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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랙 Black 2005 인도

by librovely 2008.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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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님의 추천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디서 영화를 구할지가 막막했는데
우연히 직장 동료가 이 영화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참 신기한 일이다 난 혹시 있냐고 묻지도 않았는데 그야말로 우연히 알게된 것


이 영화를 보고싶은 내 마음이 영화를 끌어당긴건가?
2년째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는 <시크릿>이 정말 맞는 말일까?
이 책에 대해 사람마다 평이 극단적인 것 같은데...나는 뭐....


영화 내용은 이미 평론가들의 소개글을 읽었기에 대충 짐작했고 그 짐작한 내용과 크게 다를 거 없다
초딩시절 방학숙제로 위인전 읽고 독후감 내기가 있을 때 제일 자주 써먹은? 대상이 헬렌켈러...
내내 놀다가 개학 2일 전부터 몰아서 각종 분야의 숙제를 방에 한가득 펼쳐놓고 제대로 벼락을 치곤 했는데...
(난 이미 초딩 5학년 때 개학 전날 새벽 3시까지 숙제를 하는 미루기계의 전설같은 존재....지금의 미루기모드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오랜시간의 각고의 노력 끝에 이룬 습관이라는...)


헬렌켈러와 그녀를 있게 만든 설리반 선생님...물~~~이야기는 자주 독후감에 들먹거렸던 내용이다.
왜 하필 헬렌켈러? 왜냐면 집에 있는 위인전의 위인 이름 중 제일 예뻐보였다고나 할까?
그래도 헬렌켈러는 책이라도 읽었지 다른 독후감을 쓸 때는 사실 읽지도 않고 뒤의 연표보고 대강 써서...
내가 또 무슨 말을...하여튼 입만 아니 자판에 손만 올렸다 하면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앉아계신다


이 영화가 실화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헬렌켈러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각색한 영화 되겠다.
인도 영화라....
인도... 전혀 관심이 없는 나라라서 그리고 생김새 또한 흑인 백인과는 또 다른 애매한 느낌이.
이건 순전히 개인 취향문제인데 하여튼 내 눈에는 이쪽 사람들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내 취향이 그렇다...


역시 등장한 배우들의 외모가 전혀 호감을 주지 못하더라..
특히 여주인공 아역은 연기도 훌륭하지만 너무 예뻐서 좋았는데 여주인공의 어른 역할 배우는 음....
외모가 너무 별로다....흐으음...여주인공의 엄마는 정말 예뻤는데....
남자 주인공 그러니까 선생님은 처음에 좀 보니 바로 국민배우 퓔~이 나더니만 역시 검색해보니 인도에서
국민배우급 대우를 받는 그런 배우였다....


영화는 영상이 참 아름답다...
간혹 차르륵~~??? 아님 띠리링~~ ?? 하여튼 반짝이는듯한 소리가 나는데 그것도 인상적...
그리고 가끔은 연극 무대를 보는 것처럼 설정된 장면도 있었다. 연기도 가끔은 연극 무대용? 연기가 보이기도
했고.... 


원래 영화보다는 책이 낫다고들 한다
그래서 보통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 실망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대상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책보다 오히려 직접 그 장면을 봐야 더 감정이입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바로 이 영화의 내용이 그렇다...?


어찌보면 너무나 뻔한 이야기지만 영화로 보니 훨씬 와닿았다....
사실 장애라는 것이 이미 주변에 존재하기에 무감각해져서 그들의 입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오히려
놓치게 되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제목은 블랙...여주인공은 삶 자체가 블랙인 것이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고 말 할수도 없다....세상과 완벽히 단절된 눈과 귀....소통이 불가능해 보인다...
농맹아라고 하던가?  우리는 이런 장애인을 보는 경우 그냥 불쌍하다~하고 지나치겠지만 그들이 얼마나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지 상상해보면 불쌍해~ 정도로 끝이 나긴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농맹아인 여주인공은 밥도 손으로 먹고 거의 짐승이나 마찬가지...단어도 모르고 말도 못한다...
이런 그녀를 어머니는 안타까워 하나 아버지는 시설에 보내버리자고 한다.
마지막 방법으로 어머니는 선생님을 고용하고 이 특수학교 선생님은 그녀를 전심으로 지도하기 시작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지만 그는 자기 인생을 건다...다른 이유는 전혀 없다. 돈이고 뭐고 그게 동기가 아니다.
나중에는 부모가 나가라고 하지만 그는 자신을 위해서? 그녀를 가르친다...포기하지 않는다...


