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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AISFF2009]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 국제경쟁 8

by librovely 2009.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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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큐브의 운영회사가 달라진 후로 처음 가 보았다
백두대간은 이제 아트하우스 모모만 운영한다고 하는데...역시 위치가...이대...그것도 이화여대 안...
씨네큐브는 이젠 좀 이미지가 많이 달라지겠거니...운영방법이 많이 달라지겠거니 했는데...그런데...
아마 씨네큐브 운영에서 백두대간이 손을 뗄 당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쪽으로 정했던
것 같다... 새로 만든 씨네큐브 홈페이지에서는 시종일관 예전부터 당신들이 느껴온 그 극장 여전히 맞습니다~
라는 분위기를 풍기고 직접 가봐도 별반 달라진 느낌이 들지 않았다..아 달라진 것이 하나 있었다...
티켓 박스 안의 직원들이 매우 친절해졌다는 것... 하여튼 아트하우스 모모도 잘 되었으면 좋겠고 씨네큐브도
이 모습 그대로 유지되었으면 좋겠다...'나'를 위해서...ㅡㅡ;; 회원카드도 만들었다(인터넷가입을먼저해야한다)



원래 씨네큐브에서 아시아나 국제 단편 영화제를 해왔던 것 같다...작년에도 이런 영화제가 있었던 기억이...
단편 영화제...즉 감독이나 배우에 대해 별 사전지식이 없고 또 내용도 영 감이 안 오게 살짝 쓰여져 있는 경우
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일단 19금  그 다음 그 짤막한 줄거리라도 살짝 읽어보기... 편 수가 많은 것...ㅡㅡ;
농담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하여튼 그리하여 여러 편 연달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동행인에게 너무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하여 사실은 본인이 부담을 느낄까봐... 한 편만 보기로 했다.





마리 노드의 발라드 THE BALLAD OF MARIE NORD AND HER CLIENTS

Sweden | 2008 | 28'| 35mm | Color | Fiction

Director: 알렉산더 오노프리 Alexander ONOFRI

Asian Premiere

2009 Clermont-Ferrand Short Film Festival

마리는 이민자들이 빽빽이 모여 사는 교외에서 일하는 사회 사업가이다. 직업 이외에 그녀는 청소년 센터를 운영하며 각종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소년원 수감자였던 벨렘이라는 청년의 보호감찰관 역할도 한다. 심지어 그녀는 벨렘의 아들 레이도 돌본다.




약간 엽기적인 스토리였다...
겉으로는 이민자들과 청소년 범죄자들을 돕는 그녀였지만 음...좀 이상하다...
알고보니 그녀는 도와주는 척 하면서 어린 청소년을 성추행하기도 했고 급기야 그 어린애를 좋아하게 되어서
그 청소년이 임신시켜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여자에게 보낸 편지도 중간에서 가로채고...사회로 나온 그와
그의 여자친구였던 아이가 재결합하게 될까 노심초사하기도 하고 방탕한 장면을 포착하고는 그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충동을 느끼기도 한다...뭐라고 말해야 할까...쓸만한 단어들과 문장들은 떠오르지만 그냥
쓰지 않기로 하자...






일루전ILLUSION

Germany/France | 2008 | 9'30" | Digi Beta | Color | Fiction

Director: 부르한 쿠르바니 Burhan QURBANI

2008 Hamburg International Film Festival - Jury Award

레나는 수년간 일해온 베를린 지하철 차장 일을 잃게 된다. 일밖에 모르고 살던 외로운 그녀에게 직업을 잃는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과 같다.




너무 열심히 일하다가 실수를 저지르고 그 일로 단번에 직장에서 잘리는 레나...
그녀의 삶은 참 건조하다...규칙을 생각하며 차표 확인하는 매우 단순한 일을 하고...
그러다가 실수로 인해 잘리고...그녀는 할 일이 없기에 계속해서 단속을 하고 다니며 벌금을 받아내서
그 돈으로 생활한다...그러다가 동료 직원에게도 들키고...그 동료 직원은 그녀에게 약간의 호감을 갖고
있었고 그녀의 삶에 감정적인 것이 들어오려나 보다..하고 기대를 했으나 그녀는 잠시 망설이고 그냥
차단한다...


