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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는 영화다 2008 한국

by librovely 2008.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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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영화다                 2008          한국




보고싶었다. 왜? 소지섭 각본김기덕..이 정도면 보고싶을 이유로 충분하다.
영화는 영화다를 보자고 지난주에 떡밥을 던져보았다. 물지 않았다.
CGV홈페이지에 가니 맘마미아 주류 분위기...음...그럼 그걸 봐야겠구나.
그다지 보고싶은 맘이 생기지는 않지만...주인공 여자애도 내가 좋아하는 류가 아니지만...
그래서 보기로 했다. 홍대입구에 생긴 롯데시네마...착하게도 조조가 10시 20분...갈 수 있겠다.
조조로 보기로 하고 10시까지 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눈을 떴다. 10시 5분이다.ㅡㅡ;;


누워서 핸폰을 부여잡고 나 지금일어났다를 찍어 전송버튼을 누른다. 불가사이한 속도로 침대에서 튀어나가
정신을 차려보니 세면대 앞...팔을 뻗어 손이 닿은 옷을 낚아채어 입는다.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티슈로 머리 끝의 물기만 닦아낸다. 로션 따위를 얼굴에 바른다. 지난 번에 들었던 가방을 뒤집는다.
바닥에 소지품이 쏟아진다. 필요한 것만 집어서 들고나갈 가방에 넣는다. 아....엠피뜨리~ 어제가 생각난다.
전지 충전량 표시가 하나 줄어 있던 것을... 전지를 빼고 충전지에 꽂혀있는 건전지로 갈아 끼운다.
방을 나간다. 강아지와 엄마가 한심하게 바라본다. 엄마가 그럼 깨워달라고 말을 하지 그랬냐고 한다.
10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지금 10시 25분이야. 라는 동문서답을 한다. 아...책...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침대옆에 쌓여있는 책을 뒤적뒤적 비교적 얇은 거 하나 집어 든다. 방을 나간다. 집을 나선다.



버스를 탄다. 햇빛이 안드는 곳에 앉는다. 길을 꺾어가니 내가 앉은 쪽으로 정통으로 햇빛이 쏟아진다.
귀찮다. 그냥 간다. 음악을 듣자. 엠피삼을 꺼낸다. 전원을 누른다. 아무 소리도 안나온다. 엠피삼을 꺼내들고
액정을 노려보며 전원버튼을 꾹 누른다. 저전압 경보 그래픽이 뜬다. 칙소리와 함께 전원이 나간다.
다시 생각해본다. 분명 충전지에 꽂혀있던...윽...그랬다. 충전지에 3개를 꽂았다. 그 중 두 개는 TV리모콘에
끼웠다. 남은 하나는 충전이 안 된 것...그 충전지는 두 개씩 쌍으로 넣어야 충전 불이 들어오는 것이다.
된장... 아...된장...이런 일도 있을 수 있는거지..알랭 드 보통의 충고대로 철학적? 위안을 받은 후 담담하게
다시 가방에 넣는다. 손을 넣어 뒤적뒤적 책을 꺼낸다. 책 제목이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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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이 책에서 말하는 느리게가 내가 실천하는 그 느리게와는 같은 것이 아니지만...하여튼 실소가 흘러나왔다.
몇 페이지 읽는다. 예전에 어릴 때 시도했던 책인데 그때는 지루했다. 지금은 내가 지루한 나이라 그런지
지루하지 않다. 재밌구나. 내가 바르게 살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갑자기 책 이야기가...


책을 덮는다. 버스에서 내린다. 너무덥다. 책을 들고 햇빛을 가린다. 지하철을 탄다. 옛날 생각이 난다.
예전에도 이 친구와 약속해놓고 잠을 잔 경험이 한 번 있다. 정말 이상한 건 이런 일이 전혀 없는데
이 친구와만 이런 일이 생긴다... 원래 내가 먼저가는 편인데...어떻게 먼저 가 있느냐면 보통 이렇다.
내가 10분 늦는다. 상대방은 20분 늦는다. 이런식으로... 그런데 이 친구와는 항상 내가 늦게...그것도
심하게...뭔가 이상하다..뭐지? 특히 비교적 나에게 가까운 홍대에서 약속을 하면 유독 늦는다.
이런게 징크스인가? 약속시간 지키는게 뭐 대수로운 일이라고 징크스라고까지...


