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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천유로 세대 - 안토니오 인코르바이아 & 알레산드로 리마싸

by librovely 2008.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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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유로 세대                    안토니오 인코르바이아 & 알레산드로 리마싸      2006'    예담

 

 

88만원 세대 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 책에 언급되었던 이 책을 알게되었다.

사실 천유로 세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나온 책이 88만원 세대일 것이다.

천유로는 한화로 약 얼마지??110만원이 좀 넘는 정도였을 것이다.

이 책이 출판되었을 때에...

 

 

88만원 세대는 소설도 아니고 마냥 가벼운 책도 아니지만...

이 책은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내지는 관찰을 바탕으로 한 재밌고

가벼운 소설이다. 물론 알리고자한 내용은 가볍지도 밝지도 않겠지만...

밀라노의 20대 후반 젊은이 4명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재밌는 책이다.

 

 

거창하게 비정규직의 애환에 대해 고민하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냥 재미로 읽기에도 충분한 책이다.

나도 사실 그냥 재미로 읽었다.

밀라노에 거주하는 아파트 메이트 4명의 매우 현실적인 생활이 참 흥미롭다.

 

 

우리나라 못지않게 밀라노도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모양이다.

이 책을 읽어보니 심하면 심했지 덜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임금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고....

저렴한? 임금으로 쓰다가 떨구고? 새로 또 뽑아서 저렴하게 운영...

문제긴 문제다...

그리고밀라노에도 무적의 낙하산 부대 문제....

그리고 학연지연문제가심각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쪼들리는 젊은이 뒤에는 폭리를 취하는 기업주가 있는건가?

과거의 신분사회가 사라지고 평등한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미래의 사람들이 현재의 사회를 뭐라고 평가할지 궁금하다...

ㅡㅡ;;

 

 

재미로든 고민으로든 어쨌든 무조건 읽어볼만한 책이다....

문체도 유머러스하다~~

 

 

 

통화료가 장난이 아니라서 엄마와 문자메시지로 연락한다

조심하고 이불 잘 덮고 자렴. 엄마가

메시지 끝에 엄마가를 잊지 않는다.

메시지와 함께 뜨는 번호와 이름으로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을 아직도 이해 못하신다.

 

 

'그냥 한 번 물어보는 거야 오려면 오고 부담은 갖지마' 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저변에 깔린 '근데 회비는 내야 해'의 메지시도 함께

마테오는 나를 '빈곤층의 전형'으로 생각하고 있다.

 

 

생각해 보고 알려줄게라는 말은 본질적으로 그냥 잊어버리라는

뜻임을...

 

 

DVD 하나 대여하는데 5유로라니 정말 날도둑놈들이 따로 없다

 

 

물론 쇼핑은 상상도 못한다

상점에 들어가 아무런 걱정없이 원하는 것을 산다는 건 대체 어떤

느낌일까?

 

 

그녀가 생각하는 제대로 된 삶이란 텔레비젼 프로그램에 나오는

유명 인사의 삶이나 잡지에 나오는 고급스런 삶이야

그녀는 그 안에 들어가서는 자기가 꿈꿔 왔던 사람이 되고 싶어해

하지만 나는 그 세계에서 그녀 곁을 함께 지킬 만한 수준은 못 되는 것 같아

 

 

이번 달에 내가 얼마벌었는지 계산해 보기로 했어

딱 700유로 나오는 거 있지.이게 뭐야...

순간 울음이 터진건 아니지만 거의 그런 심정 비슷했어..

 

 

젊은이들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그 몇마디 해 놓고 한 달에

2만 유로 벌면서 애들은 시들어가든 말든 나이 90이 되어도

국회 의석을 지키고 있는 뻔뻔한 인간들

 

 

그나저나 날 항상 놀라게 하는 것이 하나 있다.

저 높은 곳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계신 저명한 사회평론가 분들의 비판

요즘 젊은애들은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고 뭐 관심 있는 것도 없고

열정도 문화도 나가서 사람들과 어울리려는 욕구도 없다며 비난을

하는데 다 개소리다. 잘 생각해보자. 요즘 돈 안들고 갈 데가 어디 있나

 

 

텔레비젼에서 보는 세상은 참 멀고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그 세상이 바로 우리가 매일 매 순간 맞서고 대항하며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이다.

 

 

 

내 눈은 DVD에서 로스로 테오로 그리고 다시 로스로 테오로 DVD로

계속해서 옮겨다녔다. DVD때문에 울어야할지 마테오에게 화를 내야

할지 나 자신에게 화를 내야할지 그것도 아니면 로스의 팔에 뛰어들어

울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사십분전...

가스 고지서 371유로...

잠시 후 알레는 밀라노가 떠나가도록 나가 죽어버려!를 소리쳤다

그리고 바로 내 DVD 플레이어를 프로 권투선수처럼 주먹으로 내리쳤다.

 

 

엄청난 가스비에 하나는 넋이 나갔고 또 하나는 미쳤고

DVD플레이어는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사람들은 이상할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

사고 또 사고 또 사기 위해서 돈을 꺼내는 일이 마치 축하할 일이

되는 것처럼.

 

 

의심의 여지도 없다. 우리 세대는 60년대 가정주부들 몇 백명보다도

계산에 빠르다. 마음에 드는 걸 사야지 하는 시대는 지나 자기 사정에

더 맞는 것을 사는 시대가 되었다.

 

 

나랑 나머지 수습 세 명 자리에 새 수습사원 네 명을 넣기로 했다는 거야

마치 공포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요즘에 대학을 졸업하는

사람들은 이게 현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말 잔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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