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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비아 Sylvia 2003 영국

by librovely 2008.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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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인형같은 금발의 기네스 펠트로가 포스터에서 웃고있다
로맨스 댓글을 보니 외도라는 단어가 나와 있기에 미국 중산층 여자의 남편 외도로 인한 고통 정도가 주제인
모양이다 라고 생각했다 별로 끌릴만한 내용으로 예상이 된 건 아니지만 그냥 예쁜 포스터 그리고 웃고 있는
기네스 펠트로의 얼굴과는 다른 어두운 것을 보여줄 것 같아서 클릭했다



영화는 어떤게 좋은 걸까?
아름답고 상쾌하지만 다소 비현실적인 경우와
우중충하고 슬프고 찝찝하지만 현실적인 경우와
아름답고 상쾌하고 현실적이면 안되냐고? 응 안되는거 같다 그러기는 힘든 거 같다



나의 비관적인 사고방식이나 우중충한 현실로 보나 어둡지만 현실을 드러내는 영화가 더 맞는 느낌이
하여튼 클릭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학생인 기네스 펠트로우 예쁜 분홍 머리띠를 하고 발랄하게 등장한다
자신이 쓴 시에대한 평에 민감한 작가 지망생의 열의가 보이는 여대생 미국인인데 교환학생으로 온 것
대학 특히 영국의 대학이라... 그 설정만으로도 멋진 느낌이 든다... 버지니아 울프가 대뜸 생각나기도 하고
이 영화의 배경보다 50여년 전만 거슬러 올라가도 대학 언저리를 슬프게 넘겨다 보던 버지니아 울프의 시대가
아닌가...



기네스는 자신의 시에 대한 평은 별로라서 속상하지만 어떤 남자의 시를 보고 시에 반해버린다
그리고 파티에 가서 그가 누군지 물어보고 만나 시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둘은 바로 사랑에 빠져버린다
이거 이상하지 않나?  시에 반해서 사람에게 반하게 된다?  시가 사람 자체인가? 창작물과 작가는 동급인가?



그건 그렇다 치고 또 의심어린 눈초리로 바라볼 수 있는 건 무슨 사랑이 이렇게 순식간인가 하는 점...
기네스야 이미 시를 통해 곰곰하게 빠져들 시간이 있었다고 치자  그렇담 테드라는 이 남자는 보자마자?
만나서 당신이 아름답다 어쩌고 하는 것만 봐도 난 그의 마음이 영 의심스러웠다...
외모 보고 좋아하는 건 끝이 있을 수밖에 없을테니까...(그래서 나의 사랑은 아마 모두 끝이 명백할게다..ㅋㅋ)
그리고 기네스 아니 실비아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실비아와의 첫 만남에서 서둘러 돌아가는 그가 바라보는 곳에
어떤 여인네가 잠시 등장하는데 내가 잘못 본건가?



하여튼 둘은 그렇게 지독히도 낭만적인 사랑에 빠져들어...
뭐가 낭만적인가?
순식간에 감정이 샘솟았다는 게 그렇고
시라는 낭만의 정수에 위치하신 그 예술분야를 통해 만나게 되었다는 것이 그러하다는...
결혼을 하고 실비아의 나라인 미국으로 간다



이 전에 둘의 대화 중 인상적인 대화
얼굴을 매만지던 테드는 흉터를 보고 묻고 실비아는 혹시 잃어버리고 싶은 기억이 있냐고 묻는다
그는 아니라고 하고 실비아는 자신의 실패한 자살시도에 대해 살짝 이야기를 한다



아니 이 보다도 더 전에 테드와 본격적인 사랑에 빠져들 즈음 실비아는 그와의 감정에 충만하여 글을 쓰는데
내용이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사랑이 어쩌고 저쩌고...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는 시를 그녀는 기쁘게 쓴다



미국으로 가서 실비아의 엄마를 만나고 실비아의 엄마로 나오는 여자는 진짜 기네스 엄마...
나이 들어서도 그렇게 우아하고 아름다울수가...멋지다..하여튼 그녀는 사위에게 실비아가 자살시도한 장소를
말해주며 잘해주기를 바라는 어찌보면 마음이 놓이지 못한듯한 그런 모습을 보인다...



실비아의 집은 부유한 편인 모양
테드가 마음에 드냐고 묻는 실비아에게 엄마는 별 반응이 없고 실비아에게 그를 사랑하냐고 묻더니 자신도
좋아하겠노라고 말한다  무얼 먹고 살거냐고 묻자 실비아는 그런 건 기대하지 않는다 그는 위대한 시인이
될 사람이다 라며 그 당시 생각하기 힘든 아니 지금도 보통의 여자들이 생각하기 힘든 대답을 한다
실비아가 참 좋다....