영화를 내가 보여주겠다고 문자를 보낸다. 밥이나 먹자는 답이 온다. 그래도 영화는 보자고 문자를 또 보낸다.
약속시간에 1시간 5분을 늦었다. 그래도 대단한 속도로 도착한 셈이다. 친구가 빨리왔다고 놀란다.
최선을 다했음을 인정받은거 같아서 모종의 성취감 비슷한 것이 느껴진다.


친구 복장이 정장 분위기...갑자기 웃음이 나온다. 평일 대낮에 저 복장으로 방황하면 딱 실업자....
안그래도 그랬다고 한다.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극장에 들어가서 영화표는 안 사고 팜플렛만
이것 저것 뽑아보며 시간을 때우니 처지가 처량했다는...그 전에는 서점에서 잡지를 뒤적이며 기다렸는데
서점에 사람이 한 명도 없고 혼자 그러고 서 있으니 너무 곤란?했다는...


하여튼 이리하여 식사를 한 후 다시 영화를 보러 갔다.
밥먹고 노닥거리다가 시간을 못 맞추어 가서 그나마 영화 앞부분 5분 정도를 못봤다. 가지가지 한다...
맘마미아가 아바 노래랑 그냥 볼거리 위주 같다는...난 사실 별로 보고싶은 생각이 크지는 않다고...
난 아바 노래를 별로 안 좋아한다. 어디선가 흘러나오면 그 자리를 피하고 싶을 정도로 별로....음...
그러다가 넌지시 영화는 영화다로 떡밥을 던져보니 시큰둥...소지섭 이야기를 하니 살짝 관심이...
김기덕이 각본이라고 하니 우중충할 거 같다면서도 더 긍정적 반응...강지환 이야기 첨가~ 보기로 결정.





영화 배우 감독의 회식?자리...럭셔리한 룸에서의 양주 마시기 장면...
강패...아 웃기다...이름이 강패다..깡패 소지섭이 사인을 해달라고 나타나서 약간의 폭력과 수표를 남긴다.
수표에 핸폰 번호까지...못 믿는듯한 모습을 보여서...


영화배우 강지환의 이름은 수타...수타는 상대배우를 실제로 쳐서 자꾸 부상을 입혀 상대가 갈린다....
그러다가 사람을 못찾고 우연히 수표를 보고 강패에게 연락한다. 그래서 이리저리해서 둘은 영화를 같이
찍기로 한다. 단 둘이서 싸우는 장면은 실제로 싸우기로 합의를  본 후...


강패는 열심히 영화를 찍는다. 몰두한다. 대본연습도 열심...간간히 강패 깡패짓도 하고...
그러다가 박사장을 죽일 임무를 부여받는데 그를 바다에 빠트려 죽여야 할 현실에서 그는 영화 속 대사를
읊조린다. 정확히 생각은 안 나지만 죽이지는 않겠다. 내 눈앞에서 사라져라..뭐 이 정도?


그는 다시 영화에 몰두...수타는 강패에게 맞는다...맞고 져야할 장면이니 상관없다고 말하고 다닌다.
그러나 나중에는 이겨야 하는데...그래서 그는 미친듯이 운동을 한다. 이겨야 하니까...영화에서...
수타는 여자친구가 있다. 장희진이 여자친구로 나오는데 배우라서 그들은 공개데이트를 하지 못하고
어두운 차 안에서만 만나고 장희진은 극히 불만스러운 반응을...그러던 어느 날 둘의 몰카가 배달되고
수타는 당황...장희진을 의심하여 상처를 입힌다. 이 때 강패는 부하를 시켜 조용히 도와준다.
처음에는 싫어하더니 이젠 좋아진건가? 아니 처음부터 둘은 속으로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듯?


