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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

[대학로] 느리게 걷기

by librovely 2007.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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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기...

예전에 압구정동 도산공원 근처에서 봤던 카페....

커피 한 잔이 거의 만원이 넘는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 동네 부동산 가격이 그럴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기에 뭐...

 

 

현대카드 연말 할인가능 레스토랑 목록에서 느리게걷기 대학로

지점을 보았다...아..대학로에도 생긴거구나...가볼까나~ 하고는

가격을 알아보니 식사가 부가세포함 15000원 정도였다...

괜찮구나...하면서 예약을 하려니 크리스마스 이브는 예약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밤에 갔는데...

10시 즈음에 갔는데도 사람들이 대기중...

얼마나 기다려야하냐고 물으니 10분...그래도 뭐 괜찮다~

많이 줄어든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을 보니 저녁시간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기다린 모양이다...그렇겠지....

여기 분위기가 데이트하기 딱 좋은 장소이니까 뭐...

 

 

잠시 기다리니 자리가 나왔다.

근데 자리가 좀 삐리리 삐리리....

왜냐면 음식 준비하는 곳이 가운데에 있는데 바로 그 옆 자리...

남들처럼 비싼 와인을 먹을 것이 아니기에 그냥 군소리 없이

주는대로 가서 앉았다...

 

 

와인 메뉴가 있고 코스요리 그리고 음료 메뉴가 있다...

코스요리가 아닌 식사류는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빼 놓은

모양이었다...다들 그렇게 하는구나...특수이니까...이 시기는...

와인을 보니 아는 와인 딱 하나...빌라엠이 5만원인가 한다...

하우스 와인은 한 잔에 9000원...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회춘을 위한 토마토 쥬스 선택...

그리고 분주히 돌아다니는 모델?들을 구경했다....

근데 안 온다....테이블에 눈길 한 번 안준다....

아무리 쳐다 보아도 오지 않는다...

심지어 물도 안주고 냅킨도 안 주고 우리를 방치시킨다...

그래서 팔을 쭉 뻗어 냅킨을 집고 기다렸다.....

 

 

정말 오래 기다리다가 뭐 정리하러 온 사람을 붙잡고

겨우 주문을 했다...(우리 자리 바로 옆이 정리대가...ㅡㅡ;;)

얼굴도 작고 팔다리가 긴 모델인지 모델 지망생인지 하여튼

그런 보기 좋은 사람들이 직원이다. 모델라인과 같은 회사?

참 좋은 마케팅이다....ㅡㅡ;;;

카페라는 특성이라서 그런지 남자 직원이 대부분....

인형들이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요거트 아이스크림은 상당히 맛있다.

토마토쥬스는 색을 봐서는 살구쥬스 같았다.

토마토를 너무 조금 넣은듯...대신 잡스러운 것들이 전혀

안 섞였다...이를테면 설탕이나 뭐 그런 것....

 

 

가격은 둘 다 7000원이고 10% 부가세 별도이다.

커피류도 7000원대~

하루에랑 음료가격이 거의 똑같다...

 

 

인테리어는 뭐 특이한 건 없고 단순하고 깔끔하다...

미니멀?? 하다고 해야하나?

그러나 자재가 고급인지 고급스러운 맛은 있었다.

2층도 있는 것 같은데 안 가봐서 모르겠다...

입구에는 난로와 함께 야외좌석도 있는데 그 곳이 더

분위기는 좋아 보였다...파란 전구도 예쁘고....

그 파란 전구 앞에서 커플들이 사진을 많이 찍고 있어서

가끔 썩소가 흘러나왔다...ㅎㅎ

 

 

손님은 커플이나 20대 후반의 여자들....

어느 곳이나 대부분 그렇지만...

 

 

한참 수다에 빠져들다가 누군가가 와서 정신을 차려보니

긴 손가락이 눈에 들어온다...뭘까?

직원이 보석함처럼 생긴 곳에 들어있는 초미니 립글로스를

보여준다...순간 여기 장사도 하나?  그러면서 또 드는 생각...

사면 안돼...모델이 사라고 해도 넘어가면 안돼...ㅎㅎㅎㅎ

근데 보여주더니 골라보라고 한다...여자 손님만 주는 거라고...

그래서 아주 신이 나서 골랐다...처음 골랐다가 다른 색으로

바꾸고 나름 난리를...동행인 말로는 이상한 자리에 앉으니

그래도 처음이라 색상을 고를 권한이 생겨서 좋단다...

 

 

 

계산을 하러 갔는데 직원이 나온 금액을 그대로 결재한다...

그래서 이거 할인 된건가요? 라고 물으니 멈칫한다...

그러더니 다시 결재취소하고 해 드릴까요? 라고 묻는다...

흠..그럼 내가 그냥 갈 것 같은가? 이렇게 생각하고는

네 취소하고 다시 결재해 주세요~라고 하니 취소하지 말고

그냥 케이크를 하나 가져가라고 한다...자기는 똑같다고....

(앨리스 키친도 그러더니...뭐야...왜 할인을 알아서 안해주는거야...)

 

 

그래서 케이크를 고르러 구경을 하니...

위 쪽에는 좀 독특한 케이크가 있었다...뭔가 더 비싸보여서

이것을 골라도 되나요? 라고 뻔뻔하게 묻고는 바로...

이게 더 비싸죠? 라고 하니 그건 그렇지만 가격때문이 아니라

그 위의 케이크는 냉동이라서 권해드리고 싶지 않다고 대답한다..

이 직원 좀 독특하다...ㅎㅎ

 

 

하여튼 아무거나 달라고 하니 치즈케이크를....

그런데 생각해보니 현장할인이 10%인데 그럼 고작 1500원인데

너무 심한게 아닌가 싶어 다시 이거 할인이 이렇게 되는거 아냐고

하니 자신을 걱정하는거냐고 하더니 상관없단다....음...

하여튼 그렇게 케이크 하나를 엄청나게 행복해하며 들고 나왔다.

동행인은 내가 아주 행복해 보인다고 했다...ㅎㅎㅎ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남들은 연인과 엄청나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이브에

공짜로 초미니 립글로스와 케이크 한 조각을 받았다고 입이 찢어지는

나 자신이 갑자기 불쌍하게 느껴졌다... ㅡㅡ;

 

 

참...

크리스마스 이브에 친구를 만나기로 한 이유는 외로울까

걱정이 되어서 그랬던건데 참 요상한 상황이 되어 있었다...

친구가 그 사이에 만나는 남자가 생긴 것....

그럼 말을 하지...괜히 미안한 느낌이...

게다가 친구는 크리스마스 당일은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어머님 말씀에 외출도 못한다고 한다...

그 남자는 크리스마스를 따뜻하게 보내려고 소개를 받았을텐데

생뚱맞은 나와의 약속이 친구의 연애에 장애물을 만들었구나...

뭐 그래도 내가 보자고 먼저 제안한게 아니니....

엄밀히 말하면 친구가 무덤을 판 것이다...ㅍㅎㅎㅎ~~

미안하면서도 살짝 기분이 좋은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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