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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쿄 타워 (東京タワーオカンと僕と、時々 、オトン, 2007)

by librovely 2007.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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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東京タワーオカンと僕と、時々 、オトン, 2007)

 

 

오다기리죠...
누군지 전혀 몰랐다... 난 일본배우에 대해 잘 모른다...
동행인은 어깨너머의 연인을 보자고 했다... 사실 나도 어깨너머의
연인에 관심이 있었다... 내 또래에 대한 내용인 것 같고 또...
그래서 어떤 친구랑 이 영화 개봉하면 보러갈래? 라는 대화도 오갔고...
근데 이 영화 별점이 엉망이었다..평도 엉망... 흥행에서도 당연히 실패
그래서 다른 영화를 보자고 했는데 영 볼만한 영화가 없었다...

 


한국영화가 한참 인기를 끌었을 때... 물론 모종의 작품성이 있어서
인기를 끈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냥 가벼운 웃음을 주는 영화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가벼운 한국 영화가 물론 개봉중
이었지만 이젠 좀 식상하다...그래서 뭘 볼까 하다가 오다기리죠의
도쿄타워가 그나마 비주류인 느낌이 들어서 이걸 보자고 하니
동행인이 종류가 뭐냐고 했다... 그래서 아마도 엄마와 아들의 관계...
가족영화 같다고 하니까 너무 싫단다...사실 나도 가족영화는 별로
인데... 그래도 이거 별점이 높은 편이라고 꼬셔서 표를 끊었는데...

 


상영관에 평일이긴 해도 나름 황금 저녁시간대인데도....
사람이 20명도 채 되지 않았다...으으음...심한걸...
둘러보니 대부분이 20대 여성들...

 


일본영화이고 일본의 몇십년전 모습이 좀 나와서 그건 흥미롭게
느껴졌다...일본의 옛날 소시민의 가정모습...물론 그 가정의 뭔가
불행한 가정사는 별로였지만 집의 인테리어나 듣는 음악들이...
주인공 아버지가 선풍기를 틀고 누워 자는 그 장면은 참 인상적...
낡은 선풍기와 좁은 집에 들어선 작고 오래된 가구들과 침구류..

 


주인공의 부모는 주인공이 어린 나이에 이혼을 하고 주인공은
엄마의 손에 의해 어렵게 길러진다...이혼 사유는 아버지의
술주정? 우리나라만 그런줄 알았는데 일본도 술먹고 정신
못 차려서 가정을 깨는 남자들이 꽤 있는 모양이다...술...
적당히 술을 즐기는건 좋은데 진탕 취해서 정신을 잃는 것은
정말 추한 것 같다... 건전하지 못해....

주인공의 엄마는 주인공이 어릴 때 한 번 다른 남자와 살짝
사랑에 빠질 뻔 한다... 그러나 그냥 포기하는 것 같았다....
부모가 이혼을 하고 새로운 이성에게 끌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자식의 마음은 과연 어떨까? 쿨~하게 이해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으리라...엄마가 살짝 끌린 그 남자와의 데이트에
꼬마 주인공이 따라가고 주인공에게 아저씨는 오락기에 동전을
넣어주고 시작 버튼을 누른다...그리고 게임에 빠져 있는 사이
두 어르신은 ‘시작’ 하시려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아이는 혼자
게임하다가 사라진 엄마를 찾아 헤매게 된다...그러다가 엄마를
만나고 두 모자는 포옹한다.
아마 이 때 엄마가 그 관계를 그만두어야겠다고 결심을 한 것
같다... 엄마 입장에서는 너무나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지만
자식 입장에서는 말하기도 싫은 그런 일이 아닐지...근데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나의 잘못된 사고방식이 이유일지도 모른다..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도 서로가 서로를 위해 뭔가를 포기하기
보다는 서로의 독립적인 인생을 인정하고 그들의 감정이나 결심을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부모가 자식의 배우자를 맘대로
골라서 강요하면 안  되듯이 자식도 부모의 이혼이나 재혼을 놓고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면 안 되는거겠지...근데 이게 말처럼 쉽냐....
문제는 재혼을 하고는 그 이전과 다르게 자녀에게 소홀하거나
재혼한 배우자 눈치를 보느라 자녀를 방치하거나 그런게 아닐까..
우리나라 문화상 자신의 자녀가 아닌 아이를 키우는 건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 가끔 TV에서 보게되는 이야기를 보면...
엄마가 재혼하면서 아이들을 버리고 떠나버리는...음 그건 정말
아닌 것 같다...자식이 소유물은 아니지만 일단 낳았으면 성인이
될 때까지 어느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게 아닐까?

