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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코코스 - 박청호

by librovely 2010.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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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스                                                                                      박청호                 2007             현대문학




박청호라는 작가의 존재 여부도 몰랐다
사실 우리나라 소설가에 대해 잘 모른다 물론 외국 서적도 소설류는 잘 안 읽는 편이기도 하고...
한국 소설가의 책에 유독 손이 안 가는 이유는...일단 외국 소설은 자국에서 검증이 된 후 우리나라에까지
출판이 된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계산...아니 소설류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것도 이유가 되었겠다




댓글에 적혀 있던 책 속 문구가 마음에 들었던건지 도서관에 갔는데 기억이 났다
코코스가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것 같다 했는데...1990년대의 패밀리 레스토랑이었구나...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선배 언니가 방학에 코코스에서 알바를 한다는 말을 듣고 예뻐야 알바로 고용하나 보다..
라고 생각했던 것이 갑자기 떠올랐다...가 본 일은 없다...나도 코코스에 한 번도 못 가봤다




이 책은 중단편 소설이 묶인 책이고 코코스는 그 중 하나의 단편 제목이다
사진이 많이 등장한다... 작가의 취미는 사진이었을까? 
책 뒷표지에 불혹 어쩌고 하는 말이 나온다...40대 남자가 쓴 소설이라서 그럴까....
난 소설 줄거리 파악을 잘 못하는 것 같다...너무 안 읽어서 그럴까? 특히 현대 소설이 더 그런 것 같다....
뭔가 명확한 느낌이 들지 않는 문장들의 산만한 나열로 느껴지는 면도 있고...단도직입적으로 핵심을 보고 싶은
내 성향과 여러모로 맞지 않다...



하여튼 내용 파악이 깔끔하게 된 것 같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건...40대가 되어도 여전히 마음은 허~
하다...는 게 아닌지....모르겠다...그냥 읽는 동안 피폐한 인간 내면이 느껴진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사막의 집>은...일단 너무 난잡한 느낌이 들었다...그게 평범한 남자의 일상이자 내면인가요....??
그리고 이 단편에 잠시 등장하는 일당을 주고 고용한 모델과의 사진찍기 여행은....음....싫었다....
삼청동에 가면 예쁜 여자 모델 한 명과 남자 아저씨 대여섯명이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내 내면이 순수하지 못해서 그런지는 몰라도...음...구체적으로 쓰긴 그렇고...하여튼 마냥 좋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사막의 집>에 나온 내용을 보니 내 생각이 크게 틀린 것도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하긴 까놓고 말하
자면 뭐 그게 비단 출사 나가서만 그러겠는가...그냥 돌아다니면서도 그러는거고...사진찍는 사람들만 이상한
사람들일리가 없지...만 그래도 남자친구나 혹은 남편이 여자 모델과 출사를 나간다고 하면 난 말릴듯....ㅡㅡ;




<사막의 집>은 좀 내용이 극단적이다...일상적인 내용이 아니다...사진가...외국에 갔다가 프랑스 여기자와 함께
전쟁터에 가게 되고 거기에서 죽음에 이르는....뭘 말하고 싶었던걸까?  전형적인 한국 현대 소설스러운 소설...



<폐허와 빈곳>은 무슨 기념관?을 어디에 건설할 것인가를 정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모르겠다....읽은 지 고작 3-4일 지났는데 그 때는 조금이라도 무슨 생각을 한 거 같긴 한데...아무 기억도 안남...



<이미지의 폐허>는 가정주부가 우연히 사진작가인 옆집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에서 사진을 찍게 되는 이야기...
누드 사진을 찍게 되는데 처음에는 저항하다가 마구 찍힌 이후에는 오히려 자유로움을 느꼈다는 것이 무슨 소리
인가...싶다가도 뭐 대강 알것도 같고....하여튼 어렵다..



<종이집>은 청소년기에 패싸움이며 강간이며 뭐 그렇게 엉망으로 시간을 보낸 후 나중에 그 멤버 중 한 명의
소식을 현재는 멀쩡하게 살고 있는 주인공이 듣게 되는 내용...그 친구는 감옥에 있고 사형을 당할 예정이었나?
하여튼...그리고 그가 보고싶어 한다는 여자를 찾아주기로 하는데 그녀는 청소부로 일하고 있었나...?
그 여자애는 예전에 학교 축제에 놀러왔었던 예뻤던 아이였고...주인공이 덮어두고 싶었던 과거가 다시 기억나고
그 과정에서 죄의식 내지는 혼란을 겪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저렇게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누구나 생각하
고 싶지 않은 어릴 때의 기억은 있기 마련이고...읽는 동안 나도 마음이 불편했던 것 같다...



