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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Girl with a Pearl Earring 2003 영국 룩셈부르크 미국

by librovely 2009.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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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플레이어 무료 영화에 몇 번 올라왔었는데 안 보다가 얼마 전에 봤다
상당히 정적인 영화...조용하다 고요하다
그러나 자주 흘러나오던 그 음악은 기억에 남는다...약간 우울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의 음악...
그리트와 베르메르의 오묘하면서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암시하는 걸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장면 하나 하나가 영화로 느껴지기 보다는 그림처럼 느껴졌다는 점...



1600년대가 배경이라던데 그 시기에 그려진 그림들에 많이 나왔음직한 그런 장면들....
왜 그림처럼 느껴진걸까?  색도 참 단아하면서도 화려하게 아름답고 장면을 찍을 때 뭔가 구도를 생각한 느낌이?
잘은 모르지만 하여튼 뭔가 장면들이 그림처럼 다가오게 계산해서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원작이 소설이라던데...즉 허구...
소설을 본 사람은 역시 소설이 낫다고 한다지만...난 소설은 안 볼 생각...내용을 알면서 소설로 읽는 건 음....
반대의 경우야 가능하다...먼저 책을 읽어서 스스로 맘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 후 영화를 보면 음..저렇게
장면을 생각할 수도 있구나 혹은 저 장면을 중요하게 생각했구나...등등 더 재밌게 감상할 수 있지만...
영화를 먼저 본 경우에는 다시 책으로 읽어도 맘대로 상상에 제약을 받는 느낌이...음...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라는 화가 베르메르의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 낸 모양이다...
대단한 상상력이 들어가서 아주 기발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느낌이 드는 건 아니지만...내용이 잔잔하면서도
뭔가 와 닿는다...


1600년대 남의 집에 하녀로 들어간 여자의 일상을 구경하는 것이 우선 재밌었다...
머리를 아예 안 보이게 가린 두건?을 쓰고 펑퍼짐한 치마를 입고 시장에 가서 고기를 사 오기도 하고
집에서 청소를 하거나 요리를 돕는다...그리고 밤에는 허름한 곳에서 잠을 청한다...매우 단순한 삶...
수도원이 생각났다...
난 사실 지독하게 단순한 삶에 대해 약간의 로망?이 있는듯... 하녀의 일상이나 수사나 수녀의 일상이나
단순하고 조용하고...


물론 하녀끼리의 수다도 있고 고기 사러 가면 또래의 남자도 있긴 하다...
하여튼 그렇게 자기 할 일만 무표정하게 하며 살던 하녀 그리트는 어느 날 주인인 화가 베르메르의 화실에
청소하러 들어가고 거기에서 그의 그림을 보게 된다  뭔가 신경질적인 표정의 베르메르는 그리트를 보게 되고
모종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다른 하녀들이 청소하러 들어왔다면 그리고 그 하녀가
예쁜 외모였다면 그 때도 베르메르는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음...아닐 것 같다...



베르메르의 표정이나 성격상 사소한? 것들에 신경을 쓸 것 같지 않은데...뭐랄까...좀 까칠하다고 할까? ㅍㅎ
그런 그가 그리트에게 확 호기심을 느끼게 된 이유는 뭘까?  그 호기심의 종류는 무엇이었을까?
베르메르에게는 엄청나게 치장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부인이 있다...외모는 우아하고 화려하지만 그녀의 내면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그녀의 내면에는 남편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망만 들어있는 모양...그녀는 베르메르를
사랑하지만 그의 그림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반면에 그리트는 외모는 허름하고 신분도 바닥인 하녀일 뿐이지만 내면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호기심...관심갖기...생각하기....
이런 것들이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게 아닐까? 베르메르는 자신의 화실에 청소를 하러 와서는 동공이
확대되어 그림과 그림 그리는 도구에 관심을 갖는 그리트의 모습에 마음이 끌렸던 것 같다...처음에는 그게
이성간의 끌림만은 아니었던 것 같고...그냥 자신이 인생을 건 그림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는 누군가에게 느낄만한
것이 아니었을까?


왜 사람은 그렇지 않은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다른 누군가도 관심갖기를 바라고 그것에 대해 가르쳐주고 싶어하고 공감하고 싶어하는 것
그래서 베르메르는 신분상의 차이도 신경쓰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줄 오해의 여지도 신경쓰지 않고 마음가는대로
그리트에게 물감 섞는 법이나 뭐 기타 등등 자세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것저것 설명해주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베르메르는 그리트를 그리고 싶어한다....왜?



잘 찍은 사진에서는 찍힌 사람의 내면을 볼 수 있다고 들었던 것 같다
사실 어떤 인물 사진을 보고 그런걸 약간 느낀 일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뭐...
마찬가지로 잘 그린 그림에서도 그 모델의 내면을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화가는 내면이 매력적인 그런 모델을 그리고 싶겠지? 좀 억지 같긴 하지만...하여튼 그리트의 맑고
인간적인 살아있는 정신을 그림에 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자신이 좋아하니까 그리고 싶어진 거겠지...



청소를 핑계로 그림에 대해 설명해주는 핑계로 어쩌다 보니 둘은 사랑에 빠진 듯 하다...
그런 둘에 대해 눈치 챈 베르메르의 딸은 그리트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해 악세서리 하나를 숨겨놓고...
그리트는 의심을 받게 되는데 이 때 베르메르는 불같이 화를 내며 집을 뒤집어 놓고 결국 그 숨겨둔 것을 찾아낸다
이 장면에서 그리트를 아끼는 베르메르의 진심이 보였다



둘의 관계에 대해 장모도 대강 짐작하고...
베르메르는 그리트를 그리려고 하는데 그녀의 두건이 맘에 들지 않아서 벗으라고 한다
머리카락은 왜 꽁꽁 숨겨둔 것일까?  베르메르의 부인은 머리를 한껏 자랑하는데...잃어버렸던 악세서리도
머리에 꽂는 것...머리카락은 성적인 의미라고 책에서 봤는데...그래서 꽁꽁 싸매었던 것일까? 하녀에게
주인이 흑심 품지 못하도록...어쨌든 그리트는 머리칼을 풀고 다시 끈을 예쁘게 묶는다...그 순간을 베르메르는
놓치지 않고 몰래 본다...단지 머리카락만 본건데 음...그리고 진주 귀걸이를 하기 위해 베르메르는 그녀의
귀를 직접 뚫어준다...그리고 귀걸이를 걸어준다....



둘 사이에는 뭔가 감정이 분명 흐르고 있지만 전혀 선을 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림을 그리기 위한
작업?과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나중에 베르메르의 부인은 자신의 진주 귀걸이를
가져다가 그녀에게 잠시 준 것을 알고는 소리치며 운다...그게 큰 의미가 있나?? 음



둘은 당연히 어떤 관계로 발전하지 않고...
그리트는 고기파는 곳의 또래 남자에게 찾아가는데...
모르겠다...내 눈에는 몸은 다른 사람이었으나 그리트는 그를 베르메르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사실 베르메르와 그의 부인과 그리트가 한 자리에 있었던 때에 베르메르가 부인의 목덜미를 쓰다듬는 행동을
하는데 난 그 장면에서도 이상하게 베르메르의 손은 부인의 몸에 있으나 꼭 그리트를 건드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찌보면 상당히 단순하고 또 뻔한 이야기이지만...
여운이 남는 영화다
그리고 역시 결혼은 같은 생각 같은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과 하는 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ㅡㅡ;;
이런 주제의 영화는 아닌듯 하지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