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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렌디피티 Serendipity 2001 미국

by librovely 2009.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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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dipity
세렌디피티
우연히 만나게 된 행운



제목이 참 인상적이다
운 : 이미 정하여져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
행운 : 이미 정하여져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좋은 일



즉 세렌디피티란...
우연히 만나게 된 멋진 운명
그게 뭐가 되겠는가?
당연히 LOVE



너는 내 운명(이 영화 정말 별로였는데...)
운명이란 말이 가장 자주 들먹거려지는 분야가 바로 연애...
왜 그럴까? 
사랑의 감정만큼 설명이 불가능하며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것이 없기에 그런게 아닐지...
난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다들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고 자신이 생각해도
황당한 감정이니 운명이구나...하며 받아들이시는 모양이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크게 보고 싶지는 않았다
등장인물부터가...케이트 베킨세일은 보자마자 우중충한 언더월드가 떠오르고 존 쿠삭은 뭔가 후줄근한?
하여튼 상콤한 로맨틱 코미디 분위기가 안 느껴졌는데...영화를 보니 음...너무 괜찮은걸...



영화는 시종일관 운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라와 조나단은 뉴욕의 블루밍데일즈 백화점에서 마주친다  같은 장갑 자세히 말하자면 같은 검정
캐시미어 장갑을 골라서 동시에 잡았고 그러면서 서로 쳐다보게 된다  사라는 남자친구에게 조나단은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려고 했던 것  둘은 잡은 장갑을 놓고 서로에게 양보하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나타나 그 장갑을 가져가려 하자 둘은 서로 번갈아 이야기를 이어나가 그 장갑을 뺏기지?
않고 결국 장갑을 산다....사라가 산건가? 하여튼...



둘은 그렇게 백화점을 나오고 근처의 세렌디피티라는 카페에 들어간다
뭐라더라?  사라가 그 곳을 좋아한다고 했던가?  세렌디피티라는 카페 이름이 좋다고 했던가?
뉴욕 여행 중 블루밍데일즈와 세렌디피티 카페를 갔던 적이 있었는데...정말로 두 곳은 별로 멀지 않은
장소이다... 이 영화로 그 카페가 유명해진건데 난 일단 카페에 먼저 가보고 영화에서 다시 보니 이것도
참 묘한 즐거움을 준다...그들이 먹은 그 프로즌 핫초코를 먹었었는데...음 또 가고 싶어진다...



하여튼 거기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둘은 헤어지게 되는데 조나단은 너무 아쉬운 나머지 이름이라도
알고자 하지만 그녀는 우리가 운명이라면 이렇게 헤어져도 분명히 다시 만나게 될거라고 웃으며 택시를
타고 가버린다...조나단은 아쉬운 마음을 가라앉히다가 목도리를 놓고 왔음을 깨닫고 다시 세렌디피티에
들어가는데 거기에 장갑을 놓고 와서 다시 온 사라와 마주치게 된다



둘은 나와서 센트럴파크의 스케이트장으로 향한다
거기에서 대화를 나누는데 뭐 그 대화가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하여튼 같이 있을수록
둘은 뭔가 운명이라는 느낌이 강해지는 모양이다   분명 둘은 각자의 연인이 있는 상태이지만 샘솟는
감정은 어쩔 수 없던 모양... 다시 헤어지게 되자 아무리 생각해도 아쉬운 조나단은 사라에게 연락처를
묻는다  우리가 어떻게 다시 보겠느냐  연락처 좀 달라...여전히 발랄한 운명론자 사라는 우리가 운명
이라면 다시 만나게 된다는 극단적인? 대답을 하더니 5달러 지폐에 이름과 주소를 써달라고 한다



조나단은 이제서야 말이 통했구나 생각하며 5달러 지폐에 이름과 연락처를 써주는데 사라는 그걸 받아서
바로 가게로 가 사탕을 사고는 운명이라면 지폐가 돌고 돌아 다시 자신에게 올 거라고 말한다...
실의에 빠진듯한 그에게 결국 이름만 살짝 말해준다...사라라고...그리고는 자신이 보던 책의 표지를 열어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쓰더니 그 책을 헌책방에 내일 팔테니 그 책을 찾으라고 한다..운명이라면 그 책
을 만날거라고....



