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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4001 - 신정아

by librovely 2011. 11. 16.



4001                                                                         신정아                        2011            사월의책



회사 선배님이 이 책을 읽었다고 했다
그것도 책을 회사에서 구했다고...바로 넘기라고 했다...그 다음날 책이 손에 들어왔다
아니 이런 책을 누가 신청한걸까...하며 고맙게(?) 생각하고 집으로 가져와 읽었다
나름 정신없는 시기를 보내던 때였지만 이 책은 손에 잡고 집중해서 읽었다...


이 책은 출판되면서도 말이 많았다...
신정아...
학위 위조도 그렇지만...그것보다도 어쩌면 유부남과의 스토리 때문에 더 말이 많았던 건 아닌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미혼과 기혼의 차이가 확 나는 것 같다...
나처럼 미혼이거나 혹은 진지한 관계를 생각하며 만난 남자가 없었던 경우...좀 그렇다...유부남은...
뭐 이 정도로 넘어가지만 이미 결혼을 했거나 혹은 정말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던 여자의 경우에는...
어쩌면 저럴 수가 있느냐...너도 인간이냐...정도의 극한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
물론 나도 그런 반응 당연히 이해한다....다만 감정이입을 할만한 상대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덜한듯..



이러면서도 동시에...
요즘 읽고 있는 김연수의 소설에 나오는 어느 부분의 내용이 떠오르기도 한다...
엥겔스가 그랬다던데...일부일처제는 한 사람을 위한 영원한 매음제도라는 말...
그래도 역시 난 유부남과 신정아의 사랑(?)은 잘못되었다는 생각...
그렇다면 변양균이 이혼을 하고 정식으로 만났다면? 합법적(?)으로 만났다면?
그러면 괜찮아...라고 쿨하게 말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내 일이 아니니까...쉽게 뭐 그럴수도..
하지만 그게 나라면...음...아주 지독하게 끔찍...



사실 이 책의 내용 중 솔직히 학력 위조보다 변양균과 있었던 일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최소한 책의 내용만 보고 판단하자면...신정아는 변양균을 정말 좋아한 것 같다
변양균은..? 좋아하긴 했지만 그는 좀 이기적...정말 좋아했다면 이혼하고 당당하게(?)만나던가...
가정은 꼭 지켜야 한다면서....끝까지 그런 말을 했던데...그러면서도 신정아를 나몰라라 놓지 못하고
걱정하다가 결국 다 공개되는 처지에 이르기도 한다...그 때도 아니라고 발뺌하기 보다는 사실대로...
그걸 보면 또...진심이었던 것 같기도 한데...음...어쨌든 둘은 처음부터 시작되지 않았더라면...하는
생각이 든다...그냥 너무 데미지가 큰 게 아닌가...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모든 사람이 나처럼 저항이
약한 곳으로만 흘러다니며 사는 건 아니고 그걸 원하는 것도 아니니까...뭐가 최선인지는 쉽게 말할 수
없다는 생각도...



학력 위조는...정확히 모르지만...일단 그녀 스스로 자신의 학위를 대신 도와줄 누군가를 돈을 주고
고용했다는 것부터가 문제였던 것 같다...그리고 그 사람이 그녀를 속였던 것 같고...
하여튼 그 잘못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 같다...분명 잘못한 일...



그러나 그녀가 좀 억울해 하는 부분은 이해가 갔다...
큐레이터로 능력을 발휘한 면이 다 학력 위조와 남자들과의 관계 덕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것도 다 그녀의 글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뿐이지만...내가 느끼기에도 그녀는 일을 열심히 했을 것
같고 능력도 있었던 것 같다...그리고 나이 많은 능력도 많은 그 남자들은...음..그녀가 일부러 여자로
어필을 했다기 보다는...그냥 그들이 신정아에게 끌린듯...내가 봐도 그럴만하다...외모도 예쁘고...
예쁘다기보다는 단아한건가? 게다가 말도 통하고 예의바른 분위기였다면...또 그 남자 어르신들보다
나이도 훨씬 어리니까...직업도 교양있는 직업이고...뭐 충분히 끌릴만하다...하여튼 의도하지 않은
분위기 조성때문에 나중에는 청바지에 운동화만 신고 다녔다는 그녀의 말고 이해가 갔다...
난 그런 고민이 없이 참 행복하게(?) 살아왔구나...라는 생각도 들고..뭐...ㅎ



글이 아주 빼곡한 책인데...사실 문장이 매끄럽진 않았다...한 번에 이해가 안되는 어색한 문장도 좀
있고...또 그녀의 인생에 대해 나열한 내용들도 매끄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누군지 궁금한
그녀의 외할머니도 그렇고...또 그녀의 어머니의 다소 극단적인 삶...고등학교 때 전교 1등도 할만큼
똑똑했다는 것도 사실이겠지...?  어쨌든 사실인지 아니면 정말로 신기한 삶을 살아온건지...내용이
흥미진진할 정도로 신기했다...예쁘고 똑똑하고 돈많고 착하고 순진하기까지한 신정아...라는 결론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느정도 과장이 된건지 혹은 왜곡된건지는 잘 모르지만...
학력 위조 죄값을 치르고 나온 그녀가 이젠 좀 조용하고 평범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변양균의 가족에게는 이 책이 한 번 더 고통을 주겠지만...어쨌든 이젠 둘은 만나지 않는 것 같고...
그녀 또한 이 책을 펴낸 이유가 다시 용기를 갖고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던데...
책 내용이 아주 솔직하다...많이 드러냈고 누군가 읽기를 염두에 두었기보다는 본인이 벗어나고 싶은 생각에
쓴 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지나간 일은 다 잊고 잘 살기를...














나에게 주어진 평온한 미래를 접고 칼날 위에 서있는 불안한 사랑을 선택할만큼 내게 전부였던 시간이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찢을 수 있는 휴지조각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이었다
그래서 끝이 보이는 길은 가지 말라는 말이 맞는가보다
어느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었던 내 지난 시간들은 결코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나보다
왜 그때는 미처 몰랐을까



사람은 본능적인 문제에 부딪힐 때 가장 힘들다고 한다
그러니 행여 누가 수군거리거나 따가운 눈빛을 보내고 욕을 해도 사실 별게 아니다
어차피 커다란 우리 삶에서 보면 엑스트라에 불과한 부분이니까



지금은 그저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본능만 남았다
따뜻한 욕조 신선한 과일과 야채 생선 따끈한 초콜릿 케이크에 차가운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린 디저트
적어도 지금의 고통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작은 풍요를 느낄 때도 있었다



행복한 생각만 하고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세상이 만들어 놓은 신정아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또 내가 예전의 나로 고스란히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나는 어쨌건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나의 삶을 기대감으로 맞으려 한다

나는 이 말이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