강패가 영화 대사를 읊조리며 멋지게 보내준 박사장은 멀쩡하게 나타나고 강패는 조직에서도 버림받고
죽도록 맞는다. 죽지는 않는다. 그는 다시 영화를 찍으러 나타난다. 그리고 영화를 찍는다. 마지막 장면
수타가 이긴다. 영화 촬영은 끝이나고...강패를 수타가 따라간다. 어딜가냐며...그러자 영화를 찍으러
간다고 한다. 카메라는 수타 너라고...그리고 강패는 박사장을 찾아가 예술품으로 퍽퍽 내리친다.
피가 튀어 얼굴에 묻고 경찰차에 올라서도 머리로 차유리를 깨고 그 너머로 수타를 바라보며 웃는다.


뭘까?
이 영화는 무슨 이야기를 한걸까?
깡패지만 배우가 하고 싶었던 강패..배우를 하다보니 깡패짓도 영화 속처럼...그러다가 결국은 현실의 쓴맛을
보고...다시 원래대로 철저히 깡패로 돌아간다.
배우지만 연기도중 실제로 화를 참지 못하고 상대배우를 때리는 수타...어쩌다보니 대놓고 실제로 싸우는
장면을 찍게 된다. 영화인데 현실처럼...그렇게 영화는 찍었으나 현실 속의 강패를 보고 영화는 영화다...를
느낀다는 건가?? 뭐냐 이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뭔가 아릿한 느낌이 들긴 했다...
영화는 영화다? 음. 김기덕이 이 각본을 썼다고 하는데...뭔가 전달하고자 한 것이 있을텐데...
영화는 영화일뿐이다? 영화를 많이 만드신 김기덕 감독이 감독은 안하고 각본만 쓴 이유는 뭘까?
그것도 영화는 영화다...라는 요상한 제목으로...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에 뭔가 회의를 느끼기라도 한걸까?
영화에서 아무리 이건 이렇다. 저건 저렇다..보여주고 느끼게 만들고 해 봤자 그건 영화속 이야기일뿐...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사람들은 달라지지 않는다...영화속에서 영화배우들에게만 가능한 것이다?
의미없다?


현실과 영화를 어떻게든 조합시켜 보려고 했으나..결과는 실패? 강패는 박사장을 내리쳐야만 하는 것이었다?
박사장을 죽이러 가면서 영화를 찍으러 간다고 한 이유는...영화가 영화같은 소리만 하는 것은 집어치우고
실제를 담아라? 현실을 담아라? 그런 의미일까?
내가 좀 싫어하는 영화 종류가 있다...미국 가정용 영화...가족영화...마냥 밝고 해피엔딩~  뭐가 있더라?
딱히 생각은 안나는데...패밀리맨? 이건 좋은 예가 아닌듯하고 하여튼...그런 영화에서 거부반응이 일었던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든다...


김기덕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지섭이 멋진 것은 확실히 알겠다...
소지섭의 골수팬은 아니지만 이상적인 외모의 남자로 말하자면 항상 소지섭을 생각했는데....
음...그가 더 멋있어졌다..미사도 안보고 잘 모르지만...하여튼 살을 좀 빼고 근육을 만드신 듯...
원래는 좀 두꺼운 근육의 몸이 아니었나? 검정 셔츠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굳이 옷을 벗지 않아도
다 보인다..단단한 복부...친구도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소지섭에 대한 감탄이...강지환도 멋지지만
비교가 안된다...또 하나의 공감은...홍수현은 돈을 내고서 영화에 출연해야 마땅하지 않겠느냐는 생각..



영화 자체도 재밌고 아주 착한 외모의 두 남자 구경만으로도 충분히 빛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