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 터키 이집트

[터키 이집트-11]우체국-에페스 고고학 박물관-셀축 동네 식당-에페스 유적지-성 요한 교회 앞-디아 마켓-셀축 동네 케밥집-왈라비스 숙소 로비

by librovely 2012. 2. 10.

 

2012년1월 3일

셀축에 온 이유는 바로 에페스 유적지롤 보기 위해서~
로마 시대 분위기를 다 무너진 유적지지만 느껴볼 수 있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유적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무식한 취향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어제 그렇게 애매한 분위기로 잠자리에 들었으나 속편하게 잘 자고 일어났다...
오랜만에 오래 오래 잘 자고 일어남
그러나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해야할지 걱정이었다..그래서 눈을 뜨고서도 좀 누워 있었다...
어떡하지...ㅡㅡ;;


그러다 생각한 것이 아무일 없다는듯이 뻔뻔해지자...방법이 없다...
그리고 그 방법이 옳았다..ㅎㅎ
그냥 별일 없다는 듯...일어나고 씻고...


창밖을 내다보니 예쁜 풍경이...
왈라비스 호텔은 가격 괜찮고 방 넓이도 괜찮은데 딱 하나...방이 아주 춥다...자다가 깰만큼 추웠다.
이불을 추가로 덮어도 추웠다...




접시 하나에 단촐하게 담긴 조식...너무하는군... 그나마 빵은 맘대로....
차이가 담긴 큰 수도꼭지 같은 게 달린 통이 있고 그걸 열어서 컵에 차이를 담는데 난 일단 담다가 갑자기 잠그는 방향이
헷갈려 바로 잠그지 못했고 어...하다보니 아래 놓인 통에 한가득 차이를 흘림...이 때 그 왈라비스 주인아저씨가 없던게
어찌나 다행인지... 이렇게 을 하나 저지른 후...커피도 먹고 싶어서...아니 처음에 차이가 아니라 커피라고 생각하고
담았던거고 차이라서 다시 커피를 찾았다...그랬었다...


그래서 차이를 한쪽에 두고 다시 커피를 마시려고 가루를 뜯어서 컵에 담는데 옆에서 이상한 인기척이 느껴져서 보니
왈라비스 짜증나는 주인아저씨가 노려보면서 하나만 가져가라고 했다...그래서 이미 난 커피를 뜯었다고 보여주니 물을
못 담아가게 막아섰다...차이를 다 마시고 와서 커피에 물을 담으라는 것이었다...속으로 욕을 했다...
별 미*놈이 다 있네...내가 너 어제 이상한 녀석이라는 이미 눈치챘지만 이건 또 무슨 상황이냐...
그래 알았다...하면서 난 자리에 앉자마자 차이를 열심히 마신 후 커피 가루담긴 컵을 들고 아저씨 앞에서 유유히 웃으며
물을 담았다...이게 그렇게 아깝나...흠...


빵은 무제한이지만...발라먹을 것이 부족...그렇다고 잼 하나 더 달라고 하긴 싫고 그런다고 줄 것 같지도 않고...
으..돈 더 주고 다른 곳에 가지 내가 왜 여행와서 이렇게 비굴한 아침식사를 해야하는지 알 수 없었다...
어쩐지 오기 싫더라...그게 나도 모르게 느껴졌나보다... 호텔에도 그런 게 있나봐...생리적 거부감....


아침을 먹고 있는데 어제 같이 온 아이 두 명도 내려와서 만났는데 추워서 못잤다고 투덜댔고 이 아이들은 이 날 바로
짐을 싸서 다른 숙소로 옮겨갔다... 나도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지만 왈라비스 아저씨가 유독 동행인에게는 아주 친절
했기에 동행인이 옮길 생각이 없었고 그냥 있기로...하긴 짐 들고 다니기 힘들긴 하다...




아침을 먹고 나서 한 동행인의 행동은 나에게 모종의 죄책감을 안겨주었다..
무슨 생각인지 갑자기 짐을 정리하면서 몇 개를 빼서 침대에 올려놓기 시작...


