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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우일, 카리브 해에 누워 데낄라를 마시다 - 이우일

by librovely 2007.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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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일,카리브 해에 누워데낄라를 마시다      이우일   2006'  예담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

그래서 도서관에 가서 검색을 해보고 몇 번 찾아봤지만 이상하게

책은 있다고 나오는데 찾아보면 없었다... 뭐지?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3번 정도? 그러다가 포기...

아마 누군가가 자기가 읽으려고 엉뚱한 자리에 꽂아두는 비양심적

행동을 한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뭐 눈에는 뭐만 보여서

맨날 이 따위(?) 생각만 하는걸까? 그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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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그래서 좀 잊고 지내다가 이번에 혹시~ 하면서 찾아봤는데

바로 눈에 들어왔다...생각보다 얇구나...사실 신혼여행기는 다소

두꺼워 보여서 미루고 있는 중...물론 대출도 안 했고...근데 이 책은

좀 얇다고 불만~ 하여튼 불만 투성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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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일...

옥수수빵 파랑 이후로 글이 나름 재밌다고 생각해서 좋아한다~

물론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잘생긴 외모도 호감 유발~~

대학교 다닐 때 드렁큰 타이거의 음악을 아주 좋아했는데....

그 때도 겉으로는 음악이 참 좋아~ 라고 했으나 사실 외모도 좋지~

가 함께 하지 않았을까...그러고 보니 서정권과 이우일은 외모가

비슷하다... 나이는 서정권이 5살 정도 어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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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7집이 나왔던데..근데 서정권은 지금도 티랑 사귀는 중인가?

윽..그만....

 

 

하여튼 멋지게 나이들고(?) 계신 이우일이 세련되고 유머러스한

선현경과 중국인형처럼 생긴 은서와 함께 멕시코와 쿠바를 여행한

후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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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특유의 향취를 물씬 느낄 수 있겠거니...

특히나 미술을 전공한 두 부부이기에 더 감각적인 내용을 전해줄

것이라고 아주 많이 많이 기대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음...

기대가 너무 컸던게 문제였나보다...선현경이나 이우일이나 글을

참 재밌게 쓰는 사람들인데... 이 책은 개인적으로 좀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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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재미없거나 별로인 책이라는 말은 아니고...

뭐 괜찮다... 재미있다... 근데 내가 기대했던 그 남미의 분위기가

잘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 이유가 뭘까?

아마도 여행이 그냥 여행이 아니라 가족 여행이라서 그런 것 같다..

특히 초등학생이 함께한 여행이었다는 것이 치명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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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끼리만 갔어도 완전히 다른 내용의 책이 나왔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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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도 나와 있듯이 어린 은서에게 맞추어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

일정으로 돌아다녔고 뭐 다닌 장소도 은서가 보기에 무리 없는 곳

위주로 다닌 것 같다. 그리고 아이에게 신경을 써야 하기에 그 곳을

온몸으로 자유롭게 느끼는 것에 한계가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가족끼리 간 여행이 이우일 가족에게는 참 의미있고 행복한

기억이었겠지만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약간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것... 이우일도 밤문화를 즐기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홀로

시도를 해보긴 하는데...뭐 그렇다고 성인용 내용만 가득하여야

한다...그런 말이 아니다...뭐냐면... 아이들과 다니면 아무래도

생각마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지는 경향이 조금이라도 있지

않겠느냐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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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뒷부분의 글이 더 좋았다....후반부...

선현경은 자신이 그린 만화로 가끔 등장하는데... 선현경의 만화는

너무 웃기다... 그리고 이 책을 보니 이 부부가 사는 법이 대충

보였다... 둘은 정말 잘 어울린다...외모고 뭐고 다 그렇지만 특히

성격이 잘 맞는 것 같다... 원래 흔히 남자들이 기계도 잘 다루고

겁도 없고 그렇겠지만 이우일은 의외로 소심하고 좀 수다?스럽다.

오히려 선현경은 좀 과묵해 보이고 대범하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강직?한 성격...좀 누나같은 성격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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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일은 무슨 일이든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걱정거리를 만들어

낼 만큼 소심하다... 내가 그런 편이기 때문에 이우일의 걱정 만들어

하기를 보고는 바로 파악이 되었다...

