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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향연 - 플라톤

by librovely 2008.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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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                                                          플라톤              2007'          문학과 지성사



이 책은 작년에 산 책이다. 1년도 더 지났구나...
난 책을 잘 안산다...왜? 방이 좁아서 책을 놓을 만한 장소도 마땅치 않고 그리고 한 번만 읽고 다시는
안 읽는 편이기에 (책은 계속 쏟아져 나오니까~)또... 읽는 책의 권 수도 좀 많아서 가난해서 사서
읽지 않는다...(어찌보면 다 핑계일 수도...엉뚱한 곳에는 돈을 쓰면서 책은 안 사는... 천박한 소비습관?)


그럼 이 책은 왜 샀더라?
당시 종종 들어가 광클을 해대던 네이바 오늘의 책 에서 이 책을 보았는데...그래서 도서관에서 대출을...
그것도 예약을 걸어 기다리다가 받았는데...끝 부분을 좀 못읽고 반납기한이 되었고 다시 빌리려 하니
예약자가 있어서 연속 대출이 불가능하단다...그래서 답답하여 카프카의 변신과 함께 주문했었다.
그럼 주문 후 읽었느냐?? 안 읽었다... 그냥 두었다...사실 대출받은 책으로 뒷부분 20페이지 정도 빼고
다 읽었기에 다시 펴들 생각이 들지 않았다...내용은 물론 좋았던 기억이~


그런데 오늘 다시 책을 읽었다...
도서관에 안 가고 반납통에 책을 반납하여 방에 읽을만한 책이 별로 없었기에...
김훈의 칼의 노래는 2권을 읽는 중인데 계속 읽어야할지 아니면 그만 두어야할지 생각중이다...으으음...



사실 1년 전에는 이 책을 읽으면서 글이 그다지 쉽지는 않다 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오늘 읽어보니 별로
어려운 책은 아니다...플라톤이라는 저자명이나 향연이라는 책 제목이나 책의 외관마저도 좀 지루하거나
아려울 듯한 느낌을 주지만 읽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작년에 읽었을 때는 내가 읽으면서 중간 중간 주석을 다 찾아 읽느라.. 즉 문맥이 끊겨대서 더 이해가 안 된
모양이다. 이번에는 그냥 주석 다 무시하고 주우욱 읽어내려갔다...그러니까 좀 내용이 쉽게 다가온 듯?
사실 주석이라고 쓰여져 있는 내용은 오히려 더 많은 주석을 필요로 하는 내용처럼 느껴졌던 기억이..ㅡㅡ;;
그냥 주석 없이 읽는 게...나을 것 같다.


저자는 플라톤이지만 플라톤은 이 책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를 정리하는 일을 했을 뿐
이 책의 주된 화자는 소크라테스와 그의 대화 상대들...기원전 300여년 대의 아테네 지식층의 유희적 대화를
들어볼 수 있는 책이다. 대화에 함께한 자들은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라 그런지...읽기에 재미있다.
게다가 주제 또한 모든 이의 관심사인 사랑이니 더 읽기 재미있다...


처음에는 소크라테스의 추종자를 비롯한 여러 명이 돌아가면서 사랑 그러니까 에로스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돌아가면서 밝힌다. 그리고 뒷부분에서는 소크라테스가 자신이 디오티마라는 여자와 나눈 에로스에 대한
대화 내용을 들려준다. 소크라테스의 이야기가 끝날 때 즈음 술취한 한 명이 들어와서 또 대화에 끼어든다.


하룻밤 동안 있었던 아테네 귀족들의 포도주와 함께 에로스를 주제로 나눈 대화 내용이 쓰여진 책이다.
자유롭게 포도주를 즐기며 와상에 드러누워 이런 대화를 나누며 놀았던? 그 시대의 사람들은 참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우리나라 어른들의 술자리 문화는 어떤 것일까? 나는 그런 술자리에 끼어 본 일이
거의 없어서 잘 모르지만...하여튼 이런 유의 대화가 오고가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토론....대화....
유럽...그러니까 프랑스의 교육에 대한 TV 프로그램을 잠시 보았는데 프랑스는 어릴 때부터 토론을 통한
교육을 하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어서도 사람들이 모이면 세상 돌아가는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철학적인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이런 문화가 바탕이 되었기에 유럽의
힘이 유지가 될 수 있었겠지?  어릴 때 프랑스 영화는 무조건 지루하고 재미없다라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그들의 대중 문화 조차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 지금 생각하니 참 씁쓸하다.....


