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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창문을 마주보며 La Finestra Di Fronte Facing Window 이탈리아, 터키, 포르투갈, 영국 2003

by librovely 2009.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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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플레이어 무료영화 목록에서 뭔가 촌스러운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클릭해보니 사랑 이야기라는 말...
사랑 이야기라...
그리고 댓글들에 의하면 뭔가 슬픈 분위기인듯 하고...
또 여러 영화제에서 상도 탄 모양이고 해서 봤다



첫 부분은 전형적인 유럽 분위기를 풍기는...
뭔가 지루할 것 같고 주절 주절 긴 대사를 읊어대거나 아니면 아예 조용하게 장면이 이어져 나갈 분위기...
과연 끝까지 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볼수록 영화에 몰입되고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았다



수십년 전 한 청년이 또 다른 청년과 빵을 만들다가 갑자기 몸싸움을 하고 칼에 살짝 상처가 난 채 밖으로 내달
리는 장면...그리고 그 골목은 여전하나 시대가 요즘으로 변하고 이야기는 시작된다...오래된 연인으로 보였는데
부부인듯한 남녀..둘은 사이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그들 앞에 기억을 갑자기 잃어버렸다는 노인이 나타난다
별 계산도 대책도 없이 사는 마냥 착하기만 한 그러나 책임감은 없어 보이는 남자가 노인을 데려 가자고 한다...
여자는 왜 남의 일에 끼어들까...혹은 대책없이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냥 그렇게 하기로 한다



경찰에게 노인과 가 보지만 경찰관은 실종 소식이 들어오면 연락을 주겠다...현재는 별 소식 없다는 말을 하고
노인을 어찌할 수 없어서 다시 집으로 데려온다...그러다가 영 안되겠다 싶어서 여자 즉 지오반나는 노인을
데리고 다시 경찰서로 향한다...그녀는 부업삼아 케잌을 만들고 그걸 친구의 술집에 파는데 경찰서로 향하는
길에 케잌을 주기 위해 술집에 들르고 거기에서 잠시 친구와 이야기를 하는데 이 때 맞은 편의 집에 사는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온다...자신은 옆집에 사는 로렌조이며 당신과 함께 있던 노인이 나에게 말을 걸었는데 좀 이상하다
그녀는 그를 알고 있었다 이미... 그녀는 옆집에 사는 그를 가끔 창문으로 몰래 보곤 했었기에...물론 그도 그녀를
몰래 보곤 했던 것...서로 상대방이 보고 있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지만 하여튼 둘은 이미 서로를 알고 있었다



그는 흔쾌히 그녀와 할아버지를 찾으러 나가고 그 길에 로렌조는 지오반나에게 이름이 뭐냐고 묻는다
그녀는 지오반나라고 하고 그는 그녀에게 사실 할아버지의 이름을 물은 것이라고 한다...역시 숨길 수 없는 것...
아마 이 때 지오반나가 자신에게 호감이 있음을 로렌조는 눈치챌 수 있었을 것이다...둘은 할아버지를 찾기 위해
걷고 있었으나 실상 서로에게 온 감각이 집중되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 할아버지를 찾았고 셋은 바에
가서 맥주를 마신다...이 때 할아버지의 눈은 자신의 젊었을 때 모습을 보고 있고 그 젊었을 때의 할아버지 눈은
로렌조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실제의 로렌조는 지오반나와 애틋한 눈빛을 교환한다...둘은 절대 겉으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지만 그렇지만 다 드러난다...로렌조는 지오반나에게 혹시 모르니 자기 전화 번호를 알고 있으
라며 알려준다...



지겨운 하루 하루...꾸역꾸역 살아나가는 생활에....정체를 알 수 없는 할아버지가 끼어들자 민감해져 있던
지오반나였는데...이젠 그 할아버지가 소중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물론 며칠을 같이 지내면서 할아버지를
모르는 누군가가 아닌 자신의 삶에 들어온 시모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기에 그렇기도 하다...겉으론 차가운척
이기적인척 했으나 지오반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없다...카페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누군가 따라온다며 어딘가
로 뛰어가던 할아버지...그는 어떤 유대인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앞에 주저 앉는다...



