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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루미 썬데이 Ein Lied von Liebe und Tod - Gloomy Sunday Gloomy Sunday 1999 독일 헝가리

by librovely 2009.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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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선가 읽었던 것 같다
글루미 썬데이라는 곡이 있었고 그 곡의 영향으로 유럽에서 그리고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했었다고
알라딘 DVD 페이지를 열어놓고 볼만한 것들을 하나씩 보관함에 넣어두다가 이 DVD를 보게 되었다
가격도 4500원으로 저렴하고 멜랑꼴리한 분위기도 맘에 들었다



DVD 뒷면에 2차 세계대전 어쩌고 하는 글을 읽으니 살짝 매력 반감...
유럽 영화 중 세계대전 그러니까 히틀러의 탄압과 연관된 내용이라면 뭔가 좀 식상한 느낌마저 들기에...
그래도 괜찮을거야 하며 DVD를 노트북에 밀어넣고 재생 버튼을 클릭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한 레스토랑
80세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할아버지와 사람들이 들어와 만찬을 시작하는데...
그는 그 노래를 연주해 달라고 한다...그 노래란 글루미 썬데이...그리고 그는 피아노에 놓여 있는 한 여자의
사진을 본다...그 때 레스토랑의 주인처럼 보이는 남자가 그 사진과 관련된 사연은 그리 아름답기만 하지는
않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글루미 썬데이가 연주되자 갑자기 노인은 쓰러져 발작하다가 숨을 거둔다...
이 때 노인의 부인 진주 목걸이를 손으로 잡았기에 진주 낱알이 바닥에 나뒹구는데 부인은 남편이 쓰러졌음에도
진주알을 주워담기 바쁘다...



영화는 피아노 위에 있던 액자 안의 사진을 클로즈업하며 60여년 전으로 돌아간다...
액자 구성인데 진짜 액자? 구성이네...ㅎㅎ
영화 초반부에 나온 그 레스토랑 그대로...매력적인 여자와 레스토랑 주인 남자...둘은 피아노를 보며 좋아한다
여자는 피아노를 연주한다...레스토랑에서 피아노를 연주할 사람 오디션을 보는 중...뒤늦게 들어온 남자가 있다
여자는 레스토랑 주인에게 그 남자의 연주도 들어보자고 한다...자신의 얼굴을 봐서라도 그렇게 해달라고 조른다
늦게 온 그의 연주는 좋았고 그가 레스토랑에 고용된다



레스토랑 주인 - 자보
여자 - 일로나
피아니스트 - 안드라스



자보와 일로나는 주인과 고용인이며 동시에 연인관계다
영화 초반부부터 욕조가 등장하는데 옷을 걸치지 않은 채 등장해서 19금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일로나는 만나는 남자마다 반해버리게 만드는 여자인데...정말 그럴만하다...엄청난 경쟁을 뚫고 뽑힌 헝가리
여자라는데 얼굴도 너무 매력적이고 몸도 정말 예쁘다...여자인 내가 봐도 신기할 정도로 예쁘니 남자들이야
한 눈에 반하고도 남을듯...예쁜데 뭔가 개성도 있고 생각도 깊어? 보인다....



일로나의 매력과 자보의 요리솜씨? (요리야 직접 하는 것 같지 않지만 하여튼) 그리고 안드라스의 피아노 연주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레스토랑...그래서 그런지 장사도 잘 되는 것 같다...손님으로 와 있는 한 독일 남자...
매우 어리숙해 보이는 그도 일로나에게 반해 결혼하자 그리고 독일로 가자고 말한다...일로나는 거절하고 그는
자살하려고 강?으로 뛰어들지만 뒤따라 간 자보에 의해 목숨을 건진다...



사실 이 날 자보는 일로나에게 실연을 당했다...
일로나에게 추파를 보내던 안드라스...자보는 일로나에게 마음가는대로 하라고 말하며 그녀는 안드라스를 따라
가고 자보는 바로 그 날 밤 또 한 명의 일로나로 인해 상심한 독일인 한스를 살리고 위로한 것이다...한스는 절대
잊지 않겠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독일로 간다



그 후로 일로나와 안드라스는 사귀게 되고 안드라스는 확실히 마무리 하고자 자보에게 대화를 요청하는데
자보는 싫다고 한다...아예 일로나 전체를 잃을 수는 없다...그냥 놔둬달라...그녀의 일부라도 남아있을 수 있도록..
그녀는 자신이 오래 봐서 아는데 여러 남자를 좋아할 수 있는 성격이다...정말로 일로나는 여러 남자를 좋아할 수
있는 착한? 성격의 소유자 였으며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물론 일로나는 안드라스를 더 좋아한다...그래서 그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자보와도 가벼운 뽀뽀를 하기도 하고
가끔 끈적이는 눈빛을 교환하기도 하고...그러던 어느 날 자보는 안드라스가 작곡했다는 글루미 썬데이라는 곡을
듣고는 자주 연주해 달라고 하고 레스토랑에 우연히 방문한 음반 제작 관련자들과 연결시켜 주기도 한다...
자신은 매니저 역할을 맡기로 하고... 그리고 안드라스가 음반 문제로 잠시 떠났다고 생각하고는 일로나와 예전
처럼 붙어 지낸다...물론 그걸 안드라스는 줄담배를 펴가며 밖에서 구경하고 있었다...