실비아와 결혼하자마자 둘은 바닷가에서 쉬는건지 글을 쓰려는건지 하여튼 거기에서 사는데...
테드는 낚시를 하러 다니고 글을 쓰고 그 동안 실비아는 빵을 굽고 멍하고 앉아 있고 그런다...
테드는 실비아에게 빵을 굽지 말고 글을 쓰라고 말하고 실비아는 이런 테드에게 보통 남자들은 빵을 구워주면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인지 타자기 앞에 앉지만 영 글을 쓰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한다
왜 그랬을까?  



무조건 잘 해주고 싶은 실비아의 마음이 보이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인정받는 작가인 남편에 비해 스스로 의기 소침하여 글을 쓰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하고
이런 그녀가 애틋하지만 뭔가 평범한 마음의 상태가 아님이 슬슬 느껴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도대체 그녀가 지우려 하던 기억은 무엇이었을까?  왜 자살시도를 했었던 걸까?
그 이유에 대해서는 끝까지 침묵한다. 궁금하다...



그녀는 그녀대로 학생을 가르치며 테드는 테드대로 공식적인 출판 혹은 강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그러다가
집으로 원고를 들고 찾아온 어린 대학생 여자아이
이 일로 실비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다시 남편과 그 여대생이 즐겁게 대화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심하게 흔들린다



둘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영국의 시골로 가서 첫째 아이를 낳는다
테드는 여전히 잘 나가는 작가
그녀 또한 다시 글을 써서 작가로 활동한다
그러나 여전히 여자들에게 둘러싸여있는 테드
내가 봐도 불안해 보인다
과연 의부증세를 보이는 실비아의 과민함만이 문제였을까?



실비아가 남들보다 그런 면이 있다는 걸 안다면 좀 조심해 주면 안되는 것이었을까?
실비아는 유난히 과민하고 테드는 유난히 바람기가 있다



이런 남자는 분명 있다 주변에 남자가 워낙 없이 살아오고 있어서 학교건 직장이건 어디건 남자가 없어서
하여튼 잘은 모르지만 그나마 본 남자들의 행태를 기억해 보자면 분명 여기저기 추파 비슷한 것을 던지고
애매모호한 미소 혹은 말을 흘리며 여지를 남기는 인간이 분명히 있다  정말 짜증나는 인간들이다
그들은 지나친 친절 정도로 자신을 포장하지만 속내는 그런 행동을 통해 자신의 우월함을 느끼거나 아니면
여차하면 엮여보겠다 뭐 이런 생각인 것 같다... 이런 남자도 참한 여자와 결혼 잘 한다...
그런 결혼식에서는 신부는 신이 났을테지만 그를 아는 하객들은 신부를 애처롭게 바라보기도 하고 그런다...ㅡㅡ;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써 댔는데 영화 속 테드처럼 만인에게 친절한 남자가 분명 있다는 것이다...
지나친 친절은 문제가 있다.   내가 실비아라도 참지 못했을 것이다... 의심도 지독히 많은 나이기에 실비아가
이해가 가고 그랬다...나도 정신적으로 좀 문제가 있는걸까...아니 스탕달이 그랬다 상상력이 좋은 여자는 의심이
많다고 난 상상력이 좋을 뿐이다. 그리고 생각의 탄생에서 그랬다 상상력이 곧 창의성이고 이게 곧 지능이라고
그렇다 난 단지 지능이 높을 뿐이야 라며 본인도 믿지 않을 소리로 의심 가득 증세를 미화시켜보고 싶다



어쨌든
내가 여자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난 전적으로 실비아 편...
그녀가 의심을 할만한 상황이었고 집착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단지 그녀는 테드를 사랑했을 뿐이다
그리고 의심도 아니지 않은가 실제로 그가 외도를 하고 다니지 않았는가...
시인이랍시고 이러쿵 저러쿵 말만 잘하지 지 인생은 개차반?



근데 외도라는 거...사실 인간의 마음 특히 연애감정이라는게 맘대로 되는건 아니지 않은가?
그래도 결혼했으니까 윤리라는게 있다?  갑자기 간통죄가 생각난다 이걸 폐지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음....
하든 말든 상관없다...솔직히 난 아직도 외도를 하는 사람이 신기하다...
한 명 좋아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여러 명을 좋아하고 신경쓰고 다닐까...존경스러워...ㅡㅡ;;
진정 인간의 긍정적인 면을 볼 줄 아는 당신은 멋쟁이? ㅡㅡ;



실비아는 생각이 생각을 만들고 만들어 점점 외도 의심증이 심해져가고 그가 외출이라도 하면
관련된 곳에 전화를 걸어 이상해보이리만큼 이것저것 캐묻고 그가 돌아오면 12시간동안 뭘 하고 온거냐고
소리치며 울어버린다...이런 그녀를 감싸주지는 못하고 그는 오히려 화를 낸다...작가가 뭐 이래....
그녀는 둘째 아이를 낳는다...삶에 지쳐가는 실비아...한 번은 부부가 방문하는데 그 여자와 테드를 의심하고
사소한 테드의 친절도 거슬려 하며 힘겨워한다...상태가 이런걸 알면서 굳이 그런 과도한 친절을 보이는 테드가
짜증스럽게 느껴졌다...  그럼 그까짓거 이혼해버리지...그런 그를 왜 실비아는 끝까지 좋아할 수밖에 없는건지...