어제 그 캐리어 일이...자신의 캐리어가 너무 무거워서 생긴 일이라고 여긴건지..갑자기 짐을 한국으로 보내버리겠다고
정리를 하기 시작한 것...그렇게 이것저것 빼서 한 짐을 만들더니 호텔 앞 우체국에 가서 집으로 보내겠다고 했다...


음...나의 요상한 히스테리로 상처받은 영혼 하나 만들었구낭....
하여튼 그렇게 동행인은 짐을 쌌고 정말로 들고 나가더니 우체국으로...




한국으로 짐 붙이는 가격이 얼마인지를 영어로 번역기에 돌린 후 터키어로 바꾸겠다고 했는데...
저렇게 나온다... 짐 부치? ㅎㅎ


2 킬로그램 정도를 붙였는데 3-4만원 들었고 20일이 걸린다고 한 것 같다...배로 간다고...



우리 동네 길을 걸었다...
여긴 셀축의 중심지...ㅡㅡ;



에페스 유적지에 가기 전에 박물관에 먼저 들르는 게 낫다는 말이 책에 쓰여있어서 여길 먼저 가자고 했다
동행인도 좋다고...진짜 좋았던걸까? 어제 그런 일이 있어서 뭔가 체념한 거 아냐...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ㅜㅠ


입장료는 저렴~하나 속은 좋았다...
오랜만에 박물관에 와서 그런건가...하여튼 난 여기 참 좋았다



기념품 샵도 좋다...물건 질도 괜찮고 할인도 하고...여기서 시간 많이 보냄...ㅡㅡ;


 


가장 맘에드는(?) 두 작품 근처에서 인증샷~



마르쿠스였나?
내가 이걸 왜 찍었지??



이건 원래 안 보인다...깜깜해...
버튼을 누르면 이렇게 조명이...
민망한 작품이라서 그렇게 한 것 같긴 한데...버튼을 누르면 이건 뭐 더 강조되니까...애매하구나...
이 앞에서 불꺼지면 또 켜고 꺼지면 또 켜고... 사실 딱히 이게 왜 잘 만든 작품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오래된 것이라서 가치가 있는걸까?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는...
다산을 꿈꾸며 만든걸까?



소크라테스와 그의 악처...



아픈 느낌이 나에게도 느껴질듯...



날씬하고 비율 좋은 여자들....
보기 좋구나...



에로스....
유독 나에게는 찾아오지 않는 신...ㅎ

이런걸 보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좀 읽어보고 싶어지기도....



해시계



다산?
아기를 한꺼번에 여러명 키울 수 있음...질 보다는 양~
좀 징그러웠다....




아르테미스 신전은 터만 남아있다....
이렇게 생겼었구나...무너지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분위기 괜찮은 뮤지엄 내 카페...
들어가서 1시간 정도 앉아있고 싶었는데....혼자 갔다면 이런 곳에서 시간 많이 보냈을 것 같다...



뮤지엄 샵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여기서 물건을 구경하는데 데스티니 찾는 그 아이를 또 만났다...
입이 나와 있어서 왜 그러냐고 하니 같이 온 친구가 하나 하나 너무 천천히 보고 나올 생각을 안한다고...


내 생각에 이 아이는 너무 빨리 보고 그 친구는 너무 오래 보는 듯...
둘은 여행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 보였다...


컵받침과 재떨이 그리고 에로스 엽서 한 장 샀다
재떨이는 사탕이나 설탕 담는 그릇으로 사용할 생각...


이건 왜 어디서 찍었을까?



뮤지엄에서 나와 그 근처 학교 구경...



그 학교를 구경하는 예비 초딩 어린이
학교 가고 싶니?
아님 언니 기다리니?
라고 묻고 싶지만 터키어를 모르니....ㅡㅡ;



셀축의 중심지....




이런 디저트 다 먹어보고 싶은데...
물론 셀축을 떠날 때 좀 먹어봤는데 독하더라...독하게 달다....




