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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판결 - 프란츠 카프카

by librovely 2010.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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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프란츠 카프카                    민음사




카프카의 변신은 내가 산 책도 있는데....그 이후로 또 카프카의 책을 산 모양이다...
하필 민음사...난 민음사 책이 별로 맘에 안든다...같은 책의 같은 부분을 두 권의 책을 놓고 비교해 보니 해석이
매끄럽지 않았던가?  그런 기억도 있고...아니..내가 직접 비교한 게 아니라 다른 어떤 블로거가 비교해 놓은
글을 읽었던 건지도 모르겠다...그리고 내용만 그런게 아니라...상하로 길고 폭이 좁은 책의 사이즈가 맘에 들지
않는다...그리고 책 디자인도 왠지 지루해 보여서... 별 걸 다 따진다....ㅡㅡ;



하여튼 변신은 이미 읽어봤기에 넘어가고 그 다음의 단편부터 읽었다...
역시...카프카의 소설은 내용이 머리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
내가 그다지 집중을 안해서 그런걸까....?



지금까지 읽은 3 편의 단편은 내용이 그리 길지 않다...
이 책에는 20 편도 넘는 단편이 들어있다...내용은 짧지만... 여기에 끄적거리지 않으면 내용이 영 기억이 나지
않을 것 같아서...솔직히 <판결>은 내용 파악도 잘 안되었다...
빨리 대강 주절거리고 나서 다른 사람의 평을 찾아 읽어봐야겠다...다른 사람들의 글을 검색해 보고 싶어 미치?
겠지만 참자....일단 내 멍청한 머리로 생각해보고 나서....








<판결>


펠리체 B양을 위한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실제로 카프카는 펠리체 바우어라는 여자와 두 번 약혼하고 두 번 파혼했다..결국 결혼은 안 한 모양....
상당히 젊은 나이에 그랬으니까 좋아서 결혼하려고 했을텐데...왜 파혼한걸까? 그 이유와 이 소설의 내용이
연관이 있을까?


얼마 전에 읽어서 내용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지만 그냥 그 상태로...기억 나는 것만 갖고 써 보자면....
이 소설에서 이야기를 진행해 가는 주인공 남자의 절친은 사업을 이유로 외국에 나가 있고 주인공은 그와 편지를
교환한다...불행하게도 절친의 사업은 기울어가고...반면에 주인공은 일도 잘 되고 훌륭한 여자도 만나서 결혼을
할 계획이다...하지만 불행한 친구에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고....그래서 그는 그 결혼이 다른 이의 결혼인 것
처럼 편지에 쓰다가 나중에는 결국 밝히게 된다...자신이 결혼한다고...여기까지는 뭐 이상한 점이 없었는데...


주인공의 아버지가 등장하고...그 아버지는 이미 친구가 너의 약혼을 다 알고 있다고 말한다...그리고 그 여자는
아마 친구의 여자였던 모양이다...그런데 그 여자가 주인공을 유혹했고...주인공은 유혹에 넘어가서 인륜?을
거스르고 친구를 버리고....그 일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머님도 충격을 받은건지 하여튼 어머니의 죽음에도
영향을 끼친 모양이었다...그리고 친구가 러시아에 가서 불행한 일을 겪게 된 이유도 결국은 주인공이 그의
여자를 가로챘기 때문인 모양이다...그것을 위해서 그를 러시아로 내몰았던 것이니까...
아버지는 진탕 퍼부은 후 그에게 너는 너만 아는 인간이었고 이젠 악마가 되었다고 말한다...
결국 주인공은 차들이 달리는 도로로 몸을 던져버린다...그렇게 이야기가 끝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든 생각은...
초반부에서...불행에 처한 친구를 배려한답시고 본인의 행복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그냥 막연하게 인간관계라는 것이 다 그런거지 뭐...하는 생각이 들었다...아무리 우리가 친구의 행복을
빌어준다고 하지만...하지만 막상 잘 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속이 상하는 면도 있다는 것...
그걸 주인공은 이미 잘 알고 있기에...제딴에는 배려한다고 자신의 축하받을 일을 빙빙 돌려서 말하고 있었으니까
별 거 아니지만 그래도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왜 그가 친구에게 제대로 말할 수 없었는지 이유를 알게 되자...또 다른 씁쓸함이 밀려들었다...
우리가 보통 남을 위해서 그런다고 하는 행동이나 말 중에서...사실 알고보면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러는 경우가 많다는 것...자기 합리화라고 할 수 있는 종류도 있고...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내가 나 스스로를
견디기 위해서 그러는 경우...다른 사람은 어떤 지 몰라도 난 그런다...나의 역겨운 면을 어떻게든 받아들이기
위해 쇼를 하면서 사는 것...


주인공은 친구의 여자를 뺏은 후 친구를 러시아로 떠나게 만들어 놓고는...그런 상황에 처한 친구를 동정한다...
이미 그 친구는 다 알고 있는데도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억지로 설정해두고 혼자 편지를 써대면서 스스로를
견딘다...자신은 그 친구를 진심으로 아끼고 그의 불행에 대해 함께 슬퍼하고 있다고...믿으려고 노력하면서...
그러다가 아버지가 현실을 주인공 앞에 그대로 펼쳐 놓자...그는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해 버린다...
어쩌면 우리는 나를 견디기 위해 가식을 떨고 현실을 외면하고 그래서 이렇게 살아갈 수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이 친구를 걱정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알고보면 그는 남이 아닌 자기 자신만을 배려하고 있었을
뿐이다...내가 누군가를 도왔을 때...사실은 그다지 돕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나의 본모습을 견디고 덮어두
려고 거꾸로 행동은 오바?해서 돕는 모습으로 나타날지도...혹은 누군가가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그의 그런
슬픔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나의 몰인정한 마음을 견딜 수 없고 인정할 수 없어서 오히려 겉으로는 눈물을
흘리고 손을 부여잡으며 그 사람을 위로하는 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을 해본다...결국 그 위로는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을 향한 위로일 뿐...




이상하게? 카프카의 소설을 읽고 나서 독후감을 쓰면 내가 쓰레기?가 된 기분이 들고...
그게 나의 본모습이라는 더 끔찍한 생각이 든다...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