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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2008 미국

by librovely 2010.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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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영화를 보면 바로 블로그에 이상한? 글을 써 댔지만....
언제부턴가 슬슬 게을러지고 귀찮아졌다...책도 마찬가지...예전에는 바로 썼는데 이젠 나중에 쓰거나 아예 안
쓰기도 한다...그런데 난 대체 왜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일까? 글이 맞는지는 확신이 안 서지만 하여튼...



표면적인 이유는 글을 쓰는 동안 정리 안되던 생각들이 정리되고 또 새로운 생각들이 떠오른다...이고
실질적인 이유는 이 글을 통해 괜찮은 사람들을 낚아보자는 생각...?
근데 뭐...쓰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결과...사실 처음에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블로그가 아니라 싸이월드였고
협소하기 짝이 없는 인간관계상 그 글을 읽을 사람 수도 무척 적었고...즉 나 혼자 심심해서 쓰기 시작한 게
맞다...남에게 읽히기 위한 글이 아니라 그냥 혼자 심심해서 끄적끄적... 그러다가 블로그로 옮기니 검색엔진이
사람을 낚아주었고...그 이후로는 괜히 과장해서 유식한 척 생각이 많은 척도 하였던 것 같고...또 발랄한 척
웃긴 사람인 척 했던 것도 같고...사실 혼자 읽으려고 쓸 때는 지금보다 훨씬 건조체?였던 것 같은데...
사실 난 허트 로커 포스터처럼 지극히 건조한 사람이다....건조한 사람의 반대는 질척한 사람인가??




개봉 첫 날 봤다...
아카데미 상을 받았다기에 궁금했다가 전쟁 영화라기에 관심이 확 사라졌었다...그냥 뻔할 거 같아서....
그래도 영 볼 영화가 없어서 보기로 했다...



첫 부분부터 대단히 긴장되었다...공포스러움....
장화홍련이나 링에서 느껴지는 그런 공포와는 또 차원이 다른 종류의 공포감....
폭탄이 언제 터져서 인간이 사라져버리게 될 지 모른다는 공포감...은 상당히 끔찍했다...
세밀하게 잘 담아낸 것 같다...



폭탄 제거 장면에서 느껴지는 공포감은 들었던 군대 이야기를 연상시켰다...
수류탄을 잘못 다루면 그대로 고추참치가 되어버릴 수 있다는 말...
난 나 스스로를 잘 믿지 못하기에...아마 수류탄 훈련을 받았다면 그 스트레스가 말이 아니었을듯...



영화 주인공 남자는 폭탄 제거에 대단한 실력을 지닌 자이다...
그리고 보호 장비도 내던지고 폭탄을 향해 걷기도 하고...용감하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는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인지 강한 음악을 듣거나 술을 퍼 마신다...




포스터에 있는 문구....
죽음보다 더한 두려움과 맞서다....
내가 보기에 주인공 남자는 정상이 아니다...? 그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것 같고...그래서 자꾸 전쟁터에
지원하는 것 같다...그것도 가장 위험해 보이는 폭탄 제거...죽음이 두렵거나 혹은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거나
해서 그보다 더 강한 자극으로 자신을 몰아넣는 게 아니었을까....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싫어서 혹은 삶의 허무함
을 잊어보려고 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려고 하는...



그가 본국 복귀 날짜 카운트다운하는 것이 색다르게 느껴졌다..그 숫자가 작아질수록 오히려 뭔가 불안한 느낌이..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전쟁터에 지원하고 300여일 남은 숫자를 세자 뭔가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마저 들었
다....최소한 그는 300여일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살 수 있을테니까...



그는 아내도 있고 귀여운 자녀도 있다....
보통 사람들은 가정을 꾸리면 없던 삶의 의미도 찾을 수 있는 것 같던데...
일단 가정과 자녀에 대한 책임감과 삶의 고단함 때문에 왜 사는가 따위의 질문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정도로도 해방되기 힘든 별종들은 더 극한 상황인 전쟁터에 기어들어가야만 하는 법...?



자기계발서나 기타 등등의 철학 관련 책에 종종 등장하는 그 말...
사람의 불행은 혼자 있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는....의미의 그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외롭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왜 사람은 혼자 있으면 불행함을 느끼게 될까?  물론 타인과의 깊은 관계에서
비롯되는 감정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그런 것 말고도...혼자 있으면 자꾸....내가 왜 살아야 하는가...
혹은 난 언젠간 죽을텐데...의 생각에 빠져들게 되어서 그런 게 아닐까? 나만 그런가...



하여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취미나 기타 등등 모든 발전적인 행위를 통틀어도 결국은 다 사람들이 이 허무한
인생을 어떻게든 버텨보려 하다가 시작된 것들이 아닐까 하는 우울증 걸린 인간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포스터에 나오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하나의 폭탄을 제거하고 나니 뭔가가 더 있는 느낌...쭉 당겨보니 여러 개의 폭탄이 다다닥 끌려 나온다....
이 갑갑하면서도 뭔가 더 의욕이 살아나는 느낌은 대체 뭐란 말인가....
사람들은 아무 일 없이..평화로우면 오히려 불행함을 느끼는 게 아닐까? 약간의 불행함...그리고 가끔 찾아오는
연속적인 극복해야 할 고난들은 오히려 생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게 만드는 건 아닐까? 그래서 신은 인간들이
저마다의 시련을 지니고 살게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도 해본다...



이런 걸 느끼라고 만든 영화는 아닌 거 같은데...
하여튼 인간의 상상력은 참으로 빈약하다...여기서 말하는 인간은 바로 나...
아무리 전쟁은 끔찍한 거라고 들어왔고 잘 알고 있다고 믿어왔더라도....난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나마 영화를 통해 엿 본 전쟁터는 상상 이상으로 끔찍한 곳이었다...겪어보지 않으면 알기 힘들 어떤 것...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의미있다....



볼만한 영화다~
오로지 로맨틱 코미디와 드라마만 좋아하는 여자라면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여자도 재밌게 볼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