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대낮에 영화를 보러갔다
시네큐브에 가보니 40-50대 여자 무리 혹은 혼자...그런 관람객이 많았다
아니 많은 건 아니고 좀 있었다.... 넓은 관에서 상영되긴 했지만 반도 차지 않았고 난 예매도 안하고 갔지만
가장 선호하는 그 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렛미인을 봤던 그 자리....비어 있으면 무조건 그 자리...
난 이상하게도 삐딱한 자리가 좋다...정면 자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랑을 카피하다
제목이 좀 멋져 보이긴 했지만 줄리엣 비노쉬...아..나는 여자면서도 왜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걸까....
줄리엣 비노쉬를 보면 이사벨라 로셀리니가 떠오른다...한참 예전에 랑콤 메인 모델도 하고 그랬던 그 배우...
난 이 두 여인의 얼굴이 전혀 예뻐보이지 않고 특히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아무리 봐도 뭔가 촌스러워....
하여튼 나오는 여배우가 별로 맘에 들지 않았지만 볼 영화도 없고 평론가 평점이 무려 8점이 넘기에....
괜찮겠구나 하는 생각...
영화를 보기 전에 영화 내용을 대강 생각해보았는데...
뭐 그런 영화라고 생각했다...사랑을 하는 듯 착각하지만 그들은 사랑을 본따서 그 틀에 맞게 행동한 것일뿐
진짜는 아니다...그런 내용을 철학적이고 심오하게 그려낸 영화겠거니 생각했는데 보고 나서는 음...잘 모르겠네
재미있게는 봤다
특히 앞부분이 내 취향이었다 동행인은 깊은 낮잠에 빠져들었지만 난 참 재미있었다...앞 부분이...
둘의 대화가 재미있었다...
나중에 이어서 ...허리가 아파서 일찍 자야겠다...
이 영화는 정말 잘 모르겠고 후기를 쓰다보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한건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영화...
다시 이어서 써볼까....근데 이젠 너무 오래 지나서 기억이 잘 안난다....
남자 작가의 이름은 제임스 밀러
그의 책 출판기념회를 이탈리아 투스카니에서 하고 그 곳에 줄리엣 비노쉬가 나타난다 그녀의 극중 이름은
모르겠다...나이가 50은 되어 보이는 줄리엣은 십대 소녀처럼 상당히 들떠 있고 그런 그를 알만하다는 표정으로
십대 초반의 아들이 무심하게 지켜본다 늦게 와서 자리가 없자 VIP석에 앉고 제임스 밀러의 매니저였나 하여튼
누군가에게 복제 예술품을 판매하는 자신의 가게 주소를 남긴다
그리고는 아들과 함께 근처 카페에 가는데 아들이 엄마를 부추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재미있다
보통 자녀는 자신의 엄마가 새로운 남자에게 흥미를 보이는 것을 아주 싫어하기 마련인데 줄리엣의 아들은
닌텐도인지 휴대폰 게임인지 하여튼 그런 것에 정신이 팔려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부모를 자신과 별개의
인간으로 대하는 독립적인 어린이? 청소년? 하여튼 그랬다...
쪽지를 받았는지 제임스 밀러는 정말로 그녀의 가게에 찾아오고 그녀는 미리 드레스 차림으로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고 그가 등장하자 정신 산만한 행동...과 말...그런거지...차분해질 수가 없는게지...
그런 그녀에게 제임스 밀러는 날씨도 좋으니 나가자고 하고 그녀는 드라이브를 제안하고 그렇게 둘은 낡고 작은
줄리엣의 차를 타고 투스카니를 여행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 영화가 비포 선라이즈와 비슷하다고 했나보다...
여행하면서 나누는 대화가 주된 내용이니까...
물론 틀이야 비슷하지만 난 그 영화와 이 영화가 그렇게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차를 타고 가면서 그에게 줄리엣은 사인을 해달라고 하고 동생 것을 사인해달라고 하면서 그에게 동생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는데 내용이 뭐였더라...철이 없다고 했나? 동생은 동생의 남편을 좋아하는 이유가 말을 더듬는
그가 동생의 이름을 부를 때도 더듬어서 아...기억이 안난다...이름이...
이를테면 이름이 줄리엣이면 주주..주주주 줄리엣 이라고 부른다는 것 그리고 그런 점이 사랑스럽다는 것...
