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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스본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 김지선

by librovely 2010.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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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김지선                2008                북노마드



출판사 이름이 맘에 든다
북노마드
책으로도 충분히...



스물 셋에 여행을 떠났고 스물 다섯에 책을 썼다
난 그 나이에 뭘 했더라...아무 것도 안했다...
퇴근 하고 저녁을 먹은 후 미친듯이 포트리스에 열중했고 아무리 해도 늘지 않던 실력(?)덕에 욕을 먹다가
컴퓨터를 끄고 자고 다시 출근...퇴근... 합리화하자면 난 너무 피곤했다... 별 생각이 없기도 했고..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지...반면에 저자는 어린 나이에도 생각하는 건 나이가 많은 여자 같은 느낌이..
나쁜 의미가 아니라...어리고 가볍기만 하지 않았다는 의미...




저자는 여행을 혼자 다닌다...진짜 여행은 혼자 다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긴 하는데.... 언제쯤 가능할까?
무엇보다도 영어만 잘 한다면 훨씬 마음이 편할 것 같긴 한데...사실 영어가 진짜 문제는 아니다...
저자는 혼자 여행을 가지만 가서는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함께 돌아다니기도 하는가 보다...
그러다가 지난 번에 읽은 책처럼 연애도 하고 그러는 모양이다...물론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다가오면 바로 뒷걸음질 치는 그런 성격...왜 그랬을까? 아마도 여행 중의 들뜬 기분에
누군가를 쉽게 사귀는 게 성격과 맞지 않았을 것이다




여행을 가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건 멋진 일이지만 나도 그런 건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일단 세계 어느 장소에 가도 외모 불변의 법칙이 있기에...그리고 미의 기준은 어딜가도 크게 다르지 않으니...
그런 이유도 있고 또 여행에서 기대하는 게 그런 종류가 아니기에...난 오히려 여행 가서 혼자 있는 시간을 아주
좋아한다...항상 외롭게 지내지만 그래도 여행지에서 혼자 있는 건 다르다....진짜 혼자 있는 기분이 들고 진짜
내 모습과 내 생각을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저자는 엄마가 아프셔서 어린 나이에 힘들었었고 뒤늦게 법대에 들어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당한 저자는 여행으로 기분을 풀려고 했던 모양이다...아니 용기를 내고 싶었던건지도...
보통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이면 이 처지에 무슨 여행이야...라고 생각하겠지만 저자는 그 반대...역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다르구나... 선천적으로 여행 DNA를 지녔다고 스스로를 소개하던데 내가 봐도 저자는 그런
것 같다... 진짜 여행이 뭔지 모르지만 저자는 진짜 여행을 하는 것 같다...관광 말고 여행~~




여행 사진 중 내가 좋아하는 사진은
카페 사진과 침대 사진....
여유 부리며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과 바스락 거리는 하얀 침대에 기어 들어가 잠드는 시간이 가장 즐겁게
느껴져서 그런걸까... 저자의 사진도 맘에 들었다...
재밌게 읽은 책....맘에 드는 글이 종종 들어왔다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오냐라는 절박감이 다음에 다시 올 테니 이번에는 가고 싶은 곳을 찾자 라는 유연함으로
바뀌고 있다  판에 박힌 듯한 여행이 아닌 자신의 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여행



포르투 도시 여행의 출발은 도시 중심으로 들어가는 것
자유의 광장은 주말이 되면 간이 무대가 설치되거나 맥주 시음회가 벌어진다



내 마음이 원하는 곳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추천한 소문난 길로 갈거냐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
결국 내 마음이 끌리는 길을 선택하기로 했다


만약 당신이 포르투에 한 시간만 머물 수 있다면 도우루 강변 근처의 구시가지 거리를 찾기로 하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이곳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에서 왜 전차가 있고 사람들이 집에 커튼을 달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떤 장소에 사랑을
느낄까? 라고 질문을 던졌다  낯선 나라에 와 있다는 이유만으로 빨랫줄에 널린 다른 누군가의 속옷을 특별하게
바라본 후에야 이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여행은 일상이 허락하지 않은 많은 것들을 허락한다


일상에서 잠시 떨어져 나와 여행중인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포르투에서 와인 투어를 하는 것이 좋다
훌륭한 포트 와인을 저렴한 가격으로 시음할 수 있는 기회를 이 도시는 기꺼이 제공해준다


렐루서점
1919년 문을 연 이 서점은 가디언이 선정한 세계 10대 서점에 이름을 올렸다


주제 사라마구
가난한 집안 형편에 고등학교를 중퇴 그 이후로 용접공 철물공 막노동꾼 등 힘겨운 나날을 전전하다 뒤늦게
작가의 길로 전향했다  용접공 시절 독학으로 문학을 공부한 그가 60의 나이에 쓴 수도원의 비망록으로 199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당시 그의 나이 74세였다   그는 우리에게 자신의 삶이야말로 한 편의 살아 있는 책이었
다는 것을 보여주는 몇 안 되는 작가이다



무엇보다 여행은 오로지 나 홀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걷고 싶은 길을 걷고 원하는 것을 본다는 것 내일을 향한 기대감으로 산다는 것은 행복이라는 말로 치환되기
에 충분했다  여행은 시작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내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리스본은 루비와 닮았다
석양이 지는 무렵 리스본 가장 꼭대기에 자리한 성 조르즈 성에서 내려다 보는 도시 풍경


리스본은 볼 것이 넘쳐난다
17.2 킬로미터의 바스코 다 가마 다리  테주강  마누엘 양식의 제로니모스 수도원
오리엔테 역의 바스코 다 가마 쇼핑몰 


리스본 산타 클라라 광장 벼룩시장 여자 도둑시장


리스본 걷기의 백미 중 하나는 바로 벨렘지구
환상적인 자태
일요일에 무료로 볼 수 있는 중요 문화재
에그 타르트의 황홀한 맛(벨렘빵집)


고백하건대 나는 현실에 잘 적응하는 청춘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세상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웃고 떠들며 살아가는 교과서같은 청춘을 보는 게 그리 편하지
않다


내가 그토록 여행자들들 향해 애정공세를 펼치는 이유는 그들이 무언가를 포기하고 여행을 선택했기 때문인 듯
아주 작은 무언가라도 포기한다는 것을 뜻한다
대신 그들은 자유로움과 용기라는 일상이 가져다 주지 못한 선물을 얻게 된다


행복에는 포기라는 이름이 뒤따른다
행복이란 모든 것을 갖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좀 더 소중한 것을 갖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