<코코스>는 주인공의 아버지가 뜬금없이 코코스에 가자고 한 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별 특징없는 아버지고
그 아버지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코코스에 가서 밥을 먹자고 한 거였나? 하여튼 코코스가 의미하는 건 아버지가
평소 주지 못했던 단란한 가정의 모습을 상징하는 게 아닐까...하는...어쩌면 가족들이 모임을 만들고 외식을 하고
그러는 것도 사실 그 자체보다는 그런 행동이 상징할 수 있는 것들을 얻으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벚꽃이 피면 정말 벚꽃이 보고 싶어서 그 사람 많은 벚꽃 놀이에 동참한다기 보다는 난 벚꽃놀이에 같이 갈 수
있는 가족 혹은 연인 혹은 친구가 있는 행복한 사람이고 거기에 갈 수 있는 여유도 있는 그런 괜찮은 사람이라는
상징성을 획득하고자....졸리다는 남편 옆구리를 찔러대는 것이 아닌지...미술관에서 유명 화가 전시를 하고 있으
면 크게 관심이 없어도 굳이 가서 나는 유명 화가 전시를 즐길 줄 아는 문화인이라는 상징성을 획득하고...
아버지의 이야기와 함께 주인공의 바람피는 내용도 나오는데...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보통의 남자들은 이렇게 바람을 피고 살며...여자를 보고 음흉한 생각만 해대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정신없었다...소설이라서 극단적인 혹은 과장된 상황이 나오는건지 아니면 이런
내용도 결국은 현실을 보여주는 것인지...그러다가 정이현의 단편 소설이 생각났다...<낭만적 사랑과 사회>라는
단편집...그 단편집의 내용은 다소 극단적인 것도 있고 현실을 잘 보여주는 내용도 있고...뭐 반은 과장 반은 현실?
그래서 이 소설도 그런 정도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만에 모르는 남자 작가의 소설을 읽었는데...
박청호의 소설은 완벽한 내 취향은 아닌듯...그래도 읽어볼만 하다... 
<사막의 집>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사진은 스스로에게 묻는다
과연 인간에게 내면이 있는가



심연에는 오로지 깊이만 존재할 뿐 겉도 속도 내용도 형식도 없다
없는 것으로서 심연이 존재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상상하는 것이지



나는 그 모델을 욕망했던가
너무나 욕망했기 때문에 그 욕망을 넘어서지 못했다
아직까지 그 욕망은 자꾸만 연기되고 있다



전쟁은 죽음에 가장 가까운 곳이지만 오히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싹 가시게 해



장례식은 죽은 자와 산 자를 명백하게 갈라놓지만
앞으로도 계속 살아야 한다는 것은 산 자에게 압박으로 다가온다




건축은 폐허와 동어반복이다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되지 않았다
그래서 덜 훼손되었고 덜 화려하고 덜 유명하다
이토록 아름다운 곳이 덜 알려졌다는 사실이 이곳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이유다
관광객들고 북새통을 이루고 이곳의 경치를 집에까지 가져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풍광은 닳아서 없어질
것이다 아름다움은 언제나 노골적으로 옷을 벗지 않는 데 있다 사람들은 탐욕스럽게 자연의 옷을 벗기고 그 몸을
핥고 빤다 자연은 닳고 닳아서 사람을 닮아간다 아름다움이 빛을 잃는 것이 아니라 닳아빠진 표면이 빛을 반사한
다 사람들은 눈이 먼다 더 이상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다



대개 모든 사건들은 상상의 결과물들이 아니었던가



그것은 없는 것으로서 이미 항상 존재했다는 것을



불혹이 지난 나이에 미래란 늙음과 죽음뿐이었고 과거란 청춘에 대한 회한만을 불러올 뿐이었다



나는 아버지들의 죽음보다는 이제 내 나이가 부모들의 죽음을 손쉽게 접할 만큼 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어느덧 내 인생도 불혹을 몇 년 더 지난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생의 유혹을 벗어나기는 커녕 오히려 유혹을
쫓아다니는 형국을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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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부분의 문학평론가의 이 책에 대한 해설을 빠르게 읽어보니...
내가 완벽하게 헛 읽었음을 알게 되었다...
아니 난 안 읽은거나 마찬가지인 수준으로 내용을 전혀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모양이다...
소설은 너무 안 읽어서 그런건지...
아님 멍청한건지....
아마도 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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