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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장전 劇場前 Tale of Cinema 한국 2005

by librovely 2010.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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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스크린 채널에서 막 시작하는 것을 우연히 봤다
극장전
홍상수 감독의 영화라서 관심이...기회가 되는대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다 보고 싶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케이블 영화 채널에서 하는 것 같던데...하하하 개봉과 때를 맞춰 보여주는 모양이다



극장전이라는 제목...춘향전...처럼 극장관련 이야기구나...라고 생각했는데....前...이니까 극장앞...
영화가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나는 보면서도 앞부분의 이야기가 영화라고 생각 못했다...



영화 속의 영화 내용은....
20대 초반 남녀...가 우연하게 만난다...여자는 남자의 첫사랑...
둘은 갑자기 만났고 그 날 저녁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그 때 다행?히 남자는 20만원인가? 용돈을 받은 상태고..
둘은 술도 마시고 노래방도 가고 여관에도 간다 이유가 뭔지는 모르지만 죽고싶다는 말을 하고...여자가 먼저
한건지 남자가 먼저 한건지 모르지만...하여튼 둘은 죽고싶다...그래서 같이 죽기로 한다



그 다음 날 ?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둘은 약국을 돌며 수면제를 모으고 다시 여관으로 돌아가서 죽을 준비를
한다...난 사실 이 때까지 여자는 반은 농담인 것으로 알았는데...왜냐면 죽으려고 약을 사다 두고서도 샤워를
하고 머리를 열심히 말리기까지 하니까...죽음을 앞에 둔 사람으로 보기에는 너무 아무렇지도 않기에...
하지만 약을 나눈 후 먼저 입에 털어 넣는다... 남자도 약을 먹는다



둘은 잠들고...여자는 다시 일어나고 남자 집에 연락을 한 후 여관을 빠져나간다...
남자는 찾아온 아버지인지 계부인지 알 수 없는 아저씨에 의해 병원에 들렀다가 집으로 가고...엄마한테 심하게
혼난다...차라리 죽으라는 엄마 말에 알았다고 옥상으로 뛰어올라가나 아무도 잡으러 오지 않는다...
그는 자살하지 않는다...그렇게 영화가 끝난다...



이 부분까지가 영화....
이 영화를 보고 나오는 남자와 여자..
김상경과 엄지원
엄지원은 이 영화 주인공이자 감독의 첫사랑이고 김상경은 감독의 후배...
감독은 투병중이고 위독한 상황이라서 회고전을 하는 모양이다...죽지 않아도 회고전을 하는건가??



왜 죽으려고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고 죽고싶어하는 갓 청소년기를 벗어난 남녀의 등장...
특이하다...보통 영화라면 죽으려고 한 이유에 대해 들려주기 마련인데...
뭐 그렇다고 왜 죽으려고 했는지 모를 것 같지도 않다....대강 알 것 같다....
누구나 그렇지 않나?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은 죽고싶다는 생각도 마음 한 구석에
있지 않은가?  난 그렇다...가끔 죽고 싶을 때도 있다...그냥 가만히 있는 게 힘들 때...마음이 뭔가 횡~할 때...
하지만 이내 드는 생각은 ... 죽고 싶지 않아도 나는 어차피 죽을텐데...이 생각이 들면 또 힘들다...죽기 싫은
생각이 들어서...이게 대체 뭐람...나에게 만약 끝없이 살 수 있는 것과 지금처럼 길어봤자 백 년 살다 죽는 것 중
선택하라고 하면 난 어떻게 할까?  모르겠다...확실한 건 둘 다 뭔가 끔찍하다는 것...



