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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쥐 Thirst 2009

by librovely 2009.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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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자고 그렇게 설득했건만 동행인은 무조건 7급 공무원...
그래서 7급 공무원을 보기로 하고 극장에 갔는데 메가박스 신촌은 처음 가봤는데...
음...줄이 길었다....영화시작 5분전에 도착했는데 표를 사러 줄을 서니 근20분이 흘러갔다....ㅡㅡ;;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박쥐를 보게 되었다...?  20분 줄서서 표를 사고 또 20분을 줄서서 팝콘을 샀다...



허지웅의 블로그에서 본 짧은? 글에 의하면 뭐 영화를 안 본 상태라서 자세히는 안보고 일부러 휙 훑어봤는데
크게 평이 좋지는 않았던 기억이...그래서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예전 영화 그러니까
복수는 나의 것은 잘 보았고 올드보이는 재밌게 보았고 그 다음이 문제...친절한 금자씨는 그야말로 짜증이
밀려들었다...보는 내내 재미가 없고 식상하고 뭐야 이게...라는 생각 뿐....내 저질 이해력이 원인일지도 모르지만
하여튼...그래도 이 영화는 외국 무슨 영화제더라 칸?  경쟁부분에 초청도 되었다고 본 것 같고 해서...궁금...



흡혈귀 이야기라... 몇 달 전에 본 렛미인이 생각난다...어린 외모의 흡혈귀 이야기인데...이상하게 감동적이던...
이 영화 분위기는 역시 박찬욱스럽다...한국적인 촌스러움이....묻어나는 배경...김옥빈의 집 분위기도....그렇고
아래층의 한복집 설정이나...마작을 하고 노는 것이나...김옥빈의 의상이나...모두 뭐라고 하지? 레트로???
하여튼 구식이고 그래서 나름대로의 멋이 있다...특히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
초반부에 흐르던 그 음악이 인상적이었다...가사가 뭐더라..."생각을 말자..."뭐 이런 가사가....??



박찬욱은 여자의 목소리에도 뭔가가 있는듯...
올드보이에서도 강혜정의 녹음된 그 목소리...이 영화에서도 맨발의 기봉이 김옥빈이 뜀박질하며 내는
숨소리와 송강호의 자학 모드가 겹쳐졌었고...하여튼 다른 영화와는 다르게 특별히 박찬욱의 영화는 대사와
함께 그 대사를 말하던 그 격양된 말투가 함께 떠오른다...




김옥빈은 상당히 강혜정을 연상시키곤 했는데...일단 외모부터가 여자라고 보기보다는 소녀적이라고 해야 하나?
그것도 아니고 성인 여자와 소녀 그 사이 어디쯤에 위치하는듯한 느낌을 풍기는 다소 어린 얼굴...
눈도 크고 말투도 좀 어린 느낌이 들고...말투...말투가 정말 강혜정과 비슷했다..올드보이를 보고 연기 연구를
많이 하신걸까? 송강호의 경우 본인의 색이 확실했는데(너무 확실해서 탓인가? 다른 영화에서도 비슷한 말투..)
김옥빈은 강혜정 2탄 같았다...




그리고 박찬욱은 잔인한 장면을 많이 넣는 것 같다...피가 나와도 그게 참 짜증나게 나온다....
그냥 칼에 찔려 콸콸 쏟아지는 것이 아니라...총을 맞아서 장렬히 쓰러지는 게 아니라...
손목을 날카로운 것으로 긁거나 귀에 낚싯바늘이 걸려서 찢어지거나....올드보이에서도 혀를 잘랐고....
복수는 나의 것에서도 아마 발뒤꿈치를 그어서 강물이 피로 붉게 물들었었지.?..오래 되어서 기억이 잘 안난다...
뱀파이어 영화라서 그런건 아닐거다...렛미인에서는 그렇게 잔인한 장면은 없었다....
갑자기 떠오른다...렛미인에서 소녀 뱀파이어의 첫 연인? 할아버지가 사람을 잡아서 묵묵히 거꾸로 매달아 피를
통에 모으던 장면...그 영화에서는 오히려 피를 모으는 것이 물부족한 동네에서 물이라도 모아 담듯이 뭔가 당연
하고 부지런한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ㅡㅡ;;



