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

오후 네시 - 아멜리 노통브

by librovely 2010. 6. 28.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후 네시                                                                            아멜리 노통브                   1999      열린책들



아멜리 노통브의 책은 출판사가 여기저기...
이 책은 열린책들...
열린책들 하면 떠오르는 건 베르나르 베르베르 혹은 장미의 이름 혹은 향수
출판사 로고가 특이해서 그런지 책을 전혀 안 읽던 때부터 머리 속에 들어있던 열린책들 로고...
하여튼 내 머리 속에는 열린책들 출판사 책은 좀 괜찮다는 뭐 그런 공식이 들어있다
물론 이 책이야 작가 이름만으로 충분히 뽑아들만한 책이지만...



요즘 소설을 많이 읽는다
소설을 안 읽을 때는 거의 안 읽는데 또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자꾸 소설로 손이 가는 것 같다
소설과 기타 다른 책들을 읽는 건 좀 다른 것 같다...뇌의 다른 부분이 사용되는 것 같다?
하여튼 소설을 읽다보니 또 거기에 머리가 적응한건지 소설 읽기가 편하고 다른 책들을 읽는 건 좀 번거롭다는
생각까지 드는 걸 보면...



오후 네시
책 제목으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내용이 전혀 예상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은 지 거의 한 달....
독후감을 쓰려고 재대출에 또 재대출... 허리가 고장난 이후로 쉽사리 노트북을 켜지 않게 되었고 또 그간
쓸데없는 것에 시간을 보내다보니...



사실 내용이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역시 읽고 나서 바로 뭔가 끄적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내용은 생각나는대로 간단히 말하자면 뭐...은퇴한 노부부가 한적한 시골로 이사를 가고 꿈꾸던 그런 삶을
살아보려 하는데 옆집 사람이 네시만 되면 찾아오는 것...찾아와서는 말도 제대로 안하고 버티고 앉아있다가 간다
와서 차를 마시기도 하고 TV를 보기도 했나? 처음에는 어쩔 도리 없이 반겨주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좀
다른 대우를 해도 막무가내...그 이웃의 부인은 엄청난 비만이고...뭐 하여튼 답답한 상황...



그렇게 끔찍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옆집 사람은 죽을 위기에 처하고...그 때 우연하게 살려주게 되었고
나중에 주인공은 그 옆집사람이 자살을 하려고 했음을 혼자 확신하고 찾아가 죽도록 돕는다....
그렇게 이야기가 끝이난다...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아멜리 특유의 문장력이 답답한 상황을 잘 묘사해준다




워낙 시간이 흘러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냥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다른 사람...타인....에 대한 생각들....누군가가 없으면 외롭고 심심하고 견디기 힘든 삶을 살아야겠지만
그렇다고 누군가가 집요하게 내 삶 속으로 파고들어오면 그것 또한 만만치 않게 지긋지긋하고 끔찍하리라는 것
딜레마...균형을 잡는게 쉽지 않은 것 같고 균형점이라는 게 존재하기나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랬다....



나야..뭐 성격이 별로 좋지 않고 사람을 끌만한 매력적인 존재도 되지 못했기에 주변에 별로 사람이 없지만...
만약 많았다고 해도 내가 그걸 잘 견뎌냈을지도 의문이다...물론 아예 아무도 없는 것도 견디기 힘들 것이고...
도통 이 놈의 삶은 어려운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배우긴 했는데 과연 그럴까?
지난 번에 읽다가 만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이라는 책을 보면 거기에서의 인간은 자유롭게 혼자 다닌다...
그러다가 혼자 사냥을 해서 먹고 우연히 만나 동물처럼 짝짓기를 하기도 하고 그 다음에는 또 각자 제 갈길을 가고
아기는 낳아서 혼자 식량을 해결할 정도까지만 동행 후 다시 혼자 다니고... 정말 그런 시기가 있었을까?
기독교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저런 생각 말고도 또 떠오른 생각은 역시 결혼...
내가 갖고 있는 결혼에 대한 공포?의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오후네시스러운?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 혹은 누군가가 너무 심하게 삶 속에 들어와 버리는 것?
물론 서로 좋아하면 그게 행복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도 평생을 들러붙어 사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하는
나 스스로도 나 자신이 지긋지긋해질 때가 있는데...무조건 내 편인 누군가가 생긴다는 것은 어쩌면 이 힘든? 삶을
버텨가는데 힘이 될지도 모르나...무조건 내 편이기에 끔찍한 면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그렇다고 너는 너고 나는
나다...라는 모드로 지내도 그것도 상처가 될 것이고....모르겠다...



책의 끝부분을 읽는 동안 역시 아멜리 노통브 스러운 그런 것들을 다뤄주니 좋았다....
삶의 허무함...누군가가 나를 죽여주기를 바라는 이웃의 심리...에 대해 생각하는 주인공....
그런 것들은 내 속에 항상 들어있고...그런 생각을 나만 하는 것 같아서 난 외롭다는 생각도 들고 그랬는데...
내가 이상한 인간 같기도 하고....그런데 아멜리 노통브도 역시 그런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그 자체가 위로가
된다...



어디서 봤더라?
아멜리 노통브는 결혼할 생각도 아이를 낳을 생각도 없다고 한다....
지금 아마 40살이 넘었을텐데...여전히 혼자 사는 것도 같고....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게 부럽다....
금방 지나가는 이 짧은 삶을 어떻게 버티다 죽어야할지 나도 확고한 무언가가 자리잡혔으면 좋겠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이는 쉽게 쉽게 먹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아마 우리는 모두 오후 네시면 찾아오는 그런 존재를 갖고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누군가에게 내가 그런 존재일지도...
서로가 서로에게 오후 네시스러운 존재고...그리고 그런 존재가 없이는 버티지도 못하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은 스스로가 어떤 인물인지 알지 못한다
자기 자신에게 익숙해진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세월이 갈수록 인간이란 자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그 인물을 점점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알게 되면 혐오감에 사로잡힐 테니까




무엇보다도 당신이 자살하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런식으로 삶을 이어갈 수는 없어요
당신 삶을 좀 보세요
그건 가는 게 아니라고요
당신은 고통과 권태의 덩어리에 불과해요
더 심각하게 말하자면 당신은 공허 그 자체예요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지 더 이상 알지 못한다




그 나이가 되면 더 이상 외로움을 견딜 수 없는 법이지
방해가 된다 해도 남들로부터 버려졌다는 느낌보다는 더불어 지내는 걸 좋아하게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