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간을 태우다 무라카미 하루키 2010 문학동네
책 제목은 반딧불이인데 나는 헛간을 태우다를 읽으려고 빌린 거고 정말로 그 단편만 읽었기에....
아무래도 다른 단편은 쉽사리 읽지 않을 것 같아서 일단 이것만 발췌하고 반납하기로...
헛간을 태우다는 영화 버닝의 원작소설이라서 읽고싶었었다
버닝과는 다소 다른 내용도 있지만 일단 기본 틀은 같다
사이코패스에 대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꼭 사이코패스가 아니더라도 인간을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무가치한 존재로 보는 사람도 분명 존재하니까..
누군가 했던 말 개돼지가 생각나네....송은이가 이 말을 듣고 엄청 분노했다면서 하필 그말을
들은 게 자신이 한참 살이 쪄 있을 때였다며 우스개 소리를 한 게 생각난다 ㅋㅋㅋㅋㅋ 어쨌든
사이코패스 그리고 그에 상응하게 인간을 등급화하고 열등한 인간을 벌레취급하는 사람들에
대한 내용이라고 생각함....자신의 지루함을 해결하기 위해 불을 질러버리는 인간...그래놓고는
그게 그 불탄 사람에게도 잘 된 일이라고 피식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우리의 사이코패스님...
영화 버닝은 극장에서도 보고 넷플릭스에서도 다시 봤다 묘하게 생각이 많아지게 만든 영화
원작 소설도 읽으며 다시 한 번 비슷하게 머리 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는데....
내용은 어찌보면 되게 단순한데 생각할거리는 잔뜩 주는 느낌...이 들고 또 그 생각이 도통
정리가 되지도 않는...하여튼 그러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대단한 작가라는 당연한 생각이 들었다
왜 어느 부분이 대단한지는 내 머리로는 잘 설명 못하겠...
발췌한 후 영화평이건 원작소설 평이건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영화와 소설의 설정 중 좀 다른 게 있는데 나는 영화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녀와 나는 열두 살 가깝게 차이가 났다 그녀는 스물이고 나는 서른하나였다
나는 기혼이었지만 그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간단한 거예요 재능이고 뭐고 할 것도 없어요 그러니까요 거기에 귤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거기에 귤이 없다는 걸 잊어버리면 되는 거예요 그뿐이에요
두 달에 한 번쯤은 헛간을 태웁니다
그 정도 페이스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잡히지 않습니다 잡힐리가 있나요 무엇보다 별것도 아닌 헛간이 하나 탄 것으로 경찰이 움직이지는
않으니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이 얘기는 당신한테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얘길 하무한테나 떠들 수는 없잖아요
당신은 소설을 쓰는 사람이니 인간의 행동양식 같은 데 흥미가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세상에는 헛간이 얼마든지 있고 그것들은 모두 내가 태워주기만 기다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십오 분이면 깨끗하게 태워버릴 수 있지요 마치 처음부터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요
아무도 슬퍼하지 않습니다 그저 사라질 뿐이죠 깨끗하게
저는 판단같은 거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태워지기를 기다리는 겁니다 저는 그 사실을 받아들일 뿐입니다
아시겠어요? 그곳에 있는 것을 받아들일 뿐입니다 비와 같은거죠 비가 온다 강이 넘친다 무언가가 떠내려간다
비가 판단을 합니까 저는 절대 비도덕적인 것을 지향하는 게 아닙니다 전 저 나름대로 도덕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도덕은 인간 존재에 무척 중요한 힘이죠 도덕 없이 인간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전 도덕이라는 것은 동시 존재의
균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즉 나는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다 도쿄에도 있고 동시에 튀니스에도 있다
야단치는 것도 저고 용서하는 것도 접니다 이를테면 그런 겁니다 그런 균형 없이 우리는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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