표지판이 길을 건너라고 하길래 건넘....
차가 없어서...아무곳에서나 건너도 되는 분위기



거리에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한가롭게 놀고 계심....
여자들은 다 집에 있는걸까?

파리 노천카페 다 저리가라 할 분위기...
여기가 진짜 여유로운 분위기...제3의 공간을 즐기는 사람들...


 


가게 이름도 모르고...들어가서 하나 하나 무슨 고기인지 물어보고 종종 시식도 해가며 고름...
가격은 현지인에 비해 좀 올려받은 거 다 알지만 일단 맛있어서 패스~

여기 맛있다...!
야외에서 그렇게 점심을 먹음....



밥 먹고 일어서서 걸었는데 여전히 놀고 계심...
일은 안하는 걸까?


하여튼 여유롭고 분위기 좋았다...



셀축의 버스 터미널...오토가르라고 부른다...
에페스에 가기 위해 왔다..




단 음식이 먹고 싶어서 캬라멜과 껌 고름...둘 다 딸기맛...
캬라멜은 괜찮은데 껌이 턱이 빠질 것 같게 만들었다...딱딱~~ 게다가 맹맛...딸기맛은 아님...아무 맛 없음...


여기에서 또 데스티니 찾는 애 만남...터키는 이렇구나...계속 마주치는구나...이스탄불 빼고는...
에페스는 투어를 신청다는데...돌무쉬 타고 금방이니 투어 신청은 안 하는게 좋을 것 같다...이 아이들은 쉬린제에
간다고 했다...우린 내일 쉬린제에 가기로...




이런 아저씨에게 행선지를 말하면 버스 시간을 알려줌...




동행인의 부츠와 사랑에 빠진 고양이~

고양이 :  난 가만히 있었어.... 네가 먼저 와서 내 등을 건드렸잖니...
부츠 :  아니야 난 그냥 내 자리에 있었을뿐이야 네가 내 근처를 맴돈거야



고양이의 적극적 애정공세...
그러나 무심한 부츠...



고양이 좌절...
네 마음을 이젠 읽었어...
날 갖고 놀다니...
넌 남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게 즐겁니?



그만 찍어
나 심각해

묘생무상....


 

셀축의 오토가르는 정말 조용하다....
그래서 좋았다

 

 


돌무쉬타고 20분 정도 갔나? 에페스 도착~



돌아갈 버스 시간을 미리 알아두기



멋진 나무 사이의 길을 걸어 들어가기...
입장료 13000원



성모 마리아 교회 터...
다 무너졌고 별 감흥 없음



저 끝이 옛날에는 바다였다고 한다...
아 신기해...


여길 그 축축 늘어지는 옷을 입고 샌들을 신고 유유히 걸어다녔겠지...신기해 신기해...



외국 애들은 확실히 사진도 자유롭게 찍는다...




무슨 말인지...




대리석 거리....
지진 때문에 대부분의 유적지가 망가져 있지만...그래도 로마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런 분위기였구나...


에페스는 성경책에 나오는 그 에베소....바울이 전도하러 다닌 그 곳이지...
 


대극장
철학 정치를 논하기도 하고 공연 검투도 했던 장소...



그들이 온다....


그들은 와서 한참 자리잡고 앉아 떠들고... 앞에 나와 노래를 부름...
첫번째 사람은 가곡을 불렀나?
그 다음에는 혼자 심취하신 아주머니 한 분이 찬송가를 불렀는데...왜 내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그들이 나가길 기다렸지만 아주 오래 오래 계심...
절대 패키지로는 어딜 가지 말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주심..



떨어집니다...를 이렇게 무시 무시한 그림으로 표현하는 센스



에페스 박물관 득템 구경...
노래 끝나길 기다리는 중...



에페스 햇살 시리즈~




대리석 거리
상상이 되기 시작...
사람들이 여기에서 걸어다니고...아...그 시대를 한번만 눈으로 봤으면~~



어디에나 개와 고양이는 존재함~
끝까지 왔는데 그게 없어서 경찰에게 물어보고 다시 돌아감...찾기 위해...