이 날 실비아의 행동은 극에 달하고 테드는 못참고 어디갈지 언제 돌아올지도 모른다며 나가버린다
징그러운 인간 같으니...너무 잔인하다
실비아가 괴로워할 것을 알면서도 가장 끔찍한 대답을 남기고 떠나다니...어디에 갈지 언제 올지 모른다니....
실비아는 이 일로 그에대한 것을 다 태워버리고 두 아이를 차에 태우고 가 혼자 내려 강으로 걸어들어가려다가
아이들을 돌아보고는 마음을 접는다.  그 후로도 수면제를 털어넣으려다가 다시 한 알만 먹는다...
아이가 없었다면 그녀는 이미 죽은 상태일 것이다....아니 어쩌면 마음은 이미 죽은 상태로 살고 있었는지도...



실비아가 이러고 있을 때 테드는 방문했던 부부의 여자를 찾아가 대놓고 외도를 저지른다
이 여자도 시를 좋아하는 여자... 시가 여자 꼬시기 상당히 괜찮은 것인 모양이지...
실비아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그와의 끔찍한 나날을 상기하며 그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기 시작
시를 쓰고 글을 쓴다   그녀의 글은 인정받는 듯 보인다
안정을 찾은듯 보이지만 때때로 속절없이 무너지고  우연히 정전때문에 도움을 받았던 아래층 할아버지를
마음이 힘들 때 찾아가서 울다 오기도 하고 그런다....자상한 할아버지...는 자다 깨운 그녀지만 진심어린
눈으로 걱정해준다.  별 도움을 준 것도 아니지만 이런 할아버지에게 실비아는 대단한 위안을 얻는듯 보인다



이 할아버지가 등장하자 영화 초기 실비아의 독백이 떠오른다
9살까지는 인생이 완벽했다고 아버지가 살아계시던 9살까지는....
이 할아버지에게서 아버지의 따뜻한 위안을 느끼는 것일까?



이렇게 평온해 보이나 외줄타기를 하는 실비아가 어느 날 자신의 출판을 돕던 남편의 지인이기도 한
남자 앞에서 담배를 피운다 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냐고 하자 변하려고 한단다 새로운 걸 시도해 보려고...
뭘 시도할거냐고 묻자 남자를 사귀어 보겠다고 한다 누가 상대냐고 하자 그를 뻔히 쳐다보고...
그러자 그는 자신도 자살시도를 해 본 너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죽음이라는 거 멋진 게 아니라고
그냥 허무한 거라고... 뭔가 정리되는 느낌이 아니더라고 말하며 테드의 외도는 잠시 실수한 것 뿐이니 다시
시작해 보라고 충고해준다  그도 알고 있는 것이다 실비아가 아직도 테드를 잊지 못한다는 것을...



실비아는 예쁘게 차려입고 와인을 준비하고 테드를 집으로 부른다
무슨 사고가 생긴건지 놀라서 왔다는 테드와 밤을 보낸 후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다시 시작하자고...
테드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외도하던 여자와 아이가 생겼다고
실비아의 표정은 다시 차가운 우울감을 드러낸다



밤에 실비아는 아래층 할아버지를 찾아간다
우표를 달라고 한다
아침에 붙이지 그러냐고 하자 바로 당장 편지를 집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한다
조금만 민감했다면 알아챘을 터인데...그녀가 자살하리라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
할아버지는 다른 때보다 덜 자상한 모습으로 그녀에게 그럼 기다리라며 우표를 가져다 준다.
그게 아니었을텐데 그녀는 죽기 전 마지막으로 자신을 누군가가 말려주길 바란게 아닐까?
아버지같은 자상한 할아버지가 자신을 붙잡아 주길 바란게 아니었을까...
우표를 받고서도 그녀는 복도에 서서 조명등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있고 다시 문을 연 할아버지에게
방금 꿈을 꾸었다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 죽고나면 조명등처럼 환하고 평온해 질거라고 생각했을까...



다음날 그녀는 아이들에게 우유 두 잔과 토스트를 가져다 준다
아이들은 잠자고 있다
그녀는 부엌으로 들어가 문틈에 모두 테이프를 두른 후 가스 밸브를 열고 가스에 질식하여 죽는다
죽은 그녀의 집에 찾아간 테드 휴즈는 어떤 원고를 만지작 거린다
이 원고의 제목은 에리얼




남편 테드는 그녀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가
1998년에 그녀와의 일을 시로 써서 출판하고 얼마 후 암으로 죽는다...
32살에 자살한 실비아...



그는 참 오래도 잘 살았다....
테드 휴즈...
참 짧게도 힘겹게 살았다...
실비아 플라스...





그녀의 자녀 둘은 지금쯤 50-60대 정도의 나이가 되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실존 인물이었다는 이 두 작가의 시를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