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어서 와, 혼자 여행은 처음이지? - 김남금

by librovely 2022. 10. 1.

어서 와, 혼자 여행은 처음이지?                                        김남금                              2021                        푸른향기

 

아뇨 한 번 해봤어요 그렇다 나는 딱 한 번 혼자 여행을 해봤다 근데 앞으로는 혼자 자주 가게 생김 ㅋㅋㅋ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ㅋㅋㅋㅋ 는 농담같지만 진담이기도 하고 또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여행다운 여행은 혼자가는

여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근데 아직도 무섭다... 코로나로 인해 동양인에 대한 적대감정이 더 생긴 거 같아서 더 무섭

그래도 동유럽에 다시 혼자 가 볼 생각을 갖고 있.... 일본이야 아주 쉽게 혼자 갈 수 있는 곳이고....

동남아는 아직 좀 무섭다... 대중교통으로 쉽게 도심 접근이 가능한 곳은 괜찮....혼자 택시 탈 용기가 아직 없....

바가지도 그렇지만 그냥 혼자 짐 들고 택시를 타는 것이 무섭....이번 겨울에는 어디라도 국외로 가보고 싶은데...

지금은 그냥 생각만 많을뿐 아무것도 알아보고 있지 않....일단 여권이나 새로 만들자....난 여권이 없는 상태임 ㅋㅋㅋㅋ

 

뭐 적당히 뻔한 소리 늘어놨겠지...하면서 책을 빌렸는데...읽으면서 조목조목 다 공감이 가는 내용들....

난 여행을 좋아한다... 이 책의 저자도 여행을 좋아한다...그래서 공감가는 내용이 잔뜩이었던 것 같기도....

무슨 말을 하는 지 알 것 같았다 재미있게 읽었다 정말 재밌게 읽었고 남들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읽으면서 여행 갈증이 어느정도 해소되는 느낌도 들었다...아마 읽으면서 앞으로의 여행을 자꾸 생각해보게

되어서 그런 것 같다...

외국에 안 간지 2년 반이나 되었다......

용기를 내서 어디라도 가야겠다....

 

책 표지가 이상하게 나와서 멀미나는데...여행 전 설레임을 사진으로 표현한 거라는 도그소리로.....ㅋㅋ

개인적으로 개소리 정말 좋아함...관용어가 아닌 그야말로 개 짖는 소리(작은 강아지들)는 너무 귀엽다....

듣자마자 마음이 몽글몽글해짐

 

이 책은 혼자 여행하는 사람을 위한 조언도 있지만 뭔가 철학책 같은 의미 두둑?한 글도 많다

읽으면서 명쾌하다는 생각을 한 부분이 많았다 생각도 맞고 그걸 글로 잘 풀어놓았다

다시 말하지만 좋은 책이다

 

 

 

 

 

 

혼자 준비하고 떠나는 여행은 설렘만으로 가득하진 않다 낯섦과 불안이 혼재하고 고생스럽다

하지만 설렘과 불안이 함께 하는 여행은 잠재된 내면의 힘을 깨우고 그 힘을 쓸 수 있는 근육을

키워준다

 

돌이켜 보면 첫 배낭여행에서 얻은 힘이 내 인생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마음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이 책을 기획한 이유는 해외 자유여행을 할 때 무의미한 실수는 줄이고 의미 있게 헤매기를 바라는 오지랖에서다

 

인생을 결정하는 경험의 드라마는 사실 믿을 수 없을 만큼 조용할 때가 많다

이런 경험은 폭음이나 불꽃이나 화산 폭발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서 경험하는 당시에는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파스칼 메르시어 <리스본행 야간열차>

 

헤매는 시간을 통해 익숙한 감각과 사고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 

헤매면서 자신만의 리듬을 알게 된다 자신의 속도를 찾으면 삽질해도 눈치 안 보고 마음 내키는 대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 가고 싶은 카페에 들어가서 맥주나 커피 한 잔 두고 멍하게 몇 시간을 앉아 있어도