 


페미니즘 책을 보면 그런 내용이 좀 나오는데...
여자 자신의 삶을 위해 원치 않는 아이가 생긴 경우 아이를
여자의 결심으로 낙태시킬 수 있다는... 그런 견지에서 보면
아이를 일단 낳고도 여자 자신의 삶을 위해 아이를 버려두고
새 인생을 살아도 된다는 그런 결론이? 그게 어떻게 같냐고?
내 생각에는 오히려 태어나기도 전에 죽이는 것 보다는 낳아
주고 버리는 게 훨씬 인정 많아 보이는데... 왜 여자만 갖고
그러냐고? 그렇다...이런 문제는 남자도 똑같이 문제를 안고
가야 하는 것인데...

 


뭐 이상한 이야기로 또 빠진다....
답도 모르고 나랑 별 상관도 없는 이야기를 뭘 안다고
주저리주저리... 하여튼 부모의 이혼은 아이에게 너무 큰
상처이고 그렇다고 이혼이 필요한 관계인데도 참는 것은
부모에게 큰 상처이고... 어렵네...

하여튼 오다기리죠는 엄마가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며 열심히
일해서 동경의 대학까지 다니게 된다... 아버지도 가끔 나타나
아이에게 자신의 방식대로 관심을 쏟는다... 그래서 그런지 부모가
이혼한 오다기리죠는 별로 불쌍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다기리죠는 대학 때 흥청망청 놀고 졸업도 겨우 겨우 늦게
한다...그만큼 엄마의 고생은 더 늘었었고... 졸업 후에도 일을
하지 않고 엄마가 부쳐주시는 돈으로 근근히 널부러져~서 살아간다
엄마는 오다기리죠의 대학 졸업증서를 액자에 넣어두고는
그걸 보며 흐뭇하게 웃는다...아마 자신의 젊음이 다 거기에서
결실을 얻었다고 보는듯...

 


오다기리죠는 정신을 차리고 돈을 벌기 시작한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이상한 라디오 방송을 하고...
그런데 엄마가 병에 걸리신다...좀 나아졌다가 다시 심해지고
그래서 시골에서 동경으로 와 아들과 함께 살기로 한다...
병원에 다니지만 병이 다시 심해져서 입원을 하는데 그 병실에서는
도쿄타워가 보인다...엄마는 도쿄타워를 예전에 지나가며 가보기로
했었다... 누워서 도쿄타워를 바라보고 눈이 오는날도 도쿄타워를
바라본다... 나중에 엄마는 돌아가신다...
돌아가시기 전에 아버지도 와 간호를 하는데 아버지가 오시기 전에
엄마는 단장을 하신다... 엄마는 아버지의 생활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이지 여전히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도쿄타워는 영화의 첫 부분에도 등장하는데...
도쿄타워의 아랫 부분만 지어나가고 있을 때에 아버지가
그 앞에서 폼을 잡고 찍은 사진.... 젊은 시절의 아버지 사진...

 


왜 제목이 도쿄타워일까?
어떤 의미일까?

 


중간 중간 좀 재밌는 장면도 있지만 어쨌든 이 영화는 마냥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그냥 잔잔하다...동행인은 오다기리죠의
외모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난 심하게 깡마른 남자를 너무나 싫어하기에... 오다기리죠를 보고
뭐 그다지 마음이 따뜻해지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를 보니 사뭇 나이들어 가시는 부모님 생각이 났다...
언젠가 돌아가실테지... 그걸 잊지 말고 지금부터 잘하자...
그리고 미리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자...몇십년 안 남은 거잖아...
이렇게 마음을 먹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난 또 컵을 제자리에
놓지 않았다고 뭐라고 하시는 엄마를 보고 활짝 웃어주고는
방으로 쏙 들어가는 만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작심 30분...

 

 

참, 오다기리죠 엄마로 나오는 여자...김미화랑 너무 닮았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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