아주 짧고 단순한 내용이지만...
요즘 시대의 직업에 대한 그리고 생활에 대한 일면을 정확히 보여주는 느낌이 들었다...
과장일지 모르지만...





소꿉놀이 KID'S PLAY

Korea | 2009 | 16'30'' | Digi Beta | Color | Fiction

Director: 최주용 CHOI Ju-yong

World Premiere

아이들 넷이 모여 소꿉놀이를 한다. 버려진 고물과 쓰레기, 그리고 닳고 닳은 소꿉놀이 도구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 하지만 아이들은 서로가 하는 행동과 방식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 결국 소꿉놀이는 깨어지고 이 공간에 고물상이 개입하면서, 놀이는 점차 놀이가 아니게 된다.


양갈래로 머리 묶은 여자아이의 표독스러운 연기가 살짝 불편했다...나쁘다는게 아니라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었다는 의미...한 남자아이는 자꾸 자신의 등 쪽을 불편해한다... 벌레에 물렸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영화는 가정폭력에 방치된 아이들에 대한 영화다...어떻게 보면 상당히 진부한 방식이라는 느낌이...
아이들이 어른들의 그릇된 행동들을 그대로 모방해서 이상한 소꿉놀이를 한다...얼마나 진부한가?


그러나 생소함을 위해 생소해질 필요는 없겠지...진부하면 어떤가...생각이 전달된다면 되는 게 아닌가?
라고 좋게 좋게 생각하게 되었다...관객과의 대화를 지켜보고나서 말이다... 소꿉놀이의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했는데 그럴싸한 외모...큰 키에 귀엽고 쌀쌀한 날씨를 잠재울 훈훈한 얼굴...감독의 얼굴을
본 후 이 영화는 참 훌륭한 영화여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의 말에 의하면 이 영화의 내용은
많이 순화된 내용이라고...현실은 더 처참하다고...


난 어른이 맞아서 다친 장면보다 강아지가 사람에게 맞은 장면을 보면 더 견디기 힘들다...
개를 사람보다 우선시하냐고? 그런 의미가 아니라...개는 사람에게 어떻게 맞설 힘이 전혀 없지 않은가...
어린아이가 어른의 폭력에 노출된 경우에도 정말 마음이 아프다 못해 쓰리다....그런 내용에 대한 신문
기사나 뉴스를 접하게 되면 잔상이 꽤 오래 가는 편이다...우리나라는 가정 폭력에 매우 취약한 나라...
갑자기 기분이 우울해진다.. 인간은 잔인한 동물은 아니지만 참으로 잔인해질 수 있는 동물인 모양이다...


 




로고라마 LOGORAMA

France | 2009 | 16'5" | 35mm | Color | Animation

Director: 프랑수아즈 알로 Francoise ALAUX, 에르베 드 크레시 Hervé de CRÉCY, 뤼도빅 우플랭 Ludovic HOUPLAIN

Asian Premiere

2009 Cannes Film Festival- Critics’ Week 

현란한 자동차 추격전, 긴장감 넘치는 인질극, 야생동물의 도심 질주, 그리고 기대 이상의 무엇이 <로고라마> 안에서 펼쳐진다!




애니메이션이었다
각종 브랜드들로 점철된 캐릭터와 배경...그래서 코믹~
무엇을 말하려고 한 것일까?
각종 산업으로 인해 훼손되는 지구 환경에 대한 이야기...? 산업간의 과열된 경쟁? 그리고 전쟁?
나중에 땅이 갈라지고 검정 액체가 솟구치는데 그건 석유일까?
나쁜 놈으로 맥도날드가 나오는데...맥도날드의 삐에로가 다크나이트의 조커를 연상시켰다






관객과의 대화 Q&A

Korea | 2009 | 9'30'' | HD | Color | Fiction

Director: 정은경 Jude JUNG  

2009 Hawaii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영화제에 가면 이런 관객 꼭 있다! 특별 영화제 직후의 관객과의 대화시간. 심드렁한 관객들, 무성의한 감독. 지친 통역자가 마무리를 하려고 하는데, 혼자서 신난 한 관객이 끊임없는 질문을 쏟아 붓기 시작한다.