이 이야기를 듣고 제임스는 오히려 동생에게 흥미를 느끼고 그녀의 책을 다시 찾아 추가해서 뭐라고 쓰고
줄리엣은 뭐라고 더 쓰는거냐고 질투를...제임스는 말한다...자신의 이름을 오래 머금고 불러주기에 그녀가
말을 더듬으며 불러주는 것을 좋아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줄리엣은 어이없어 한다
그리고 도착....
주차장 장면만 생각나는 이 저질 기억력...
어쨌든 어떤 박물관 같은 곳에 도착하고 줄리엣은 제임스가 아주 좋아할거라며 신이나서 안내를 시작한다
거기에는 어떤 복제품이 있었나...그 복제품은 처음에는 복제품으로 알려지지 않았고 아주 큰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되며 사랑을 받았는데 이젠 그게 복제품이었음이 드러난 상태이고...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작품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고... 별거 아닌듯 보이는 그것을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가 보고 놀라워 하고 감탄하는
그런 장면이 나에게는 인상적이었다...그런걸 보라고 만든 장면은 아닐테지만...뭐랄까...그런 것에 놀라고 흥미를
느낄 수 있다면 사는 게 얼마나 재미있어지겠는가...
하여튼 그 복제품을 놓고 둘이 하는 대화가 좋았다...
참 애매한 문제 아닌가?
복제품인줄 모를 때는 너무 좋았는데 알고보니 복제품이다 근데 그게 복제품인지 아닌지 구별하기 거의 힘들만큼
차이가 없다면 그렇다면 그게 복제품이라고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있는걸까? 진품과 복제품의 차이는 작품 안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보는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복제품이라는 게 큰 상관이 있을까...
그렇게 몇 곳을 보며 다니다가 그녀는 아들의 전화를 받는다 아들에게 뭐가 어디 있다고 화를 내듯이 알려준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맘에 들지 않는 아들에 대해 제임스와 대화를 나누는데 제임스는 이번에도 아들의 철학이 옳다
는 식으로 말한다 줄리엣은 제임스 밀러가 쓴 책을 아주 좋아했지만 어쩌면 제임스라는 작가 또한 좋아했지만
둘의 사고방식은 사뭇 다른 느낌이...아들의 철학이 뭐였더라...기억이 안나....
하여튼 줄리엣은 뭔가 현실적이고 비관적 비판적 냉소적인 사고를 지녔고 제임스 밀러는 역시 작가라서 그런지
물론 무슨 문학작품을 쓰는 작가는 아니었지만 하여튼 그의 사고방식은 어땠더라...이것도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서 슬프다...영화를 보는 내내 내 생각과 일치하는 제임스 밀러의 대답들이 인상적이었다....
난 머리로는 제임스 밀러처럼 생각하지만 사는 건 줄리엣 비노쉬처럼 살고 있다...그런 생각도 했던 기억이 난다...
난 어중간하다 항상....
그렇게 둘은 이런저런 흥미로운 대화를 이어나가며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카페에 들어가는데 카페 주인이 이탈리아어로 줄리엣에게 그를 남편으로 당연히 여기고는 말을 건다
줄리엣은 부인하지 않고 남편이라는 식으로 말하며 그에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카페 주인 할머니는 남자는 다
그렇다며 뭐라고 하더라...이 영화는 다 이런식...틀만 생각이 나고 그 안의 내용이 기억이 안난다...
기억을 잘하는 편인데 왜 이렇게 된건지...한 번 더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구나....이탈리아 풍경도 또 보고싶다
그래서 둘은 부부인척 하기 시작...그렇게 다니다가 결혼하는 젊은 부부를 만나고 그들이 이 둘을 오래된 부부로
여기고 사진도 찍자고 하고 조언도 들으려 하고 해맑게 웃으며 이런저런 부탁을...그게 줄리엣에게는 재미있지만
제임스 밀러에게는 민망하기도 하고 그는 그다지 그들의 결혼에 대해 핑크빛 거짓 꿈을 심어주고 싶어 하지도
않는 것 같다... 그리고 둘은 식사를 하기 위해 아무 곳에나 들어간다...
그 곳에서 줄리엣은 화장실에 가고 입술에 뻘건 립스틱을 칠하고 왕귀걸이를 건다....남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나이와는 상관이 없는 것...내가 나이가 들어보니(?) 대강 알 것만 같다...이성에게 잘보이고 싶은 마음은
나이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 40살이 된다고 70살이 된다고 그 마음이 사라질까? 남의 시선 혹은 실현 가능성(?)
