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볼만한 영화가 없었다
그나마 시와 하녀가 보고 싶었다
시는 아무도 같이 보려고 하지 않았고 그래서 지난 주 토요일에 혼자 보러 가려고 시간까지 알아뒀는데...
혼자 보고 나서 친구를 만나려고 했는데...결국 안 봤다...
시는 뭔가 심오한? 것이 있을 것 같았는데 하녀는 그다지 끌리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며칠 전 누군가가 막장 드라마의 영화 버전이라고...그러나 지루하지는 않고 시간 때우기로 괜찮다고
그래서 정말 별로인가봐...하다가...또 갑자기 보고 싶어졌고...동행인에게 제안하자 흔쾌히 보겠다는 반응
사실 큰 기대는 안했다
그런데...
난 재밌었다...상당히 재미있게 봤다~~ 작품성?은 잘 모르겠으나 난 참 재밌게 봤다...
일단...아..이 아름다운 화면...집이 너무 예쁘다....저런 집에 구경이라도 가봤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 나 저 집에서 하녀라도 해보고 싶다....그렇게라도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둥둥~
특히 욕실이 너무 예뻤다...그 욕조....그 수도꼭지 정말 탐난다....
요리 장면도 예쁘기 그지 없다...음식들이 가정식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화려...트레이에 담겨서 이리 저리
옮겨지는 음식들이 어찌나 예쁜지...그리고 와인~~ 와인병을 한 손에 그리고 다른 손에는 와인잔을 들고
방황?하는 이정재....와인 마시는 모습이 참 멋지구나...
게다가...음악이 너무 좋다....
클래식 분위기의 음악이 흐르는데...영화 배경으로 흐르기도 하고 이정재가 피아노실?에서 혼자 연주하기도 하고
갑자기 피아노 배우고 싶다...는 오래 전부터 마음 한 구석에 처박혀 있던 로망이 살아났다... 저렇게 기분에 따라
곡을 바꿔가며 피아노 연주를 하는 삶은 정말 멋져 보인다...물론 그게 가능하려면 저런 저택?에 살아야겠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좋았던 건...바로 너무 예쁜 전도연....
첫 부분에서 청바지 입고 등장할 때부터 예사롭지 않아 보였고...하녀복?을 입자 여실히 드러나는 몸....
제대로 관리한 것이 그대로 드러났다...단순하게 마른다고 가능한 몸이 아니다...운동을 정말 열심히 해서 예쁜...
이정재가 전도연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그 장면...욕조 청소중인 전도연....
운동으로 잘 다져진 전도연의 다리가 있었기에 그 장면이 잘 살았던 것 같다...여자인 내가 봐도 반하겠더라...
이정재는 옷 입은 모습은 예술~인데...서우는 생각보다 연기가 어색한듯 하면서도 역할에 맞는 것 같았다....
윤여정이야...항상 그 연기...지만 그게 또 잘 어울린....윤여정의 냉소적인 표정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내용은...
어찌보면 너무 뻔한...누군가의 말처럼 그야말로 막장 드라마...이지만...내가 드라마를 많이 안 봐서 그런지...
난 그래도 흥미진진하고 재밌었다...나에게는 식상하지 않았고...특히 마지막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강하다...아주 강했다~~~
살짝 아쉬웠던 것은...전도연이 억지로 낙태 수술을 받은 후 분노하는 부분이...너무 약하지 않았나....
더 강했어야 하지 않았나...하는....
서우와 이정재는 전형적인 부자들의 표본으로 등장....우아한척 고상한척...아니 정말 그런지도 모르지만...
이정재의 딸이 한 대사가 떠오른다...남을 높여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가 높아질 수 있는거래요...라는 식...
남에게 한껏 예의바르게 대하는 이유도 사실은 본인의 고상함을 나타내려는 의도일뿐...이라는 거겠지...
서우는 임신중인데...쉬는 시간에도 아트북을 보거나 보부아르의 제 2의 성을 읽어댄다...고상하세요~~
이정재는 베토벤을 연주하고 와인을 즐기고~~
서우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박지영...그녀는 상당히 현실적인 캐릭터로 등장...
나중에 이정재에게 하녀의 아기가 이정재의 아기가 아니라고 오히려 거짓을 말하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사위가 바람을 피운 것을 알고도 스스로 그것을 덮어보려는...그리고 딸에게 그런 더러운 일을 다 참아내면
나중에 사람들이 네 발 아래에서 굽신거릴 날이 올거라고 다독이며...사위가 바람을 피우든 신경쓰지 말고
너는 너대로 즐기라고...음...정말 그렇게 살면 행복할까...?
복수하려는 마음을 먹은 후 한껏 짙어진 눈화장의 전도연을 보니 이영애가 떠올랐고 그 이전에도 뭔가 말투가
그랬나? 하여튼 친절한 금자씨가 많이 연상되었다...감독이 그 영화를 인상깊게 본 것 같다...
칸에서 이 영화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던데...우리에겐 식상한 막장 드라마가 거기에서는 생소하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고...뭐랄까...장모의 개입과 자기 남편의 아이를 유산시키기 위해 약을 먹이고 수술을 시키는 장면은
솔직히 우리에게는 뻔한? 스토리지만 외국인에게는 황당엽기 시추에이션일지도 모를 일이니까...
게다가 마지막 장면은 왠지 모르게 외국인들의 코드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김기영 감독의 영화 마지막 장면도 그랬을까??
동행인도 화면이 너무 화려해서 좋았다고...연신 그 집 정말 존재하냐는 말만 계속...
그리고 영화 속 캐릭터가 인간의 욕망을 총집합시킨 캐릭터인거 같다는 말을 했다...
그렇구나...모든 남자의 욕망은 이정재로...모든 여자의 욕망은 서우로....집약시킨듯 하다...
정말 자유를 준다면...남자들은 한 여자로 끝이 나지는 않을듯...그게 자연스러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자손을 많이 낳으려는 욕망이 원초적인 욕망이 아닐까....남자들은...
그리고 여자들은 한 남자가 자신에게서만 아기를 낳기를 바라는 욕망이 강하고...
그래서 거기에서부터 갈등이 시작되는 것이고....아닌가?...아니었으면 좋겠구나...아니겠지...아닐거야....
이정재가 장모에게 던진 대사가 기억난다...
왜 당신 딸에게 낳은 자식만 내 자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냐...였던가...
영화 보는 눈이 없는 내게 이 영화는...
작품성은 뭐 잘 모르겠고...마냥 볼거리 많은 재미있는 영화였다~ 지루할 틈이 없었고 눈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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