그래도 아쉬운 표정의 애처로운 조나단에게 사라는 호텔로 가자고 말한다...
그리고 호텔 로비에 도착하자 각자 다른 엘리베이터에 탄 다음 맘에 드는 아무 층이나 눌러서 같은
층에 도착하면 운명인거라고 말하더니 장갑 한 짝을 던져주고는 엘리베이터 문을 닫는다...
둘다 23층을 누른다...그런데 조나단의 엘리베이터에 장난꾸러기가 타서 막 눌러버려서 둘은 만나지
못하고 실망한 사라는 그렇게 사라진다...



그 후 몇 년이 지나고 둘은 각자의 연인이 있고 둘 다 결혼 직전의 상황이다...
그러나....
결혼이 다가올수록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강해져간다...
그래서 둘은 서로를 찾아나서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둘은 자꾸 엇갈리지만 영화는 둘이 아주 강하게
묶여 있음을 보여준다...그렇게 엇갈림을 반복하다가 결국 둘은 센트럴 파크 스케이트장에서 각자의
장갑을 들고 만나게 되고 영화는 끝이 난다...



사실 드라마를 잘 안보고 재미없어 하는 이유는 지나친 우연....
근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운명을 말하고 억지로 끼워 맞춘 상황만 보여준다...
한마디로 대놓고 말도 안되는 스토리...
근데 왜 재미있고 왜 보는 내내 행복했던걸까?



다른 건 몰라도...
러브스토리 만큼은... 말이 안되는 설정이라도 운명과 우연의 뒤섞임이 필요하다?



케이트 베킨세일은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는데 검색해보니 옥스퍼드 대학교 출신...
천재였구나...얼굴도 예쁘고...연기도 잘하고...파파라치 사진을 보면 운동도 정말 열심히 하시던데...
이 유치찬란해서 눈이 멀 지경인 스토리를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게 만든 이유가 어쩌면 지적인
케이트 베킨세일에게 있는 것이 아닐지...그녀 대신 마냥 예쁜 백치미녀가 연기를 했다면 분위기가
사뭇 달랐을 것도 같고...?  같은 행동도 케이트가 하면 재치있는거고 백치미녀가 하면 허무맹랑한 짓?



자....
이젠 장갑을 사러 백화점에 가야겠다....
어느 백화점으로 가야 할까?
아무래도 명동 롯데백화점이 어울릴 것 같다....
백화점에 가서 장갑 진열대에 서서 두리번 거리며 기다린다..장갑이 하나 남을 때까지 그리고 그걸
멋진 남자가 잡으려 할 때까지...



그럼 카페는?  카페 이마에 가서 와플과 왕컵커피(그냥 달달한 것 먹으면 되는거지...프로즌 초컬릿처럼)
스케이트는?  시청 광장의 스케이트장이 좋겠군... (이 스케이트장을 보면 왜그리 씁쓸해지는건지...)
헌책방에 팔 책은?  그건 우리나라에도 출판이 되어 있으니 그대로 <콜레라 시대의 사랑>으로...




유치하지만
별로 유치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말이 되는 이야기였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지는 영화였다
연말에 남자친구와 보기 딱 좋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유치하고 흥미로운 재밌는 영화...




보면서 드는 생각 중 하나는...
사라와 조나단에게는 이 영화 내용이 너무나 낭만적인 사랑이야기지만
각자의 연인들에게는 이보다 더 비극적일 수 없다?  으으음...
그래도 마음은 아니라는데 그냥 결혼을 하는 것 보다는 파혼해 버리는 것이 차라리 잘 된 일 같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