한참 찾다가 겨우 찾음...
아니 이렇게 잘 보이는 걸 왜 못 찾았지?

다 지워진 여자 그림이 매춘 광고고 그 옆의 발은 그 크기보다 커야 입장이 가능하다는...
키가 작으면 발도 작은데 키 작은 남자는 못 들어갔겠네...라는 뜬금없는 생각을 했다...

저 돌에 새긴 것이 여태 보존된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역사 이래 매춘이 없던 시기는 없었던 듯...


매춘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지난 번에 차 마시며 한국인 50%가 매춘을 하고 다닌다는 암울한 대화를 하며
어떻게 해야 그런 인간을 피할 수 있을까 했었는데 그 이후로 고민을 했었는지 한 명이 나에게 이야기를 해 줌..
방법이 있다고 했다...
무슨 방법이냐고 하니...그건...
아주 구두쇠를 만나면 된다고 했다...그런 사람은 돈 아까워서 안할거라고...ㅡㅡ;;
이런...ㅎㅎ
난 웃었지만 이야기를 들려준 아이는 사뭇 진지했다...



건물의 앞면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여긴 셀서스 도서관~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되지만 정교한 조각 장식이 어찌나 예쁜지...레이스 분위기~~


난 이 건물이 가장 예뻤다...도서관에 가장 신경 쓴 에페스~라서 더 맘에 들었다...
마음 가는데 돈 가는 법...책을 좋아하니 이렇게 도서관에도 투자를...에페스는 멋진 도시였구나~




도서관 바로 옆으로 난 이 문을 통과하면 아고라가 나온다
아고라...
터만 바라봐도 기분이 묘했다...



이젠 저 길로 걸어올라가야 한다...
저 길에서 패키지 팀을 많이 만났고 제대로 못보고 마구 올라감....

그들이 다 막고 있어서 보기 힘들었다...



헤라클레스 게이트...
도시로 들어오는 문...
여기에서 검문을 했다고 한다..
철통 보안이구나~



하드리아누스 신전
가장 우아한 건물이라는 책의 설명을 읽고 안 보고 지나왔다가 다시 보러 내려감...
예쁘긴 한데....셀서스 도서관이 더 좋다...



내려간 김에 아고라도 다시 봄...




프리타네이온
고작 저거 남아있지만...어쨌든 종교의식을 행하던 곳



아고라....아까의 아고라보다 작다...


오데온...
대극장보다 작다...
여기서도 회의도 하고 공연도 하고...


오데온에서 바라본 아고라~



저 곳은 아래쪽은 상점...
위쪽은 부자들의 집이었다고 본 것 같다... 복원중인듯...



화장실...
화장실에서 옆 사람과 대화도 나누고 그런 모양...

웃긴 거 하나...
하인들이 미리 앉아있어서 춥지 않게 했다고 함.....추하다 추해...


더 웃긴건...이렇게 화장실 가운데에 기둥이 있고 여기에 천막을 쳤나?
하여튼 그렇게 하고 그 안에 연주자들이 들어가 음악을 연주했다고....즐겁게 시간을 보내시라고...
뭔가 이것도 상당히 추하다...으



그렇게 2시간 정도 에페스 유적지를 보고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상당히 지침...



피곤하면 단 거...
킷캣은....스페인에서 중독되다시피 했던 걸 ㄱㅕ우 끊었는데.... 여기서 다시...


단 음식 전문가로서 한 마디....
초코바의 정점은 역시 킷캣



셀축으로 돌아왔는데 5시가 좀 안 된 시각...
갈 곳이 없다....해서 성 요한 교회에 가기로...



오토가르에서 걸어서 가면 됨...
호메로스 펜션...이름 멋지네...



근데 5시에 문 닫아서 못 들어감...



그냥 가던 길 감....



모스크가 하나 나오길래 들어가서 좀 보고 쉬고 그랬다...



나왔는데 또 갈 곳이 없다...
해도 안 떨어졌는데 암담하네...
할 일이 없어...