이 영화의 초반부는 좀 로맨틱하였다....동전도 자를 수 있느냐...뛰어 내릴 수 있느냐...는 김옥빈의 말에...
그녀를 안고 옥상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어찌나 로맨틱하던지...ㅡㅡ;; 그런 설정은 아니었겠지만....
그리고 자신이 뱀파이어임을 밝히는 송강호의 모습이 또 로맨틱...당신에게는 사실대로 밝히겠다고 하고는
겁에 질린 김옥빈에게 사실을 말하며 그래도 나를 좋아해야한다고 설득하는 모습이...ㅡㅡ;;



송강호는 신부님으로 등장하고 그는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너무 힘들어 한다....
그래서 외국의 어떤 바이러스 연구하는 곳으로 가겠다고...사람을 살리는 것에 몸담고 싶다는 핑계를 대는데...
이 때 이런 말이 나온다...순교하는 것과 자살하는 것...에 대해? 맞나??
순교라고 가지만 목숨을 걸 확률이 높아지는 경우 그건 어쩌면 자살의 의미를 담고 행해지는 경우도 있다는...
듣고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뭔가 허무한데 자살하면 지옥에 간다니까...(맞긴 한걸까?)
순교라는 이름으로 목숨을 걸고 어떤 일에 뛰어든다는 것도 어찌보면 충분히 가능성있는 이야기가 아닐지..
나중에 죽음을 원하는 사람들의 피를 받아 먹는 설정도 이 내용과 좀 통하는 것 같다...착한 일 하면서 죽기?



송강호는 처음에는 금욕하는 신부였다...독실한...자신의 몸을 내리칠지언정 욕구에 휘둘리지 않았는데...
외국에서 전염병에 옮고도 유일하게 살아남아 귀국하고는 그 일에 대하여 신비로움을 느끼며 병을 치료해달라고
온 사람들 중 한 아주머니에 의해 자신의 초딩시절 친구를 만나고 그의 아내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뱀파이어가 되어 카스테라를 적선하곤 하던 착한 비만남의 피를 빨아마시고는 죄책감에 병원 창문
으로 뛰어 내려서 질주하다가 야밤 달리기 중이시던 친구의 아내인 몽유병 환자 김옥빈과 마주치게 된다....
그는 맨발 질주를 주로 하던 발에 굳은 살 박힌 김옥빈에게 자신의 낡은 신을 신겨준다....



그 후에 송강호는 김옥빈이 문닫는 중인 한복집에 찾아가고 김옥빈은 새 신발을 선물한다...신발...이 무슨 의미?
어릴 때 스크린이란 잡지에서 어떤 감독에 대하여 특별히 다루던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신발은 여성을
의미한다고 기억하는데...영화 속 성적 코드에 대한 이야기라서 여태까지 기억에 남은건지 모르지만 하여튼...
박쥐에서는 마지막 장면에 둘이 죽어갈 때도 바닥에 떨어진 신발을 확대해서 보여준다...뭐지? 신발이 무슨 역할..
이런 것을 의미하나? 송강호가 야밤에 김옥빈을 만나 자신의 신을 벗어준 것이 신부라는 직업?을 그만 두겠다는
의미?  죽을 때 보여준 빈 신발은... 참아야 할 욕구도 남을 죽여야만 살 수 있는 상황에서도 자유로워진 상태를
의미하는 것일까??



송강호는 신부님으로 조용히 살아가다가 못견디겠다는 듯이 다른 길을 찾아 외국의 바이러스 연구하는 곳으로
갔다가 홀로 살아돌아왔고 그 일로 인해 김옥빈을 만나게 된다...그리고 그녀를 만남으로 그는 신부라는 직업을
벗어던지고 속세로? 아니 오히려 밤의 세계 피의 세계 죽음의 세계로 넘어간 것이 아닌지...그렇게 억누르곤 하던
욕망에 그대로 몸을 내맡긴다...그러나 그렇게 해도 그는 여전히 시달린다...이번에는 남을 죽여야 자신이 살아나
갈 수 있는 상황이니...



송강호는 신부로 지내던 시절에도 뭔가 자신에게 과도한 것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질려가고 있었던 것 같다...
만신창이가 되어서 혹은 죽기 직전에 그를 찾아 기도해달라고 매달리는 신도들...에게 실상 자신은 별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는 무력감?  그리고 아무리 신부라는 입장이라 해도 본인도 그들과 별로 다를 게 없다는 괴로움
도 느낀 것 같다...어떤 간호사에게 세상적인 충고를 살짝 하니 안색을 바꾸고 간호사가 신부님은 그런 말씀은
마시고 기도나 해주세요 라는 대답을 듣기도 하고....나중에 죽으러 간듯하나 실패하고 병을 얻은 채 돌아왔을
때 사람들이 기도해다랄고 매달릴 때 괴로워하던 모습이나...