셋의 삼각관계는 참 황당했지만 아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었다
일로나는 안드라스도 좋고 자보도 좋다
안드라스는 젊고 감수성 예민하며 멋진 외모의 소유자...자보는 나이는 좀 들었고 키도 작지만 너그럽고 깔끔한
성격...둘 다 좋을 수 있다...물론 안드라스를 더 좋아하지만 그를 좋아한다고 자보를 싫어하게 되는 건 아니니까..
내 생각에 일로나라면 더 많은 남자도 동시에 좋아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ㅡㅡ;;



하여튼 셋은 그렇게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며 행복하게 지낸다...물론 남자끼리 아무런 견제가 없다고는 볼 수
없으나... 그래도 그렇게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살아가고...안드라스의 글루미 썬데이는 히트를 친다....
라디오에 나오고 음악을 듣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아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곡을 듣고 혹은 틀어놓고 자살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 수는 늘어나며 그의 곡이 전 세계에서 유명해지자 자살 행진도 세계에서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는 힘들어한다...원래 그 곡에 가사는 없었다...그 때도 자살은 일어났고...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곡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알아냈다며 가사를 읽어주는데...가사 마저도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당연히 가사가 붙여지자
자살도 늘어난다...



결국 그는 비난과 자책감을 참지 못하고 자살하려 하나 일로나와 자보의 도움으로 자살의 위기는 넘긴다...
그러던 어느 날...분위기가 심상치 않고...독일의 유대인 탄압이 시작되고 헝가리까지 독일군이 들어오기 시작..
이때 독일군의 앞잡이가 된 어리버리 한스...그는 어리버리함은 싹 사라졌고 뭔가 비인간적인 것으로 그 공간을
채운듯하다..게다가 그는 타락한 독일군...뇌물을 받고 유대인들을 외국(중립국)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한스는 다시 그 레스토랑에 찾아오고 일로나도 만난다...결혼한 몸이나 여전히 일로나를 사랑한다...고 고백
일로나는 독일인은 지조를 중요시 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일로나는 여자가 아니라 자신에게는 천사라고 대답
일로나는 전혀 마음이 없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그는 그냥 돌아가는데...그 때 하필 안드라스를 만난다...
안드라스는 일로나가 그와 무슨 일이 있었다고 오해한다....아마 안드라스는 자보와 일로나의 관계도 좀 감당하기
힘들었던 모양이다...그러다보니 뭘 봐도 다 그렇게 보이는 모양...



분위기가 나빠지자 일로나는 유대인인 자보를 살리기 위해 한스를 찾아가고 그에게 그를 위해 문서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이 때도 나오는 길에 안드라스를 만나고 그는 또 오해한다...대놓고 오해...일로나는 심하게 속상해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아무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로 보니까 얼마나 속상할까...



레스토랑에 한스는 동료 군인과 다시 등장...
그는 글루미 썬데일 연주하라고 안드라스에게 명령하고 그는 가만히 버틴다...언성이 높아지고...
이 때 일로나가 다가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그러면서 반주를 해달라고 한다...그렇게 곡이 끝나고 일로나는
놀란 감정이 자제가 안 되어서 몸을 피해 거친 숨을 내쉬는데 총소리가 들린다...안드라스는 한스의 총으로 자살...
그것도 글루미 썬데이의 저주에 의해서였을까?  아마 안드라스는 한스가 일로나와 무슨 일이 있었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다...감정이 복받쳐서...일로나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한스가 독일군의 힘으로 마음대로 그랬을
거라고 생각했고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던게 아닐까?




안드라스는 그렇게 죽었고...일로나는 유대인인 자보마저 잡혀가자 그녀는 다시 한스를 찾아가고 이제는 어쩔
도리 없이 한스가 시키는대로 행동을 한다...그리고 자보의 목숨을 구해주겠다는 확답을 받는다...이 때 다른
유대인 여자도 한스에게 뇌물을 주러 오는데...그녀는 자신의 친척이 유대인 교수회? 소속인데 어제 잡혀갔다고
시대가 변해도 절대 은혜를 잊지 않겠다며 진주 목걸이 꾸러미와 돈을 낸다...이 진주 목걸이가 영화 초반부에
나온 한스 부인의 목걸이 맞는 것 같다...



한스는 수용소로 출발하기 직전이 기차 앞에서 자보를 만난다 자보는 당연히 자신을 구해주러 온 줄 알지만
그는 유대인 교수만 빼내주고 자보는 그렇게 수용소로 간다   빈 레스토랑에 돌아간 일로나는 자보가 잡혀가기
전에 그녀에게 쓴 편지와 그가 자살하려고 준비한 독약을 발견한다...사실 그 독약은 글루미 썬데이로 인해 사람
들이 자살하자 자신도 죄책감에 자살하려던 안드라스의 손에 있었던 독약...그 때 그를 발견하고 자보와 일로나는
셋은 같이 간다..하나가 죽으면 다 죽는다는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그 독약으로 자보는 수용소에 잡혀가느니
자살을 하려던 것...그런데 하필 그 때 독일군이 레스토랑에 들어왔던 것이다...



