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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바웃 슈미트 (About Schmidt, 2002)

by librovely 2007.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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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슈미트 (About Schmidt, 2002)

 

 

3주 전에 본 영화다...

불법 다운로드?

그건 아니다...엑스피드 사이트에 가면 무료 다운로드 가능~

엄연히 합법임을 밝혀두고...

 

 

사실 나는 영화를 집에서 보는 편은 아니다...

일단 비디오가 없다...ㅡㅡ;; 그리고 DVD를 거실의 컴퓨터로

보는 것도 집중력 떨어지고... 노트북은...음....

하여튼 영화를 보느니 책을 읽는 쪽...근데 이 영화는 왜 봤니?

 

 

이유가 있다...

시네마 천국이라는 EBS의 프로그램...

난 사실 TV도 잘 안보는데 어느 날 우연히 신문의 TV프로그램을

보다가 나이듦에 대한 뭐 그런 소수제의 이 프로그램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재밌을 것 같다....

(TV도 보긴 보는구나...아찔한 소개팅, 각종 리얼리티 쇼와

올리브와 온스타일의 여자 타겟 프로그램은 자주 봤구나...

즉 유치찬란한 프로그램은 즐겨보는거구나...ㅡㅡ;;;)

 

 

 

그래서 봤는데 남자 3명 아니아니 나중에 알았는데

변영주는 여자였다.... 하여튼 3명의 감독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인데

상당히 좋았다... 3명의 영화감독이 주고받는 술직하고 소탈한
대화가 너무 재밌었다...막 웃긴건 아닌데 피식 거릴 수 있는 대화...

나이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게 무너졌다...

30대중반과 40대 나이의 진행자들의 대화가 너무 나이들지

않았다... 나이들어도 생각은 별로 변하지 않는걸까?

아니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예전에 읽었던 이어령의 책이나 에리히프롬의 책이나 모두 고령의

작가가 쓴 책이었지만 나이든 사람의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진행자 중 김태용은 너무 귀엽게 잘 생기셨다...ㅡㅡ;;)

 

 

이들의 유쾌한 대화를 통해 어바웃 슈미트를 접할 수 있었는데

보고싶어 미칠 지경이 되었다...그래서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인터넷 접속...불법이라도...하다가 엑스피드 사이트가 생각나서

접속해보니 구하면 얻게 되는 것인지 신기하게도 이 영화가

있어서 다운을 받았다...

 

 

그리고 봤는데... 잭 니콜슨의 조용하고 낮은 나레이션과 함께

잔잔하게 진행되는 스토리가 너무 좋았다....

그러면서도 유머러스함은 유지하는 이 영화....

재밌고 생각할거리도 많고 너무 좋았다....

내가 찾던 바로 그런 영화....

 

 

은퇴를 하는 그 시점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시계를 조용히 보다가 정확한 퇴근시간이 되자 마지막 퇴근을

한다...그리고는 은퇴 파티를 한 후 조용하다 못해 다소 적막한

은퇴 후의 삶이 시작된다....

그는 다시 회사에 찾아가 젊은 나이로 자신의 자리를 이어받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 하지만 그의 도움은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무심하게 TV를 보던 그의 눈에

아프리카의 어린이를 지원해주라는 광고가 들어온다...

그는 엔두구라는 어린이의 후원자가 되고 그에게 엔두구에게

보낼 편지를 써 달라는 요청이 온다...그는 편지를 쓴다...

 

 

자신에 대한 설명을 하고 부인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그의 글은 부인을 못마땅해하는 글로 치닫는다...ㅎㅎㅎㅎ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가 그런 편지를 쓴 그 날 그의 부인은

돌연 쓰러져 사망한다...이젠 그에게는 딸이 하나 있다....

어머니 사망 소식에 잠시 방문한 그 딸은 이상한 작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말한다...그의 딸은 집에서 먼 곳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슈미트에게는 절친한 친구가 있다....

그는 부인이 죽었을 때도 진심으로 위로를 해주는 좋은 친구다..

은퇴했을 때도 그렇고...

그러던 어느 날 슈미트는 부인의 옷장에서 부인의 옷을 안고

그리움에 빠져드는데 그 때 어떤 상자를 발견한다...

그 안에는 그의 부인과 그 절친한 친구가 주고 받은 애틋한

편지가 들어있다...슈미트는 격한 분노를 느끼며 부인의 옷가지를

내다 버린다...이 장면 상당히 코믹하다...음악도...ㅎㅎ

 

 

결국 그에게 남은 것은 정말 딸 하나....

부인도 없고 친구도 끝나고...일도 없고...

그래서 그는 짐을 싸서 딸을 찾아가서 결혼을 돕겠다고

말하지만 딸은 제발 그러지 말라고 말한다....

딸에게는 남자가 중요할 뿐 아버지는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그는 혼자 여행을 다니며 자신이 어릴 때 살던 곳도 가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딸에게 간다...딸의 시댁에 결혼식까지 머무는데...

그 가정은 정말 무식하기 그지 없는 분위기....

그가 식사할 때 뒤에 계속 보이는 여자 나체 그림은 상당히

웃기다...

 

 

슈미트는 결혼을 하지 말라고 진지하게 말하지만 딸은

화를 낼 뿐이다....

 

 

그렇게 시집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슈미트...

그는 아프리카의 꼬마에게 편지 한 통을 받는다....

그리고....

 

 

 

이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이해영이라는 남자 감독은

마지막 부분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나도 보는 동안 상당히 감동을 받았다....

뭔지는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겠지만...하여튼.....

마지막 부분의 그 그림과 슈미트의 눈물은....

 

 

이 영화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나이듦의 의미라기보다는....

굳이 나이든 시점에서만 이런 것을 느끼는 건 아닐거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중요한 그 사람이 되고 싶지만...

결국은 나는 혼자다....

뭐 이런게 난 느껴졌다....

나는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니다....

엔두구와 슈미트의 안면도 트지 않은 그 관계가

왜 그렇게 따뜻하게 느껴진걸까?

 

 

여기저기 자기가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그들에게

상처를 받아 너덜해진 슈미트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아프리카의 나이차도 심한 꼬마아이....

 

 

언어도 통하지 않고 뭐 하나 공통점이 없는 이 둘의

관계에서 감동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진심....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리라....

 

 

슈미트가 엔두구에게 갖는 마음이나...

엔두구가 슈미트에게 갖는 마음이다....

상대방에게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런 것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단지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그런 무조건적인 마음....

그게 상당히 감동적이고 진짜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하여튼 이 영화 볼만한 영화다...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