개를 이상한 바구니에 담아 키움...ㅎㅎ
그 안에 들어가 앉아 있는 네가 더 신기해~



다시 셀축 중심지...
여기가 오토가르이고 우리 동네이고 숙소 근처이고 그렇다...



귤 2kg에 1000원
싸다~~




저런 단 것과 커피로 저녁을 대신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으나 동행인은 저런 거 잘 못 먹음...





디아 슈퍼마켓 들어가서 과자 구경...
과자랑 아몬드랑 동행인의 맥주랑 내 음료수 사고 나옴...



그래도 이젠 해는 졌다...하지만 아직도 6시....도 안 됨...




아까 산 색소 맛이 강한 젤리...
를 먹으며 걸었다...

 

밤의 셀축
너무 조용
가 본 터키 지역 중 가장 조용하고 갈 곳 없고 할 일 없는 곳이 바로 셀축~

이틀이 아니라 하루만 묵었으면 좋았을 곳...
왈라비스 아저씨가 너무 싫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ㅡㅡ;


걷다가 케밥이 고작 2리라라는 곳에 들어감...
현지인과 같은 가격에 주다니...
음료수 시키고 해도 저렴~~
게다가 맛있어~~

현지인들 사이에 끼어서 잘 먹고 나옴...
셀축은 음식은 다 괜찮네~



아직도 7시도 안 됨...
자전거를 타지 말라는 표지판을 보자마자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할아버지...



이런 카페도 있는데 사람도 없고 들어가기 뭔가 불편...



우리집 앞 슈퍼...
디아 슈퍼보다 비싸다...



왈라비스의 외관...
나 여기 싫다...ㅎ



방에서 먹으려다가 인터넷으로 이스탄불 숙소 좀 볼까 해서 넷북 들고 식당으로 내려가기로...



엘리베이터에 붙어있던 문구...
아 그 망할 아저씨 이름이 제프구나...
된장...제프 마음이 무너지게 방에서 먹을껄...질질 흘려가며....ㅜㅜ




식당에도 아무도 없음...
여긴 다 더블룸이라서...그러니까 도미토리가 없어서... 어쨌든 이렇게 조용함.... 다들 방에 콕~



맥주가 맛도 없고 배 불러서 못 먹는 나는 이렇게 음료수로...
그래도 칵테일은 좋아하는데...칵테일 캔은 왜 안나오는건지...




이스탄불 숙소를 알아보고 있는데  
동행인이랑 데스티니 찾는 애랑 연락이 되었고 데스티니 찾는 애가 어제 케리어 끌었던 그 아이...
난 당장 할 일 없으면 오라고 하라고 했다...너무 너무 심심했기에....어차피 걔들도 할 일 없을 게 뻔하고...


게다가 그 데스티니를 찾긴 찾았다고 하니...어제 같이 온 엄마와 딸...그 딸 아이가 맘에 들었다고 한다...
진심인지 그냥 하는 소리인지 모르지만 그 여자 아이 보면 번호 좀 따달라고 신신당부를...난 정말 만나면 번호 물어
보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그 이후로 볼 수 없었다...분명 왈라비스에 머물고 있는데...


우린 그 애들이 올 줄 몰라서 술이 없었기에 알아서 사오라고 했는데 숙소 앞에 술을 팔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다고 디아 슈퍼까지 가긴 너무 멀고...
그래서 술 없이 과자랑 아몬드만 먹음...캐리어 끌고 라끼는 커녕 맥주도 못 얻어마셨구나...


그렇게 두 시간 정도 데스티니 찾는 애랑 그의 친구랑 수다...
죄다 무의미한 소리만 주워섬겨서 기억이 안나는데...그나마 생각나는 이야기는...