초반부에 사람들은 에로스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그 내용이 나온다...에로스는 신이고 고결하고 최상의 선이며.....
가장 처음부터 존재한 것이고 육체적인 것과 영혼적인 면이 있는데 후자의 에로스가 더 고매한 것이다...
사랑하는 것은 인간을 신처럼 만들어 주며 인간을 완성시켜주는 것이다.
이렇게 대부분 에로스를 찬양하는 내용이고 그냥 읽고 있기에 재밌다...(한편으로는 씁쓸....ㅡㅡ;;)


또...그 남녀에 대한 내용이 나왔는데...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다.
인간은 3종류였다고 한다. (자신이 어디에 속했을지 상상해보면 재밌다...?)
순수 남성, 순수 여성, 그리고 남녀가 하나로 붙어있는 경우....
순수남성은 소년이나 남자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고 순수여성은 남성들에게는 별 관심이 없고 오히려
여자들에게 친근감을 느끼거나 레즈비언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며 양성이었던 사람은 아주 이성에게
정신을 못차리는 부류라는 것...(그렇다면 나는? 머리속은 양성...현실은 순수여성??)
 

양성이었던 사람은 간통죄를 저지르거나 색광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문제구나....그렇다면 양성이 아닌
사람들은 괜찮느냐? 아니지...동성애를 한다는 이야기잖아...뭐 그럼 인간은 다 성적으로 이상한거네...
참 이 책의 대화를 보니 이 시대에는 동성애 그러니까 여자는 잘 모르겠고 남자의 동성애는 지금처럼
나쁜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나중에 합류한 사람은 노골적으로 소크라테스가 자신과 둘이 밤을 보냈
음에도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던 일을 말하며 빈정상했음을 드러낸다...


여자가 별 거 아닌 시절이라서 그랬나? 뭐 지금도 그런 경향이 있긴 하지만...하여튼...
여자는 이 때 남자와 동등한 그런 존재가 아니었기에 출산을 위해서 그 존재함의 이유를 찾을 수는 있지만
진정한 정신적 교류는 남성끼리 가능하다고 여겼는지도 모르겠다....이런 대화를 나누며 진심으로 교감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자는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그랬던 것 같은데...


하여튼 양성은 남녀가 등이 딱붙은 상태로 보면 된다. 한 면은 남자 한 면은 여자...다리 4개 팔도 4개...
근데 이들이 너무 오만하여서 신이 이들을 싹 갈라버렸다는 것...이들은 원래 자신의 반쪽을 만나게 되면
아주 정신을 놓고 서로에게 빠져들어 달라붙어서 아무 것도 하려하지 않는다는 것....
음...이 설명을 보니 목숨걸고 연애하시는 영화 속 주인공이나 이성을 아주 끊이지 않고 계속 사귀시는
현실속의 그들에 대해 좀 고개가 끄덕여지는 면도...ㅎㅎ


하여튼 이런 내용의 대화가 오간 후....아니 대화라기보다는 돌아가면서 에로스에 대한 생각을 말한 후
소크라테스의 차례가 되는데...그는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디오티마라는 여자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과
유사한 형식의 대화로 소크라테스에게 깨달음을 준 내용의 대화를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그 대화의 시작은 참 재미있다.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져서 결국 상대방의 생각에 오류가 있음을 스스로
시인하게 만드는 것이 참 재미있다.


소크라테스의 에로스에 대한 견해는 이렇다...
에로스는 신이 아니다. 신과 인간의 중간자적인 존재이며 가사적이며 동시에 불사적인 존재라는 것...
인간은 언젠가는 모두 죽는다는 면에서 가사적이다. 다만 사랑을 하여 자녀를 출산하게 되면 그 자녀의
삶을 통하여 불사적 존재가 된다는 것...으으음...별로 낭만적이지도 못하고 동의하기도 싫은 내용이다.