시간 아깝다고 보챌 사람도 없다 다른 사람 눈이 안 보고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싶은 적은 없었나

자유여행은 내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여행 후 가장 생각나는 것은 이국적 건축물이나 풍광이 아니라 오롯이 혼자 헤맸던 시간이다

여행을 통해 사물에 사람에게 집착하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둘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낯선 도시에 대한 환상은 여행의 필요조건이다 

김영하 작가는 여행에 대한 사유 에세이 여행의 이유에서 이렇게 말한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 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다

 

미국의 작가이자 비평가인 리베카 솔닛은 <멀고도 가까운>이란 에세이에서 

자아는 만들어지는 것이고 개인의 삶이 만들어내는 작품 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 모두 자아를 만드는 예술가라고 한다 

 

외국에는 갭이어가 있다 갭이어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 전이나 사회로 나가기 직전이다

이 시기에 세상을 경험하러 주로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간다 어른으로 살기 전 마지막 방학 같은

것이다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임계점에 이르기 전에 눈 질끈 감고 환불 불가능한 항공권을 질러볼 것을 권한다

환불 불가능한 항공권은 주로 할인 항공권이다 

 

경험을 통한 변화는 서서히 일상에 스민다 즉각적 변화가 안 보여서 유럽에 한 번 갔다 왔으면 그만이지

뭐 하러 쓸데없이 또 가나 할 수 있다 어느 쪽으로 마음이 기울든 지갑을 여는 방향이 그 사람의 가치관이다

사람마다 경험의 가치에 대해 갖는 기본값이 다르다 

 

적게 벌고 적게 쓰며 사는 삶에 눈뜨는 인생은 어떨까 

낯선 도시에 있는 상상만으로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이 분비되는 기분이 궁금하진 않은가

안전지대 밖으로 나가면 새로운 사실이 보인다 내가 묶여서 끌려가고 있지는 않은지

이 성찰은 나와 타인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고 자신감을 가져다 준다

이는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새 버팀대가 된다

 

여행 전에 여행 에세이를 읽는 것도 좋다 작가와 감성이 일치하면 작가가 방문한 곳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가보고 싶어진다 어디를 가야 할지 무엇을 할지 서서히 다가온다

 

준비를 최소로 하는 것이다 최소로 준비하면 소중한 시간에 못 보고 놓치는 게 많을까 봐 불안하다

하지만 본다는 게 뭔가 느끼지 못하면 많이 봐도 의미 없다

여행자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란 없다 

 

프라하 트램 티켓 자동판매기

현금 사용은 안 되고 신용카드를 아무리 넣었다 빼도 결제할 수 없었다 

이 티켓 판매기는 우리나라에서 쓰는 IC칩이 내장된 신용카드를 인식하지 못했다

(나도 이걸로 20년 초에 프라하에 갔을 때 도그고생을 했다...근데...저자는 이런 일이 있어도 잘 설명하면 

된다며 너무 겁먹지 말라고 썼는데...그 말에는 동의할 수 없,... 의도적 무임승차로 오해받고 벌금을 낼 수도

있다고 봄....)

 

공항에서 시내까지 가는 데 세계 어느 도시나 대중교통으로 가능하다

동남아시아에 있는 몇몇 나라의 호텔들은 공항에서 호텔까지 셔틀버스를 자체적으로 운행하기도 한다

셔틀이 없는 경우 호텔에서 일정한 비용을 받고 픽업 서비스를 하는 곳도 있다

이 정보는 호텔 앱에 표시되어 있다 (혼자가면 이 서비스 이용하면 좋을듯)

 

일정을 손안에 두려는 야심으로 하루 일정까지 시간 단위로 계획하는 일은 지양하길 권한다

하지만 대도시는 서로 닮아가고 획일화되어 여행자에게 예약을 강요한다 

대도시의 미술관 공원 박물관 궁전 등은 모두 입장권을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일일이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싶지 않다면 대행 사이트 활용

