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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큰 임브레이스 Los abrazos rotos Broken embraces 스페인 2009

by librovely 2009.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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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
<그녀에게>는 재미있다기 보다는 인상깊게 보았고
<나쁜 교육>은 나에게는 참 별로였다...소재도 그렇고 화면도...
이 영화는?  두 영화와 비교하자면 <그녀에게>에 더 가까운 영화...당연한 건지도...소재가 사랑이니까...
아니 엄밀히 보자면 <나쁜교육>의 소재도 사랑 아닌가? 단지 대상이 동성이었던 것일 뿐이고...ㅡㅡ;


솔직히 이 영화가 보고 싶었다...이유는 뭐였을까?  평론가나 일반인 평점 둘 다 7점대라서 그랬던 것도 있고
칸영화제 경쟁작이기도 했고...하여튼 보러가긴 해야겠는데...보러가자고 낚기 위해 어떤 떡밥이 좋을까 생각
하다가... 아..19금 영화~그래서 그걸로 밀고 나갔다... 치명적 유혹이 어쩌고 19금이고 포스터도 시뻘겋고...
사실 나는 19금 영화라서 끌렸던 건 아니다...물론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하여튼 보러 가게 되었는데...



영화 시작 시간을 기다리며 눈앞의 대형 포스터에 '가질 수 없기에 더 아름다운 사랑' 이라는 문구를 보고
가져야 하는데...왜 가질 수 없냐...그럼 곤란한데...이런 식의 시시껄렁한 농담에 과도하게 웃어 넘어가며
그렇게 나름 간만에 보는 19금 영화에 대한 기대를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었던 모양...페드로 알모도바르고
그녀에게고 칸영화제고 뭐고 그딴건 도그나 주라고 해....내 머리? 아니 우리 머리속에는 오로지 19금~
간만에 알 수 없는 강한 연대감?을 갖고 상영관으로 들어섰다...



영화 내용은 뭐...
설명해놓고 다시 읽어본다면 아마도 뭐더라...<사랑과 전쟁>이라는 TV 프로그램과 그다지 크게 다를 건 없을듯..
다만 좀 더 극단적인 내용인 것이 다를까?  내용은 통속적이고 어찌 보면 좀 뻔하기도 하면서 말이 안되기도 하고
그렇다...그래서 나빴나? 그건 아니다...별 일이다...구체적으로 뭐가 막장 드라마와 달랐던 것일까??



페넬로페 크루즈....는 어디서 봤지? 그녀가 나오는 영화라곤 하몽하몽을 본 기억만....
고등학교 때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무슨 벌판만 줄기차게 걸어다니던 지루하기 짝이 없는 영화였다는
기억... 나이가 많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어리다...74년생이면 36살? 하여튼 그녀는 예쁘다고들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보니..음...매력적이다....영화는 그녀와 그녀에게 정신나간? 남자들의
이야기인데 그게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이다...생각보다 팔 다리는 깡말랐고 기타 등등에 대해선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고...눈도 참 예쁘다...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그녀에게> 에서는 여자주인공을 코마상태에 빠지게 하고 영화 초반과 끝에 무용 장면을
넣더니...이 영화에서는 남자주인공의 눈을 멀게 만들었고 영화는 유난히 영상이 아름다웠다...특히 빨강색~~
요리 장면의 클로즈업은 상당히 인상적... 굳이 남자 주인공의 눈을 안 보이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페넬로페가
죽은 날 루이스는 눈이 먼다...그녀가 죽었기에 뭔가 볼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인가? 모르겠다... 그런데 그가
눈이 안 보이기에 오히려 세상을 더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는 느낌이 들긴 했다...시력을 제외한 모든 감각이
생생할 것 같은 느낌이..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과거와 현재를 복잡하게 왔다갔다 하는 영화를 좋아하는 모양이다...이 영화도 그렇다...
무슨 퍼즐 같은 느낌도 들고... 첫 장면에는 시력을 잃은 작가인 루이스가 우연히 신문을 읽어주다가 집에
같이 오게 된 젊은 여자와 놀아나는? 장면이 나오는데...그 장면에서 그가 시력을 잃었기에 그가 느낄 다른
감각들이 더 강하게 다가온 느낌이 들었다...그리고 또 하나...스페인에서는 나이차이가 거의 30살은 족히
되어 보이는 남녀도 그렇게 서로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성으로 대할 수 있나 하는 것도 신기했다...
우리는 나이 들면 이성에 대한 감정도 세상에 대한 관심도 다 눌러놓아야 마땅하다고 여기지 않나?
그게 곱게 나이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철이 없거나 주책이라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나?
나이가 들면 저절로 흥미나 관심이 사라지는 것일까? 아니면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눌러놓는 것일까?



페넬로페는 아버지가 투병중이라서 돈이 필요하고...그래서 멀쩡하게 회사에 다니지만 부업으로 콜걸?도
한다...그런데 그가 일하는 회사의 회장이 그녀의 부업에 대해 알고 있으며 그녀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준다
아버지 병원도 알아봐주고...그래서 그녀는 그의 정부가 된다...그 할아버지?는 그녀와 결혼하고 싶어 하지만
페넬로페는 지금이 좋다고 거부한다...그녀가 그를 정말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
단지 도와줬기에 혹은 당장 도움이 필요했었기에 의지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고 그녀는 직장도 당연히 그만두고 지내다가 오랜 꿈이었던 배우에 도전하겠다고 한다
회장 할아버지는 그녀가 조용히 집에만 있기를 바라지만 어쩔 도리가 없어서 감독 지망생이자 게이라서 미워하는
자신의 아들을 붙여 촬영장에 보낸다...여기에서 페넬로페는 작가이자 감독인 루이스를 만나고 둘은 영화라는
공통 관심사로 마음을 나누다가 몸도 나누게 된다  회장 할아버지는 아들이 찍어온 영상의 입모양만 보고
내용을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을 고용해서 그들의 관계를 모두 알게 된다...하지만 화를 내지 않는다...
그는 그녀가 자신을 아예 떠나게 될까봐 가만히 참고 속만 태운다...참 대단한 집착이다....