참 재밌었다...
관객과의 대화...를 찍은 영화...물론 설정이다
그러나 저런 분 찾아보기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감독에게 자신만의 디테일하고 억지스러운 의미부여가 탁월한 영화 해설을 늘어놓고 맞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유명한 사람의 말도 인용해가며 약간 잘난척~ 비슷한 느낌도 풍긴다...
처음에는 뭐 저런 녀석이 다 있어? 정말 저런 사람 밥맛이야~ 하며 지켜봤는데...보다보니....
보다보니 한 손에 깁스를 한 채 자신만의 논리일지라도 어찌되었든 뭔가 알고싶어하고 파고드는 그의
외침이 괜찮아 보이기 시작...아무 생각 없는 것 보다 억지일지라도 저렇게 열심히 생각하는 것이 훨씬
아름답지? 않느냐....사실 관객 역할을 한 젊은이도 나름 보다보니 정이 가는 외모...귀엽게 생겼구나...
역시 단편 영화제건 대중 영화건 배우는 잘생기고 봐야 한다는 무식하기 짝이 없으나 거부할 수 없는
진리를 느끼게 되었다...중간에 저 관객 혼자에게 조명이 비춰지는 장면이 있는데 매우 웃겼다...
그리고 통역이 이상하다면 스스로 영어로 말하기를 시도하다가 막히는 장면도 웃기고 주변에서 그 망할?
대화가 끝나기를 바라는 관객들의 표정도 참 웃겼다...



이 영화를 보니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핵심은 꿰뚫지 못하고 꼬부랑 말이나 유명 학자를 언급해대며 괜히 아는 척만 하려 드는 인간들이 떠올랐다...









쓰레기 청춘 WASTE YOUTH

Croatia | 2009 | 15' | Beta | Color | Fiction

Director: 페타르 오레스코비치 Petar ORESKOVIC

Asian Premiere

2009 Karlovy Vary International Fresh Film Fest

임대 기간이 끝나자 집주인은 젊은 커플을 내쫓아 버린다. 일년에 한 번인 쓰레기 치우는 날, 도시는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빈털터리가 되어 먹을 것을 훔치며 그렇게 생애 최악의 날을 길거리에서 보내게 된다.


무언극...

과장된 배우들의 몸짓과 표정
동작과 잘 맞아떨어지는 음악
연극같기도 하고 무용같기도 하고...


두 연인은 돈이 없어서 내쫓긴다...그들은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기도 하고 훔치기도 하고 그러다가
부부싸움하는 부자집의 창문에서 던져지는 구두와 드레스 등을 주워 입고 결혼식 하는 사람들 옆에서
결혼 퍼포먼스도 한다...그러다가 가구 따위가 버려진 쓰레기 더미를 발견하고 그 곳의 가구를 배치하여
밤하늘을 보며 잠이 든다...그 다음날에는 쓰레기 수거 트럭 위에 올라가 있을 것이다...



젊은 세대의 일자리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닌 모양이다...
유럽이건 어디건 일자리 부족...비정규직 문제가 만연한 듯...
우중충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등장인물이 젊은 연인들이기에 표정만은 참 해맑았다....
경제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는데 개인은 이상하게도 나날이 살기 힘들어진다...참 이상하다....




단편 영화제라고 무슨 고리타분하고 어려운 영화만 하는 건 아니다...
누가 봐도 재미있게 볼만한 영화들이었다
게다가 특이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그 넓은 좌석이 거의 다 차 있었다
5000원에 이런 멋진 영화를 보다니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