이 없기에 눌러놓거나 티를 내지 않는 것이지 그런 마음이 몇 살이 되었으니 이제 그만~하며 사라질리 만무하다..
줄리엣 비노쉬가 이 영화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탔다는데 아마도 거기에 이 장면이 꽤 기여를 했으리라는
생각이....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건지 제임스는 그녀의 왕귀걸이도 알아보지 못하고 둘은 뭔가 삐걱거린다...
아...이 삐걱거리는 이유도 대화에 드러나는데 지금은 전혀 세밀한 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여튼 그랬고 티격태격하다가 둘은 다시 밖으로 나간다...그리고 밖의 조각상을 두고 또 언쟁을 시작...
위의 사진 중 가장 아래 사진에 나온 조각상...
저 조각상은 여자가 남자에게 기대고 있는 모습이라고 하고 남자는 뭐라고 했더라....
아니라는 말에 줄리엣은 다른 더 나이든 커플에게 이 조각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고 그 여자
또한 같은 이야기를...나이든 남자는 제임스 밀러에게 아내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거나 어깨를 안아주면 된다는
조언을 남기고 떠난다 제임스는 줄리엣의 어깨를 감싸고 걷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둘은 호스텔앞에 앉고 줄리엣은 말한다 여기 기억나냐고
그는 모르겠다는 표정에 그녀는 신혼여행으로 이 곳에 왔을 때 묵었던 곳이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들어가서 옛날 그 방을 잠시 봐도 되냐고 묻고 들어간다 그리고 잠시 쉬다가 다시 나온다
들어가기 전에 줄리엣은 계단에 앉아 높은 힐의 샌들을 벗어 발을 만지며 아파한다...그녀는 이렇게 많이
걸어다닐 것을 예상하고도 굳이 그런 아픈 신발을...어떤 말보다도 이런 모습에서 그녀의 속마음이 드러난다
이 장면에서 어색하게(?) 영화는 끝이난다
뭘까 이 영화....
감독이 체리향기를 감독한 유명한 사람이라는데 난 그 영화도 안봤고...
이 영화는 평론가 평점이 무려 8점대....
제임스 밀러는 복제품의 가치를 주장하는 글을 쓴 것 같다
제임스 밀러와 줄리엣은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었지만 사랑하는 사이인 척 했다
복제품은 진품이 아니지만 진품과 구별하기 힘들만큼 유사하다
제임스 밀러와 줄리엣의 사이는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남들의 눈에는 사랑하는 사이로 보인다
잘 모르겠네...
처음에 제목을 듣고 또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사랑이라는 게 존재하는 것일까?
사랑이라는 진품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그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 없는 가치를 따라하고 추구할 뿐이다....
그래서 사랑의 카피본만 이 세상에 수두룩한 것이다....
결국 우리는 사랑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카피한 것이고 그 카피본의 사랑은 처음에는 진짜 사랑처럼 보이지만
끝이 없을 영원한 사랑으로 보이지만 결국 마음이 변하고 사랑에는 끝이 있고 그제서야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
사랑을 카피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대강 그런 뉘앙스로 영화를 지켜봤다
그러나 영화가 마지막 부분으로 이어질 때 약간 생각이 바뀌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사랑이란 역시 사랑을 카피한 것이라는 생각은 그대로였으나
그게 나쁜 게 아니다...라는 생각으로...그럼 어떠냐...카피한 것이면 어떠한가....
카피한 것이라고 밝혀지기 전까지는 그 사랑도 진짜 사랑과 구별이 되지 않을만큼 그 가치를 모두 가지고 있고
결국 언젠가는 이도 사랑이라는 것을 카피한 것에 지나지 않았음이 밝혀지겠지만 그렇다고 그 전의 과정들이
무의미한 건 아니라는 생각....그 박물관에 걸려있던 복제품임이 밝혀졌음에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이 그러하듯이....
제임스 밀러와 줄리엣 비노쉬는 복제품을 만든 예술가나 마찬가지...
복제임을 알면서도 그 예술가는 창조의 과정이 즐거웠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복제품을 보고 감동을
받기도 하였을 것이고 제임스 밀러와 줄리엣 비노쉬도 사랑이 아닌 사랑을 카피한 것임을 알면서도 그 안에서
그들은 사랑과 마찬가지의 것을 느낀 게 아닐까...
솔직히 이 영화 뭔가 좀 어렵고 내가 못 본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영화...
이젠 평을 찾아 읽어보고 해소를 해봐야겠다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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