐가 핵심인지...

뭔가 빠진 느낌이들었고빅토리아 루의 동성연애자도 종교지도자

가 될 수 있다는말은 음... 이건 좀 생각해볼 문제이니 넘어가고...

묘지스님의 글은그냥 아주 짜증 제대로... 종교때문이 아니라...

삶의 허전함을 해결하기 위해 속세를 버리고 종교인이 되기로 했다

면서 절을 해야한다고 계속 강조하는데... 절을 하는 것이 뭐가

어떻다는 건지 영 설명이 불충분하다...

이 사람 좀 나랑 비슷한 부류같다..(멍청~~ㅋㅋ)

캐나다 예술가인윤진미에 관한 내용도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고...(이 사람은 페미니즘과는 뭐 큰 상관이 없는 사람

처럼 느껴질 정도...뭐가 특별하다는거지??)

유숙렬의 인터뷰 내용도 그냥 괜찮긴 했지만 유복녀라는 개인적인

상황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서... 페미니즘과 부성 부재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어쩐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좀 안맞는 내용같다는...

아.. 그리고현경... 이 사람의 인터뷰 내용도 좋았다.

여자의 입장만 강조하던 글들에서 갑자기 여자도 문제가 있음을

말해주는 현경의 말은 생각이 치우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느낌도...

 

 

박영숙

김태연

이브 엔슬러

현경

이 사람들의 인터뷰를 더 심도있게 다뤘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내용으로는 뭔가 만족이 안되는 느낌도

들고...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페미니즘을 주제로 삼은 책이니 종교에 대한 언급은 좀

빼거나 자제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종교 안에서의 성차별에

대한 내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은 어떤 형태로 존재하든

결국은 같은 것이고 종교간의 화합을 도모하자는 그런 내용을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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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남자들에 의한 혹은 타인에 의한 성차별에 맞서자...

라는 느낌이 들었다기 보다는 나 자신의 성차별적인 의식에

맞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스스로가 이미 상당히 심각한

성차별적인 사고방식에 익숙해져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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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중에 TV를 봤는데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시사 프로그램에 나오고 있었다...보는 내내 이 생각 저 생각...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 사건 자체는 일단 제쳐두고...

그 일을 처리하는 과정이 그 사건 만큼이나 어이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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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똘망거리며 연방 이건 남성 위주 사고방식의 횡포임을

강조하는한 여성 변호사의 모습이 괜히 숙연해지게 했다...

 


 

작가 서문

어른에게는 이렇게 해야 하고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말아야 하며

늦어도 이 나이에는 결혼을 해야하고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아이를 낳아야 하고 그 나이 때에는 이 정도 차는 타야 하고

아파트 평수는 이만큼 늘려야 하고.

 

 

우리는 시간과 비례하여 눈에 보이는 삶이 남보다 처질 때 줄곧

그 나이에 너는 뭐했냐? 언제 철들래? 나잇값 좀 해라

라는 소리를 듣는다. 이렇게 세뇌당하다 보면 자괴감이 어느새

늑골을 쑤시고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도대체 나잇값은 무엇이며 왜 공식대로 살아야 철이 드는 거고

다른 사람이 사는 대로 살지 않으면 왜 사람구실 못 하는 불효자가

되는 건가? 무엇 때문에 남과 다른 걸 못 참고 불안해야 하는가?

 

 

내 삶의 모토는 겉과 안이 같은 것이다.

어차피 미친년 소리를 들을 바에야

제대로 미쳐보는 것이 남는 장사일 듯싶었다.

 

 

어쩌면 너는 하는 짓도 네엄마하고 똑같냐?

라고 연좌제를 들이댄다.

딸과 엄마가 연대되는 '아름다운 현장'이다.(웃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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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의지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과 세상의 현실들을 견주는 일이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 여자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살아가는 것은 황당한 경우와 싸우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페미니즘의 필요성은 미친년으로 몰려보면 안다.

똑같이 입사해서 남자들은 승승장구하는데 나는 변방에 우짖는

새처럼 앉아 있어보면 알게 된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미스 또는 미시즈로 불리던 여성의 칭호를 미즈로 통일

(다음의 미즈넷이 그런거였구나...)

낙태는 축하받을 일이다.

(여성의 몸에 대한 결정권을 여성 스스로가 가져야 함을 말하는

것이지만 이건 좀... 낙태는 여성 자신에 대한 결정이면서 동시에

또 다른 생명에 대한 결정이니 그렇게 맘대로 결정하는 건 좀...

아니 많이....문제가 있는거 아닌가?)

 

 

김태연

엄마를 봐도 동네 아줌마를 봐도 그저 그녀들의 삶이 불쌍할 뿐이

었다. 술 먹은 남편에게 내동댕이쳐지고 해 뜨면 나가서 소처럼

밭일하고 죽어라 일만하는데 그게 왜 행복의 지름길인지...

왜 나더러 그런 시집도 못 갈 년이라고 한단 말인가.

나는 나고 태어난 본성대로 오리지널로 살고 싶었다.

누구의 엄마, 누구의 할머니, 아무개 아줌마로 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냥 나일뿐이다.

 

남성도 피해자이고 여성도 피해자일 수 있다.

남성도 가해자이고 여성도 가해자일 수 있다.

우리 문화 어딘가에 숨어 있는 문제점들을 찾아내야 한다.

 

시작부터 범위를 나누는 건 어불성설이다.

우리가 실제 무슨 일을 할 땐 성이 필요 없다.

실제 프로의 세계는 그렇다.

나는 한 여성이기에 앞서 한 인간일 뿐이다.

더 나아가 천국의 시민일 뿐이다.

 

자기가 자기에게 언도하는 그 날,

파삭 늙어버리는 것이다.

자신이 자신을 놓아버릴 때 우리는 그렇게 늙어버리게 된다. 

 

 

이브 엔슬러

대중적이고 집단적인 미의 기준에 편승하고 싶은 사람은 출혈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밀려 나온 살을 잘라내든 도려내든...

그렇게 뱃살과 전쟁하는 동안 우리의 삶이 정작 무엇에 열중하고

있는 건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일이다.

 

 

현경

한국 여자들은 프로의식에 대해 비중있게 교육받지 못했다.

어릴때부터 남자 잘 만나 잘 사는 게 중요하다고 듣고 자란다.

 

 

유숙렬

페미니즘은 무엇보다도 여자도 인간이라는 선언이다.

 

미친년이라는 소리는 사회적 통념의 경계선을 넘어설 때 흔히

듣는 소리다. 나는 그럴 경우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의도적으로

그 경계선을 넘어간다.

한 예를 들면 방송위원 임명장을 받고 첫 상견례 자리에서 일부러

담배를 피웠다. 2003년 평양에서 열린 제1차 남북방송인토론회

공식만찬장에서도 공개적으로 담배를 피웠다. 나는 이것을 정치적

흡연이라고 표현하는데 여성에 대한 문화적 충격을 주기 위한

행위였다. 물론 경계를 넘어가는 것이 만능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