-여자친구랑 헤어지려고 했는데 네가 그냥 여자가 먼저 찰 때까지 기다리라며
동행인:어 진짜 나쁘다... 그게 뭐냐...
-얘가 그렇게 하는 게 낫다고 했어요...그냥 소홀하게 해서 여자가 먼저 헤어지자고 하게 만들으라고...
나:(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척)원래 남자애들은 나쁜 말 못해서 헤어지자는말을 들을 상황을 만들지...몰랐어?
    (다 책에서 본 말...)
동행인:그래도 그건 여자한테 예의가 아니지...
-얘도 지금 사귀는 애하고도 헤어질거에요
나:몇년 사귀었지?
=2년요...
나:2년 사귀었으면 결혼해야지...
동행인: 뭐야...언니 왜그래?
나:아하..그러게 농담이야...(은연중에 이렇게 바닥은 나옴...)

-여행 와서 책 읽는 남자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나:멋지지...그런 남자 정말 좋지...
-무슨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
나:내 친구가 여행가서 어떤 남자가 읽는 책 보고 갑자기 관심이 생겼대...
-그게 무슨 책인데요?
나:어차피 읽을거면 좀 덜 대중적인 걸 읽어야 있어 보이지
-무슨 책인데요?
나:아웃사이더 콜린윌슨

데스티니 찾는 아이는 이 책 제목을 핸드폰에 메모해 넣었고 난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낄낄댔다...
그런 책 백날 읽고 앉아있어봐라...다들 싫어하지...나같이 이상한 취향의 노처녀만 꼬일거다..ㅎㅎ


이 날 이후로 봤을 때도 이 아이는 이 책 제목을 읊어대며 읽을거라고 했고(아마 마땅히 할 얘기가 그거밖에...)
동행인도 이 책 이름을 듣고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직접 사서 읽어봤다고 내가 자꾸 이야기하니까 궁금했었나보다...
그런데 생각보다 별로라는 반응이...엥...이 책 좋은데 왜...




이야기가 나왔으니 내 친구 여행기 잠깐....
내 친구는 자기 친구랑 동남아 어느 휴양지로 늦가을에 패키지 여행을 떠났다
비수기였고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다고 했다...비수기고 방학이 아니라서 아마 가족단위보다는 자유로운 영혼이
패키지에 많았던듯...
가이드와 가이드의 친구 둘 다 30대 초반...
그렇게 클럽에도 갔었는데...


내 친구의 친구는 잘 노는 스타일이었다고 담배도 피시고...근데 내 친구는 나랑 비슷한 성향이니 말 안해도 뻔한데...
그렇게 앉아 있으니 괜찮은 외국인이 다가와 말도 걸고 춤도 추자고 했다고 그런데 그럴때마다 같이간 애가 춤추다
말고 달려와 이 친구는 그런 친구 아니다...미안하다...하며 다 막고 나섰다는 것...내 친구는 속이 터졌다고 했다..
그러다가 한 번은 춤을 추러 나갔는데 그 때도 친구가 달려와 이런 거 싫어한다며 막고 나섰다고...ㅎㅎ
아..이건 중요한 게 아니고...(놀고 싶은데 자꾸 막아대서 속상했다고 하는 게 아주 웃겼다...)


패키지 팀 중 눈에 띄지 않던 애가 하나 있었는데 우연히 말을 섞었는데 정말 대화가 잘 통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아이가 읽던 책이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였다고...난 그말을 듣고 바로 친구에게 야 그 애 잡아라~라고
외쳤는데...친구는 이미 물건너갔다고...연락처 없느냐고 하니까 그 기회를 놓쳤다고...게다가 그 아이 나이는...
작년에 22살...뉴욕에서 인지 한국인지 하여튼 영화 촬영을 배운다고 했다...어떤 영화 촬영에 참여했다고도 들었는데
그 영화 제목이 기억이 안나네...어쨌든..친구 말이 그 아이가 읽는 책을 보고는 갑자기 나이고 뭐고 안 보이고 관심이
갔다고...물론 그게 이성이 아닌 그냥 사람에 대한 관심이었겠지만...둘 다 대화가 잘 통해서 그런지 그 애가 친구에게
사진을 교환하자고 했는데 우리 같은 종류의 인간이 그러하듯 방어기제 작동...대답도 안했다고 한다...그러니 무슨
번호를...난 여기까지 듣고 혼냈다(내 주제에..ㅋ)...교환하자고 한 사진은 인화된 서로의 사진이었는데...거기에 연락처
적어서 줬어야지..그게 계산이 안되냐고...친구도 후회가 된다고 했다...나는 다시 다독임...이렇게 한 번 실수했으니
다음에는 그러지 마...(내가 작년에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을 그대로...ㅜㅠ)