독일군들로 인해 위협을 받던 어느 날인가 자보는 그런 말을 했다...일로나에게...
글루미 썬데이라는 곡이 무슨 말을 하려던 것인지 이젠 알 것 같다고...
삶이 너무 끔찍해지면...  인간답게 살 수 없다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것이 낫다는 그런 이야기같다고...
(이 대사를 들을 때 나는 갑자기 최진실이 생각났다...ㅜㅜ)
결국 자보는 글루미 썬데이가 자신에게 들려준 이야기대로 죽음을 택하려 했던 것이다...



안드라스의 무덤 앞에서 일로나는 안드라스와 무덤조차 없는 자보를 추모하고 일어나는데 그녀의 배가 나와있다
임신...그는 누구의 아이일까?
제발 한스의 아이는 아니길...근데 왠지 한스의 아이일 것 같은 느낌이...
그녀는 레스토랑을 다시 연다고 이야기한다...
내일 일은 내일 하면 된다라는 자보의 유언이자 편지의 구절을 읊조리며...



그리고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온다...
나이든 손...
흰 머리에 꽂힌 자보에게 받았던 머리핀
설거지하는 할머니의 손은 경쾌하게 독약병을 씻고 있다...



쓰러진 80세의 노인은 한스였던 것...
그는 독일의 패전 후 영웅시되었다...유대인들을 살려낸 사람이라고...
사실 그는 자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유대인 그것도 다 뇌물을 받고 빼내주었을 뿐인데...
수십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일로나의 복수는 참으로 깔끔하고 유쾌했다...
하지만 종종 등장하는 일로나의 아들을 보자 왠지 비극적인 느낌이..그는 아무래도 한스의 아들같다...
이것도 글루미 썬데이의 저주인걸까...




글루미 썬데이로 인해 사람들이 자살에 이르렀었다는 건 실화에서 따온 것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다 허구인
모양이다...글루미 썬데이 작곡가는 오래 살았고 암에 걸리자 두려워서 자살을 했다고 한다...



글루미 썬데이라는 곡에 정말 어떤 저주가 있는 것일까?
그래서 사람들이 그 곡을 틀어놓고 혹은 그 곡을 접한 후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일까?
그럴리가...
난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살을 하는 사람이 그 곡을 틀어놓고 죽은 이유는 그 곡이 자신의 내면과 일치하기에 그랬던 것이고
자살을 한 사람이 그 곡을 듣고 나서 자살하게 된 이유도 그 곡이 자신의 마음에 확신을 주었기 때문이지...
그 곡에 의해 자살을 결심하게 되었던 건 아니었을거라는 생각이...



그 시대가 워낙 암울하지 않았던가...
삶이라는 게 워낙 암울하지 않은가...



글루미 썬데이를 주구장창 듣던 안드라스 자보 일로나...도 자신들의 삶이 사랑으로 벅차오르던 때는 자살을
생각하지 않았다...그러다가 삶이 죽음보다 못한 것이 되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자 그 음악이 예사로 들리지 않고
자신에게 죽음을 권하는 것처럼 다가왔던 것이니까...  한스도 실연당했을 때는 자살로 달려가지만 자신에게
힘이 생기자 아무렇지도 않았으니까...




이 영화를 보니 헝가리에 관심이...
헝가리가 원래 자살률이 높고 우울한 분위기라고 여주인공이 말하던데...
정말 그럴까?
우리나라도 자살률이 높지 않나?
나는 과연 자살하지 않고 잘 살다 죽게 될까?
잘 사는 건 뭘까...



죽음....
을 벗어난 삶이란 있을 수 없고...언젠간 죽게 되고... 이 영화를 보니 죽음이 끔찍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일종의
안식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물론 내가 믿는 종교에서도 죽음 이후에는 아름다운 삶이 기다린다
고 말한다...하지만 자살하면 절대 아름다운 사후의 삶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한다...



제목이 왜 글루미 썬데이일까...
나야 뭐...가장 우울로 처박히는 때가 일요일 맞긴 하다...가장 심한 경우는 일요일의 낮잠에서 깨어났을 때...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이 슬프고 끔찍한 것인지 아니면 잠시 죽음을 경험했다가 다행스럽게 현실로 돌아와서
긴장이 확 풀려서 그러는건지...사실 일요일은 기독교인에게는 가장 복된 날이어야 마땅한데...왜 나는 일요일이면
허무함에 허덕이는 걸까...뭐가 그렇게 허무한거지? 



그래도 상관없다
월요일이 오면 글루미 썬데이는 온데간데 없이 정신없이 하루가 가고 퇴근해서 쉬고 싶은 마음만 가득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