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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뉴욕 다이어리 - 제환정

by librovely 2008.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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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다이어리                                  제환정              2007'         시공사

 

 

 

뉴욕에 오랜 기간...그러니까 여행이 아니라 몇 년을 거주중인

무용 전공의 제환정이라는 여자가 쓴 책이다.

앞날개의 사진을 보니 상당히 예쁘다.

자기가 좋아하는 전공 공부를 하러 뉴욕에 가다니 너무 부럽다.

여행보다 가서 살다가 오는 것이 더 좋아보인다...

제대로 아주 제대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을테니...

 

 

저자는 무용도 잘하면서 글도 잘 쓰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책을 이 책 이전에도 몇 권 출판했던 것일테고...

시공사가 아무 책이나 낼 정도로 작은 출판사도 아니고...

하여튼 참 좋겠다~

 

 

책을 읽은지 한 일주일이 지났는데 책이 소소하게 재밌었다.

고작 한 달 있다가 왔지만 내가 뉴욕에 대해 느낀 것과

저자의 이야기가 거의 딱 맞아떨어졌다.

비슷하게 느끼는구나..다들....

 

 

요즘 케이블이건 공중파건 뉴욕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영화도 뉴욕이 배경이 되는 영화가 아주 아주 많다...

내가 유심히 봐서 요즘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뉴욕을 사람들은 왜 좋아하는걸까?

 

 

대도시라서?

뉴욕에 가서 뉴요커를 직접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왜 그런지 알 수 없는 생동감이 느껴졌었고 그냥 그 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참 특별한 기분이 들었는데...왜 그랬지??

단순히 뮤지엄이 많아서? 인종이 다양해서? 좋은 레스토랑이

많아서? 뭐 그런건 아닌것 같고....

 

 

그 지역의 분위기는 아무래도 그 곳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그 지역에 어떤 음식점이

생기거나 쇼핑몰이 들어서는 것이 아닐지....음...

 

 

 

우리나라도 강남과 홍대와 광화문은 제각각 분위기가 상당히

다른데 그 분위기 구성 요소?중 가장 중요한 건 그 곳에 몰려드는

거리를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아닐지...

 

 

그렇다면 뉴욕의 분위기는 뉴요커들이 내뿜는 에너지 때문일까?

라는 뭔가 모호한 생각이 든다....그게 뭘까....

하여튼 뉴욕은 나에게 잘해준 것이 하나도 없고 나를 반겨주지도

않았지만 난 뉴욕이 좋고 또 가고 싶다...또 가고 싶다..가고 싶다...

가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해서 끌어당겨서 꼭 또 가야지....ㅡㅡ;;

 

 

 

 

서른이 넘은 여자는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 한다.

김빠지는 연애 끝에서나

자아실현의 고단한 벽 대신 생계를 쫓는 자신을 바라볼 때나

친구 아들 돌잔치에서 박수치는 자신이 어이없게 느껴질 때나

시집 안 가느냐는 지루한 농담성 인사가 반복될 때도

 

 

그 중 주택 마련 계획이 없으며

효녀가 아니며

무모하며

운이 좋은 여자들이라면 정말로 떠난다.

 

 

뉴요커들에게 뉴욕이 왜 좋으냐고 물으면 흔히

여기는 모든 것이 있잖아

라고 대답한다.

뉴욕에서는 당신의 취향에 맞는 그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

(정말 대 공감...특히 여자라면....미술,무용,음악,쇼핑,카페,싱글,공원....

 이 중 뭐하나는 걸리게 마련이니까~)

 

 

중요한 것은 당신이 이 도시에서 무엇을 보고 싶은가 무엇을 원하는가 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평등과 차별, 부와 가난의 격차가 벌어진 곳

 

 

 

아름다움과 추함의 도시

아마도 이 도시에 중독된 사람들은 그런 언밸런스를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허름한 외관의 건물 안에 가장 힙한 것들이 빼곡히 들어찬 것을 보면...)

 

 

억울하게도 부자 나라의 도시에서조차 부는 여전히 인종 경계선만큼은

넘지 못한다.

이 뒤죽박죽 뜨내기들이 모여사는 도시에서 배척당하는 인종이 있다면

바로 흑인이다.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이 불법이다.

법으로 다스릴 만큼 여전히 뿌리깊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흑인들이 하는 인사는 how are you가 아니라

don't work too hard 이다...