불가능해 보이던 그녀는 물을 만지고는  워~라고 말하는 것을 시작으로 배움에 눈을 뜨게 된다.
그 후로 대학까지 입학한다. 이 때 좀 인상적인 말이 나오는데...
왜 특수 학교에 안 가려고 하느냐는 말에 대한 대답...
가서 먼지 터는 것이나 배우라고 하는 거냐는...


20년이나 걸려 그녀는 결국 대학 졸업장을 손에 넣게 되는데...
그 중간에 선생님은 그녀를 떠난다...
왜?
선생님은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다...기억이 날아가고 점점 백지화되어 버리는 병...
이 병이 진행되는 중 여주인공은 선생님에게서 남자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그걸 고백한다
그리고 제발 입에 뽀뽀를 해달라며 눈물을 흘린다...선생님은 입맞춤 후 사라져 버린다.
그래도 그녀는 혼자 결국 해낸 셈...


나중에 그녀 앞에 나타난 선생님은 완벽히 병에 걸린 상태...
그는 병원에 입원한다..병원은 모든 게 하얗다...
그녀는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들려서 블랙이었고
그는 알던 것 보던 것을 하나 둘 모두 잊어버려서 화이트가 되어버렸다...
아무것도 혼자 하지 못하고 뭐가 뭔지 단어조차 모르는 선생님...
그녀는 이런 선생님에게 자신이 받았던 대로 돌려주기 시작하고 결국 선생님이 워~(물)를 말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되지 않을 것 같은 그녀를 혼신의 힘을 다해 가르치던 선생님의 모습...
우리는 멀쩡한 아이도 조금만 뒤쳐지거나 하면 그걸 못견디고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거나 타인과 비교하거나
하면서 난리를 치는데... 농맹아인 주인공을 포기하지 않고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인생을 걸고 노력하는 선생님
의 모습이 어찌 인상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데브자이 선생님에게서 진짜 스승, 진짜 부모, 진짜 인간의 모습을
본다...


다 좋았는데 사실 20여년을 단지 대학 졸업장을 따기위해 노력을 한 점은 좀 그랬다...
내용은 다 이해했는데 점자로 글을 쳐야 해서 졸업이 어려웠던 것이니까...
그냥 자신이 내용을 이해하고 그랬으면 된 거 아닌가 졸업장이라는 형식적인 것을 위해 20년이나 반복했다는
건 좀 그렇다... 그리고 선생님을 남자로 느끼는 그 장면은 좀 솔직히 윽~ 이었다...선생님이라기 보다는
그녀의 아버지처럼 그렇게 느껴지는 존재라서 그랬는지 영 그 설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이거....
한 아이를 위해 한 교사가 자신의 인생을 건다는 설정....
그게 괜찮은 걸까? 한 사람을 사람만들려고 한 사람은 자기 인생을 다 바친다....?
그게 그 사람의 꿈이니까 의미 있는 것일까?
나는 너 하나를 위해 존재한다...?  아이를 위해 끝없이 희생하는 엄마는 건강한게 아니라면서....
이 경우는 엄마가 아니라 교사니까 상관없다?  음...잘 모르겠다....


자식이 올백을 못 맞고 2개를 틀려 옆집 철수에게 져서 아이를 마구마구 윽박질렀거나
가르치는 아이들이 영 설명을 못 알아들어서 속이 터질 것 같거나
나 자신의 타고난 것들이 영 맘에 안든다거나
장애를 갖고 있는 그들을 봐도 별로 안타까운 마음이 안든다거나
기타 등등
의 상황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면 보기 전보다 조금은 더 사람이 되어 있을게다....


뻔하지만 그래도 볼만한 괜찮은 영화다.
별로 지루하지도 않고 잔잔하게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