그러나 페넬로페가 참지 못하고 이별을 고하고 회장은 그녀를 계단에서 밀어 휠체어 신세로 만든다...
물론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지만...어쨌든 그녀가 당분간은 더 곁에 머무르게 되었으니 성공한 셈?
그녀를 너무 좋아하지만 아니 어쩌면 너무 좋아했기에 남에게 보내느니 차라리 다치게 해서라도 곁에 두고
싶은 모양이다...나중에는 휠체어에 탄 그녀를 질투심에 불타올라 창밖으로 내던지고...그래서 페넬로페는
루이스에게 찾아가고 둘은 영화고 뭐고 다 훌훌 털어버리고 어디론가 도망가 버린다...



회장은 그들의 행방을 알 수 없자 마음이 급해졌고...영화를 이상하게 편집해서 망하게 만들기도 하고
이상한 신문광고를 내기도 하며 나름 유치한 방법을 동원해서 그들을 찾아내려 한다...죽을 지경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페넬로페와 루이스에게는 그 숨어있던 시간이 아마도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니었을지...역시 그런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둘이 타고 가던 차에 의도적인 사고를 내고...페넬로페는 죽고 루이스는 시력을 잃는다...



내 곁에 잡아두지 못하면 차라리 이 세상에 존재하지 말아라....라는 심정이었을까?
페넬로페를 향한 회장의 마음은 참...알 것 같다가도 모르겠다...나도 그런 감정에 빠질 기회가 생기면 가능할까?
정말 신기하다...나 싫다는데...그런데도 그렇게 미친듯이 좋아하고 집착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사실 누군가가
정말 좋다면 정말 진심으로 좋다면 그게 뭐가 되었든 상대방이 가장 행복할 수 있기를 원하게 되지 않을까?
난 그럴 것 같은데...어떤 남자가 정말 너무 좋다면...근데 그가 나를 별로 안 좋아하고 또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면
난 그가 그 여자와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랄 것 같은데...아닌가? 내가 뭘 몰라서 하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회장은 그렇게도 원하던 페넬로페를 결국 가질 수 없었고...
루이스 또한 타인의 방해로 인해 그렇게 좋아하던 페넬로페를 가질 수 없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불행한 여인...



사실...뱀파이어에 대한 시나리오 이야기를 늘어놓던 귀엽게 생긴 젊은이를 보고 있노라니 약간 감이 오긴 했다
그 젊은이가 루이스의 핏줄일 것 같다는 생각이...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나름 기발하고 웃긴 시나리오
를 구상하던 젊은이는 역시 루이스의 아들이었고 그의 어머니이자 루이스의 오랜 비서 역할을 하는 아줌마는
루이스를 평생 속으로 흠모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녀는 루이스를 사랑했으나 가질 수 없었고 그의 곁에서 그가 페넬로페와 사랑에 빠지는 것도 또 그 이후로
다른 여자들과 즐겁게 노는 것도 구경하고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그럼 떠나지 왜 굳이 곁에서 그 고통스런?
장면을 보고 살았던 걸까?  영 이해는 안가지만 그렇게라도 옆에 있고 싶었던 모양이다...페넬로페가 루이스와
바람을 피우는 상태에서도 그걸 입밖에 내지 않고 다만 그녀가 자신을 떠날까 노심초사했던 회장처럼....





브로큰 임브레이스
가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
그럼 가질 수 있는 사랑이야기도 있나?
난 사실 이런 비극?적인 결말 말고도...해피엔딩의 영화를 볼 때도....



만약 이 영화에서 페넬로페와 루이스가 멀리 떠나서 둘이 조용히 살게 되었다고 해도...
그래도 그들이 계속 그 감정을 유지했을거라고는 생각 못할 것 같다...
어쩌면 뭔가가 둘의 관계를 가로막았기에 감정이 더 강해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결국 아무런 장애물이 없다면 둘은 시들해져 가지 않았을까?
그래서 영화 포스터에 '가질 수 없기에 더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나름 심오해 보이는 말이 쓰여있던걸지도?



그럼 페넬로페에게 광적인 집착을 보인 회장 할아버지는?
그도 마찬가지다...페넬로페가 자신의 마음에 상응하는 감정을 보이지 않았기에 즉 가질 수 없기에...
그래서 그렇게 광적인 상태에 빠지게 된 건 아니었을까???
아닌가?  아님말고...ㅡㅡ;;



살짝 영화가 길어서 아주 조금 지루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볼만한 영화였다...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은 안들고...
그래도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
뻔하디 뻔한 내용이지만 그렇게 뻔질나게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이유가 있긴 할테니까...




씨네큐브에서 봤는데....
여전하다....
운영하는 주체는 달라졌다고 하지만....
팝콘 따위를 팔지 않는 것도
마지막 2분?을 지켜주는 센스도...
겉으로는 여전하고...
마음은 아트하우스 모모에 가야지라고 하지만
몸은 씨네큐브로 향한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