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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운대 2009 한국

by librovely 2009.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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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국가대표  두 영화가 요즘 흥행에 성공한 것 같은데...별로 보고싶지 않았다...그냥 막연하게 뻔할거같다는 생각이
제일 싫은 영화나 책의 종류는 다름아닌 뻔~~한 내용... 물론 뻔~해도 소지섭 정도가 등장한다면 볼만하겠지만...



볼 영화가 없어서...업이나 썸머워즈를 보자고 했다... 한 때 그러니까 중딩 시절에는 디즈니 만화영화를 열심히
챙겨봤었는데...언제부턴가 애니메이션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다...물론 슈렉 1편은 맘에 들었지만...
그래도 업이나 썸머워즈는 일반인이나 평론가 평점이 다 높기에 괜찮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데 동행인이 지난 번에 레인을 보고 나서 내가 보자고 하는 영화는 안 보기로 결심했다며 절대 싫다고...
그래서 해운대를 보았다...



예고편을 본 것도 아닌데 어쩜 그렇게 예상은 맞아 떨어지는건지....정말 뻔한 영화다...
그래서 더 재밌게 볼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래서 나처럼 하품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말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긴 다르다...



동행인은 중반부를 넘어서자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기 바빴는데....보고 나서도 정말 괜찮았다는 반응
나는 시간 때우기로 볼만 하긴 하지만...물론 오락영화로 만든 것이고 오락용 영화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지만...내가 느끼기에는 오락영화로도 좀 아쉬웠다...조금 지루했고 조금 재밌었다...으으음



설경구나 하지원 그리고 엄정화와 박중훈 또 이민기까지...너무나 뻔한 캐릭터....
해운대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괴물이 생각났는데...괴물도 같은 재난 영화지만...하지만 괴물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매우 개성있었다...송강호....배두나...박해일...얼마나 개성 넘치는가...괴물은 CG가 아니더라도 그냥 송강호의
한심하나 밉지 않은 캐릭터만 봐도 나에게는 충분히 재미있었을듯하다...그리고 괴물에서는 한국인들의 뭐라고
하나? 정? 뭐 하여튼 가족간의 뭔가 그 특유의 끈끈한 것도 느껴지고 그랬는데....



이 영화는 캐릭터가 지나치게 뻔했고 또 스토리도 아주 뻔했다...저러다가 죽을거다...저 다음에는 이런 장면이
나오겠지 라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게 이야기는 전개되고...등장하는 가족도 좀 극단적...작위적....
개성이 넘치는 것과 극단적인 것은 다르다...개성이 넘치는 것은 그럴만한 있음직한 그러나 독특한 것이고
극단적인 것은 독특한 것은 비슷하나 그럴만한 있음직한...것이 못된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해야할까?
아니다..그런 설명은 좀 이상하고 뭐가 달랐던거지? 괴물의 캐릭터는 좀 더 깊이가 있었다고 해야하나??
아니다...해운대 케릭터는 독특한 상황의 사람들이지만 전혀 독특하지 않았나?  이게 뭔소리...
괴물에 비해 해운대에서 각 캐릭터들을 더 공감이 가게 표현해내지 못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괴물에서는 뭔가 초라한 가족 구성원들이 아이 하나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데 그게 상당히 먹먹하게 다가왔으나
해운대에서는 하지원과 설경구의 사랑도 엄정화와 박중훈과 아이의 가족애도 왜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참, 생각해보니 해운대에서 설경구는 아들 걱정을 하는 모습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음..좀 너무한 거 아냐? ㅡㅡ;




부인은 도망가고 홀로 아들을 키우는 설경구와 가족을 잃고 홀로 지내는 하지원
잘 나가는 부인 엄정화와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그녀의 딸...죽기 직전 부녀 상봉...죽기 전에 박중훈이 외치던
내가 네 아빠다....는 정말 강했다....내가 이상한건지 모르지만 난 그 장면이 애틋하지 않고 살짝 웃겼다....



그래도 재밌는 장면도 있었다....유일하게 맘에 들던 캐릭터....김인권이 연기한 캐릭터....
코믹했다....콘테이너 박스가 땅에 처박히는 장면에서 살아남는 장면과 담배 불을 붙이다가 유조선에 불내는
장면은 어이없지만 상당히 웃겼다...ㅎㅎ  물론 첫 장면에서 하지원과 할머니 싸움 말리는 장면도 웃겼고...
참 연기를 잘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인권 말고도 영화 중간 중간 낄낄거리게 만드는 장면과 대사가 간간히 나온다...
마지막 부분에 소녀가 소년에게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느냐는 대사는 상당히 웃겼다~



이민기가 나중에 죽음을 택하는 장면은 제일 식상한 장면...지나치게 뻔해서 민망...
게다가 그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장면에 농담도 하고 음...



나름 재개발 문제를 살짝 건드리긴 한 거 같은데...그야말로 슬쩍 건드리기? 아니 건드리긴 했나요....
그런 문제가 있다는 건 다 안다...다만 영화에서 그런 걸 건드리려면 좀 사람들이 그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
보게 만들어야 의미가 있는건데 이 영화에서는 그냥 이런 문제도 있긴 합니다...라며 이미 누구나 머리속에
뻔하게 들어있는 내용 정도...그야말로 뉴스에서 잠시 기사로 스쳐지나가는 수준으로 나온다...뭐지....음
(TV 뉴스에서 "해운대 상가 번영회 회원 백여명, 재개발 반대 시위하다" 이렇게 한 마디로 지나가는 그런 느낌?)
애매하게 좀 나오다가 만다...차라리 안 나오는 게 나았을지도...그렇게 나올거면....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뭐랄까...뉴스에 가끔 각하께서 말씀하신 내용이라며 "전국민 에너지 절약에 힘써야.."하는 자막 따위도 떠오른다
(뭐 그런 의미없는 말씀을...물론 강조하고 싶어서 그랬겠지만...전혀 강조되지 않아요....ㅡㅡ;)




영화를 보면서 다른 생각은 별로 안 들었고...인간은 참 별거 아니다...라는 생각만...
영화 대사 중 쓰나미로 30만명이 1시간에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던데...
난 그 당시 뉴스 기사를 제대로 안 봐서 많이 죽었다는 것만 알았지 숫자가 그런 줄은 몰랐다...



그리고 검푸른 파도가 밀려드는 장면과 그것을 피해 정신없이 미친듯이 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니...
사람들에게 쓰나미처럼 다가오는 것들이 생각났다...뭐가 있을까...각종 불치병들도 그렇고...각종 사고도 그렇고
특별한 자연재해나 안전사고가 아니더라도....누구에게나 찾아오고 있을 죽음 내지는 노화라는 것도 그렇고...
사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각종 불확실함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이고....하루를 산다는 것은 죽음에 하루 더 다가갔
다는 의미이고...이런 생각을 갖고 산다면 사는게 힘겨울 것이고...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사는 게 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힘들지만
죽는 게 두렵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힘겹게 만든다



음...
교회에 좀 더 열심히 가고 양질의 책을 더 읽고...
그렇게 내면의 힘?을 키워나가야겠다는 나답지 않은 결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