클룩

마이리얼트립

 

프랑스 사회학자이자 작가인 다비드 르 브르통의 산문집<걷기 예찬>에 

여행은 어떤 것이나 다 담화요 이야기다란 말이 있다 

이 말에는 여행은 나만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 

유명 도시의 클리셰도 참신한 것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포토몬

오프린트미

성원애드피아

(직접 엽서나 굿즈를 만드는 곳)

 

여행 중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과 에피소드가 바로 내 이야기다

에피소드를 끌어내면 사진 선택도 쉬워진다

여행하는 순간보다 여행을 기록하는 순간 더 여행하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

 

헤르만 헤세는 여행 에세이 모음집인 <헤세의 여행>에서 여행 재능이라는 말을 썼다

중요한 것은 이름을 아는 일이 아니라 느끼는 일이다

 

여행은 커피처럼 일상의 카페인이며 중독성 강한 기호품이고 가치관이 개입하는 취향 소비이다

여행하지 않아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지만 여행한다면 다른 세계의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된다

여행이란 기호품에 중독돤 사람이 틈만 나면 떠날 구실을 찾는 이유이다

여행은 단순히 떠나는 행위 이상이다 떠날 때만 찾을 수 있는 은근한 맛에 매혹된다

기호에 따른 소비에는 느끼는 일은 필수이고 느끼는 일도 재능의 영역이란 말이다

 

어른이 되면 이 체험의 세계를 졸업하고 당장 필요한 경험에 애정을 쏟는다

게다가 다양한 경험의 세계로 이끌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자율적 선택에 맡겨진 경험은 

쓸모 가치로 판단된다 쓸모 없으면 새로운 경험을 차단한다 효용 가치로 재단하고 비실용적 경험은 

불필요한 것으로 강등시킨다 그 결과 경험의 폭은 좁아지고 자연스럽게 시야도 좁아져서 이름과

숫자가 지배하는 세계로 들어간다 

어른은 왜 획일적 삶에 빠지기 쉬울까 느끼는 법을 잊었기 때문이다

느낄 줄 모른 채 살아가면 나의 생각이 없어진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내 생각으로 둔갑하고 다른 사람이

정해준 기준에 따라 사는 것이 옳다고 믿게 된다 살아가는 데 정답이 없어서 이름과 숫자를 좇는 삶이

잘못 되었거나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이름과 숫자는 어른 세계에서 목표를 추진하는 강력한 힘이

될 때도 많다 하지만 이름과 숫자만 따라간다면 결국 남는 건 타인의 시선을 덕지덕지 붙인 자신이 아닐까

스위스 일주 여행 표로 전 국토를 여행한 사람보다 스위스 알프스 산골짜기 하나를 두 발로 천천히 둘러본

사람이 스위스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고 헤세는 말했다 

 

우연히 소중한 것을 발견할 때 갖는 즐거움이라는 뜻을 지닌 세렌디피티라는 말이 있다 

이름과 숫자에 대한 집착을 털어내고 세렌디피티를 찾아 나서면 어떨까

커피든 산책이든 죽어가는 재능을 부활시키고 발휘하는 여행을 

 

여행의 본질은 물리적 심리적 이동이다

 

스위스 작가 페터 빅셀의 산문집<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에 기차 여행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글이 잘 안 써지면 글을 쓰기 위해 기차를 탄다 다음 역까지 수감자가 되어 풍경을 즐길

수밖에 없는 상태를 사치스러운 구금이라고 표현했다 

 

하노이에서 이틀 밤 머물 호텔과 베트남 북서 지방인 사파에서 1박 2일 트레킹 예약 외에는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은 여행이었다 

서울이 아니면 어디든 괜찮았고 떠나는 것만이 중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