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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괜찮은 척은 그만두겠습니다 - 한재원

by librovely 2019. 2. 27.

괜찮은 척은 그만두겠습니다                                       한재원                      2018       북라이프

 

아래에 젊은이가 쓴 책은 뭔가 통찰력 떨어져...라는 뉘앙스로 썼는데

이 책은 젊은이가 쓴 책임...ㅋㅋㅋ 근데 은근히 통찰력 있는 내용들.....

솔직하게  글을 잘 썼고 그래서 더 공감이 갔고 재미있게 읽었다

 

인간관계에 대한 부분에서는.... 아니 그렇게 어린 나이에...그러니까 별로 이런저런 사람 겪어보지

못했을 나이에 많은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나는 음 살면서 이런 저런

인간군상을 만나보게 되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지 젊었을 때? ㅋㅋㅋ 하여튼 그때는 별 생각을 하게

만들 인간을 만나본 적도 없는 거 같은데... 어쩌면 차라리 어릴 때 별별 이상한 인간들을 만나면서

데이고 상처받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럼 이미 깨달은 자가 될거고 그 편이 남은

인생 편하게 가는 길일지도? 어차피 겪게될 거 미리 겪고 일찌감치 이상한 인간 걸러내자? ㅋㅋㅋㅋ

하여튼 좋은 책이다

사실 이 책 저 책 돌아가며 섞어서 읽어서 발췌부분 빼고는 잘 기억이 안나고 어떤 글이 어떤 책의

내용인지도 가물가물 ㅋㅋㅋㅋㅋ

그러하다

 

 

 

 

 

 

 

졸음이 쏟아지는 오후에는 따뜻한 라테를 마시고 약속 없는 주말이면 하루 종일 게임을 하고

글 한 편을 마무리하면 시원한 맥주 한 잔을 하고 잠드는 일상 말이다

 

누군가 무거운 퇴근길에 이 책을 읽고 이 사랑 나랑 똑같네 하며 잠시나마 위로받길 기대하면서

조심스럽게 내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오늘을 위한 일을 당장 하는 것

그렇게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맞이하는 것

그게 사는 것 아닐까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 일단 해보기로 했다

갖은 이유를 대며 미루지 않고 시작해보기로 했다

 

일기예보에서 말하는 기온은 동일한데

각자의 온도에 따라 다르게 느끼고 있었다

인간관계가 딱 그렇다

서로 똑같은 감정을 주고받는 것 같지만

체감하는 온도는 분명 제각각이다

 

어떤 날은 불쑥 찾아온 기억들에 너무 화가 나서...

또 어떤 날은 모든 의지가 날아가 버려서...

한 번 든 생각을 외면할 방법을 모르겠다

밤의 재판을 받는 기분이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 혹은 상처를 받은 일들이 머릿속에 주르륵 그려진다

 

싹 다 정리한다고 해서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씁쓸함이 쉬이 덜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받을 싱처를 남에게 준다고 해서 나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어느 순간 나에게는 진정한 속마음을 터놓을 선뜻 연락할 수 있는 친구가 없는 것 같았다

관계에 집착했을 때도 괴로웠고 집착하지 않았을 때도 괴로웠다

그리고 관계의 원칙을 만들었다

앞으로 상처받지도 상처 주지도 않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영원히 변치 말자

나한테는 너뿐이야

이런 말을 섣불리 하지 않기로 했다

어쩌면 나조차도 지키기 어려울 약속들을 상대방에게 강요한 것은 아닌지

지나친 관계의 무게를 덜어내기로 했다

상대방을 더욱 진심으로 대하기로 했다

미리 관계에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 나의 진심이 부담스러우면 알아서 멀어질 테고

나의 진심을 알아주면 마음을 열고 더욱 깊은 사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진심을 보였다면 이제는 끊어낼 차례다

나의 진심을 이용할 때 나를 필요에 의한 존재로 대할 때 나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

나의 호의를 당연히 여길 때는 과감하게 끊을 줄도 알아야 했다

나를 힘들게 하고 괴롭게 하는 관계를 지속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을 이유도 화낼 이유도 없다

오히려 사람의 진심에 진심으로 답할 줄 모르는 아직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불쌍하게

여겨야 할지도 모른다

 

누구나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을 것이다

굳이 미움받고싶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지나치게 집착하고 신경 쓰고 상처를 받는다면 관계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야 한다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면서 라테를 마시고 부드러운 종이 위에 정성껏 손을 놀렸다

켈리그라피 강좌가 끝난 후 공백이 길면 괴로울 것 같아 이번에는 수채화 수업을 등록했다

그 후에는 여행 관련 워크숍을 등록했다

뭐라고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얼마의 돈을 써서라도 삶의 공백을 메꿨으면 했다

어떤 날에는 내가 선택한 취미들이 나를 괴롭히는 벌칙 같기도 했다

 

늦잠을 자고 엄마가 타준 믹스커피를 마시며 무료하게 텔레비젼 체널을 돌리고 빨래를 널며

수다를 떨다가 저녁밥을 먹으면서 주말 드라마를 보고 다가오는 월요일을 불평하며 스르륵 잠드는

아무렇지 않은 일상 결코 사라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시간이 추억이 되고 그리움이 되는 순간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