버린 옷을 세탁하고 몸을 씻기 위해 지오반나는 목욕물을 받아주고 시모네라고 자신을 소개한 할아버지에게
샤워를 하라고 하는데 시모네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멍하고 앉아 있기만 한다...그리고 시모네의 외투에서는
편지가 하나 나온다...내용은...잘 기억이 안나는데 사람들이 우리 관계를 인정하지 않아도 난 여전히 당신을
너무 사랑한다...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이 때 즈음...로렌조에게 전화가 온다...아직 안 한 이야기가
있다고...사실 그 술집에서 할아버지가 로렌조에게 사랑고백 비슷한 것을 했다는 사실...로렌조는 자신에게
할아버지가 했다던 이야기를 읊어대는데...그건 중의적인 것 같게 느껴졌다...겉으론 할아버지의 이야기 전달
이지만 실상은 자신의 지오반나를 향한 마음 고백...이미 지오반나는 아이도 둘이나 있고 남편도 있다...
절대 지오반나와 로렌조의 사랑은 옳지 못한 것이며 그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변하지 않는
마음...



전화를 끊고 나서 욕실에 가보니 시모네는 여전히 그대로 앉아있고 지오반나는 직접 그의 옷을 벗겨준다
목욕을 마친 시모네와 지오반나...어디에선가 탱고? 음악이 들린다...시모네는 춤을 출 수 있느냐고 묻고
지오반나는 춤을 춘 지 아주 오래 되었다고 한다...춤을 춘 것이 오래 전 일이다...라는 말은 사랑의 감정을
느낀지 오래 되었다는 말로 들렸다...남편을 사랑하였느냐는 식의 질문도 했던 것 같은데...처음엔 그랬는데
시간이 지나고 아이를 낳고 삶을 살다보니 지금은 이렇다...는 뭔가 아쉬운 말을 했던 것도 같다...



지오반나는 닭 가공 회사에서 회계업무를 보고 있지만 사실은 케잌을 만들고 싶어한다...
케잌 굽는 일은 이상이고 닭 가공 회사는 현실? 
그녀의 남편 필리포는 무능력한 남자의 대표격...별 생각도 없고 그냥 단순하고 돈도 잘 못 벌고 아이들과
마냥 게임하고 놀아주기만 잘하며 착하기만 하다...아마 연애할 때는 그의 순수하고 착한 마음에 반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살아보니 그런 것이 다가 아니다...그리고 그의 멍청함도 이젠 답답하게 느껴지게 되었을 터...
그녀는 그런 남자와 어울릴정도로 단순하지 않다...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녀는 똑똑한 여자같다...교육을 많이
받은 것도 아닌듯하고 좋은 직업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눈빛을 보면 알 수 있다?? ㅡㅡ;;



지오반나와 로렌조는 여전히 각자의 마음을 눌러놓은 채 시모네를 위해 어느 노천 카페에서 만난다
로렌조는 역시 약간 표현을 시도하고 지오반나는 두렵기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버린다...
영화 초반부에서 지오반나의 표정은...무표정...세상 살기가 지겹다는 표정...무감각한 표정...
그러나 언제부턴가 여전히 그녀의 표정은 무표정하지만 뭔가 흔들리는 시선 비슷한 것이 느껴지기 시작...
몇 년째 동요할 일이 없던 마음의 어느 부분을 누군가 살짝 건드려 놓은 느낌이...물론 그건 로렌조...



