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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만히 거닐다 - 전소연

by librovely 2009.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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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거닐다                                                                               전소연            2009           북노마드



여행책?
여행 책이 맞긴 하다
일본에서의 여행 내용이 담긴 책
그러나 여행에 관한 책이라기 보다는 매우 일상적인 느낌이 드는 책
일상적인 여행에 대한 책이라서 그런가 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매우 바쁜건 아니지만 이래저래 신경쓸 것들이 좀 있었는데
틈이 나는 때 조금씩 책을 열어 보면 정말 제대로 휴식을 취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으레 여행 관련 책이 쏟아내곤 하는 여기도 좋아요 이 곳도 가볼만해요...라는 바쁜 분위기가 아니라...
책 제목처럼 가만히...가만히 저자의 생각을 풀어놓은 책이다...
독백 같은 글이라고 해야할까?  누군가가 읽을 것을 염두에 두고 쓴 느낌조차 들지 않았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저자처럼 여행을 통해 더욱 일상적인 삶을 살아볼 수도 있는 것...
어쩌면 지나치게 복잡한 우리의 일상이 더 여행스럽고...
일과 사람들로부터 멀어진 여행지에서의 하루가 더 일상적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문체 따라하기 모드 중...)



사진도 너무 멋지고
글도 좋다...
글을 정말 잘 쓴다...
참 적절한 단어를 조합하여 표현해낸다...
멋지고 좋다는 말은 너무 식상하지만 그 표현밖에 적당한 표현을 못 찾겠다



책을 덮고나니 문득 일본에서 한 달 정도 머물러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래도 일본은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유럽이나 기타 다른 장소보다 부담이 없다
물론 경제적 부담이야 어딜 가든 따라다닐테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무한반복으로 들었던 음악
책과 매우 분위기가 흡사한 느낌....이
요조의 '아 외로워'  
http://www.cyworld.com/Peter0912/2505615 
(책은 대출...음악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블로그나 떠다니며 듣는...저질 저작권 개념 소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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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마련하고 싶은 내 생의 빈틈은 산책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여행은 단순히 낯선 지역으로 가서 다른 일상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공간에 가서 일상을 천천히 다시 만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여행지를 선택하는 일은 운명과도 같다
시기적절하게 불어오는 바람처럼 그곳에 가야지 라는 생각이 스미게 되면 그곳에 가야하는 운명이 되고 마는 것



어느 날부터인가 여행이란 또 다른 일상에 다름아니다라는 느낌을 받았고
무언가를 해야한다라는 강박 없이 그곳에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한 권의 책이 여행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할 것이다
공감이 안 된다면 당신은 취미란에 독서라고 한 번도 쓴 적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행 중 책 읽기에 취미를 붙여보자


나에겐 창문과 이부자리 그리고 선풍기 하나가 주어졌지만 부족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까지 끌어안고 살아왔던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야겠다는 결심이 서기까지 했다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일상사 가운데 어떤 빈틈을 나로선 도저히 이름 붙일 수 없는
우리의 순수한 사랑 같은 것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줄 그 빈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산책이란 우리가 찾을 생가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우리로 하여금 발견하게 해주는 수단이 아닐까?
장 그르니에 [일상적인 삶] 중에서



여행을 떠나오면 하루의 시작에 늘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모닝커피의 첫 모금을 목구멍으로 넘기면서 자연스레 여기의 하루를 기대하는 것이다



반짝이는 오전에 모닝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은 내가 부리고 싶은 생의 사치 중에 하나였다



안단테 안단테
모닝커피를 마시며 걸음걸이의 빠르기로 천천히 기분 좋은 산책을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혹시나 괜한 욕심으로 군더더기 짐을 늘려가고 있지는 않는가?
그래도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나의 방에는 소통할 수 있는 창과 조금 사치를 부려 푹신한 초록색 의자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샤워를 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안부를 묻고 산책을 하며 지냈다
겨우 그러려고 거기 갔어?
그러나 나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샤워를 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안부를 묻고 산책을 하며
그 어느 때보다 진한 여행을 했고 나는 이렇게 숨 쉬고 있구나를 실감할 수 있었다



어떤 날은 우연히 들어간 카페의 커피향이 감동을 주기도 했다
일상적인 여행의 매력은 이런 것이다
교토까지 와서 고작 하는 일이 빈둥거리는 일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여유
그것은 여행의 태도인 것이고 나의 여행의 태도는 타인에 의해서가 아닌 나 스스로에 의해서 존중되어야 하는 것



하루에 한번은 길을 가다가 눈에 띄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을 시켜두고 책을 읽는다
커피를 갈았나보다 냄새가 너무 좋다 이곳 사람들의 대화도 계속된다
in Osaka (오사카라는 영어 글자 모양이 예쁘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셔터를 누르는 순간 나와 당신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가 시작되기까지 나는 당신을 지켜볼 것이고
가끔씩 미소를 보내기도 할 것이다
당신과 나의 거리는 가까워지거나 혹은 멀어질 것이다
그러나 가깝고 먼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당신이 내 뷰파인더 안에 있느냐 없느냐이다
당신 주변을 서성서리던 나는 호흡을 멈추고 셔터를 누르게 될 것이다
당신과 나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결정적 순간은
불과 몇 초 안에 찾아온다
그러니 타이밍을 놓치지 말자 사랑이든 사진이든 타이밍이 문제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누가 얼마나 더 좋아하느냐에 따라
강자와 약자가 갈리는 참으로 불공평하고 무참한 법칙이다
그렇게 애가 탈 수가 없고 또 그렇게 무심할 수가 없다     - d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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