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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혼자 떠나도 괜찮을까 - 황가람

by librovely 2019. 3. 19.

혼자 떠나도 괜찮을까                                          황가람                      2018                    시공사

 

이대나온 여자라고 책 날개에 자랑을 했다 껄껄껄

넌 뭐 대학에 자격지심있냐 왜그래? 라고 묻는다면 있어요 어쩔래요 ㅋㅋㅋㅋ 지방대 출신이니까 나는

자격지심 부심을 ㅋㅋㅋㅋ 부려도 된다고요 자격이가 충분하다고요 자격지심을 가질 자격이가 충분함

어쨌거나 진정한 학벌 쿨함은 학벌을 굳이 언급하지 않았을 때 가능한거임

굳이 증명하려고 할 때 구차해지는 법 그 따위 것이 아니라도 나는 이미 잘났다 내가 쓴 이 글을 보라

학벌 내세울 필요가 없지 않느냐 뭐 이런 식? ㅋㅋㅋㅋㅋㅋ 전혀 생각 안했는데 알고보니 학벌이 좋네

요랬을 때 쿨한 진정한 학벌 자랑이 가능한 거심 ㅋㅋㅋㅋㅋㅋㅋㅋ 음 나는 알고보니 역시나 학벌이

... 이라서 망함...학벌로 쿨내 진동은 이번 생에는 망한거심 ㅋㅋㅋㅋㅋㅋ

 

하여튼 시공사고 책 날개 글도  그렇고 뭔가 좀 묘한 맛이 있다 ㅋㅋㅋㅋ는 느낌이....

저자는 아이 없는 유부녀 ...남편에게 허락 받고 세계여행을 홀로 떠남

나름 재미있게 읽었지만 진짜 혼자 떠난 여행 느낌이 아님

나의 편견을 늘어놓자면....

진짜 혼자 여행은 나같은 진짜 혼자 인생 처 가는 인간이나 가능한 것

여행길에서 지독한 외로움과 고독함 세상에 혼자 떨어진 느낌이 들 때마다 폰으로 쪼로록 연락하면

우쭈쭈 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진정한 혼자 여행이 아닌 것임...ㅋㅋㅋㅋ 나 정도는 되어야 가능한

그런 것이란 셈이다....오늘 상태가 여러 모로 그지라서 그지가틍 소리만 손가락 쳐대고 앉았.......

 

 

결론은 이거다

이 책 그럭저럭 재밌게 읽었다

하지만 남편이고 남친이고 아무것도 없는....천지 간에 아무도 없는 거 같은 나같은 쓸쓸한 인생이

썼던거라면 더 재밌게 공감하며 읽었을 것 같다 

천지 간에 아무도 없는...이라는 말은 영화 아가씨에서 나왔던 말....

나는 왜 저 말이 그렇게 좋은지 알 수 없음....

 

 

 

 

 

 

 

대부분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은 게스트하우스에서 통성명을 하고는 더러 함께 여행한다

그렇게 함께 여행지를 돌고 연락처를 주고받고 한국에서 다시 만나기도 하면서 인연을 이어나간다

그런데 나는 여행지에서는 이상하게 그 정도의 관계도 피곤했다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은 그곳에서 만났기 때문에 좋았다

그들을 다시 만나보았자 그날의 추억을 몇 번씩 반복해서 이야기하다가 다시 술집에서 만나

연예인의 연애나 이야기하는 시시한 인연으로 전락한다

(나는 아예 여행지에서 같이 여행하는 것도 원치 않는데...근데 좋았던 인연을 다시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하겠다...그 사람이 괜찮은 사람이고 재밌는 캐릭터라면 다시 만나면 더 재밌어지지 않았을까?)

 

 

나는 지금 스카이다이빙을 할까말까 고민하고 있다

이곳은 스카이다이빙이 싸기로 소문난 체코

 

감동에 젖어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다

우리 타이타닉의 잭이랑 로즈 성격을 똑 닮은 것 같지 않아?

남편에게 곧바로 답장이 왔다

똑같지 잭은 물속에서 죽어가는데 자기는 널빤지 위에 올라가 있으면서 추워 죽겠다고 얘기하는 로즈랑...

휴대전화를 껐다

 

우리끼리도 규칙이 있어 외국인에게는 두배의 가격을 받기로 근데 저 상점은 너에게 세 배의 가격을

받잖아

 

한국 가면 제일 먼저 뭘 하고 싶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첫 번째가 김치찌개 먹기 두 번째가 외국어

배우기다 제발 착하고 신사적인 외국어 좀 그만 가르쳤으면 좋겠다

실생활에서 필요한 건 내뱉기만 해도 듣는 사람이 미쳐버릴 욕이니까 (곰감백배)

 

친구의 조건은 까다롭다

뭐든지 아는 사람은 재수 없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모르기만 하는 사람은 도무지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

주기만 하는 사람은 고맙지만 왠지 부담이 된다 받기만 하는 사람은 그 뻔뻔함에 정이 뚝 떨어진다

복잡하고 미묘한 인간관계 가운데를 아슬아슬 줄타기 하는 사이 그런 사이가 친구 같다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져도  그 관계를 이어가기 힘들지 않던가

 

아빠의 태도가 나에게 스며들었는지 내가 먼저 호의를 베풀려고 하기도 전에 사람들은 내가 호구인 것을

알아차렸다

 

반가웠다 지구 반대편이 분명한 볼리비아에서 서울을 방문해 본 덴마크 사람이라니

드디어 나에게도 국위선양의 기회가 온 것일까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의 첫인상을 물어봤다

인천공항에서 강남으로 가는 택시를 탔는데 평생을 통틀어 가장 비싼 택시였어

얼마가 나왔는데?

이백 달러 가량 나왔던 것 같아

한국에서 택시를 타고 다니는 건 부자나 하는 짓이야

택시가 굉장히 많던데?

한국은 부자들이 많거든

그렇군

나의 한두 마디로 한국은 부자 나라가 되었다

 

시들어 가는 삶도 여행의 기억도 자주 들여다봐주는 수밖에

여행이 나의 삶에 희미해져 가더라도 지워지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

김밥을 먹으면 엘 칼라파테 모레노 빙하 앞 벤치에서 먹었던 그 맛이 떠오른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출근하고 열심히 일하고 삼시 세끼 모두 챙겨먹고 친구를 만나고 취미를

즐기는데 자꾸만 내 자신이 시들고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그렇게 삶이 무력해지고 생기를

잃어갈 때 혼자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