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위한 스테이크 에프라임 키숀 2006 마음산책
이 책도 어디서 제목을 봤는지 모르지만 누군가 추천했고 메모해 두었다가 빌렸다
개를 위한 스테이크
살짝 책을 훑어보니 글간격도 넓고 만화같은 삽화도 삽입되어 있어서 동화 분위기의 가벼운 글이겠거니 했다
그래서 사실 막상 빌려놓고는 읽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책을 펼쳐서 첫번째 단편을 읽자마자 정말 재밌다는 생각만 연신 들었다
에프라임 키숀은 풍자작가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책이 엄청나게 팔려나갔고 인세만으로도 충분히 부유하게 살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풍자작가라고 하지만 뭐 글이 아주 대단히 심각한 풍자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그냥 일상적인 내용이다 작가의 일상 생활에서 이야기를 뽑아냈고 다만 그 내용을 재미있게 잘 들려주는 것
키우는 개 함께 사는 잘나신 부인 독특한 성격의 아이들 그리고 인테리어 업자 레스토랑 직원 옆집 사람 등등
작가와 작가의 가족 그리고 그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각종 주변인들과의 일이 소재가 된 단편들이 쓰여 있다
우디 앨런의 <우리가 사는 이 쓰레기 같은 세상>이나 움베르트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방법>
과 비슷한 분위기의 책이다 물론 각각의 색깔은 많이 다르지만 어쨌든 비슷한 분위기
우디 앨런은 좀 더 성적이고 어른들의 체면치레 상황에 대한 것들이 많고 움베르트 에코의 글은 좀 더 지적인 내용
이 섞여 있고 어른의 개인적인 일상에 대한 것들이 많다면 이 책은 다분히 가족과 애완견 그리고 동네 사람들과
얽힌 내용이 많다 그리고 글도 아주 쉽고 짧다 동화책 읽듯이 지독하게 편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글이다
읽다가 소리 내서 웃어대는 종류의 웃음은 이 책이 가장 빈번하게 유발한다
여름 휴가지에서 읽을 만한 책으로 딱 좋을 것 같다
우디 앨런의 <우리가 사는 이 쓰레기 같은 세상>
움베르트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방법>
에프라임 키숀의 <개를 위한 스테이크>
단편들로 구성되어서 읽다가 말다가 다시 읽어도 좋고 골치아프지 않으면서 웃을 수 있는 내용들이니까
단편들 중 마음에 쏙 들었던 것들 몇 개 뽑아보자면
개를 위한 스테이크
자고 싶을 때 자거라
양탄자에 오줌 누는 개
족보 있는 개를 찾아서
우산 도둑으로 몰리다
빨래 말리기 소동
제발 안녕이라고 말해
이 이야기들은 정말 정말 코믹하다 내용 자체도 물론 웃기지만 작가의 재치있는 글솜씨도 최고
책의 뒷표지에 가수 이적이 추천글을 썼는데 너무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서 발췌하며 마무리
에프라임 키숀은 흑백의 일상에 화사한 유머의 빛을 뿌리는 진정 사랑스러운 이야기꾼이다
- 이적
아 이 책은 정말이지 너무 웃기다
(물론 뒷부분으로 갈수록 약간 식상해지고 약간 과장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남은 음식을 싸주실 수 있나요? 우리 개한테 주려고요
그는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커다란 비닐봉지를 가지고 나왔디
뼈도 몇 조각 넣었습니다
그애는 8시 반에 자러 가야 한다는 의사의 충고를 거역하지 않는다
정확히 이 시간이 되면 그애는 재빨리 잠옷으로 갈아입고 엄마 아빠 안녕히 주무세요 라고 말하며 자기 방으로
간다 어느 정도 시간이 -1분일 경우도 있고 30초일 경우도 있는데- 지난 뒤 그애는 양치질을 하기 위해 다시
일어난다 양치질 한 후에는 음료수를 마시고 소변을 보며 책가방 안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다시 텔레비전
앞에서 음료수를 조금 마신 다음 개와 수다를 떨고는 또다시 소변을 보고 정원에 있는 달팽이를 관찰한 뒤
텔레비전을 보면서 과자를 먹으려고 냉장고를 뒤진다 그러고 나면 어김없이 2시 15분이 되고 그때서야 잠이 든다
아빠는 주무셔요
미쉬코가 여전히 양탄자 위에 오줌을 누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창밖으로 뛰어나간다
그러고는 나의 칭찬과 맛있는 음식을 기다린다
어쨌든 이것도 성공한 것 아닌가
순종인가요?
여러 가지 순수한 피가 섞여 있지요
나는 우산 세 개를 다발로 말아서 마치 새로운 샘플을 가지고 가는 우산 판매상인 양 행동했다
가능한 한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려고 버스 뒤쪽에 가서 앉았다
주변 사람들은 이런 내 모습에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벌써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그녀는 내가 갖고 있던 세 개의 우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오늘 무척 성공적인 하루였군요 안 그래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쇼핑이라기 보다는 무역이었다
수레에는 이미 언급한 물건 외에도 다양한 치즈 통조림 목욕수건 빗자루 등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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