지오반나와 로렌조는 시모네가 지난 밤에 달려가서 주저 앉았던 그 유대인의 가게에 다시 찾아가고 그들은
시모네라는 할아버지가 이 곳을 아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자 그럴리 없다...그는 강제 수용소에서 죽었다
는 대답을 들려준다... 아..시모네를 지난 번에 목욕시켜 주다가 지오반나는 그의 팔에서 강제 수용소의 표식인
죄수번호를 보았다...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사실 그 할아버지의 이름은 시모네가 아니라 다비데...시모네는
다비데 할아버지가 사랑했던 남자의 이름...다비데는 동성을 사랑했고 둘은 이뤄질 수 없었던 것...둘은 몰래
편지만 주고 받으며 견뎌왔는데 어느 날 다비데는 유대인들이 수용소에 갇히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날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대피할 수 있게 돕는다...그러느라 시모네에게 가지 못하고 시모네는
결국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는다...왜 다비데는 자신의 연인인 시모네에게 그 소식을 전하고 둘이 도망치지 않았
을까?  동성연애자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보고 싶었던 것?  우리도 가치가 있는 같은 인간이다
를 증명하기 위해 가치 있어 보이는 일을 하다가 정작 자신의 연인을 떠나보내게 된 것...아마 그 일이 한이 되어서
노화로 인한 기억상실이 찾아왔을 때조차 시모네라는 이름을 잊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다비데를 계기로 서로 몰래 보기만 하다가 서로의 삶에 들어선 로렌조와 지오반나...
망설이는 지오반나에게 그녀의 회사 친구는 일단 로렌조와 자라고 한다...
지오반나는 그러기로 한다...그녀에게는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지만...그리고 평소 무모한 행동을 할 사람이 전혀
아닐 것으로 보이는 지오반나이지만 그녀는 그러기로 한다...그리고 촛불을 켜 놓은 로렌조의 집을 방문한다
한참 애정행각?을 벌이다가 지오반나가 몰래 훔쳐보았다던 그 창가로 가서 창문을 열고 자신의 집을 바라본다
한껏 로맨틱한 감정에 사로잡힌 채 여기에서 로렌조가 나를 훔쳐본 것일까...하며 바라본 그녀의 눈에 들어온
장면은...아이들과 자신의 남편...갑자기 현실이 눈에 들어오고...그녀는 갑자기 싸늘해진다...그녀는 일어나서
매달리는 로렌조를 뒤로 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간다...



정신이 돌아 온 다비데는 자신의 집으로 가 있는데...그 곳에 편지를 돌려주기 위해 지오반나가 찾아간다...
그는 알고보니 아주 유명한 제빵사...그는 그녀에게 제빵기술을 알려준다...이 대사는 언제 한 건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다비데는 지오반나에게 이런 말을 한다...



살아있다는 것에 만족하지 말아요.
당신은 더 요구해야 돼요.
더 나은 삶을 꿈꾸어요.
난 그러지 못했어요



요구해야 할 것은 정말 원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또 원하는 사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오반나에게는 제빵사...
그리고 로렌조...



로렌조와 지오반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둘은 어색하게 끝이 난 이후 다시 공원의 벤치에 함께 앉아있다...
그저 창문을 마주보며 지켜만 보아도 견딜만 했을 터인데...
하필...
로렌조는 뭐라고 표현했더라?
평소 원하던 일은 시기를 엉뚱하게 찾아온다고 했던가? 그는 은행원인데 얼마 전 다른 지역으로 승진 발령이
났다고 했다...지점장? 구체적인 건 기억이 안나고...하여튼 그는 이사를 가야할 처지에 놓인 것....



그 이야기를 하면서 로렌조는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내어 보인다...
자신은 지오반나에 대해 이미 많이 알고 있다고...그러면서 자신이 지켜 본 그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여러가지를 말했는데 이 또한 기억이 안나고...기억 나는 건....
지오반나는 저녁에 설거지를 한 후 담배를 한 대 피운다고 그리고 무언가 찾는 듯 잠시 창밖을 응시한다고...
무얼 찾았을까?  로렌조의 모습이었겠지... 로렌조가 반하게 된 지오반나의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 나열은....
매우 로맨틱했다...(일상적인 모습 나열이었으나 그녀의 매력? 인격?을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몇년 전에 본 '디스터비아'  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그 영화에서도 주인공 남자가 옆 집에 새로 이사온 여자를 몰래 지켜보면서 사랑에 빠지고 그녀에게 고백을
하게 되는 데 이런 말을 한다...너는 지붕에 올라가서 책 읽기를 좋아하고 그 책은 잡지 따위가 아닌 괜찮은
책이며 집을 나서기 전 거울을 보는데 그건 나는 왜 이렇게 예쁘지의 종류가 아니라 나는 누구일까 하는 철학
적인 질문을 던지는 의미이다...나는 그런 네가 좋다...라는 고백이었고 당연히! 여자는 이 고백에 감동받는다
자신을 몰래 지켜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도 이런 종류의 고백이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는 몰래 훔쳐보는 설정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하여튼 오랜 기간 친구인지 뭔지 헷갈리는 상태로
서로를 알고 지내던 해리와 샐리...둘은 우정이라고 극구 서로의 감정을 숨기지만 결국 수년이 흐른 후....
일년의 마지막 날...파티에서 해리는 샐리에게 고백을 하고 만다...그 고백의 내용은...나는 이럴 때 이렇고
이러며 이러한 너를 사랑한다...는 이야기.... 이 장면도 상당히 로맨틱하다...