이런 소크라테스의 의견은...자녀가 곧 나이다...라는 생각을 기저에 깐 듯한데...이게 이상하다....
정말 자녀의 삶.. 그리고 그 자녀의 자식....으로 이어지는 것이 내가 불사하는 길일까?
무슨 사이비 종교 교리같게 느껴지기까지 한다...내가 무엇인데? 뭐가 나인데? 소크라테스의 말에서는
아마도 나란 나의 유전자를 말하는 모양이다. 생식세포에 담겨진 나의 정보가 나인가? 그렇단 말인가?
그래서 대를 이으면 나는 이어지는 것인가? 뭔소리람....


근데 소크라테스는 에로스를 꼭 이성과의 사랑으로 본 것은 아니다...
육체적 경향이 강한 사람은 이성과의 접촉을 통해 자녀를 생산?하여 불사적 존재에 한 걸음 다가가며
정신적 경향이 강한 사람은 영혼이 잉태하고 생산해내는 것들로 그러니까 이를테면 예술작품 같은 것..
그런 것으로 자신을 불사적 존재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그렇다면 인간은 불사적 존재가 되려는 열망에 의해 이성간에 사랑을 하거나 예술에 심취하는 모양이다.
하긴 사랑과 예술....지극히 인간적인 일이지...인간이라면 누구나 추구하게 되는 본성적인 것들....
이 책은 대화의 내용도 재밌고 그들의 주고 받는 말투도 아주 재미있다.


책에 대한 설명 부분은 안 읽어봤는데.... 순수 대화 내용은 고작 150 페이지도 안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옮긴이 박희영 교수의 서문이 아주 재밌다는 것!
철학에 대한 설명을 아주 쉬운 말로 썼는데 참 와닿고 유머러스하기도 하다...
이 교수 강의는 정말 재밌을 것이다...안 봐도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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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서문  

그리스어 philosophia의 의미가 '지혜에 대한 사랑'


왜 철학자 하면 헝클어진 머리에서 뚝뚝 떨어지는 비듬과 함께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는 우주의 모든 문제를
쓸데없이 혼자 다 짊어지고 고민하는 창백한 염세주의적 지성인의 모습만 떠올렸는지


이성적인 것이 현실적인 것이고 현실적인 것이 이성적인 것 이라는 헤겔의 주장


프랑스 대혁명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단순히 절대 왕정이라는 구체제를 전복시키고 민중이 권력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 평등 박애라는 관념적 차원의 혁명 이념을 구체적 방법론 내지 논리를 통해 현실의 차원에서
실현시켰다는 사실 속에 있는 것이다.


문제를 전체와의 연관관계 속에서 공관할 뿐만 아니라 논리적으로 꼼꼼이 따질 수 있는 철학적 사유 능력과
현실을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려는 정신을 지니고 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 혹은 앎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밀접하게 관계를 맺으면서도 현실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야만 한다.
현실을 정확히 보기 위해 미네르바의 올빼미처럼 높은 곳에서 공관하는 안목이 필요
메타 고학적 차원의 논의에까지 나아갈 수 있게 한다.
그리스 시대에 철학을 만학의 여왕이라고 부른 이유


철학은 한편으론 현실 구제를 목표로 삼는 학문 정신을, 다른 한편으로 대상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그 인식을
명제로써 표현하되 그 명제가 참임을 증명함을 통해 인간 지식을 체계화시킬 수 있는 방법론을 동시에
발달시킨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철학함의 이미지
진지한 대화를 통해 끊임없이 진리를 탐구하는 자세와 이상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태도


플라톤의 이데아론에는 보편자에 대한 개념적 파악과 개별적 특수성에 대한 내용적 파악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이중적 시선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현실을 개혁하려는 욕망을 갖지 못한다면 그 인식은 아무런 효용성을 지니지 못한다.
바로 이러한 욕망 내지 욕구 힘의 근원을 우리는 에로스 정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들어가는 말


아폴로도로스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하거나 들을때면 그 유용성을 전혀 따지지 않고 최상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
실제로 나는 어떤 가치로운 일을 행하지도 않으면서 자신들이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자네들을 불쌍하게 여긴다네.