하여튼 마지막에 인사도 어설프게 했다고...대화하며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친구의 친구가 와서 갑자기 화장실에
가자고 해서 일어나면서 헤어졌다고...이게 뭐야...어쨌거나 난 다 듣고 나서도 책에서 본 이야기를 들려주며 위로함
남자가 아주 맘에 있었다면 어떻게 해서든 연락처 알아냈을거야...그냥 거기까지인거지 인연이...잊이버려~
친구는 사실 돌아와서 2일 정도는 생각났는데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고 했다...하긴 그 어린애랑 뭐 어쩌겠어...


계속해서 이 친구 이야기를 해볼까?
어린애...는 이후로도 친구의 인생에 등장...
내가 여행갔을 겨울에....이런 일이 있었다고...
집 근처에 갔는데 누가 말을 걸어서 보니 따라왔었다고...집을 알기에 무서워서 일단 번호를 줬다고...
그리고 전화 문자를 안 받다가 자꾸 연락이 와서 보기로 하고 차만 마셨다고 했다...
남자 나이는 무려 27살... 그런데 말해보니 영 말이 안 통했다고...난 정말 궁금했다...뭐가 어떻게 안 통해?
감사합니다...하고 그냥 만나야지..ㅋ 그런데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대화가 안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외모는 이 아이는 아주 괜찮았다고...오히려 여행지에서 본 그 아이 외모는 전혀 끌리지 않는 그런 외모였다고
역시 외모가 문제는 아닌 모양이다...대화가 통한다는 그 애매한 표현은...어쩌면 흔히 말하는 그 느낌이 통한다는
그 말이 아닐까?


또 다른 어떤 애가 한 말이 떠오른다...그 말 듣고 심하게 웃었는데...
느낌이라는 것은...조건을 제외한 모든 것을 말한다고 했다...직업 학벌 요딴거 빼고 다....
그러니까 외모부터 시작해서 옷입는 스타일 목소리 표정 식사하는 습관...기타 등등 디테일한 것들을 들려줬는데
어찌나 딱 맞는 말인건지...ㅎㅎ


쉽지 않다...
하여튼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
내가 남자라면 일단 여행 가방에 킵해놓고 비슷한 또래 여자가 등장하면 발랄하게 같이 놀아주고
혹시 동갑이나 나보다 더 나이가 많아서 나는 관심있는데 여자가 애로 볼 경우 슬쩍 꺼내 무심하게 읽어댈듯...
책 만한게 없는 것 같다...그 사람의 머릿속 상황을 궁금하게 만드는 소품이...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살길래 저런 책을 읽을까...하는 궁금증...


9시 즈음 되니까 수다를 정리하더니 자신들의 숙소로 가겠다고 했다...그러게 나도 이젠 피곤했다...
정리하고 계단쪽으로 가는데 시끄러워서 보니 마키아벨리 군주론으로 머릿속 상황을 궁금하게 만든 그 아이와 친구가
왈라비스로 들어오고 있었고 자기들끼리 인사를...터키 여행은  루트가 뻔해서 게다가 숙소도 한국인이 오는 곳이
거기가 거기라서 계속 마주침...


왈라비스에서의 마지막 밤...
역시 추웠다...
내일은 다시 이스탄불로 가는 날....
터키도 이젠 얼마 안 남았구나...생각했다...여행의 중반부에 접어들었고...이집트로 가기 싫었다...
난 터키가 좋은데...마지막 날이 다가오지만 그래도 다시 예쁜 이스탄불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좀 기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