왜 이런 식의 고백은 멋지게 느껴질까?
나 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는 혹은 나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그럴까?
아니면 나의 그런 세세한 면들을 파악했을 정도로 관심을 가졌기에 그런 것일까?
둘 다 맞겠으나 아마도 전자의 이유가 더 강할 것이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온전하게 이해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 면들을 너무나 마음에 들어한다는 것...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그래서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넌 내가 왜 좋아? 를 던져대고 맘에 드는 답이 안 나오면 삐치고 그러나 보다...ㅡㅡ;



결국 로렌조의 이삿날이 다가오고...
이 날 아무렇지도 않다고 스스로를 속인 채 지오반나는 케잌 만들기에 열중...
그러다가 밀려오는 감정을 어찌할 수 없어서 밀가루 묻은 손으로 계단 난간을 오염?시키며 맨발로 지오반나는
뛰어 내려가는데...로렌조의 차는 이미 모퉁이를 돌아서 떠나 버렸다...그 후로 둘의 관계는 끝이 난 모양....
아쉬움으로 묻어버리고 그렇게 끝...



사랑의 감정은 포기했지만 지오반나는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하고 싶은 일...
그녀는 닭 공장에 과감히 사표를 내고 케잌을 굽는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뭔가 아쉽지만 그래도 착한? 남편과 아이들을 돌보며 그렇게 살아간다....
마지막 장면은 지오반나가 어디지? 하여튼 공원 같은 곳에 혼자 앉아있다...그리고 그녀는 다비데를 그리워한다
다비데와의 만남으로 인해 그녀는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으니까...또 추억은 여전히 마음 속에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영화가 끝이 나는데... 단 한 번의 진정한 사랑인 로렌조를 말하는 것 같다...함께 있을 수는 없고
앞으로도 만날 수 없을 로렌조이지만 그에게 느낀 감정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내 안에 있다...는 말?



애잔한 분위기로 영화는 끝이나지만...
지오반나는 불행해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사랑이라는 건 꼭 결혼을 해야만, 함께 살아야만 이뤄졌다고 봐야 하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
사랑의 실체란 사실 보이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감정아닌가? 감정이니 그 소유는 마음 속에서 가능한 것일테고
그렇다면 대상이 눈 앞에 없더라도 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어차피 눈 앞에 누군가 있더라도 모든 일은 다
추억이 되는 것이고...



사실 영화 내용은 상당히 뻔하다...
'삶에 찌든 여자가 옆집의 멋진 싱글남과 눈이 맞다' ㅡㅡ;
사실 지오반나의 남편 입장에서 영화가 전개된다면 이보다 더 끔찍한 스토리가 있을까...
내가 하면 로맨스...남이 하면 불륜....실제로 이런 상황에 놓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건 잘 모르겠고...어쨌든 확실한 건 살면서 한 번 이라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
타이밍이 맞지 않아 지오반나처럼 추억으로 남기게 되더라도 말이다...
그게 더 나은 삶이라고 생각하기에...




살아있다는 것에 만족하지 말아요.
당신은 더 요구해야 돼요.
더 나은 삶을 꿈꾸어요.
난 그러지 못했어요






영화 음악도 상당히 좋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가사지만 마음을 들쑤셔?놓기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