선현경은 이우일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고는 왜 저럴까...하는

눈빛을 종종 보내는 모양이다...무슨 일이 생겨도 조잘조잘 걱정을

하고 핑계대고 하는 역할은 이우일이...(보통 이런거 여자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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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 중 이우일이 멕시코시티에서 치안이 열악하여서 걱정을

많이 하고 다니느라 제대로 구경을 못했다고 하는데...뭐 이 내용은

그냥 나처럼 겁이 많으시구나...하고 넘어갔는데 그 다음의 내용은

너무 웃기고 말았다...안 웃을 수가 없었다...ㅍ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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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일이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던 이유가 부인과 딸이 함께 있기

때문이라는...아~~ 선현경이 이 부분을 읽고 이우일을 물끄러미

바라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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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부분에 또 쿠바가 음식점이 별로 없다

는 말을 들어서 걱정했다는 내용이 나온다...처자식이 배고픔을

느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찔했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상하게도

웃음이 나온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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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향기 가득한 책이라기 보다는 나에게는 이 특이한 가족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책 이었다.

다음에는 신혼여행기를 읽어봐야겠다.

위험하다지만 멕시코도 가보고 싶고 쿠바도 가보고 싶고...

말레콘 앞바다를 무심하게 바라보는 호사를 누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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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등장하는 은서의 그림들은...정말 잘 그린다는 느낌이...

   제대로 이어받은 것 같구나..은서~)

 

 


 

 

멕시코시티

바퀴달린 상자에 푹신한 소파와 햇빛가리개용 차양이 달린

단순한 구조의 부스지만 주인의 취향에 따라 그 모양과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다.

이런 멋진 구두닦이의 부스라면 느긋하게 담배를 물고 신문을

읽으며 구두를 닦아보고 싶다.

 

 

멕시코 시인 옥타비아 파스 (파스..ㅎㅎ)

멕시코는 죽음과 친하고 죽음을 농담삼고 죽음을 애무하고

죽음과 함께 자고, 죽음을 축하한다.

 

 

아스텍족은 피라미드 위에서 인신공양을 한 후 시체를 피라미드

아래로 던져버렸다는 사실

 

 

피부색이 갈색인 성모

원주민이 카톨릭으로 개종한 것인지 가톨릭이 토착 신앙화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신인류 메스티소의

종교답다.

 

 

시장은 언제나 반갑다

재래시장에 가면 그곳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고

어떻게 일상을 즐기며 사는지 알 수 있다.

 

 

멕시코는 지독히도 샤먼적이다.

이곳이 가톨릭 국가라는 게 공허하기만 하다.

 

 

워리달

걱정을 덜어주는 인형

잠들기 전에 이 인형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후 베개 밑에 인형을

놓고 자면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다고...

 

 

카페 가크니

단 한 개도 같은 모양으로 생긴 테이블과 의자가 없는 것

조금은 괴상한 카페를 만들어 장사를 하는 현지 사람과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카페에 들어가 즐거워하는 관광객 사이에는 묘한 연대감

이 흐른다. 그런 것은 서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것

 

 

어쩌면 도시를 여행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자신의 뇌수 속에

추상적으로 그려진 그곳에 대한 자신의 관념 속 도시를 그저 시각적

으로 확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알랭 드 보통적인 사고방식...ㅎ)

 

 

라 보데기타 델라 메디오

헤밍웨이가 즐겨 마신 쿠반 칵테일 모히토~를 마실 수 있다.

 

 

쿠바는 경제 제재로 비료 수입을 못 해 유기농을 연구하였고

세계 최고의 유기농 국가로 변신했다.

지금 유럽과 일본, 남미의 많은 나라들이 그들의 유기농을 배우기

위해 연구팀을 쿠바에 보낸다. 아이러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도대체 왜 살고 왜 그림을 그릴까 하는

한없이 우울한 주제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파인더를 들여다보며 느끼고 순간을 선택한다는 느낌보다는

디자인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대상과 소통하고 파인더를 들여다보며

디자인하지 않기.

그것이 어느 순간 사진을 찍을 때 나의 목표가되었다.

 

 

가난한 중남미의 작가들...

파울로 코엘료,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파블로 네루다,

호르세 루이스 보르헤스...

 

 

선현경의 에필로그

얼마나 많은 이런 마지막 날들이 우리 생에 남아 있는 걸까?

여행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이어서 좋다.

지금 여행을 끝내고 있지만 그 순간 또 다른 여행을 꿈꿀 수 있어

좋다.

그래서 지금도 우린 먼 길을 떠날 준비 중이다.

데낄라 병 안에 있는 이슬라 무헤레스 해변의 모래를 보며

또 다른 병에 담을 전혀 다른 곳의 모래를 상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