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 줄 몰랐습니다 신예희 2022 비에이블
여행하며 글을 쓰고 그렇게 돈을 벌며 살아가나보다
부럽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님은 쉽게 상상이 간다 불안정한 것이야 기본으로 깔고 여행...뭔가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을 생각하며 다니는 게 쉽지 않... 상당히 부지런해야... 하지만 그래도 부럽다 재밌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못할 것 같다 시켜준다는 사람도 없지만 ㅋㅋ
글을 말하듯이 썼는데 재밌게 읽었다 뭔가 시원시원하다
여행 타령 에세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글이 쓰여있다 ㅋㅋㅋㅋ
여행 좋아하는 사람이면 읽어보암직
캘리그라피 이야기가 너무 웃겼다 ㅋㅋㅋㅋ
끄읏
대체 나는 왜 이 모양일까 뭐가 됐든 하지 말라면 너무 너무 진짜진짜 정말정말 더 하고 싶어 온몸이 배배 꼬인다
가끔 생각한다 세상엔 분명 나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이걸 믿지 않으면 창작을 할 수 없다
휘발되어버리기 쉬운 연약한 확신이지만 끊임없이 나를 설득하고 북돋운다
어딘가에 있을 거야 나만 할 수 있는 노래와 춤 맛과 향 소리와 그림 그리고 이야기가
유럽을 여행할 땐 으레 우버를 아시아 지역이라면 그랩을 이용한다
마드리드엔 세계에서 가장 큰 자라 매장이 있는데 지하철 누에보스 미니스테리오스 역 바로 앞이라
찾기도 쉽다 무려 1800평 넓이의 4층짜리 거대한 자라 건물이라니 굉장하죠
스타벅스 역시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인데 특히 혼자서 조금 긴 여행을 하다 괜히 외로워지는 날엔
스타벅스에 들어가 항상 마시는 똑같은 커피를 주문해 제일 안쪽 자리에 짱박혀 앉아 있는 걸 좋아한다
뭐가 됐든 남에게 추천하려면 일단 해당 영장류의 취향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특히 여행지 추천이라면 더 그렇다 암요 취향 중요하죠 취향이란 재채기 같다
억지로 참거나 꿀꺽 삼키기 어렵다
소화제 오타이산과 감기약 파브론골드 두통약으론 부페린을 챙긴다(일본 드럭스토어의 베스트셀러)
마라케시의 문화센터 겸 게스트하우스에서 외국 여행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전통문화 강좌 중 하나였는데
나는 여기서 모로코 전통 요리와 빵 만들기 아랍어 켈리그라피 전통 악기 수업을 들었다
마침 인포메이션 데스크 뒤쪽 벽에도 벽화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운 캘리그라피가 가득하길래 감탄했는데
강사 : 저거 내가 쓴 거야
나 : 너무 멋있다 시 같은 거야?
강사 : 밤 10시 이후엔 조용히 하고 쓰레기 아무 데나 버리지 말라는 뜻이야
나 : (말을 돌라며) 저쪽에 있는 작은 캘리그라피도 이쁘다
강사 : 저건 화장실 간판이고
특히 유럽의 밤기차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국경을 넘을 수 있다니 얼마나 멋있습니까
새벽까지 은은하게 불을 밝히고서 창밖 풍경을 배경 삼아 책을 읽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
어휴 세상에 그렇게 럭셔리하고 지적일 수가 없다
이건 해야 한다
그리하여 이 몸은 인생 첫 외국 여행 때 꿈꾸던 밤기차를 드디어 타게 되었는데
그래서 어땠느냐 하면 밤기차의 침대칸은 정해진 시간이 되면 칼같이 불을 끄길래 당황했다
여행 중의 나는 고독하다 아쉬울 땐 아쉬워서 좋을 땐 좋아서 고독하다
이 모든 경험과 감정을 나눌 상대가 없어서 고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엔 다시 새로운 여행을 꿈꾼다
대체 나는 왜 이 모양인 것일까
혹시 고독하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닐까 그런지도 모르겠다
고독을 누릴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사치이니까 돈과 시간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 사치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건 마치 어떤 짧은 인생의 시작과 끝을 경험하는 것 같다
삶의 축소판 같다 나는 매번 기승전을 거쳐 결을 마주한다 매번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혼자선 생각밖에 할 게 없다 지긋지긋하게 질릴 때까지 생각한다
누군가는 그런 게 싫고 두려워서 혼자선 떠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에겐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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