비철학적 개념들


파이드로스의 이야기

에로스는 가장 오래된 신이며 촤상의 선의 근원
사실 나는 젊었을 때부터 고결한 연인을 갖는 것 그리고 연인의 사랑을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지
의문이었다네. 인생을 훌륭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 전 생애를 통해 그 삶으로 인도해주는 원리.
즉 삶을 그렇게 훌륭하게 만들어주는 원리는 가족이나 명예, 재산도 아닌 바로 이 사랑이기 때문이네.


에로스는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 스스로에게서 용기가 생겨나도록 만들어 준다네.
사랑을 하는 순간에는 그 무엇을 위해 죽을 수 있는 법
그녀의 사랑이야말로 혈육의 정을 능가하여 부모가 아들에게 타인처럼 보이고 단지 성만 같을 뿐인 혈육관계
로만 느껴지게 만들 정도였다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받는 사람보다 더 신에 가까운 사람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이미 그가 신들려있기
때문이라네.



파우사니아스의 이야기

어떤 행위가 아름답고 올바르게 행해지면 그것은 아름다운 행위가 되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추한 행위가
되는 것이라네.
세속적 아프로디테에게서 나온 사랑 - 아무 대상이나 닥치는대로 사랑, 육체를 사랑
천상의 아프로디테에게서 나온 사랑 - 오직 남성적 요소만 갖고 있는...소년에 대한 사랑
사람은 본성상 더 강인하고 이성적 요소를 더 많이 간직한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남성에게로 마음이 향하게
된다네.


사랑하는 일 외에 다른 어떤 것을 추구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가 행한 모든 일들은
철학에 의해 많은 비난을 받게 될 것이네. 애걸복걸하며 간청하고 맹세하고 노예도 원하지 않을 비천한
일들도 마다하지 않는 행위들...


나쁜 사랑이란 영혼보다 육체를 더 사랑하는 즉 세속적 사랑...
이는 한결같지 않기 마련인데 그가 불변적인 것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네.



아리스토파네스의 이야기

인간은 오늘날처럼 남성과 여성의 양성이 아니라 세 류의 인간으로 나뉘었음을 알아야 하네.
세번째 종류의 인간은 남성과 여성 모두와 공통점이 있으며....자웅동성
이들은 대단한 힘과 능력 그리고 오만함까지 지녀서 신들을 공격할 정도였다네
제우스는 오만하지 않도록 각각을 둘로 나누었다네.


인간은 본래 상태가 둘로 나뉘어졌기 때문에 그 나뉘어진 각각은 자기 자신의 또 다른 반쪽을 갈망하면서
그것고 합일을 원하게 되었다네. 그래서 그들은 팔로 상대방을 껴안고 상대방 없이는 아무 것도 하려 하지
않아서 굶주림 또는 무기력으로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네.


자웅양성으로 불리던 사람은 이성을 밝히고 색광이 많으며 간통죄를 저지르기도...
순수 여성이 반으로 나뉜 여성은 남자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고 여성들에게 친근감...레즈비언이 이 부류
순수 남성이 반으로 나뉜 남성은 남자들만 따라다니기 마련인데 그들은 소년시절에는 진정한 남성의 축소형
같아서 성인 남자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동침하는 육체적 결합 속에서 즐거움을 찾기도 한다.
이들이야말로 가장 남성다운 자들이기 때문에 청소년들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자들이라 할 수 있네..


만약에 어떤 사람이 자신의 반쪽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경우 말로 표현하지도 못한다네.
사실 어느 누구도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그렇게 진지하게 함께 살기를 원하는 이유가 육체적 사랑의 기쁨을
공유하려는 목적에 있다고 믿지는 않을걸세
최선의 것은 자기 자신이 원하는 본성을 지닌 연인을 만나는 것이라 할 수 있네.



아가톤의 이야기

에로스는 아무 영혼에나 무조건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네. 무르고 유연한 심성을 지닌 영혼을 만나면 곧장
그 속에 중지를 트니까 말일세. 에로스는 유연하다네. 그렇지 않다면 모든 영혼 속으로 아무도 모르게
스며들어가고 또 빠져나오는 일도 못할테니까.