흑인 남성의 절반 정도는 직업이 없다.

가난과 저학력 때문...

 

 

할렘은 흑인들의 권익을 위해 싸운 요새같은 곳이다.

당신을 고용하지 않은 곳이라면 물건을 사지 마라 는 구호를

내걸고 인종차별고용에 저항한 곳이기도 하다.

1970-80년대에는 할렘의 슬럼화가 최악이었지만

1990년대부터는 개발과정이고 현재는 범죄율이 많이 낮아졌다.

빌 클린턴은 할렘에 사무실을 차렸다.

 

 

뉴요커는 누구일까?

퀸즈에 사는 고국의 방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이민자들을

뉴요커라 부르지는 않으며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뽑아져 나온

옷을 입고 있어도 갓 뉴욕에 당도한 사람을 뉴요커라 하지 않는듯 하다.

 

 

뉴요커라는 잡지는 문화 예술 정치 외교 분야에 대한 기본 교양과

식견이 없으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잡지인데 진정한 뉴요커가

되려면 그 정도의 교양을 쌓으라는건지 궁금할 때가 있다.

 

 

한 철학자는 정체성이란 천성적인 것이거나 본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기를 규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스타벅스의 커피맛은 아주 진하고 -브랜드 커피 1달러 99센트

던킨이 중간 정도라면 - 1달러 60센트

델리의 커피는 뉴요커들이 물 탄 커피라 할만큼 연하다. - 도넛까지 포함하여 1달러

 

 

뉴욕은 겁없는 뜨내기들을 따뜻하게 받아주는 도시가 아니다.

갤러리를 서성이고 디자이너 힐을 신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 도시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엘리트들과 어울린다는 것은

이민자로서 넘기 힘든 벽이다

(정말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일단 자기들끼리도 빈부의 격차가 심하고 그에 따른 계층이 확연히

나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거기에다가 인종차별까지 곁들여지고...

요즘 케이블의 가십걸을 보면 다소 극단적이겠지만 어느정도

감이 올 것이다...난 뉴욕을 보고 나서 한국이 비교적 평등한 편이라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일단 계층 구분의 첫 관문인 교육만해도...

뉴욕의 고급 사립학교 따위가 아직은 우리제도에는 없고...)

 

 

뉴욕에서 경력을 쌓는다는 측면에서 꽤 달콤한 제안처럼 보이지만

실은 비싼 물가와 생활비를 감당하면서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기

때문에 험난한 여정이다.

 

 

 

대부분 룸메이트와는 크고 중요한 이념 문제로 싸우는 것이 아니다.

대놓고 말하자면 치사하고 참자니 짜증나는 아주 사소한 문제들로

부딪힌다.

 

 

우리는 춤출 때 가장 진실하고 깊게 인간적이다. - 호세 리몽

We are never more truly and profoundly human than when we dance

 

 

발레 공연의 관객들

부자들 - 리무진을 타고 사라지며 고급스러운 옷과 로비에서 파는 샴페인을 즐긴다.

관광객 - 무대를 보러 오는 거라 좋은 자리에 앉으며 꼭 무대 사진을 찍어간다.

노인들 - 부자는 아니지만 평생팬. 곱게 빗은 은발에 겸손한 차림

학생들 - 엑스트라 스몰도 줄여입을만큼 날씬한 발레 학생들

              미니스커트에 학생 할인이 되는 꼭대기층에서 친구와 재잘거린다.

              휴식시간에 4달러짜리 브라우니를 먹는다.

(정말 공감되는 말...진짜 그렇다~)

 

 

예술가라는 직업은 얼핏 화려해 보이지만

안정된 직업 없이 끊임없이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면서 고단한

노력만을 기울이다 끝이 나는 것이 대부분

예술의 대가는 신의 만족감과 왕의 자신감과 노예의 월급

 

 

추운 날씨에 사람들에게 문을 열어주고 무거운 접시를 나르고

아이들에게 시달리면서 번 돈으로 무용수업을 들으러 온다는 건

얼마나 춤 추는 것이 절실하기 때문일까

그 절실함은 아마도 굶주림 같은 것일 텐데

그런 그들이 춤추거나 예술을 만들 때는 얼마나 절실하게 자신의 삶을

담아내며 얼마나 강하게 그것을 보여줄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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