이 영화는 송강호의 노출로도 많이 유명세를 탔던 것 같은데....
뭐 그 장면이 그렇게까지 언급될 건 아닌 것 같다...어두침침한 상황에서 아주 잠시 자니가기에 뭐...존재감 없는
장면? 이라고 해야할까?  하여튼 그 장면을 왜 넣었는가에 그게 꼭 필요하다는 답을 했다고 하던데...그 장면은
자신에게 무슨 큰 능력이 있을거라며 주변에서 텐트치고 그를 기다리던 신도들 중 한 명의 텐트로 들어가 한
여자를 강간하다가 소리지르는 소리로 인해 사람들이 그 텐트 주변으로 모이고 거기에서 바지를 내린 채 엉거
주춤 송강호가 나오는 장면이었다...뭐랄까...내가 신부님이긴 한데...사실 나도 너희와 같은 사람일뿐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약간 슬펐고 이해가 되기도 하고...



금욕...
왜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진 욕구가 나쁜 것일까?
신이 우리를 창조했고 우리의 욕구는 어찌보면 다 이유가 있는 게 아닌가...
근데 신의 뜻에 따라 삶을 바치기로 한 사람은 그 욕구를 참아내야 한다...?



송강호에 대해서는 좀 이리저리 생각해볼 것들이 있는듯 하였으나 사실 김옥빈의 뱀파이어화에 대해서는 무슨
의미인지...좀처럼...그리고 김옥빈의 남편 신하균과 그의 부모는 무슨 의미지? 김옥빈을 괴롭히며 노예처럼
부리다가 김옥빈에 의해 죽은 신하균...은 나중에 자꾸 장면 장면 삽입되는데...죄책감 뭐 그런 의미인가?
잘 모르겠다....
친절한 금자씨에서 이영애가 자신의 아이를 죽인 사람을 괴롭히듯이 어릴 때부터 김옥빈을 괴롭힌 그녀의 남편과
시어머니를 괴롭히며 복수한다는 설정인가?



제목은 왜 박쥐일까?
밤에 돌아다녀야 해서 박쥐인가?
잘 날아다녀서 박쥐인가?
피를 먹어서 흡혈박쥐인가?
거꾸로 매달려 있어서 박쥐인가? 거꾸로...일반인과 반대로 살아가는 성직자??



영화는 2시간도 넘게 길고 아주 잠시 지루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친절한 금자씨에 비하면 아주 볼만하다....
올드보이보다야 당연히 좀....그리고 영화가 진지한듯 하다가도 실없는 농담을 던지곤 하는데...그게 아주 생뚱~
웃기긴한데 웃음이 하하~가 아니고 허~하는 뭔가 허탈해지는 웃음이 가끔 나온다...



내용이나 화면이 뭔가 상당히 정신없다....산만함 그 자체....
올드보이는 잘 짜여진 내용이나 화면으로 보였고 친절한 금자씨는 내 저질 눈에는 엉망으로 보였고 이 영화는
여러모로 보나 그 중간 어디쯤... 괜히 봤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안 봤으면 큰일날뻔했다 정도는 아니었다



신부님 수사들...수녀들...
난 이런 분들에 대해 좀 관심이 있다...
왜?
세상적인 것들이 허무함을 몸으로 표현하고 계시니까...
돈 친구 가족 다 내려놓고 수도원으로 들어가버린 그들이야말로 이 세상의 것들은 허무한 것임을 인정한 셈이니
가진 것도 없는 내가 가끔 느끼곤 하는 그 허무함을 그들은 느끼지 않을 것 같아서 좀 부럽기도 하다....
그럼 너도 들어가라? 그럴 정신상태라면 내가 이렇게 살지는 않겠지....



우리나라도 그런지 모르지만 공지영의 수도원기행을 보면 외국 수도원은 한 번 들어가면 죽기 전까지 나올 수
없다고 한다...재산도 옷 두 벌과 성경이 전부고 농사일과 8번의 예배를 드리며 하루를 보내고 식사도 단촐하게
2 번만 한다고 한다...나에게 불가능한 생활이라 그런지 왜 그렇게 그 생활이 괜찮게 보이는건지....
흉내만이라도 내며 살아보고 싶기도 하다...몸의 즐거움은 강하지 않을지라도 그들의 마음만은 최고의 것을
누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도통 모르겠으니...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들이 쓰신 평을 좀 검색하여 주섬 주섬 읽어봐야겠다....
원작이 에밀 졸라의 작품이라는데 어떤 소설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