에로스는 어떤 사람도 시인으로 만들 수 있는 유능한 창작자









철학적 개념들


소크라테스와 아가톤의 대화

에로스는 그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사랑인가? 아니면 어떤 대상에 대한 사랑인가?
-어떤 대상에 대한 사랑인 것은 확실하지요.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 바로 그것을 욕구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이야기 해보게나
-바로 그 대상을 욕구하지요
갖고 있으면서 욕구하나 아니면 갖고 있지 못한 것을 욕구하나?
-그 대상을 갖고 있지 못하면서 욕구하고 사랑하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자신이 갖고 있지 않으나 본인이 필요로 하는 것들에 대해서만 욕망과 사랑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네
-그렇습니다.


사랑이란 첫째로 그 어떤 대상에 대한 사랑이고 둘째로 자신에게 결여된 대상에 대한 사랑 외의 그 어떤 것도
아니지 않겠는가?
에로스는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이지.
그렇다면 결국 에로스는 자신에게 결여된 것...에로스는 아름다움이 결여되어 있고 그것을 갖고 있지 않은
셈이 되나?




소크라테스 (디오티마가 들려준 내용을 들려줌)

내가 예전에 만티네이아 출신의 여인인 디오티마에게서 들은 에로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겠네.


디오티마여 그렇다면 에로스는 추하고 나쁜 신이란 말입니까?
-당신은 아름답지 않은 것은 필연적으로 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신지요
  에로스는 추하고 나쁘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그 대립된 것들 사이에 있는 중간자라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가사적인 것과 불사적인 것의 중간자, 그것은 위대한 정령, 신과 인간의 중간에 존재하는 정령처럼...
  정령들의 숫자는 많고 그 종류 또한 다양한데 에로스는 그들 중의 하나일 뿐이랍니다.


아프로디테의 생일날 포도주에 취해 잠든 포로스 옆에 페니아가 동침하여 낳은 것이 에로스...
에로스는 아프로디테의 동반자이자 그녀에게 봉사하는 시동이 되었답니다.
이런 출생 과정에 의해 에로스는 언제나 결핍상태이며 아름답고 훌륭한 것을 획득하기 위한 계책을 잘 꾸밈


그는 앎과 무지의 중간상태
신은 이미 지자이므로 지혜를 탐구하지 않으며 무지한 자들 또한 지자가 되길 원하지 않습니다.
무지는 자신들이 충분히 지혜롭고 아름답다고 착각하게 만들어주는 것이기에....
지혜를 추구하는 자들은 지자와 무지한 자들의 중간에 있는 사람...
에로스도 그러한 중간자들 중의 하나...


인간은 좋은 것을 단순히 소유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영원히 소유하게 되기를 원하는 것이겠지요?
사랑이란 좋은 것을 자시 속에 영원히 간직하려는 행위 그 자체를 대상으로 삼는 것
그러한 행위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름다움을 생산해내는 것


가사적 존재인 생물들에게 있어 신적인 것 즉 임신과 출산은 불사적인 특성으로 내재해 있답니다.
아름다운 것 속에서의 생산과 출산
생산이야말로 가사적 존재의 삶을 영원히 유지시켜 불사적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랍니다.
늙게되면 자신은 사라지고 자기 대신 자신과 동일한 새로운 다른 존재를 남겨놓는 방식으로 자신의 종을
보존한답니다.


육체적으로 생산력이 충만한 사람은 대개 여자들에게 향하게 되고 출산을 통해 불멸성과 기억 그리고
행복을 내세에서도 확보하려고 한답니다. 반면에 영혼에 있어 생산력이 충만한 사람들은 영혼이 잉태
하고 생산해내기 적합한 것들 속에서 생산해내는데 그 때 생산된 것은 육체 속에서 생산된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하다고 볼 수 있지요




알카비아데스 (소크라테스에게 하는 말)

선생님이야말로 유일하게 저의 연인이 될 자격을 갖춘 사람으로 보이는데 선생님은 그 사실을 저에게
밝히기를 주저하시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