김상경과 엄지원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홍상수스러워진다...
김상경...으으으...정말 초라하고 궁색하고 찌질하고 어이없고 속이 뻔히 보이는 그런 캐릭터...
그래서 미운가? 보기 싫은가? 뭐 좀 그렇기도 하지만...네 안에 나 있다...라는 이 슬픈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는...
남자이고 나와 전혀 다른 성격이고 상황이라고 여겨지지만 그에게서 나를 본다...ㅡㅡ;;



김상경은 엄지원에게 반하고...하하하에서의 그 성격 그대로 나온다...무조건 내 마음 표현하기...ㅡㅡ;;
부담스러운 것이 무엇인지를 대놓고 보여주신다... 따라가고 말 걸고 또 따라가고....결국 엄지원과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그것도 엄지원 돈으로...하여튼 김상경은 뭘 믿고 그렇게 용감할까? 의 대표격....
보통 여자들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자신이 밑도 끝도 없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망설이다가 마는 경우가
많다..아닌가? 반면에 남자들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밑도 끝도 없이 용감해져서 상대방은 생각도 안하고
다가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자아존중감?도 내가 느끼기로는 남자들이 훨씬 강하고...근데 이건 뭐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본다...타고 나는 것 같다...진화 심리학적인? 뭐 그런 이유로...종족 번식을 이어나가기 위한
그런 결과가 아닌가 하는...두 성이 다 뒤로 물러선다면 번식이 잘 되기 힘드니까...한 성은 적극성을 띄어야 하는
것이고...보통 여자는 임신과 출산 등 일단 한 번 결정되면 감당할 일이 보통이 아니기에 신중하고 남자는 그런
부담이 없기에 적극적으로 최대한 많이 번식을 꾀하면 되는 것이고...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인지...
하여튼 김상경의 모습은 뭐야...이상해...하면서도 그게 뭐 그렇지...하면서 수긍하게 되는....



인상적인 장면은 김상경이 엄지원에게 그 영화 내용이 사실 자기 이야기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장면...
웃겼다...
아마도 홍상수가 그런 일을 좀 당했던 것 같다...그랬을 것 같다...그럴만하지 않은가...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들...다분히 주변에서 접하기 쉬운 너무 노골적으로 일상적인 캐릭터들...
그 안에 나 있다...모드로 영화가 다가오기 쉬울 수밖에...그러니 오해도 많이 받고 답답했던 모양이다...



김상경이 영화를 보고 나와서 카페에 있다가 동창을 만나고 그의 가족과 점심을 먹고 차도 얻어타고 가는 장면
일단 비위를 맞춰주다가...나중에 빈정이 상해서 차에서 중간에 내리고 아이에게 해 준 목도리도 엄마가 주신거라
어쩔 수 없다며 다시 뺏는 장면...그리고 선배 감독 돕기 술자리에서 동창들이 김상경에게 술취하지 말라며
얼굴에 주먹까지 살짝 대는 장면이 인상적...목도리야 뭐 그야말로 치사하고 구차한 행동..이지만 뭐 대강 느낌이
오는데...남자들끼리 술자리에서 상대방을 그런 식으로 무시하고 그러는 건 몰랐다...보는 내가 다 기분이 더러?운



그냥...김상경의 불쌍하지만 자신은 그다지 불행하게 느끼지 않는...일상을 보고 있노라니...
우리는 다 불쌍한 인간들이야...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김상경 캐릭터의 독특함은 무한 긍정 에너지...가 아닐지....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하면서 돈이 없어서 여기 저기 열심히 걸어 다니는 모습이 참 신기했다...
엄지원이 좋아서 그녀의 다음 행선지를 묻고는 또 거기까지 꾸역꾸역 걸어가는 모습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실망하거나 우울해지지 않는 김상경의 성격만은 좀 부러웠다...ㅡㅡ;;



영화는 그냥 보기 재밌고 괜찮았다...
그래도 예전 영화라서 그런지 하하하가 훨씬 마음에 들었다...
재미건 생각거리건 하하하가 낫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나빴다는 건 아니고...



홍상수는 돈을 참 많이 벌었을 것 같다...
그의 영화는 제작비가 별로 들지 않을 것 같아서...
아...배우 출연료는 좀 들었겠구나...



그리고 촬영하는 스타일?이 있는 것 같다...
멀리서 잡다가 갑자기 뭔가 어색하게 클로즈업하는 그런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홍상수스러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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